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 계 

 

닭이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통치하던 지구는 2312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 2312년이 외계 대연합 연정 원년이다. ) 지구 해방 전투에서 승리한 외계(外鷄) 대연합 연정‘은 지구를 통치한다.  닭은 살아남은 인간을 식용으로 가축화하는데 성공한다. 원년 198년 일이다. 닭이 어떻게 지구 정복자가 되었는지 묻지 마라. 자세한 내막은 나도 모른다. 그냥 방사선 누출에 의한 돌연변이'라고 하자. 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원전에서 흘러나온 감마선에 노출된 닭은 인간의 지능과 독수리의 날개. 그리고 사자의 몸을 가지게 되었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던 오리와 닭 쫒던 개는 추방되었다.  한때 닭을 삶아 먹고 기름에 튀겨 먹던 인간은 거꾸로 닭이 인간을 삶아 먹고 튀겨 먹는 시대로 바뀌었다.

 

그 누가 상상했겠는가 ? 닭은 인간을 맛 좋은 간식으로 개발했다. 4년마다 열리던 월드컵은 막을 내렸고 그 자리를 < 치킨-런 > 대회'가 차지했다. 지구를 정복한 닭은 인간을 사육하기 시작했다.  좋은 육질을 얻기 위해 그들은 잔인한 방식으로 인간을 사육했지만, 그 옛날 인간이 닭을 사육했던 방식에 비하면 그리 잔인하지는 않았다. 본 기자는 업체 1위인 외계 대연합 바른 먹거리 육가공업체 차카차카치키치키치킨社 를 방문했다. 때마침 사내 스피커에서는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가가 흘러나왔다.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초 ~ 밝은 기운이 감돌았다. 외계 대연합 바른 먹거리 육가공업체 관리인 카잔차치킨 씨의 설명이다. “ 인간이 애를 낳으면 우리는 바로 손가락 열 개’를 자릅니다.

 

그리고 이빨이 나면 모두 뽑습니다. 인간이란 짐승은 싸움을 좋아해서 손가락을 자르지 않으면 동료 몸에 상처를 주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떨어지죠. 그걸 방지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인간이라는 놈들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영악한 짐승이라는 데 있습니다. 관리가 소홀하면 탈출하는 예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손목만 남기고 손가락을 모두 절단하지요. ”관리인은 우리를 인간 사육장 안으로 안내했다. 인간들은 모두 1평 남짓한 독립된 공간 안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한때 만물의 영장이었던 인간은 이제 고깃덩어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생후 1년이 안된 신생아'는 저염장 특상품으로 팔려나갔고, 여성들은 가임 기간 동안 출산 및 신선한 우유 공급자로써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반면 남자들은 3년 안에 도살된다고

 

목장 관리인 카찬차키친 씨'가 힘주어 말했다. 공간이 워낙 협소해서 누워서 잘 수도 없는 공간이었다. 그들은 서서 잠을 잔다. “ 아기가 태어나면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어 각자 포육실로 이동합니다. 수컷은 정액받이가 아닌 놈은 모두 불알을 거세하죠. 불알이 달린 고기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육질에서 비린내가 나죠. 소비자는 이 맛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수컷 정액받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거세를 하고 있습니다. " 기자가 떼어 낸 불알은 어디에 쓰냐고 물었더니 다꼬꼬 씨는 날개를 퍼득이며 말했다. " 돼지 먹이로 주고 있습니다. 지구를 정복했던 인간 수컷의 말로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 " 그는 말을 계속 이었다. " 인간을 가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오랜 사육 기간이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인간이 성장하기까지는 평균 20년이라는 긴 성장기를 거치죠. 그만큼 사육에 따른 시장 공급가‘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회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성장 촉진제와 우수한 육종 개발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차카차카치키치킨 타이슨 푸드 최상급 상품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5년 성장 기간은 3년으로 획기적으로 줄었습니다. 생후 3년이면 평균 15살 성인의 체중에 가깝게 도달합니다. 자 다음은 포육실로 이동하실까요 ? “ 우리가 포육실로 이동했을 때 여성이 막 출산을 한 후였다. “ 저희 회사는 출산과 동시에 어미와 새끼를 분리합니다. 새끼에게는 젖을 주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 자체에서 개발한 성장 촉진제를 먹이지요. 여기 있는 여자들은 모두 출산용입니다. 

