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아바타
제임스 카메론 감독, 시고니 위버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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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 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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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치는 당신

 

 

The Devil is in the details :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짐승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 꼬리" 가 달렸기 때문이다. 머리 꼭대기'에서 자라는 게 뿔이라면 엉덩이 끄트머리에서 자라는 것은 꼬리'다. 인간은 꼬리를 버리고 사람이 되었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많고 많은 기관 가운데 인간은 왜 하필 꼬리를 버렸을까 ? 꼬리는 감정에 충실한 신체 기관'이다. 화가 날 땐 꼬리를 세우고, 반가우면 꼬리를 흔들고, 무서우면 가랑이 사이로 숨긴다. 꼬리를 제2의 표정이다. 속마음을 그대로 전하는 꼬리는 의도적으로 조작을 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짐승은 꼬리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짐승들이 평생 동안 서열 싸움'을 하는 이유는 바로 꼬리 때문이다. 우두머리'를 넘볼 놈은 꼬리를 내리지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선전포고 !  그날이 오기 전까지 우두머리와 도전자는 서로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말한다. " 하와이 가라 ! " 만약에 이 말에 기가 죽는다면 꼬리를 내리고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하와이 내가 간다잉. 잇힝 잇힝 ~ " 이라며 뒤로 물러날 것이다. 하지만 모두 다 하와이를 가고 싶지는 않을 터, " 네가 가라, 하와이 ! " 라고 말하는 순간 대결은 시작된다. 짐승 세계에서는 몰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는 벌어지지 않는다. ( 간혹 연대'에 의해서 우두머리를 쫒아내는 경우는 있으나 어디까지나 인간의 조상인 원숭이나 하는 짓이다. ) 깨끗하다, 그들은 지저분하게 칼질하지 않는다. 이게 다 < 꼬리의 정치학 > 이 낳은 룰'이다. 그런데 인간은 이 꼬리'가 사라졌다. 솔직히 말하면 퇴화한 게 아니라 인간 스스로 잘라버린 것이다. 인간이란 지구상에서 가장 간사한 새끼들 !  오로지 있는 그대로만을 표현해야 하는 이 지긋지긋한  꼬리를 잘라버림으로써,  

 

거짓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속마음을 숨기고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되자 세상은 온통 비열한 놈들이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뻐꾸기를 날리면 사람들은 와와, 했다. 반면 말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우우, 했다. 사람들은 거짓말 앞에서는 하하, 하고 진실을 말할 때는 화, 화화'를 냈다. 이 세상은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영웅이 되는 사회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꼬리'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발생한 불행. 꼬리가 사라지고나서부터 진정한 마초'도 사라졌다. 추잡과 주접이 난무하는 세계가 되었다. 붓으로 가족을 먹여살리기에는 터무니없이 가난한 칠쟁이였던 아버지가 유일하게 본 티븨 프로그램은 민병철 생활 영어와 동물의 왕국이었다. 나는 동물의 왕국을 다시 본다. 꼬리를 바짝 세운 늑대 두 마리가 죽을 각오로 싸운다.

 

하와이, 네가 가라잉 ? 컹컹. 내가 와 하와이 가노 ? 네가 가라, 하와이. 컹컹. 싸우다가 진 놈은 꼬리를 내린다. 아름다운 순간은 지금부터다. 죽일 듯이 싸웠던 승자도 상대방이 꼬리를 내리면 더 이상 물지 않는다. 그게 늑대의 처절한 룰이다. 싸움에서 이긴 놈은 상대방이 꼬리를 내리는 순간 절대 물지 않는다. 비록 그 놈이 힘을 길러서 다시 도전한다고 해도 말이다. 얼마나 멋진가 !  그동안 나는 " 하와이 " 가 어떤 곳인가에 대해 늘 의문을 품고는 했다. 하와이'는 어디에 있는 곳일까 ? 이 의문은 곧 풀렸다. 하와이는 " HOW WHY " 였다. 박근혜에게 잃어버린 7시간을 묻는 순간 하와이 가야 한다. 하와이는 유배지'이다. 흑산의 영문 표기법이 바로 하와이'다.

