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입      자,  2 0 2 0 :









우리가 남이니 ?









                                                                                  독일어 unheimlich는 영어로 uncanny라는 뜻이다. 번역하면 " 낯익은 두려움, 친숙한 두려움, 편안한 두려움 " 되시것다. 낯익지만 두렵고, 친숙하지만 두렵고, 편안하지만 두렵다는 것은 일종의 형용 모순'인 셈이다. 


프로이트는 친밀한 대상에게서 느끼는 친숙함이야말로 심리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며 언캐니 개념을 정신분석학에 도입한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독일어 heimㅡ이 영어로 home이라는 데 있다. unheimlich(운하임리히)를 프로이트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번역하자면 unhomely( not homely ) 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억압하는 존재는 대부분 < 가정적 > 인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 내가 네 엄마로 보이니 ? " 라는 대사 주체의 포지션이 엄마'인 이유이다. 


영화 << 침입자 >> 는 어렸을 때 실종된 여동생이 성인이 되어 집으로(heimㅡ)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은 여동생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녀는 과연 가족의 구성원일까, 아니면 침입자'일까 ? 이 영화에서 발생하게 되는 공포는 전적으로 " 운하임리히 " 에 기반을 둔 두려움이다. 관객은 어렸을 때 실종되었다가 성인이 되어 돌아온 여동생이 가족을 향해 내뱉을 대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다." 내가 네 여동생으로 보이니 ? "  그것은 진부하다기보다는 장르에 충실한 클리셰'다.  과연, 이 여동생은 진부하지만 운명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그 대사를 내뱉을 수 있을까 ?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살해되면 경찰이 제일 먼저 의심하는 쪽은 가족이라고 한다. 평소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해도 아내가 살해되면 남편을 의심하고, 남편이 살해되면 아내를 첫 번째 용의자로 의심을 한다는 것이다. 의심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도 하지만 범죄학 통계는 경찰의 의심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가족은 우리가 남이니 ? _ 라고 핫하게 말하기 전에 우리는 남이다 ! _ 라고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다. 가족 범죄는 대부분 < 우리는 남이다 > 라는 애티튜드에서 시작된 것 같지만 사실은 < 우리가 남이니 ? > 라는 원망에서 시작된 원한이다. 


가족 동반 자살도 사실은 가족 구성원을 각각의 개인으로 인정하기보다는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한 결과이다. 하물며 유사 가족 형태인 대안 가족은 말해서 무엇하랴. 현대 사이비 종교의 특징 중 하나는 신앙 공통체를 단일 가족의 형태로 형질 전환한다는 데 있다. 아버지 전광훈은 자신의 신도들에게 " 우리가 남이가 ? " 라고 핏대 세우며 외치지만 전광훈과 그 신도들에게 나는 진부하지만 운명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그 대사를 되돌려줄 수밖에 없다. "  우리가 남이지, 그러면 님이니 ? 닝기미, 조또...... 시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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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8-24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uncanny는 단순히 송곳니가 없는 뜻으로 알았습니다. ‘친숙한~’ 의미가 왜 들어갔ㄴ는지 골똘히 생각해 볼 기회를 주셨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7 15:09   좋아요 0 | URL
언캐니 개념이 꽤 흥미롭죠..ㅎㅎ
 









     좀비는 인류의 아편이다





인간의 정서적 발전, 형법의 개선, 전쟁의 감소, 유색 인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예제도의 완화를 포함해 이 세계에서 단 한 걸음이라도 도덕적 발전이 이뤄질 때마다 세계적으로 조직화된 교회 세력의 끈질긴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버트란트 러셀




문자가 없던 사회에서는 입으로 말하기(orality) 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다. 하지만 문자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면서 문자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literacy) 이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수단으로 부상했다.  월터 옹은 이것을 구술성(orality)과 문자성(literacy)으로 구별한다.  당연히 문해율이 낮은 나라일수록 문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의사 전달이 가능한 문화에 익숙하다.  예를 들면 가난한 나라일수록 책보다는 티븨 시청을 하는 시간이 높다.  " 시청 " 은 읽기와는 달리 문자를 해독해야 하는 과정이 생략되었기에 " 즉각적(즉흥적) ㅡ " 이다. 


