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기생충 열전 - 착하거나 나쁘거나 이상하거나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어 두 컴 컴 한   뱃 속 에 서   :






 

연가시와 쮸쮸바 




 


                                                                                                                                                                                                   톡소포자충이라는 기생충은 최종 목적지가 고양이 몸속이다. 고양이 고향인 모양이다. 그런데 직항 노선이 없다. 환승이 필요하다. 일단, 톡소포자충은 고양이와 자신을 이어주는 중간 매개체로 쥐를 활용하는데 쥐의 뇌에 침투하여 편도체(amygdala)에서 수작을 부린다.

" 백기 내리고 청기 올려 !  청기 내리지 말고 청기 올린 다음 백기 다시 올려 ! " 

편도체에서 수작을 부리는 이유는 편도체가 공포반응을 조절하는 기관이라는 데 있다. 그때부터 쥐는 겁대가리를 상실한 채 " 두려움 없는 삶 " 을 산다.  못 먹어도 무조건 go 다.   겁대가리를 상실한 쥐는 달밤에 고양이와 마주쳐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 시바, 드루와 ~  드루와 ~ "  고양이가 가만 있는 쥐를 가만히 둘 리 없다.  냉큼, 삼킨다. 톡소포자충은 꿈에 그리던 고양이 몸속으로 들어가 짝짓기를 하고 자손을 번식시킨다. 촌충 또한 최종 목적지인 새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중간 매개체로 가시고기를 이용한다. 촌충에게 감염된 가시고기는 명령에 따라 물 표면에서 어슬렁거다가 결국에는 새의 쉬운 먹잇감이 된다.

이들은 모두 " 바디 스내쳐 bodysnatcher (육체 강탈자) " 로 뇌를 조종해서 몸 전체를 장악한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육체 강탈자는 연가시이다. 연가시 성충은 물가에서 알을 낳는다. 냇물이 고향인 셈이다. 물속 생활이란 뻔해서 연가시 유충을 모기 유충이 잡아먹고, 연가시 유충을 잡아먹은 모기를 곤충이 잡아먹으면서 단계 단계, 계단식 먹이사슬 이동에 따라 종숙주인 곤충의 몸에 도착한다( 또 다른 방식은 직접 물가에서 뭍으로 기어나가 풀잎에 딱 달라붙어 있다가 풀을 뜯어먹은 곤충의 몸으로 들어간다). 이때부터 연가시는 행복한 타향살이를 한다. 몸속에 들어오는 모든 영양분은 연가시 몫이다.

다 자란 성충은 수십 센티미터'에 이른다고 하니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다. 숙주를 빨아먹을 대로 빨아먹은 연가시는 슬슬 껍데기에 불과한 쮸쮸바 껍데기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꾸민다.  연가시가 숙주의 자살을 유도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내보내면 숙주는 심한 갈증을 느껴 물가를 향하게 되고 좀비처럼 달밤에 터벅터벅 물가를 향해 걷는다.  내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냐, 내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냐 ~    숙주의 눈엔 촛점이 없다.  그리고는 인당수에 풍덩 !  물가에 도착한 연가시는 비로소 숙주의 똥구멍에서 빠져나와 알을 낳는다 - 는 이야기.

