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 제가 MB 아바탑니까 ?
안철수는 토론과 하소연을 혼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탐관오리'에게 착취당한 농민이 한양에 상경하여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 문루에 달린 신문고를 두드리는 꼴. 안보를 주제로 토론을 하라고 했더니 룰은 무시한 채 느닷없이 둥둥둥 ~ 내가 안철수입니까, 갑철수입니까 _ 라고 묻질 않나, 정부 기관 개혁을 주제로 토론을 하라고 했더니 둥둥둥 ~ 내가 안철수입니까, MB아바타입니까 _ 라고 묻는다. 쌓인 게 많은 모양새이니 적패로다. 이 귀한 시간에 미래 비전을 선보이지는 못할망정 안씨 집안 민원 처리'나 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 국민의당은 네거티브 전략팀이 없는 모양이다. 네거티브 공격과 방어는 대통령 후보가 할 몫이 아니라 네거티브 전략 대응팀이 해야 할 몫이다. 무엇보다도 3차 토론회에서 안철수가 사용한 전략은 최악이었다. 그는 집요하게 갑철수입니까, MB아바타입니까 _ 라고 질문했지만 유권자는 이 질문을 평문으로 받아들인다. (안철수가 갑철수입니까, 라는 질문은) 안철수는 갑철수입니다, (안철수가 MB아바타입니까, 라는 질문은) 안철수는 MB아바타입니다. 이제 안철수는 MB아바타와 갑철수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누군가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 _ 라고 말하는 순간에 사람들 머릿속은 오로지 코끼리 이미지만 남는, 그 유명한 프레임 전략의 결과인 것이다. 그러니까 안철수가 나는 갑철수가 아니다 _ 라고 말하는 순간에 사람들 머릿속에는 오로지 갑철수 이미지만 남는다. 안철수는 그 사실을 모른다. 당장 내일부터 SNS상에 떠도는 단어는 갑철수와 MB아바타'가 될 것이다. 최악의 수다. 그가 제가 MB 아바탑'니까 _ 라고 물었을 때, 나는 문득 불국사십층석탑이 생각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