 

임신 주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새끼에게 젖을 먹이지 않아요. 젖이 분비되면 수태’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출산을 한 암컷은 15일 동안 평균 끼니의 30%만 지급됩니다. 그래야지 바로 임신이 되기 때문이죠.  방목장으로 이동하실까요 ? " 차카차카치킨치킨 타이슨 푸드社 관리인이 방목장이라 쓰여진 건물 앞에 섰다. " 자, 여기는 방목장입니다. 여자 50마리에 남자 1마리를 방목하죠. 인간은 유일하게 인공 수정이 까다로운 가축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수컷과 암컷의 직접 교접으로 수태를 하죠. 보이시나요 ? 저기 보이는 놈이 수컷입니다. 저 녀석이 보기에는 오징어 같이 꾀죄죄해도 성욕만큼은 무척 강한 놈이죠. 한때 정자왕이란 별명으 붙었던 놈이죠. 제가 한 번 불러보죠. 어이 곰곰생각하는발 이리 온 ! “ 

 

관리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곰곰생각하는발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남자가 다가왔다. ” 이 녀석은 하루에 50번 정도 방사를 합니다. 기자님 앞에서 이런 쌍스런 표현을 써서 거시기하지만......  이 녀석은 거시기가 썩어문들어져도 할 놈입니다. 개똥 같은 정력을 가진 놈입니다.  침대에 누운 후 21시간 동안 진동 바이브레이터‘가 이 녀석이 사정하는 것을 도웁니다. 자... 이번에 가공실로 가 보실까요 ? “ 가공실로 들어서자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 여기가 가공실입니다. 저희는 마취를 시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는 화학물질이 육질 속에 스며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샤워실에서 몸을 적신 후 전류가 통하는 물통‘에 빠트려 감전시킵니다.

 

일시적 마비상태죠. 신선한 재료를 위해서 저희가 개발한 도살 방식입니다. 약한 전류가 죽지 않을 만큼 흐르기 때문에 기절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기절하지 않는 놈이 있기도 하죠.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환경 시민 단체에서는 인권을 이야기하던데 짐승 같은 놈들에게 무슨 인권입니까? 소, 돼지 그리고 우리의 조상 격인 닭에게 자행했던 짓을 보십시오. 인과응보입니다. ” 끝으로 기자가 향한 곳은 역사관이었다. 이곳에는 우리 조상이 인간에게 학대받았던 온갖 자료가 보관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두 개의 초상화였다. 하나는 박근혜였고, 다른 하나는 박정희였다. 카잔차키친 씨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 인간들은 한때 우리를 치느님이라 불렀죠. 전지현은 치맥을 중국에 전파해서 우리 종족을 멸종시킬 뻔했습니다.

 

그 시절 우리는 병아리 냉가슴 앓았습니다.  전지현은 아이히만 같은 인물이었어요. 쥐도 아니면서 쥐 죽은 듯 살아야 했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 카잔차치킨 씨는 말하는 내내 울먹이다가 드디어 통곡했다. 꼬끼요오오오오,  꼬끼요오오오오오 ~~~  "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뜰 날이 오더군요. 닭이 인간을 지배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정권입니다. 그리고 그 아버지입니다. 인간들은 닭그네와 다카기 마사오'라고 읽더군요. 우리는 닭 그대와 닭고기 맛있어'라고 읽습니다만.... "

 

 

 

 

 

+

 

위에 사례는 실제로 인간이 가축인 닭이나 돼지에게 가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내가 이 글에서 묘사한 사육 방식은 인간이 닭을 사육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출처는 << 죽음의 밥상 / 피터 싱어, 짐 메이슨 >> 이다.  소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동료가 전기톱에 의해 12등분으로 나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그 소라면 ?  우리가 애견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애완동물은 거의 대부분 씨받이 새끼들이다. 그들은 한 평 감옥에서 죽을 때까지 새끼만 낳다가 죽는다. 백 퍼센트 순종에 대한 욕심이 부른 결과이다. 짐승을 사랑한다면 상업화된 애완동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애완 동물'을 거래하면 안된다. 닭 사육장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경악하게 된다.  닭장에 갇힌 닭은 뒤돌아서기도 힘들 정도로 협소한 공간에서 그 자세로 서 있다. 죽을 때까지 그 협소한 공간에서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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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4-08-0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1등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6 13:44   좋아요 0 | URL
참 잘했어요 !