그들은 티븨 드라마를 보면서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한다. 여기에 군것질이 동반되면 진정한 의미의 < 팝콘각 > 이 탄생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우리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대목은 구술(口述)로 대표되는 입-쾌락의 강화 현상이다. 시청자는 드라마 속 배우들이 말하는 대사를 엿들으며 희로애락을 느끼고, 군것질을 하면서 드라마 속 빌런을 험담한다. 나애리, 이 나쁜 기즤배 ~       이 반응은 생각의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내린 결론에 불과하다. < 생각 없이 쓰기 > 란 어렵지만 < 생각 없이 말하기 > 는 쉬운 법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럴 쾌락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사고가 굉장히 단순하다. 예수회 신부이자 영문학자인 월터 옹이 이것을 오럴리티'이라고 점잖게 표현했다면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오럴리티의 성적 쾌락을 강조하며 구순기(oral phase)라고 표현한다. 아기는 젖을 빨면서 식욕을 충족하지만, 빈 젖을 빨 때도 구순 성감대를 자극해서 성적 쾌감을 얻는다는 가설이다. 프로이트의 용어를 빌려서 월터 옹의 용어를 설명하자면 구술성은 구순기에 해당되고 문자성은 생식기( : 신체적인 성숙이 이루어져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욕이 나타나는 최종 단계)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사회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 모두 다 동의하겠지만 대한민국은 오럴리티의 사회'다. 한국인은 책보다는 드라마에 열광하고,  " Mukbang(먹방) " 이라는 단어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최초로 등재시킨 종주국이며, 사이비 종교가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이다.  이들은 이만희와 전광훈 같은 사이비 목사의 설교에 열광한다.  대한민국이 사이비 종교의 천국이 된 이유는 명백하다.  설교 무대는 오럴리티의 꽃이기 때문이다. 열정적 리액션을 강조하는 예배는 하나의 공연이 되었다. 아멘과 할렐루야라는 외침은


떼창으로 변질되었다. 그것은 마치 롹스타가 방방 뛰는 객석을 향해 모두 다 소리 질럿, 시바 !!!!! _ 라고 외치는 정언 명령을 닮았다1).  또한 통성 기도, 방언, 율동, 찬송은 주님의 영광과 신도의 열광을 돋보이게 만드는 BGM으로 발달했다. 예배는 공연이 되었다. 마땅히 볼거리가 없는 노년층에게 있어서 예배는 놀거리인 것이다. 뒷방 늙은이로 전락했던 노인들은 서서히 직관의 쾌감을 몸소 경험한 것이니 신세계인 셈이다. 전광훈과 같은 극우 목사는 그 사실을 간파했던 것이다. 격렬하게 비열한 전광훈을 보면서 좀비를 연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옛날 같았으면 이런 인간들은 싸잡아서 격렬비열도로 유배를 보냈을 것이다. 그들은 신체적으로는 어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오럴 쾌락에 집착하는 구순기 고착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늙은 젖먹이'일 뿐이다. 그들이 영혼 없는 좀비가 되어 죽음을 불사(不辭)하겠다며 항전을 선포하는 이유는 전광훈이 그들에게 영생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불사(不死)에 대한 욕망이 그들을 좀비로 만든 것이다. 욥기에서 사탄은 사람이란 제 목숨 하나 건지기 위해 내놓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고작 좀비가 되어 불사가 되는 것은 영생의 가장 안 좋은 예'가 아닐까 ?  