 

영화 << 아바타 >> 에는 인간 형상을 한 꼬리 달린 나비( Navy ) 족이 나온다. 내용은 간단하다. 지구인은 나비 족이 살고 있는 행성 판도라'를 식민지로 만들려고 하고, 아름다운 나비 족 여성 네이티리'와 사랑에 빠진 지구인이 그들을 위해 싸운다는 내용이다. 제국주의에 대한 자기 반성을 담았다는 측면에서 영화 << 미션 >> 과 비슷한 구조'다. 내가 놀랐던 부분은 이 영화에 쏟아진 성찬이었다. 평론가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새로움과 미래 영화의 모범이라는 답안을 내놓았다. " 영화사의 기원을 바꿀 영화 ! " 라는 설레발 앞에서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심지어 소금왕, 모두까기, 츤데라'라는 별명을 가진 박평식 평론가마저 별점 8점을 준 것을 보면 무엇에 홀린 모양이다. 내가 보기엔 이 영화 서사는 지극히 진부한 제국주의자의 반성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칠 뿐더라

 

3D 는 미래 영화의 모범이 될 수 없다. 3D가 미래 영화의 모범이라는 말은 마치 입체BOOK이 앞으로 나아갈 책의 미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 영화가 형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 영화에 쏟아진 성찬이 작품성에 비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소리'다. << 아바타 >> 는 그저 그렇고 그런 영화였다. 재미있게 잘 만든 영화이지 걸작은 아니다. 내가 이 영화에서 주목한 점은 " 꼬리 " 였다. 내 눈에는 눈부신 입체 영상과 기술 발전 따위는 보이지도 않고 오로지 나비 족 꼬리'만 보였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꼬리에 대해 그닥 신경을 쓴 것 같지는 않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보다 꼬리에 대한 상식이 부족해 보였다. 영화 속 지구인이 판도라 행성에 사는 나비 족을 미개한 종족으로 보는 이유는 꼬리가 달렸기 때문이다. 지구인에게 있어서 꼬리는 원시적 형태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하긴 대한민국만 해도 저잣거리 입말은 온통 " 꼬리 " 에 대해 부정적이다. 꼬리가 길다, 꼬리를 감추다, 꼬리를 내리다, 꼬리를 밟히다, 꼬리를 사리다, 꼬리를 숨기다, 꼬리를 자르다, 꼬리를 치다, 꼬리가 드러나다. 그 外 기타 등등. 똥 묻은 개가 겨 묻은개 나무라는 식이다. 인간이 타락한 이유는 꼬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꼬리는 정직한 기관이다. 대가리는 방향을 설정하지만 추동의 힘은 꼬리에 있다.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 착한 자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 얼핏 수긍하기 힘든 대목이다. 하지만 < 착한 자 > 을 < 착해 빠진 놈 > 으로 바꾼 후 다시 읽으면 이해가 간다. " 착해 빠진 놈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 니체는 정확히 보았다. 착해 빠진 놈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는 것은 언제나 악마였다.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에게 진실을 폭로한 자’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오직 복수에 눈이 먼 유지태'였다. 천사는 아름다운 진실’을 고백할 뿐 더러운 진실‘에는 침묵한다. 반면 악당은 추악한 진실’을 폭로한다. 스타워즈에서 악의 구현체인 다스베이더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아들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 “ 내가 네 애비다 ! ” 이처럼 폭로는 메두사의 얼굴‘처럼 강력하다. 악당 입장에서 보면 죽기 살기로 싸우지 않고도, 폭로 한 마디‘에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으니 꽤 훌륭한 창이요, 활이다. 이보다 더 좋은 무기가 어디에 있겠는가 !  천사는 악마를 파멸시킬 수는 있으나 인간을 파멸시킬 수는 없다. 천사는 인간을 천국으로 인도하거나 위로할 수는 있어도 인간을 파멸시켜서 지옥으로 끌고 갈 수는 없다.

