어느 멋진 여행 스콜라 창작 그림책 25
팻 지틀로 밀러 지음, 엘리자 휠러 그림, 임경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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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란 신기하다.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또 돌아올 수도 있다. 가는 길이든 오는 길이든 그 길 위에서 다양한 인연들도 만나고 수많은 경험도 하고 따뜻한 추억도 쌓는다. 기쁘기도 슬프기도 아프기도 하면서 그렇게 길은 아름다워진다. 우리의 꿈처럼, 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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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6
아서 밀러 지음, 최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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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때 개개인은 각자의 모습을 드러낸다. 광기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 이들과 누군가를 짓밟으면서까지 이익을 취하는 자, 그리고 그런 그들의 행동을 방관하는 자. 이성은 힘을 잃고 어이없는 논리가 진리가 되어버린 세일럼의 법정은 결국 그 권위를 잃어버리고 만다. 이방인이자 소수자였던 애비게일의 발악과 사회적으로 인정받지만 간음이라는 죄를 지은 존이 명예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괜히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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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닌 단편선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29
이반 부닌 지음, 이상철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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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은 어렵다. 짧을수록 이해하기 힘들다. 여기 수록된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서정적인 묘사가 좋았다. 그리고 <어두운 가로수길>과 <차가운 가을>이 너무나 좋았다.

다르게 살아 온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느끼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성별, 계급, 재산, 성장한 곳 등이 다름에도 서로에게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닌의 그와 그녀는 그 순간만이 존재한다는 듯 사랑을 하고 그 순간만을 넘기면 된다는 듯 거짓을 말한다. 진정한 사랑은 운명적으로 만나 모든 걸 불태우고 껍질만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여기 나오는 남자들은 대부분 ‘엄마’ 같은 여자를 원하는 건가 생각했다. 아낌없이 주고, 떠났다 돌아와도 그 곳에 있어 줄. 하지만 그건 망상이었고, 한번 식은 사랑은 다시 불붙지 않았다.

언제나 끝장나버린 사랑만이 회한을 남길 뿐.

<어두운 가로수길>의 나데지나의 이름을 남기고 싶었는데 밑줄 긋고 싶은 글귀에 그 이름은 나오지 않아 슬펐다.


"기억하죠 나리 저의 아름다움과 열정을 너무나 멋진 당신에게 바쳤죠.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요."
"아! 모든 것은 사라지지. 모든 것은 잊히는 거야."
"모든 것이 사라지지만 모든 것이 잊히지는 않죠."
"나가줘." 그는 돌아서서 창문으로 다가가면서 말했다.
"제발 나가줘."
그리고 손수건을 꺼내어 눈을 꽉 누르고는 서둘러 말했다.
"신이 나를 용서하셨다면, 너도 나를 용서했겠지."
그녀는 문으로 다가가 멈춰 섰다.
"아니요,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 용서하지 않았어요. 속마음까지 건드렸으니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죠. 저는 당신을결코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그땐 제게 당신보다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 없었고,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저는 당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기억해봤자 무슨 소용 있나요. 무덤에서 시신을 꺼낼 필요는 없지요."

<어두운 가로수길> - P12

"이보게, 모든 것은 사라진다네." 그는 중얼거렸다. "사랑도, 젊음도, 모든 것이 그렇지. 평범하고 일반적인 이야기지.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사라지는 법이야. 욥기에 이렇게쓰여 있지? ‘흘러가는 물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신이 사람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말이에요,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 젊음은 사라지는 것이지만 사랑은 다른문제죠."
그는 멈춰 서면서 고개를 들고는 질타하듯이 비웃었다.
"실제로 너는 나를 영원히 사랑할 수는 없었을 거야!" - P11

"눈동자가 정말 반짝거리네." 그가 속삭였다. "춥지는 않아? 완전히 겨울 공기 같잖아. 만약 내가 죽는다고 해도 곧바로 잊어버리지는 않을 거지?"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만약 갑자기 그가 죽는다면? 그러면 정말로 언젠가는 그를 잊게 될까? 결국엔 모든 것들이잊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에 깜짝 놀라서 나는 황급히 대답했다.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난 당신의 죽음을 견딜 수가 없을거예요!"
그는 잠시 잠자코 있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에 하나 내가 죽는다면 저세상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게. 넌 이 세상에서 즐겁고 기쁘게 살다가 나에게 오면 돼."

<차가운 가을> - P213

"아저씨는 왜 권총 자살을 했을까?"
"정말로 사랑에 빠졌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되면 항상 자살을 하는 거래."

<예배당>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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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1-01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예쁩니다. 별가루 떨어지게 생겼습니다.^^

꼬마요정 2021-11-01 21:52   좋아요 1 | URL
책 크기도 작아서 더 예쁘답니다. 정말 이런 차가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인월 6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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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비겁해지면, 그 다음부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다만 불편한 마음 한자락 꾸욱 눌러 담고 살아갈 뿐. 각자의 기구한 삶을 안고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자영과 인수 사이에 어떻게 들어가려고… 결국 왕연처럼 될지도 모르는데. 능소는 이지란 장군 눈에도 들었는데 과연 잘 될까. 고려는 그래도 신분을 뛰어넘는 조력자들이 많았는데 능소도 달이도 행복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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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2 : Better Normal Life
김용섭 지음 / 부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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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주년이라니… 우리 의식주를 둘러싼 욕망들이 변화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점점 자신의 생각과 취향을 드러내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점들이 멋있다. 하나를 생각하면 삶 전체가 그 방향에 맞게 변화해간다. 환경을 생각해서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곳까지 그에 맞게 생각하고, 공정을 외치면서 갑질을 고발하고 돈쭐을 내주는 삶… ‘완벽하게’가 아니라 그에 맞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가는 삶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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