todd 2014-08-06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동물을 먹지만 평생을 잔인하게 사육되고 죽임당하는 동물들을 생각하면 죄책감이 들때가 많아요 ㅠㅠ 가끔 저 짓들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인간으로 표현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생각만 할뿐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잔인하고 비정한 인간의 하나일 뿐입니다..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6 15:08   좋아요 0 | URL
저도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고기 섭취량을 줄이려고 노력은 합니다. 옛날만큼 고기 식탐주의자는 아닙니다. 고기 소비량을 절반만 줄여도 지구 환경은 어마어마한 이득을 볼 겁니다. 그것만큼은 확실하죠. 중국인이 부자가 되면서 고기 소비량이 촉진되어서 이젠 지구가 망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즐인 2014-08-0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째 온갖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류를 점점 파멸로 이끌어가는 느낌? 칼로 망한자 칼로 망하고, 과학 기술로 흥한 자 과학 기술로 망하리라..중국인이 부자가 되는 것도 다 과학 기술 + 자본주의화의 결과니까요..소 한 마리가 해치우는 녹지의 양이 어마어마하다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6 15:32   좋아요 0 | URL
호주는 호주에 살고 있는 인구수보다 소수가 더 많다고 하잖아요. 한때 곡물 파동이 일어서 왜 굴머죽는 사람 많았잖습니까. 폭동도 일어나고 말이죠. 이게 다 소에게 비싼 곡물을 줘서 그렇습니다. 잉카 제국에서 옥수수는 신이 준 선물이라 해서 신성시했는데 이제는 소 먹이로 전락했습니다. 여기에 가축이 쏟아내는 분료가 엄청나서 이산화탄소의 주범이라고도 합니다. 육식을 끓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이 육식 습관을 절반 정도로 줄여야 하는것은 시급한 현실입니다. 저는 치킨을 한 달에 두 번 정도 먹는데 이젠 하번으로 줄여야 할까 봅니다.

풀무 2014-08-06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나자 마자 손가락 열 개를 자른다는 데에서 정말 기발하다 그럴 것 같다며 무릎을 탁! 쳤는데,
이게 지금 인간들이 닭에게 행한다는 마지막에서 또 충격 먹음요. 헐.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6 19:49   좋아요 0 | URL
실제로 그리 한다고 한답니다. 정말 끔찍하죠 ? 그리고 돼지 같은 경우는 씨받이 돼지는 무조건 먹는 양의 30%만 준다고 합니다. 굶어야 수태가 된다고 하나 봐요. 결국 씨받이 돼지는 평생 굴주림에 새끼 낳는 고통만겪다가 죽는 꼴입니다.

풀무 2014-08-06 19: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그 돼지가.. 씨받이 아니라 혹시 씨내리 수컷 돼지 아니우..? ^^;
제가 늘 궁금했던 게 사람들이 식욕이랑 성욕을 비교 많이 하잖아요.
근데 여튼 전 그런 비교를 들으면서 어.. 난 둘이 상충관계인데 이상하다 그런 적이 많았거든요.
그러니까 전 배부르면 거의 그 생각이 안 나는데 배가 고프면 맹렬히 고개를 처들거든요. (읭)
여튼 그러던 중 어떤 과학잡지에서 남자는 배고플 때 성욕이 높아지고 여자는 그 반대 경향이 많다는 문장을 접하고 위안을 얻었다는.. (읭..) 아마 돼지도 그래서 굶기나 보네요. 아 정말 사람이 젤 무섭다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6 20:23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 글구 보니 그런 거 같네요. 씨받이와 씨내리를 제가 혼동하고 있었나 봅니다.
출처를 제가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굶어야 성욕이 생기는구나. 이 세상 모든 짐승은.......
하긴 저도 배부르면 그냥 잠만 자고 싶더라고요.

돼지가 아닌가 봅니다. 소인가 ?! ㅎㅎㅎㅎ 하여튼 어디서 읽었는데 출처를 찾을 수가 없군요..

풀무 2014-08-06 20:48   좋아요 0 | URL
뭐 어쨌든 곰발님 글 쓰신 의중이 제게 충분히 와닿았습니다.
게다가 거의 단락마다 깜딱깜딱 놀람서 읽었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