 

그 일은 악마가 한다. ( 꼬리 달린 인간을 무조건 악마라고 규정한다면 나는 악마를 지지하겠다 ) 그게 바로 천사가 가진 한계이다. 한편 악마는 주로 거짓말로 상대방의 영혼을 파괴하지만 종종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영혼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악마란 거짓말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역설적인 결론이지만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는 비열하고 악랄한 인간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는 천사보다는, 그런 놈들을 파멸시켜서 지옥으로 데리고 갈 악마‘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 "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 는 말이 있다. 꼬리 달린 존재를, 꼬리 치는 팜 파탈을 우습게 보지 말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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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 [초특가판]
진가신 감독, 여명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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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 34호

 



가장 가까이에서 본 당신

 

 

 

 月亮代表我的心 저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오

- 영화 ' 첨밀밀 ' 삽입곡 中

 

 

 

 

 

 

http://youtu.be/Db1LEQiy6qs : 영화 전편 감상은 이곳에서

 

 

 

 

전에 다니던 직장은 SK 텔레콤'이었다.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3년 계약직이었으니까. 나는 이곳에서 우주 항공 업무를 담당했다. 무인 위성은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기 때문에 SK 텔레콤은 유인 위성을 달나라에 띄웠고, 나는 유인 인공 위성에서 잡다한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우주 항공 기술은 곧 " gram " 과의 싸움이었다. 무게는 곧 돈이었다. 그렇기에 우주 항공 기술은 인공 위성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나 또한 인공 위성 탑승 테스트에 통과하기 위해서 몸무게를 15kg 감량해야 했다. 무게가 곧 돈이다 보니 유인 위성에 탑승할 승무원은 단 한 명'이 전부였다. 우주 업무는 곧 고독을 의미했다. 캄캄한 우주 공간 속에 홀로 3년을 보내야 했다. 내가 하는 일은 GPS(위성 항법 장치)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당신에게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GPS라는 단어는 모두 익숙할 것이다.

 

일상적인 업무를 진행하던 중 본사로부터 특별 지시가 내려졌다. 특정 인물을 집중 감시하고 자료를 모아 통보하라는 명령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개인 정보를 국가정보원으로 보내기 위한 지령인 것처럼 보였다. 물론 이 모든 일은 불법이었다. 내가 감시해야 될 대상은 한국에 입국한 중국 여성이었다. 아마도 그녀를 간첩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개인의 사생활 감시가 가능한 이유는 기술이 위험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데 있다. 위성사진은 약 1m의 작은 물체도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방에 앉아서 남의 집 동태를 살필 수 있다. 처음에는 본사에서 내린 지령에 따라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일상은 평범했다. 그녀가 웃으면 나도 웃고, 그녀가 울면 나도 울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평범함은 격랑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녀를 감시하다가 그만.......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사소한 습관, 둥근 어깨, 부드러운 손짓, 바람에 흔들리는 귀밑머리.  윤리적 딜레마와 함께 사랑이 찾아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오랜 고민 끝에 회사 내에서 가장 믿을 만한 동료에게 내 메시지를 그녀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동료는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내가 보낸 메시지를 그녀에게 전달했다.

 

■

 

" 안녕하십니까 ? 이 메일은 달나라에서 전송된 메시지'입니다. 장난 편지가 아니란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저는 SK텔레콤 인공 위성에 탑승한 우주인입니다. 컴퓨터가 놓은 방 창문에서 보면 11시 방향에 떠 있는 별빛이 바로 내가 일하는 일터입니다. 아아, 놀라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별이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인공위성 불빛입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7월 7일 새벽 1시 정각에 11시 방향에 위치한 별을 자세히 보십시오. 제가 위성 전원을 껐다 켰다, 껐다 켰다, 껐다 켰다 3번 반복하겠습니다. 그리하면 당신은 캄캄한 밤하늘에 뜬 별이 사라졌다 나타나고, 사라졌다 나타나고, 사라졌다 나타나는 기이한 일을 목격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내 말을 믿으십시오.

 

지금 당신은 국정원으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촬영해서 본사로 전송하는 업무를 배당받았습니다. 물론 불법입니다. 이 모든 것은 불법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에 대한 자료는 모두 폐기처분했으니까요. 저는 불복종을 선택했습니다. 이곳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가게 되면 복잡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당신을 돕기로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띄웁니다.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이곳에서 가장 힘든 업무는 고독과의 싸움입니다. 보이는 것은 오직 캄캄한 우주밖에 없으니까요. 누구와 대화를 할 수도 없습니다. 이 공간 안에는 나밖에 없습니다. 대화를 할 수도 없습니다.