좀비가 되어서라도 불사'가 되고 싶은 욕망은 아마도 인간이 꿈꾸는 가장 비열한 방식의 영생일 것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맑스의 말을 좀비 장르로 전환하자면 이렇다. 좀비는 인류의 아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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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광훈의 그 유명한 발언 : " 이 성도가 내 성도 됐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옛날에 쓰던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 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다. "  이 말은 70년대 아이돌 스타였던 리프 가렛 내한 공연 때 황홀에 빠진 한국 여성 관객들이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어 무대 위로 던진 사건을 연상하게 만든다. 전광훈은 자신을 아이돌 롹스타로 착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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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   아   있   다    : 










좀비와 냉장고










                                                                                               좀비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 사람의 스탯(능력치)이 아니라 좀비의 스탯'이다. 좀비의 다섯 가지 능력은 다음과 같다. 시력, 청력, 주력, 완력, 지력, 정력(헤헤헤. 좀비에게 정력은 좀 그렇죠 ?)...... 


좀비도 다종다양해서 좀비물에 따라 시력은 상실했으나 청력이 발달한 놈이 있는가 하면 청력은 상실했으나 주력이 발달한 놈도 있다. 심지어 조지 로메로의 고전 좀비물처럼 다섯 가지 능력이 모두 퇴화된 좀비'도 있다. 좀비'라면 어디 가서 주눅 들지 않고 방귀 꽤나 낀다고 자부하는 나는 조지 로메로의 느려터진 좀비를 좋아하지만 세월이, 하....... 수상하여 뛰는 좀비만 사랑받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물론 야구에서의 5툴 플레이어(5 tool player)처럼 모든 공격 지표에서 최상위 능력을 발휘하는 좀비가 등장하는 좀비물이 가장 재미있을 것 같지만 


실상 허점이 없는 좀비'는 매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서사를 제공하지도 못해서 장르에 탁월한 감독은 5툴 플레이어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사실, 좀비가 다섯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춘다면 그것은 좀비가 아니라 사람에 가깝다. 전광훈 사이비 종교인이 대표적인 좀비계의 5툴 플레이어'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K좀비'일 것이다. < 좀비물 > 이 좀비의 공격에 집중한 장르라면 < 생존물 > 은 생존자의 수비 능력에 집중한 장르다. 방어선을 구축해야 하고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생존 식량에 의지해 존나 버티는 것이다. 


영화 << # 살아있다 >> 는 좀비물이라기보다는 생존물 재난 영화에 가깝다. 이 영화는 좀비가 등장한다 뿐이지 재난으로 인해 아파트에 고립된 생존물의 특성이 강해서 짝퉁 << 김씨 표류기 >> 처럼 보인다. 문제는 이 영화가 생존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 식량 구하기의 재미 " 와 " 턱없이 부족한 생존 식량으로 존나 버티기 신공 " 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좀비가 아파트 단지에 창궐해서 그곳을 탈출하기까지, 주인공이 한 달 동안 집에서 존버하는 이야기인데 상식이 있는 관객이라면, 조금 더 심하게 표현하자면 닭대가리가 아닌 이상,  이 설정은 생존물 장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왜냐구 ?!  냉장고가 있지 않은가 !   한국인은 평균 900리터 냉장고 한 대에 4인 가구의 1달 식량을 비축한다고 한다. 이것을 1인 가구로 전환하면 6개월분 식량을 냉장고에 보관한다. 여기에 한국인은 김치냉장고도 있으니 식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   한국인에게는 몇 달은 먹을 수 있는 쌀도 있다.  만약에 당신이 영화 속 재난과 똑같은 일이 발생해서 문을 걸어 잠그고 생활해야 한다면 최소한 6개월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 속 주인공이 사는 집구석(명색이 한강 뷰가 보이는, 4인 가족이 사는 중산층 아파트)이 보관한 식량은 1인이 삼시 세 끼로 먹을 수 있는 3일 치뿐이다. 


