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생으로부터 기막힌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동생 친구. 그녀는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잠시 우리집에 같이 살았던 적이 있었다.
워낙 싹싹하고 착해서 우리 가족 모두 그녀를 좋아했고, 그녀 역시 우리 가족과 함께 하길 좋아했다.
과 교수님과 이야기가 잘 돼서 서울에 있는 대형 피부과에 취직했고, 그녀는 1년 남짓 살다가 그렇게 서울로 떠났다.
그리고 2년, 정리해고 대상 - 각 파트 막내가 다 잘렸다고 함 - 이 되어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겼는데, 그러는 와중에 회사에서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수원에 있는데, 6개월 전부터 예전에 사귀던 그 사람이 그녀를 계속 괴롭혔다.
좋게 헤어져 놓구선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문자를 보내오기 시작했단다.
밤만 되면 '행복해라',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거야', '내가 없어도 너는 잘 사는구나. 나는 이렇게 힘든데.. 용서하지 않을거다.' 등등의 무서운 문자가 오더니 언제부턴가 집 앞과 회사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더랜다.
이러지 말라고 이야기 해도 요지부동. 경찰서에 이야기 해도 딱히 뭔가 잡을만한 거리가 없었던 터라 어떻게 해 주지 못했고, 그녀는 그를 계속 무시하기만 했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그저께. 저녁이지만 해가 지지 않아 밝은 시간에 그녀는 회사 앞에서 그 나쁜 넘한테 폭행을 당하고야 말았다.
세상에, 그 괴물은 그녀의 뺨을 때리고, 코를 손등으로 후려쳤다. 그녀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괴물은 쓰러진 그녀의 배를 걷어차고 그랬단다.
근처에 있던 아주머니들이 비명을 지르자 남자는 천연덕스럽게
"내가 데리고 살던 여자다. 상관하지 마라"
이랬단다.
데리고 살던 여자? 어이가 없어서.. 그녀는 이모집에 살았다...
그녀는 너무 놀라고 어이가 없어서 잠시 멍했고, 마침 지나가던 남자 둘이 여자를 때리면 안 된다고 그를 막아서고 그녀를 부축해서 일으켰다.
그랬더니 그 괴물 하는 말
"내 여자친구다. 우리 결혼할 사이다. 상관하지 마라"
결혼할 사이고 여자친구면 때려도 되냐? 응?
다행히 그녀는 정신을 차려 회사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상사는 분기탱천해서 회사 앞으로 나왔다.
마침 그 상사는 그 괴물을 알고 있었던 터라 배신감은.. 정말..
두 차례의 신고 끝에 그 괴물은 연행됐다.
그녀는 병원에 입원했다. 온 몸에 멍이 들고 인대가 늘어났다.
콩밥 먹이고 싶다고 이를 갈지만 보복이 너무나 두려워서 합의를 해야할까 고민이라는 그녀.
그 괴물의 엄마가 법무사라는데, 그녀의 부모님은 부산에 계시고 형편이 어렵다.
지금 혼자 있어서 내 동생이 주말에 서울 가기로 했는데, 마음이 아프다.
이 일 끝나면 부산 내려오라고 설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