 

모든 메시지는 통화가 아닌 문자 전송으로 이루어지니까 말이죠. 이 정지 궤도 위성에 오르기 전에 본사에서 1kg 미만으로 개인 소지품을 소지할 수 있다고 해서 영화 시디 몇 개 가지고 갔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영화 << 첨밀밀 >> 입니다. 보고 보고 또 보아서 이제는 100번도 넘게 본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장만옥이 연기한 대륙인은 당신 고향과 같더군요. ●●● 님도 중국 광주 출신이시죠 ? 장만옥도 광주 출신입니다. 안 보셨다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인연이라면 아무리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언젠가는 만나게 되고, 인연이 없으면 아무리 가까운 곳에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우리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 건투를 빕니다.

 

- 2008. 6. 26 별에서 온 남자

 

 

■

 

어느 날, 그녀는 놀이터 공원에 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하늘을 보기 시작했다. 내가 있는 곳을 보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두 손을 모아 소리쳤다. 그 뜻을 알 수는 없었으나 알 것도 같았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3년 우주 업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자 내게 날아온 것은 해고 통지서와 법원 출두 명령서'였다. 나는 국가 안보 누설 혐의로 6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내 사건을 담당한 민변 변호사에 따르면 다행히도 그녀는 국정원의 올가미에서 벗어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였다.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갔다는 소식도 함께 ! 아, 먼곳에 있는 당신. 눈물이 핑 돌았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구나. 나는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했으나 앞날이 막막했다. 그녀는 잘 살고 있을까 ? 어느 날, 우연히 동대문 황학동 벼룩 시장 거리 장터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등려군 앨범이 보였다. 영화 첨밀밀에서 두 사람을 이어주던 곡 " 월량대표아적심 " 을 부른 가수가 바로 등려군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멈추고 그 앨범을 집으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먼저 그 앨범을 낚아챘다. 내가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본 순간...... 나는 심장이 멎었다. 그녀였다. 그녀도 나를 흘깃 보았으나 이내 눈길을 돌렸다. 그녀가 나를 알 리는 없다. 나는 그저 달나라 먼 곳에 있던 사내였으니까. 그녀가 앨범을 살피다가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자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 ..... 거기, 당신 ? " 나는 벅찬 마음을 추스리고 대답 대신 웃어보였다. 아주 오랜 침묵. 내가 말했다. " 항상 당신을 보아왔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군요. " 그녀 또한 대답 대신 웃어보였다.

 

아주 오랜,  침묵.  그녀가 수줍게 말했다. " 月亮代表我的心 달빛이 내 마음을 비추었어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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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눈과 달빛
    from 새빨간 활 2016-11-28 12:05 
    첫눈과 달빛​ 첫눈이 내린다는 일기 예보에 창문을 열었다. 첫눈을 반기지 않는 이, 뉘 있을까만은 그날은 반갑지 않은 눈이었다. 제법 많은 눈이 내렸고 눈은 내리자마자 녹았다. 칼바람은 불고 진눈깨비는 내리고 땅바닥은 흥건히 젖었다. 질퍽질퍽한 바닥을 보자 아차 _ 싶었다.
 
 
은가비 2014-11-1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S.F장르까지 넘으셨군요..재밌게 읽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1-13 13:52   좋아요 0 | URL
새로오신 손님이시로군요. 은가비 님.
이토록 화려하고 궁전 같은 곳에 오시다니 영광입니다.
 
[블루레이] 친구
곽경택 감독, 유오성 외 출연 / 컨텐트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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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 32호


 

그라믄, 여가 북(北)이가 ?

 

 

 

" 놔라 !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단말이냐 ? "

- 이수일과 심순애 中

 

 

 

 

 

 

 

 

 

나중에 그녀가 고백한 바에 따르자면 : 나를 보자마자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그녀는 대학 진학에 실패해서 입시 학원에 다녔고, 나는 그 근처 영화감상실'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을 했다. 당시, 나는 거친 야생마 같았다. 머리는 허리까지 길러서 묶고 다녔고, 니콘 카메라 가방은 온통 뜻을 알 수 없는 낙서들로 채웠다. 그리고 무명 T 에는 유성 매직펜으로 < 그해 가을 > 이라는 이성복 詩를 필사해서 써넣었다. "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입이 열 개라고 할 말 없어. " 내가 나타나면 동네 사람 중 열에 아홉은 수근덕거렸다.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롹커'라는 소문도 있었고, 전위예술가라는 소리도 흘러다녔다. 또 누군가는 글을 쓰는 작가라고 지레짐작하는 이도 있었다. 우우, 하지 마라. 지금 생각하면 개폼'이었지만 그때는 나름 진지했다. 세상이 너무 네모반듯해서 " 아방가르드 " 하며 " 아스트랄的 "  삶을 살고 싶었다고나 할까 ? 

