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는 7시에 떠났네

                                           출판사를 먹여 살리는 대표 작가인 경우 표절 논란이 발생하면, 출판사는 작가를 뒤로 빼고 자신이 앞으로 나서서 방패 역할을 한다. 작가가 직접 해명을 하면 구질구질한 변명처럼 보이니 대변인을 구한다. 주로 한식구인 경우가 많다. 저잣거리에 깔리는 멍석은 고상한 문학계답게 문예지 따위로 변한다. 그러니까 질펀하게 놀라고 깐 멍석의 다른 이름이 문예지이다. 문예지는 보통 출판사가 운영한다. 쉽게 말해서 출판사가 스폰서인 경우다. 대변인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글쟁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실을 수 있는 지면을 얻는 것. 전투사 역할을 자임하면 지면을 얻을 기회는 높아진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더 ! 결국, 표절 논란에 휘말린 작가가 이리저리 해명하느라 흙탕물에 빠지는 꼴은 볼 수 없다.

작가 입장에서도 굳이 자신이 해명을 하지 않아도 제3자가 알아서 하니깐 말이다. 쉽게 말해서 지원군이 든든하다는 말씀. 조경란의 표절 논란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녀는 뒤로 쏙 빠졌고, 3자들이 서로 다퉜다. 그때 조경란은 해외 팔도유람을 다니며 세상물정을 관찰했으니, 논란이 잦아들자 들고 나온 책이 << 백화점 >> 이란 에세이였다. 이 뜬금없는 관심사에 의, 아했던 적이 있다. 책소개글을 보면 표절 논란( 2008) 이후의 동선이 보인다.

 

  

소설가 조경란이 이야기하는 쇼핑의 기쁨, 쇼핑의 고통, 쇼핑의 가치.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백화점을 직접 조명한 문화 에세이다. 백화점이라는 '장소'가 현대인들에게 갖는 의미와 기능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 책은 현장 취재와 자료조사를 통해 깊이와 넓이가 더해져 오롯이 백화점을 다룬 최초의 논픽션이 되었다. 처음 책의 주제가 제안된 것은 2009년 말이었다. 백화점은 언제부터 그리고 왜 우리에게 이토록 의미심장한 공간이 되었을까? 백화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가는 평소 익숙하게 다니던 서울과 도쿄의 백화점들을 새롭게 취재하고, 다양한 참고문헌과 자료를 조사했다. 책의 집필은 201011월부터 20114월까지 177일 동안 이루어졌다.

  

 

놀다, 온 것이다. 본인 때문에 여러 지면에서 앙칼진 말방구 가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문단을 생각하면 고고하고 도도한 태도였다. 그녀는 지금도 그때 일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윤식 표절 논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뒤로 빠졌고 제자들이 앞에 나와 이명원과 (앙칼진말방구) 풍선 놀이를 했다. 그는 뒷짐을 진 채 이 놀이를 관망하다가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끝냈다. 사실, 신경숙 표절 논란은 이응준 작가가 제기해야 할 게 아니라 문학을 가르치고 문학 평론을 하는 사람들이 해야 될 몫이다. 그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니 성질 급한 작가가 300를 찍기로 한 것이다. 문단, 나아가 문학평론이 얼마나 병들었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언제부터인가 문학평론가는 출판사의 거수기, 혹은 홍보부장이 되었다.

