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근아비타불 관능음란보살  :

 

 

헐크에서 변호인까지

 

 

 ㅡ cbs 드라마 << 두 얼굴의 사나이, 1978 >>

 

 

 

범신론자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 나는 범성론자(pan-sexuality theory) 이다.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 빨개면 사과 - 사과는 맛있어 - 맛있으면 바나나 - 바나나는 길어 - 길면 XX ?!       라고 생각할 만큼 범성론을 절대적으로 신봉하지는 않지만 해석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꽤 근사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현상에 대하여 " 정무적 판단 " 을 내려야 할 때, 

여러 해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 컷 오프 " 시켜야 할 때, 내 선택은 범성론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나는  영화 << 실미도 >> 에서 실미도 훈련소'라는 장소를 사회로부터 컷-오프(임포텐츠)된 고개 숙인 남근'을  집중 치료하기 위한 남성 전문 병원'으로 해석했다.  발기 재생 프로젝트인 셈이다. 실미도 대원이 북으로 침투하기 하루 전날, 강성진이 울면서 출정을 앞둔 대원들을 향해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칠 때 임포텐츠 환자의 결연한 의지를 읽으며 쓴웃음을 지었고,   훈련소 막사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 임원희가 무성 영화의 변사가 되어 임의적으로 영화 속 대사를 번역(성우 놀이)하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는 핵심 주제'라고 생각했다.  임원희는 변사의 일인다역을 연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대대장님.. 아니 김 소위가.. 김소위 괜찮나 ?   좆도 괜찮습니다..  자기 좆은 자기가 지킬 줄 알아야지..  귀관의 좆은 귀관 혼자 만의 것이 아니다..  네, 꼭.. 빳빳하게 살려 돌아가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무사히 빳빳하게 살려서 돌아가 영숙이에게 꽂아줘야지..  영숙이가 아니라니깐..   영숙이도 해 주고..   숙자도 해 주면 되지.. 뭘 그래.. "  이토록 노골적인 남근 선망 메시지'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영화 << 실미도 >> 를 10자 이내로 줄이자면 " 좆도 괜찮습니다 ! " 이다.  이런 주제를 가진 영화가 천 만 관객 영화'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했다.  발기된 남근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비단 한국 영화만은 아니다.

<< 킹콩 >> 을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이종 교합에 대한 백인 사회가 선보이는 신경절적 반응(혹은 거대 남근에 대한 남성의 질투)으로 해석하거나,  cbs 드라마 <<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 1978 >> 를 발기한 남근 괴물 캐릭터'라고 주장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곤 했다.   


 

- 철근도 뚫는, 솟아오르는 남근을 보라 !

비실비실한 브루스 배너 박사'가 근육이 팽창하여 헐크가 되는 과정은 누가 봐도 " 발기 " 다.  오 센티미터가 씹 센티미터'가 되는 " 오, 아크로바틱적 마술 " 을 경험한 사춘기 소년이라면,  배우 빌 빅스비(신장1m75cm)가 보디빌더 루 페리그노(신장 1m94cm)로 변하는,  근육이 팽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발기된 남근을 떠올리는 것은 나쁜 상상력이 아니라 건강한 상상력'이다.  내가 이소룡의 잔 근육보다 루 페리그노의 엠보싱 근육에서 성적 함의를 발견하는 까닭이다. 근육이 팽창하여 옷이 찢어질 때, 아......  보라, 저 단단한 하드ㅡ바디를. 돌이켜보면, 왜소한 체격을 가진 빌 빅스비를 브루스 배너 박사 역으로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고개 숙인 남자, 쪼글쪼글한 개불 같은 남자, 발기부전의 현현이 바로 브루스 배너 박사'인 것이다. 그런 그가 헐크로 환생하여 자동차 지붕 뚫고 하이킥을 날리는 것이다. 나는 " 발기된 남근 " 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미국의 창발적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일상 곳곳에 남근이 존재하다니. 이처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근 괴물은 생각보다 많다. 가장 대표적인 괴물이 영화 << 에이리언 >> 에 나오는 에이리언일 것이다(다들 아시다시피 에이리언을 창조한 H.R 기거'는 남근 이미지를 그림 속에 투사한 화가로 유명한 예술가'였다). 발기된 남근 이미지'는 비단 시각화에 그치지 않는다. 이 이미지는 은유적 방법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계기로 분노한 남성이 악당들을 물리칠 때 발기된 남근 이미지'가 차용된다.  핏발 선 눈동자,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이 악물고 주먹 꽉 쥘 때 솟는 핏줄은 영락없이 하드바디한 팽창을 떠올리게 만든다.  피가 쏠린 얼굴은 귀두 같다. 솟아라, 힘 ! 액션 영화 속 하드-바드'만이 아니다. 정의의 문제를 다루는 사회 고발성 영화'도 종종 발기된 남근 이미지를 차용한다.  대표적인 영화가 << 변호인 >> 이다. 송변(송강호 분)이 법정에서 "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 "  라고 외칠 때, 핏발 선 송우석 변호사의 얼굴은 터질 것만 같다.  범성론자인 나는 이 장면에서 헐크가 떠올라서 곤혹스러웠다. 

대한민국 주권을 이야기하는데 남근을 떠올리다니. "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정력은 남근으로부터 나온다.  남자란 남근입니다 ! "  오, 맙소사.  이런 환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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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4-20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근아미타불 관능보살. 이 떠오르는 글이올시다.
헐크를 워낙 어린 시절에 잠깐 봐서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그렇게 해석할 수 있군요.
귀두하시니, 블루클럽 광고(?)플래쉬가 떠오릅니다.
블루클럽에서 머리 자르면 죄다 그 모양(?)이 된다고 하는데... 아무튼 그 플래쉬는 오인용 못지 않은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1 17:37   좋아요 0 | URL
남근아비타불.. 요거맘에 들어서 제가 좀 써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즘도 블루 클럽 있ㄴ요 ? 한때 엄청 유행하더니... ㅎㅎㅎㅎㅎㅎㅎ
요즘은 귀두머리하는 데 별로 없나 봅니다...
ㅋㅋㅋㅋㅋㅋ 귀두머리.. 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4-2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듣고보니 그러네요. 헐크를 `발기된 남성 이미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뉘.
사춘기 소년들이 헐크에 광분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1 17:37   좋아요 0 | URL
헐크 자체가 발기된 남근 이미지입니다...
아무리 봐도 전.. 헐크 하면 발기된 거시기 생각이 떠올라서...ㅋㅋ

2016-04-22 0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2 18:42   좋아요 0 | URL
당근 오타가 아니죠.. ㅎㅎ

원래는


남근아비시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