 

나는 자주 입방아에 올랐다. 헤어커커 미용실 주인도, 후암동 철물점 아저씨도, 순희네 식당 아줌마도, 대성 헌책방 김씨도 내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나에 대한 소문은 학원으로도 흘러간 모양이었다. 그녀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서 내가 일하는 곳을 찾아왔다. 방긋 !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웃었다. 이제 갓 스무살이 지난 앳된 아가씨이니 꽃보다 예뻐 보였다. 그녀는 대뜸 영화 한 편을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내가 그녀에게 골라준 영화는 낸시 사보카 감독이 만든 <<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 >> 이었다. 주연은 리버 피닉스'였다. 모든 사항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여자들은 모두 다 리버 피릭스를 사랑하니까, 리버 피닉스는 진리이니까. 여자는 영화가 끝나고 한참 있다 나왔다. 한쪽 뺨이 발그레해진 것을 보면 영화를 보다가 잠을 잔 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말했다. " 영화 정말 재미있어요 ! "

 

그날 이후, 그녀는 매일 와서 영화 한 편을 보았고 나는 매일 영화 한 편을 추천했다. 내가 추천한 목록은 점점 심각한 영화 쪽으로 기울어졌고, 그럴수록 그녀는 비디오방을 나올 때마다 한쪽 뺨은 항상 붉게 물들어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영화가 끝나자 여자는 평소와는 달리 인사도 없이 황급히 떠났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객실 정리를 하기 위해 그녀가 머물렀던 객실에 들어갔다. 의자 위에는 작은 선물 상자와 함께 쪽지 편지가 있었다. 달달한 사랑 고백 편지였다. 그날 우리는 술을 마셨다.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아, 아카시아 향기. 한동안 그녀는 나를 찾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겨울이 왔고, 대입 수능일이 다가왔고, 학원 수강생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잠시 그녀가 그리워지기 시작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나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몇 년이 흘렀을까 ?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물어, 물어, 물어서 용케 내 전화번호를 알아냈다고 했다. 전화를 타고 전해진 목소리는 힘이 없어 보였다. 아픈 목소리였다. 어색한 시간이 흘렀다. 그럴수록 간절한 마음. 보고 싶어요. 나를 위해 오실 수 있나요 ? 그녀가 말했다. 이유를 묻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 ! 다음날, 그녀가 알려준 주소를 찾아 가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서 내내 초조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내가 오기를 기다리리라. 내가 도착한 곳은 외진 건물이었다. 건물 앞에서 그녀가 반갑게 나를 맞았다. 짧은 인사와 눈짓. 그녀가 나를 안내했다. 내가 간 곳은 다단계 회사 사무실이었다 ! 작은 사무실 안에는 나와 같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백여 명 정도 모여 있었다. 그곳은 정글 자본주의의 성소'였다. 다단계 최상위 임원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장장 4시간에 걸친 연설을 시작했다.

 