이것을 열흘로 쪼개서 존나 버틴다네 ?  살펴보니 쌀도 없다.  아이고, 이런 집구석을 누가 이해하겠는가. 더욱 웃긴 것은 마실 물이 떨어지자 집에 있는 양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설정이다. 하. 뭐, 이런 수박 씨 발라먹을면서 시바스 리갈. 알코올이 체내 수분을 과도하게 배출해서 갈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은 모르나 보다.  차라리 바다에 표류한 생존자가 갈증이 나서 바닷물을 배 터지게 마셨다고 해라.  바닷물 마시고 갈증이 해결됐어욧 !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이 영화는 생존물로서의 재미가 1도 없다. 오뚜기 라면 먹방에 양주를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서바이벌 영화'란 말이냐.  


무엇보다도 생존물 특유의 메이크업이라 할 수 있는 땟국물 줄줄 흐르는 화장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유아인의 머리는 한 달을 존버했는데도 미용실에서 갓 나온 손님의 헤어스타일 같다. 그리고 웃을 때 치아는 얼마나 눈부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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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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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이       고   인   다    :









오 마이 길티플레져 !











   길티플레져'라는 신조어가 있다. " 남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부끄럽지만 막상 하고 나면 즐거운 짓 " 을 뜻한다. 예를 들면 크리넥스 티슈의 주요 소비자층인 중2 남학생이 은밀히 즐기는 자위 행위'가 대표적이다. 아, 느무느무 부끄럽구요. 하지만...... 야홋, 너무 짜릿해 ~            뭐, 이런 병맛 코드가 바로 길티플레져'일 것이다. 하하. 나도 부끄럽다. 내게는 프랑스 작가 미셀 우엘벡이 그런 경우'다. 여성 혐오, 동성애 혐오, 인종 차별을 전제로 깔고 가는 프랑스 작가 미셀 우엘벡의 소설 << 세로토닌 >> 은 남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부끄럽지만 막상 읽고 나면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마치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아들이 자위를 하고 나서 엄습해 오는 청교도인의 죄의식이라고나 할까 ? 그는 현대 사회가 구강기로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 그동안 요리 프로그램들이 굉장한 비중으로 증가했고, 그러는 동안 에로물은 대부분 채널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우스꽝스러운 오스트리아인의 용어를 빌리자면, 프랑스와 어쩌면 서구 전역은 분명 구강기로 후퇴하는 중이었다. 나도 같은 길을 걷고 있었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세로토닌, 376쪽) " 이 대목에서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한국인이라면 우엘벡의 지적에 대하여 모두 동의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 Mukbang(먹방) " 이라는 단어를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등재시킨 자랑스러운 종주국이 아니었던가 ! 먹방은 현대인의 성욕이 어떤 식으로든 좌절되어 식욕으로 전환된 오럴적 증후'다. 먹방을 푸드포르노'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우엘벡은 인간이 구강기 - 항문기 - 성기기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되어야 하는데 현대인은 반대로 성기기-항문기-구강기로 퇴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남성 주인공은 집요하게 섹스에 집착하지만 그의 페니스는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그는 자발적 실종을 선택함으로써 실존의 거세를 선언한다. 


미셀 우엘벡이 프랑스 사회를 구강기 퇴행으로 진단했다면 한국 사회는 " 초(超)구강기 퇴행 " 이다. 백만장자 연예인들이 티븨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서 고기 한 점 더 먹겠다고 오두방정을 떨면서 육탄전을 펼치고 수많은 먹방 유튜버들은 날마다 고기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대식의 향연을 펼친다.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보며 " 아래 " 가 아니라 " 입 " 부터 촉촉히 젖는다. 아, 젖는다. 그래요. 네에. 부끄럽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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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벌어서 소고기 사 묵겠지  :













우리의 식욕은 유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인간은 소비자'다.  또한 소비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 정치적 ㅡ " 이기에 소비 행위가 곧 정치 행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소비란 무엇일까 ?  친환경 상품이나 공정 무역 상품을 이용하는 것 ?! 아마도 착한 소비에 대한 최선의 윤리적 태도는 죄책감일 것이다. 


