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가 다가오니 일은 안 되고, 나도 모르게 연휴 동안 읽을 책, 볼 영화, 다녀올 곳들을 챙기게 된다. 앞으로도 이런 연휴들이 계속 생겨나길 바라면서.
우리나라는 그 동안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어릴 때 엄마 아빠 손 잡고 '국민학교' 혹은 '초등학교' 그 커다란 문으로 들어설 때부터 말이다.
다들 좁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 같은 생각을 주입받고, 밤늦게까지 앉아서 같은 문제를 푼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대학 갔을 때, 처음엔 많이 당황했다.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도 무서웠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많이 혼란스러웠고 어리둥절했고,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무섭게도 순식간에 적응했다. 그러나 내 직업을 선택해야 될 때가 왔을 때, 또다시 난 그런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일을 할 때까지의 내 삶에서 자유로우면서 나 스스로 뭔가를 선택하고 책임졌던 때는 3년 정도 뿐이었던 거다. 쳇바퀴 속에 살면 '무언가'가 나를 억압해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얼마 전부터 휴일이 많이 생긴다. 이제 사람들은 자기 시간이 생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행복한 건지 조금씩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사람이 일주일 중 5~6일을 일할 수 있느냔 말이다. 그것도 몇 십년을. 밤이 되면 자기 싫고 아침이 되면 깨기 싫은데.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연휴를 즐기려고 생각한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 있는 책을 몽땅 다 읽고 싶은데, 아마 그렇게는 안 될 것이고. 꼭 다 읽고말 책들을 뽑았다.
아직도 칼비노의 조상 시리즈를 다 안 읽었다. 이런... 꼭 꼭 다 읽고 말테다. 아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