그들은 계급을 다이아몬드로 나눴다. 화이트, 레드, 블루. 최상위 계급은 블루 다이아몬드였다. 그 옆에는 그녀가 있었다. 진행 요원이었다. 그는 자기 통장을 보여주며 매달 천만 원이 입금이 된다고 했다. 평생, 앞으로 평생,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평생 ! 와, 와와 !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말했다. " 건달은 양심은 팔이도 쪽은 안 판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양심도 팔고 쪽도 팝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 " 연설이 끝나자 심화 학습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저녁 식사 타임이 왔다. 나는 냅다 그녀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 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녀가 어느새 뛰어와 내 팔을 붙잡았다. 옥신각신 다투다가 화가 난 그녀가 말했다. " 우리 사이에 그럴 수 있어 ? " 이 말은 마치 우리가 남이가, 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녀는 성공을 위해 양심도 팔고, 쪽도 팔고, 사랑도 팔았다. 정나미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그날 그녀는 나를 포섭하지 못했다.  몇 달 후, 다단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대학생을 집중 조명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좁은 방에 갇혀서 남녀가 숙식을 해결하며 사람을 포섭하기 위해 모든 연락망을 돌리는 그들을 보게 되었다. 그녀, 생각이 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 늘 한쪽 뺨만 붉어진 얼굴, 달달한 편지, 한 번의 키스. 영화 << 친구 >> 를 볼 때에도 그녀 생각이 났다. 우리 사이에 그럴 수 있어 ? 영화 << 친구 >> 를 10자평으로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ㅣ 우리가 남이가 ?  다. 우리가 남이냐, 라는 질문은 비단 친구나 연인 사이에서만 오가는 상투어는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는 국민을 상대로 " 우리가 남이냐 ? " 고 묻는다. 파시즘의 시작은 언제나 " 우리가 남이냐 ? "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되묻고 싶다. " 시발... 그라믄 여가 北이가 ? " 속지 말자. 누군가가 당신에게 " 우리가 남이냐? "  며 의리와 정분을 강조하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명심하자. 우리는 남이다.

 

 

 

http://myperu.blog.me/220175096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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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 우리말 지킴이 최종규와 어린이가 함께 읽는 ㅣ 철수와영희 우리말 시리즈 1
최종규 지음, 강우근 그림 / 철수와영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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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갖는다는 것은 할 말이 많다는 소리'다. 이 책에 대해 ( 나는 완벽하게 )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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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 27호

 

 

 

 

니체와 애마, 부인 

 

 

 

 

우리 청춘의 끝없는 < 아아 ! > 와 < 오오 > 뿐

ㅡ 니체, 즐거운 지식 中

 

 

사람들은 니체를 "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불온한 철학자 " 라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니체는 눈물 많고 정 많은 철학자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 니체는 철학자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철학자였다.    반면 가장 정직한 철학자는 비트겐슈타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강했지만 동시에 한없이 약한 존재였고 가난한 자에 대한 연민을 간직했던 사람이다. " 비가 오고 있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한다.1  " 1889년 1월 3일, 학대받아 숨진 말의 목덜미에 울며 매달리던 2 니체는 거리에서 정신을 잃는다. 거리에서 병들어 죽은 말은 한때 니체의 애마'였기 때문이었다. 니체와 애마는 그렇게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발병 후, 니체는 10년 이상을 더 살았지만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까 니체 사망일은 1900년 8월 25일이지만 정신적 사망일은 1889년 1월 3일이다. << 이 사람을 보라 >> 는 니체가 거리에서 쓰러지기 두 달 전에 초고를 마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소제목은 "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 , "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 , "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 이다. 어쩌면 그는 두 달 후에 닥칠 불행을 예감하고는 주변을 정리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렇기에 나는 이 작품이 유언장'처럼 보인다. 이 책 마지막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난다. " 나의 말을 이해했는가 ? " 아, 이 마지막 문장을 읽다가 눈물이 난 적이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 !  내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문장 가운데 하나는 " 아, 해도 된다. 우, 하지 마라 " 라는 표현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 문장이 박민규를 흉내 낸 것 아니냐고 묻던데 이 자리를 빌려 말하자면 " 아니올시다 " 이다. 적어도 박민규 문장을 흉내 낸 것은 아니다. 김애란 문장을 표절한 것도 아니다. 이 문장은 니체의 문장을 흉내 냈다.

 

