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발라 났드나, 나도 함 묵어보자 :
달콤한 소금
2014년 11월, 그것이 5.6의 강진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흔들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11월의 강자는 항상 " 불멸하는 빼빼로 " 였지만 그해에는 허니버터칩 앞에 무릎을 꿇었다.
허니버터칩 공습으로 빼빼로는 매출이 반토막이 나면서 허리가 꺾여 사망하기에 이른다. 한국 대중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외치고는 했다. 꿀 발라 났드나, 나도 함 묵어보자 ( 묵어보자 ~ ) 허니버터칩을 먹어본 유저들은 하나같이 신이 내린 맛에 경탄을 아끼지 않았다. 경탄이 쏟아지자 기회를 얻지 못한 소비자들은 한탄을 쏟아내기에 이른다. 꿀 발라 났드나, 나도 함 묵어보자 ( 묵어보자 ~ ) 입소문에 입소문에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고 결국에는 연개소문의 경지에 오른 허니버터칩은 제품이 진열되기도 전에 사라지더니 급기야는
1500원이던 과자는 암시장에서 열 배 높은 가격에 팔렸다. 먹어 본 사람들은 sns를 통해 인증샷을 올렸다. 여기에는 스타 연예인은 물론이고 정치인들도 동참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신이 내린 맛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몇 사람들이 허니버터칩 열풍에 대해 한국인의 냄비 소비 근성을 비판하자 허니버터칩을 먹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시류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라 과자 맛의 탁월함을 강조했다. 그들의 말대로 허니버터칩은 신이 내린 맛일까 ? 2017년 11월, 허니버터칩 열풍이 분 지 3년이 지났다. 한때 없어서 못 팔던 허니버터칩은 이젠 있어도 안 팔리는 과자가 되었다.
말 그대로 달콤했던 인기는 옛말이 되어서 지금은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이제는 할인마트에서 " 떨이 상품 " 으로 팔리고 있지만 그나마도 불티나게 팔리기는커녕 물티나게 안팔린다고 한다. 하여,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그때 졸라 열광했던 당신들의 입맛에 대해서 말이다. 평창 롱패딩 열풍을 보면 그때 그해의 허니버터칩 광풍이 생각난다. 내가 " 2017년 패션 레밍 " 을 비판하는 지점은 평창 롱패딩 열풍이 불기 전에 구매했던 소비자를 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2017년 패션 레밍과는 구별된다. 그들이 롱패딩을 소비하는 방식은 취향이 작용했지만 2017년 패션 레밍의 욕망은 취향이 아니라 냄비 근성이다.
물론 그들은 예뻐서 입냐, 따듯하니깐 입지 _ 라고 말하지만 그 말투는 마치 유행 때문에 먹냐, 맛있으니깐 먹지 _ 라고 말했던 2104년 허니 푸드 레밍의 변명처럼 들린다.
덧대기 ㅣ 왜 감자칩은 짠맛만 있는 거지 ? _ 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허니버터칩 탄생 신화는 사실일까 ? 허니버터칩의 나트륨 함량은 1일 권장량의 15% 수준인데 이 수치는 타사 상품인 감자칩 나트륨 함량보다 높다(포카칩 오리지널 13%, 수미칩 오리지널 12%). 그러니까 허니버터칩의 달콤한 맛은 짠맛을 줄인 결과가 아니라 짠맛을 감추기 위해서 단맛을 융단 폭격한 경우'이다. 또한 타사 제품보다 당류 함량도 더 높다. 대중이 신이 내린 맛이라고 극찬했던 맛의 비결은 달콤한 소금 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