예를 들면  :  착한 소비는 내가 입은 구스다운 한 벌이 살아 있는 거위 20마리의 깃털을 산 채로 뜯어서 만든 결과라는 사실, 한 번 뽑힌 거위는 깃털이 다시 자랄 때까지 죽음에 가까운 트라우마 속에서 살다가 다시 뽑힌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한 평생을 살다가 깃털 하나 없는 몸으로 죽는다는 사실에 괴로움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털이 뽑힌 경험이 있는 거위는 다시 뽑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리를 부들부들 떤다고 한다). 성대가 퇴화한 토끼가 유일하게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털이 뽑힐 때라고 한다. 털이 달린 짐승에게 털이 뽑히는 고통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고통 그 이상이다. 


개고기를 먹지만 구스다운을 입지 않는 소비자와 개고기를 먹지 않지만 유행 따라 해마다 구스다운을 구매하는 소비자 가운데 누가 더 잔인할까 ?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의 경우에 손을 들 것이다. 그해 유행하는 구스다운 입고 개 식용 반대 피켓을 든 모습은 이율배반적 태도다. 그리고 친환경 정책을 주요 정강 정책으로 삼은 녹색당 당원(혹은 환경주의자)들이 삼겹살 파티를 즐기는 것도 구스다운을 입고 개 식용 반대 푯말을 든 것만큼 이율배반적이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메탄가스는 인간이 맛있는 육식을 얻기 위해 키우는 가축의 날숨(과 방귀)에서 


발생하는데 전 세계 메탄가스의 40%, 그리고 2050년에는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돈 벌어서 뭐 하노. 소고기 사 묵겠지 _ 라는 어느 개그맨의 농담이 이제는 기후 변화의 주범이 되었으니 < 웃겨주다 > 가 < 웃겨죽다 > 가 될 판이다. 기후 변화 위기 시대에 있어서 진정한 정크푸드는 스테이크다.  온실가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소 중심의 가축 수를 줄이는 것이다1). 사람들이 채식주의 식단으로 상을 차리면 온실가스는 63%나 줄어들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을 1조 달러나 절감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중언부언하자면 기후 변화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쉽다. 


채식 중심으로 식단을 차리는 것이다. 그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제 채식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의 위기를 막을 유일한 대안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과격하게 말하자면 고기를 씹을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 고기를 보면서 침이 고일 때, 그 식욕이 기후 변화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을 각인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소비자인 인간이 할 수 있는 윤리적 소비의 첫걸음이다.  이 글이 당신에게 완전 채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육식을 별식이 아닌 주식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구가 불덩이처럼 들끓는 시대에 있어서 당신의 식욕은 어떤 식으로든 유죄다 ! 





​                            

1)   젖소는 1년에 한 마리당 3.398톤(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양)의 메탄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이는 돼지 0.128톤과 닭 0.003톤에 비하면 대규모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 소는 약 13억 마리로 추정되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전 세계 소가 1년에 메탄가스 1억톤을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1/4(25%)에 해당한다. 소 외에 양이나 염소 등 모든 가축들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까지 모두 합치면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1/3(37%)를 웃돈다. 더욱이 문제는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열을 잡아 가두는 능력이 21배나 높다는 데 있다. 전 세계가 힘을 모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될 입장에서 보자면 메탄가스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전 세계 가축 사육 두수는 약 600억 마리 정도인데 이는 2015년보다 그 수가 15.9% 나 증가한 수치이다. 현대인의 식습관이 육식 위주로 급변한 까닭이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50년에는 지금보다 2배나 높은 1천200억 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계 메탄가스의 약 70%이다. 명백하다, 온실가스의 주범은 육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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