<< 즐거운 지식 >> 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 우리 청춘의 끝없는 < 아아 ! > 와 < 오오 > 뿐 "  이 문장을 처음 접했을 때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묘한 운율이 좋았다. 잘 짜인 라임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랩을 들었을 때 느끼는 그런 입말의 쾌감 ?! 여기서 말하는 " 아아 " 는 " A " 이고, " 오오 " 는 " O " 다. 눈치 빠른 사람은 유레카를 외쳤으리라. 그렇다, 알파와 오메가를 뜻한다. 시작과 끝이란 의미다. 우리말로 구수하게 번역하자면 " 우리 청춘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지화자 !!  " 정도가 되지 않을까 ? 국내에서는 << 즐거운 지식 >> 이라는 고상한 이름으로 제목을 달았지만 원문 제목을 충실하게 따르자면 << 쾌락학 / frohliche Wissenschaft >> 이 맞을 것이다. 니체는 이 책에서 쾌快에 대해 말한다. 니체와 스피노자는 서로 닮은 구석이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내뱉는 소리는 < 아 > 와 < 오 > 다. 특정 언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 공통이다. 이 세상 모든 아기는 < 아 > 와 < 오 > 라고 말을 한다. 나 또한 그랬고 당신 또한 그랬어. 하지만 < 아 > 와 < 오 > 가 어른들 사이에서는 다르게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는 초등학생 때 갔던 3류 영화관에서였다. 영화관은 아버지가 일하는 곳이어서 평소 자주 드나들 수 있었고 성인 영화도 몰래 볼 수 있었다.  맙소사, 에로 영화 속 어른들이 갓난아기 때나 사용하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 아, 아아아아아. 오, 오오오오오오 !   심야에 울리는 맑고 고운 청음. 슈퍼맨도 좋아하고, 베트맨도 좋아하고, 아줌마와 아저씨도 좋아하고, 당신도 좋아하는 소리. 나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닥치는 대로 에로 영화를 섭렵했다. 그 당시 대표적인 에로 영화는 << 애마부인 >> 시리즈'였다.

 

여자는 항상 란제리를 입고 비만 오면 비에 젖는다. 여배우의 나체와 애마는 서로 잘 어울렸다. 보기,   좋았다. 무수한 여자 배우들이 << 아아 ! >> 와 << 오오 >> 를 외쳤다. 도대체 저 소리의 근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  나는 우리 소리를 찾아서 길을 나섰다. 그 소리는 울울한 침엽수림 숲에 가려진 검은 동굴에서 흘러나왔다. 도대체 저 동굴 속에는 어떤 짐승이 살고 있기에 이토록 오묘하며 쫄깃하며 끈끈한 소리를 내는 것일까 ?  고민 끝에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은 동굴이라기보다는 탄광 갱도'였다. ​막장이란 곧 끝장'을 의미했다.  더 이상 캐낼 것'이 없는 석탄 갱도.  꼭 광부들만 막장을 드나들란 법은 없다.  섹스 또한 갈 때까지 간다는 면에서 막장에 대한 은유이니까.  잘빠진 청춘 남녀가 만나 평일 사만오천 원'에 콘돔을 제공하지 않는 이화장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면 ! 

 

그곳에서 사람들은 " 서로의 속 " 을 파고든다.  악수보다는 포옹을, 포옹보다는 내부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섹스 행위는 막장에서 석탄을 캐는 고된 일'이다.  숨 막히는 열기'에 숨을 헐떡이는 광부처럼 당신도 숨을 헐떡이며 서로의 열기에 뼈와 살이 타는 막장 체험을' 하리라. 그곳에는 오직 < 아아 ! > 와 < 오오 > 만 있을 뿐 ! " 좋아 ?  막장이나 이화장'이나 어차피 장'급이잖아." 사실, 남녀 관계'란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별 볼 일 없는 막장'이다. 깊게 파고들수록 위험하다. 막장은 무너지기 쉬운 곳이니까. 갇힌다. 독살에 갇힌 나를 구해줄 당신을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지친다.  온통 캄캄한 어둠이 된다.   숨쉬기'가 힘들어지면  살아있다는 사실이 지겨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막장을 포기할 수 없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쾌'를 버릴 수는 없다.  30초만 숨 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 

 

내가 다니던 회사 영업 이사는 대한민국에서 < 아아 > 와 < 오오 > 를 가장 예술적으로 만든 에로 전문 영화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 아아 > 와 < 오오 > 를 무척 부끄러워했다.  어느 날, 나는 술자리에서 고백했다. " 감독님, 저는 어릴 때 감독님이 만든 영화 보면서 자랐습니다. << 남자의 국물 >> , << 당신의 전립선은 안전합니까 ? >> , << 상처적 치질 >> 는 예술이었습니다. " 감독은 부끄러운 듯 소주를 한 잔 입 안으로 털더니 낮게 말했다. " 아, 아아.... 그래 ? 오, 오오.... 반가운 소리군 ! "

 

 

 

 

 

 

http://myperu.blog.me/220170852376

 

 

  1. 니체, 즐거운 지식
  2.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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