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年, 1일1식 4년 차





                                                                                                      해가 바뀌었으니 < 1일1식 > 을 한 지 4년 차에 접어들었다. 평소 세 끼를 먹다가 한 끼로 줄인다는 것은 " 죽을 맛 " 이 아닐 수 없다. 처음 2개월은 허기를 이기지 못해서 하루에 2리터 생수를 1.5개씩 마셨다. 위에 가득 찬 수분은 아래(방광)로 흘렀고, 먹은 것은 없는데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났다. 방광이 지랄을 하는 것이다. 뭘 그리 잘 먹어서 화장실에 자주 가 _ 라고 농담처럼 던진 진담을 들을 때는 지랄방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곤 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때가 바로 이 즈음이었다. 

누가 나에게 64색 크레파스를 주며 가을 하늘을 그리라고 하면 하늘을 파란색 대신 노란색 크레파스로 색칠했을 것이 분명하다. 별 볼 일 없던 놈이 이제는 대낮에도 별 볼 일이 생기는구나. 불쌍타, 시바...... 아따. 페루애는 참말로 불쌍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허기뿐만은 아니었다. 식사하셨어요 _ 가 인사말로 오고가는 대한민국 정서상 점심 굶는 남자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그래도 견뎌야 한다. 그렇게 3개월을 버티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지금은 허기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굶으면 힘을 못 쓴다고 하던데 지금은 농경 사회가 아니지 않은가.

힘을 얻기 위해서 먹어야 하는 사람은 운동선수다.  만약에 당신이 운동선수도 아니면서 힘을 얻기 위해 과식을 한다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경우다. ​ 한 끼를 굶으면 힘을 못 쓴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람 몸은 비상 상태를 대비해서 체내에 30일치 식량을 저장한다. 그리고 권투선수는 살인적인 절식으로 경기에 나선다. 힘은 근육에서 나오는 것이지 포만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1일1식 초기, 한 끼에 세 끼를 먹는 과식도 이제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이다.  위가 점점 쪼그라들더니 일반인의 한 끼 정량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몸무게는 1식을 시작한 첫해를 제외하고는 변화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도 의학 협회에서 제공하는 표준 몸무게 수치와 똑같다.  하루 한 끼'만으로도 일상 생활을 하면서 표준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요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나는 2년 차 - 3년 차 과정에서 "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 " 을 1년 정도 유지했는데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도 일종의 < 원푸드다이어트 식단 > 과 비슷하다. 지금은 채식주의자(라고 하기에는 애매모호한) 비스무리한 사람이 되었다. 1년 내내 삼겹살을 먹었는데 이제는 삼겹살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피냄새 때문에 입맛이 떨어진다. 

한 음식만 먹게 되면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다이어트 식단에 실패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요즘은 양배추에 꽂혔다.  처음에는 배추의 맛에 매료되어 열심히 먹었으나 수분이 많아서 양배추를 선택했다.  일주일에 한 통은 먹고 있다.  씹을 때 들리는 아삭거리는 소리가 좋아서 먹기 시작했다. 청량감이 끝내줘요 ~                         맛에 양배추를 씹는다. 1일1식이 체중 감량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을 정상 수치로 낮추는 효과도 있다. 또한 염분 섭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당연한 소리이다.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이 하루에 10끼 식사를 하는 것과 음식을 매우 짜게 먹는 사람이 하루에 1끼를 먹었다고 했을 때 1일 염분 섭취량이 높은 쪽은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이 하루에 10끼를 먹는 경우다. 이처럼 1식은 염분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가 높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염분을 과다 섭취하는 과정은 음식을 짜게 먹기 때문이 아니라 세 끼를 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의학 상식은 세 끼가 건강을 유지하는 최적의 식습관이라고 선전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조까고 있네. 지상의 모든 동물은 " 공복과 만복의 무한한 반복 " 에 적응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인간만이 공복을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간주해서 만복을 지속하라고 충고한다. 아침 먹고 4시간 지나면 공복이 된다고 ? 웃기는 소리다. 만복인 상태에서 다시 점심을 채워서 만복을 유지하고 다시 만복인 상태에서 저녁을 채워서 만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세 끼의 진실이다. 한 가지 더 ! 다이어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 아니라 절식이다.





​덧대기

1.    1일1식이 모두에게 유익한 식습관이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뢰일 뿐이다(성장 중인 청소년에게 1일1식을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장이 끝난 성인이라면 1식은 유익하다)

2.    모든 음식은 약이면서 동시에 독이다. 약을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는 독을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절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3.    음식을 다룰 때 가장 경계해야 될 것은 원소 환원주의이다. 예를 들면 < 사과 = 비타민 c > 라는 식이다

4.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그것은 미친 짓이다(운동은 균형 잡힌 체형을 위한 수단이다)

5.   1식을 하지 않을 때는 끼니를 굶으면 힘이 없다고 느꼈는데, 1식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밥이 힘의 원천이라는 믿음이 허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힘은 근육에서 나온다. 그리고 근육은 운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지 밥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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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1-10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일 3식‘을 해야한다는 것 역시 일종의 세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성장기 청소년과 단백질이 필요한 노년기를 제외하고는 절식이 더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10 18:41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1식도 그 환경에 적합한 사람에 한해서라는 조건이 붙어야 겠지요. 중요한 것은 절식은 확실히 좋다는 겁니다. 1식을 하지 않더라고요. 3식을 절식으로 꾸미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인은 의외로 많이 먹어요. 몰랐는데 저도 옛날에는 거실 나가면 항상 쇼파 테이블에 놓인 먹거리 하나씩 집어들고 방으로 들어오근 했거든요. 오징어를 씹는다진지 땅콩을 조금 먹는다든지.. 그런 식으로.. 그런데 지금은 아예 군것질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24시간 굶습니다..

라로 2018-01-10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양학 수업을 들어서 그런지 곰발님과는 생각이 약간 달라요. 하지만 예전에 저도 일일 일식 했었는데,,,, 실패했어요. ㅎㅎㅎㅎ 언급하신 것처럼( 언급하셨다고 맘대로 해석 ~~^^;;) 개인에게 맞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듯요. 저는 일일 일식 했을때 고지혈증이 올 뻔 했었어요. 너무 안 먹으면 우리 몸에 있는 다른 부분이 작용을 하거든요. 암튼

곰곰생각하는발 2018-01-10 18: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각자의 환경에 맞는 습관입니다. 저에게는 1식이 맞다고 해서 1식을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장기 때 1식을 권하지 않고 겨호 님 말씀처럼 영양이 필요한 노인과 환자분에게도 권하는 것은 위험하겠지요. 저도 처음 두 달은 어지럽고... 별이 보이고.. 막 그랬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