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그 보안관은 오래 전에 총을 잘못 겨누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게 된다. 이 트라우마는 영원한 상처로 남아서 그 이후로 그는 어느 누구에게도 총을 쏘지 못한 채 무능한 보안관으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타인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보안관은 자신의 관자놀이를 겨누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보안관은 악당을 향한 방아쇠를 당긴다. 탕 ! 지금은 제목을 잊어버린 어느 영화 속 등장인물 이야기다. 사진을 배우고 싶어서 사진기를 들고 봉천동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봉천동은 달동네였다. 한 달 동안 봉천동 골목길을 누비며 하루에 수백 장씩 사진을 찍었다. 그곳은 가난한 동네여서 내 뷰파인드에 들어온 이미지는 전부 낡은 것이었다. 어느 날, 구멍가게 앞에 난 골목길 풍경을 찍고 있었는데 애를 업은 여자가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여길 왜 찍으세요 ? 갑작스러운 질문이어서 말문이 막힌 나는 곰곰 생각하다가 말했다. 예뻐서요. 그 말에 화근이었다. 여자는 말했다. 여기가 예쁘다구요 ? 이 지긋지긋한 동네가, 가난한 동네가 예뻐보인다구요 ? 그 다음날, 나는 사진을 접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보안관이 되어서 타인을 찍지 못하는 병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나를 향해 사진을 찍는다. 유일한 취미다. 마음에 드는 사진 5장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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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먼댓글(0) 좋아요(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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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6:3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사진가를 슈터라고 하잖아요.. 총잡이인 것이죠.
제가 사진을 찍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게
저는 아무 생각없이 그림이 좋아서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이 보기에는 불쾌했던 거죠.. 카메라를 무기처럼 생각해서 조심히 다루어야 할 무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6:35   좋아요 1 | URL
첫 번째 사진 찍는다고 커피포트 두 개 발 아래 놓고 찍다가 엎질러서 화상 입을 뻔했씁니다..
다음에는 님이 알려주신 꿀탭으로 드라이아이스 잔뜩 사다가 함 연출해 봐야겠습니다..

라로 2017-12-3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에 듭니다11^^
혹 마지막 사진은 롱페딩?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6:30   좋아요 0 | URL
롱패팅은요.. ㅎㅎㅎ 짧은 패딩입니다아...

라로 2017-12-3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부탁드린대로 알라딘을 잘 지켜주셔서 늘 감사해요.
새해에도 건필하시기 바라고, 곰발님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2018년이 되길 바랄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6:3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라로 님, 라로 님이야말로 알라딘계의 맏언니 ?
아니다... 알라딘에서 유일한 토끼시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
사람이 아니라 토끼가 한글을 이리 유창하게 잘할 줄은 꿈에도 몰랐씁니다..

시이소오 2017-12-30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우열을 가리기 힘드네요. 새해에도 재미진 글 기대하겠습니다. 올한해도 수고하셨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6:3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독서왕 시이소오 님, 다가올 새해에는 시이소오 님의 나와바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