연가시 일가(一家)의 생활계획표를 보면 최순실 일가와 오버랩된다. 최순실에게 박근혜는 먹다 버릴 쮸쮸바 껍데기'이거나 핥다가 버릴 하드 나무 막대기'다.  최순실은 박근혜 몸속으로 들어가 이래라저래라하면 박근혜는 참모들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하고,  이래라저래라 명령을 하달 받은 충성스러운 아랫것은 최순실의 쮸쮸바에 불과한 보스를 위해 일하구, 절하고, 얼씨구. 이 과정에서 정부의 모든 이권 사업은 최순실에게 돌아간다. 빠가사리가 아니라면 호가호위가 천년만년 이어지는 신천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최순실은 숙주의 똥구멍에서 빠져나올 시기를 조율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녀가 국내에 있는 재산을 매각하고 해외로 빼돌리려는 정황은 이미 확인된 바 있으니 박근혜 정권 5년차에 돈을 갖고 튈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말 때문에 일이 꼬였다. 이제 슬슬 똥구멍에서 기어나올려고 준비하는 찰나에 말 뒤축에 숙주가 밟혀 죽은 꼴.  서민 교수의 지적에 의하면 연가시는 숙주의 위험에 민감하다고 한다. 연가시에 감염된 사마귀를 죽인 후 배를 살짝만 찔러도 기겁을 하고 몸밖으로 나온다고. 최순실이 지금 그 꼴이다.  JTBC가 쿡, 찌르자 화, 들짝 놀란 연가시가 세상 밖으로 나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어두컴컴한 배때기 속에 숨어서 호가호위를 일삼던 최순실 입장에서 보면 카메라 후레쉬 작렬하는 세상 밖은 지나치게 " 샤이닝 " 하니 오호통재다. 그녀가 박근혜라는 아바타를 이용해서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13조 원이라는 국가 세금이 투입되는 평창올림픽 이권 사업을 독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10%의 커미션을 챙긴다고 해도 1조3천 억이니 황홀한 커넥션이다. 그렇다면 < 미르 재단과 케이 스포츠 재단 > 은 그들의 최종 목적이 아니라 평창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사기극을 화려하게 꾸미기 위한 " 씨드머니 " 요, 평창으로 가는 길에 잠시 정차한 환승역이 아닐까.

물가에 도착하기 전에 뭍으로 나온 연가시는 과연 무사히 물가에 도착할 수 있을까 ?  참고로 연가시는 뭍에서는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1-02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매너나린 2016-11-0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생생한 공포입니다!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2 10:57   좋아요 1 | URL
안종범 박근혜가 시켰다고 바로 불더군요..
박근혜 각하 대통령 님께서 심기가 불편하실 듯... 얼마나 외로우실까...

결론 :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

매너나린 2016-11-02 10:59   좋아요 1 | URL
엄연한 박근혜 게이트인데 자꾸 최순실 게이트인냥 몰고 가는것이 영~~맘에 안듭니다!절대 어물쩡 넘어갈 일이 아닌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2 11:03   좋아요 1 | URL
제가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면 제목을 < 아가씨 > 라고 짓겠습니다..
한탕 크게 해서 북유럽으로 도망갈 계획을 꾸미는..

매너나린 2016-11-02 11:14   좋아요 1 | URL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도 울고갈.. 전 국민을 우롱한 전무후무한 사기극이죠..그런데도 아직 10%가까운 지지율이 형성된다니 참 통탄할 노릇입니당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2 11:41   좋아요 1 | URL
프레임에 속으면 안되죠.. 최순실게이트보다는 박근혜게이트이고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핵심이 아니라 박근혜의 헌정 농단이 핵심입니다.
박근혜는 주범 ! 물러나는 길만이 바른 길.

수다맨 2016-11-02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새누리당이 대통령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여야의 합의에 따른 거국중립내각 구성이었죠. 그런데 박근혜는 이것조차 거부하고 오늘 기습적으로 김병준을 총리로 세워서 `깜짝 개각`을 발표했더군요. 이정현이라는 인간은 김병준이 야권계 인물이니, 이번 개각이 거국중립내각이 맞다고 우기는 한심스런 작태를 보이고 있구요.
박근혜, 지금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하야를 요구하고, 그나마 파트너(?)인 여당이 중립내각이라는 최후의 대안을 제시했는데도, 이 사람은 여전히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정신 못 차렸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3 10:15   좋아요 0 | URL
꼼수 부리려다 아주 끝장을 볼 것 같습니다. 박근혜는 이제 끝났죠. 발악이 안쓰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