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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독서중독 - 낮에는 양계장 김씨로, 밤에는 글쓰는 김씨로 살아가는 독서중독자의 즐거운 기록
김우태 지음 / 더블:엔 / 2016년 11월
평점 :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독서 담론 :
이 약 한 번, 좝셔봐봐
일요일 정오, 도서관에 갔다. 빌린 책을 반납만 하고 나오려다 마음이 허전하여 주마간산으로 서고에 갇힌 책을 훑었다. 책등만 구경하고 나오리라. 아, 등짝만 봐도 훈훈한 마음. 그때 눈에 띠는 책을 발견했다. << 소소하게, 독서 중독 >> . 당일, 모 알라디너가 이 책에 대해 언급한 글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연이 있나. 호기심이 생겨서 서서 읽기 시작했다. 1, 3, 5, 7, 9. 띄엄띄엄 열 꼭지 정도 읽다가 책을 덮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하지만 이 책은 독서를 빙자한 자기계발서1)에 불과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땡중 꼴이다. 그가 독서를 통해서 감탄하는 지점은 " 지적 탐구 " 가 아니라 " 책을 팔아서 성공한 사람 " 에 대한 선망이었다. 독서를 빙자한 자기계발서가 위험한 것은 독서 행위를 만병통치약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이런 상투적 목적어는 저잣거리에서 이 약 한 번 좝쉐봐봐 _ 라고 외치는 장돌뱅이 약장수 멘트와 다를 것이 없다. 그들은 항상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내뱉는다. 독서가 내 삶을 변화시켰어요 ! 정말 그럴까 ? 삶에 있어서 변곡점이 되는 요소는 독서 말고도 많다. 유감스러운 지적이지만, 책(독서 행위)는 당신의 삶에 있어서 많은 부분, 긍정적 변화(혹은 부정적 변화)를 주지 못한다. 설령, 변화를 주었다고 한들 그 효율성과 효용성은 미미할 뿐이다. 한의학에 의하면 : 사상 체질에 따라 약효가 제각각이듯이 독서 행위가 사람에게 미치는 효능도 제각각이다. 누군가에게는 독서보다는 여행이, 운동이, 음악이, 덕질 생활이 힐링과 소울로 작용한다. 사막을 경험한 사람은 쉽게 폐허에 대해 말하지 않고, 바다를 본 사람을 강을 보고 경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독서에 내공이 깊은 사람은 쉽게 " 독서 중독 " 운운하며 독서 예찬을 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통해 얻을 게 많다고 주장하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허세와 엄살이 심하고 지식의 깊이가 얕다. 김병완이나 이지성 같은 자기계발서 위주의 저자를 볼 때마다 깨닫게 되는 것이지만 그들은 지식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지식을 상품화해서 얻을 수 있는 이윤을 사랑하는 것 같다. 그것이 이런 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다 ■
1) 자기계발서의 성서이자 수학정석이며 성문영어'라 할 만한 << 시크릿 >> 에서 주장하는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마음이 만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주문은 허경영이 내 눈을 봐라 보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리와 다를 것이 없다. 자기계발서는 팔 할이 쓰레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