기껏 한다는 게 소설 부록에 해당되는 평론을 쓰는 일이다. 말이 좋아서 평론이지, 출판사의 보도 자료를 길게 쓴 것에 불과하다. 출판사가 소설에 실릴 평론을 청탁하는데 어느 평론가가 신랄하게 평론할까 ? 눈 뜨고 못 봐줄 정도여도 성찬은 이어진다.  " 이 소설은 눈 감고 상상하기에 탁월한, 전무후무한 소설이다, 압권이다 !!!!!!!!!! "  할 말 없으면 전복적 상상이 돋보인다고 말하고, 현대인의 불알을 예리하게 포착했다고 말한다. 내 말이 믿기지 않으면 평론이 실린 소설책을 꺼내서 한 번 읽어보시라. 전복과 불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은 평론을 찾는 것보다 이 두 단어가 들어간 평론을 찾는 게 쉬울 판이다. 이처럼 작가 - 출판사 - 문단은 서로서로 칭찬하며 눈 감는다. 말이 좋아 문학상이지 돌려막기다. 오늘은 내가 하고 내일은 네가 하는 방식. 그 나물에 그 밥. 언제부터인가 문학상에 거론되는 소설(가)보다 문단과 거리를 둔 작가를 신뢰하는 경향이 생겼다. 적어도 그들은 아첨을 하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문학상을 받기 위해서는 출판사나 문단에 밉보이면 죽음이다.

내가 보기엔, 이응준 작가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그는 평생 문학상을 받을 자격을 상실했다. ? 침묵의 쓰리 콤보 집단에게 밉보였으니까. 한국 소설이 재미없는 이유는 말 그대로 재미가 없기 때문인데 문단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가 하면 순문학이고, 남이 하면 장르 소설이란다. 어떤 이를 경계 문학이라고도 한다. 차라리 문지방 문학이라고 해라. 지랄 같은 등단 제도 만들어서 끼리끼리 마스터베이션하지 말고 자유롭게 월경해라( 등단 제도는 일본과 한국 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응하는 신경숙의 신경전은 안 봐도 뻔하다. 개인적으로 신경숙 소설에는 관심이 없다. 반짝거렸던 초기 작품과는 다르게 이후에 나온 소설들은 모두 생기를 잃고 기계적으로 써내려간 소설들이었다. 뮤즈가 그녀 곁에서 떠난 것일까 ?  신경숙 소설로 먹고 사는 출판사는 자신이 소속된 문예지를 통해 이응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할 것이고, 지면 할당에 목마른 사람은 전투사가 되어 싸울 것이다.

내가 보기엔 문학동네가 적극적으로 이응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까 싶다. 혹은 조선일보가 지면을 할당할 것이다. 그녀는 동인문학상(조선일보) 종신 심사위원이라는 크라운을 머리에 쓴 인물이니깐 말이다. 빛나는 ~ 크라운을 쓰신 언니께 ~ 어따대고 지적질이야 ! 라는 논조가 아닐까 ? 뭐, 좋다. 한국 소설에 흥미를 잃은 지는 오래되었으니 관심도 없다만, 문단이 집단적으로 공주병에 걸리는 것은 꼴불견이다. 언론사는 " 표절이 있던 자리 " 를 지적하며 조목조목 따질 것이다. 지금쯤, " 어디선가 나(신경숙)를 찾는 전화벨 " 이 울릴 것이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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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6-1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지방 문학! ㅋㅋㅋㅋㅋ
우리나라 문학계도 알고보면 살벌하네요. 조폭 같아요.
곰발님 글 읽으면 정말 예상도가 그려지네요.
말하자면 이응준은 내부고발자가 된 모양인데
그 사람은 좀 누군가 보호해 줘야하지 않을까요? 힘 없는 독자라도...
설마 생각없이 터트린 건 아니겠죠.ㅠ

진짜 이 문단 제도 없어져야 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7 14:52   좋아요 0 | URL
즐겨찾기에서 -1이 빠졌네요.

신경숙 열성 지지자`가 내 글 보고 속상하셨던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5-06-17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은 창비가 먼저 방패막이를ㅠㅠ 창비가 그러면 안되는데ㅠㅠ

공과를 구분짓지 못하는 건 우리 나라 특유의 풍토병인지도....^^;;

그나저나 김윤식 아닌가요??이윤식이라고 쓰셔서☞☜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7 15:59   좋아요 0 | URL
이윤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윤석과 헷갈렸씁니다. 김윤식이죠...

스윗듀 2015-06-1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걸 신경숙해명 터지기 전에 읽었어야되는데 ㅋㅋㅋ 곰발님 계속해서 글 올려주세요 좋아요 지원은 해드릴게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8 06:2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좋아요 지원이라는 말이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