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바톤 핑크
조엘 코엔 감독, 존 터투로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의 빠떼루.

 

 

 

 

 

 

 

 

슬링 : 아이에게 " 원초적 장면 " 이 발각되면, 당황한 부모가 내놓는 궁색한 변명. " 울지 마, 엄마 아빠 레슬링 하는 거야 ! " 빅 매치, 승리는 언제나 엄마를 깔아뭉개던 아빠가 차지. 세상 모든 엄마들은 숨죽인 비명, 소리 없는 아우성.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대한민국은 < 아 > , 일본은 < 응 > , 미국은 < 오 >, 소련은 < 이 > 노무새끼. 하지만 중국은 의뭉스러워서 도통 알 수가 없었던 신음. " 아 " 인지, " 응 " 인지, " 오 " 인지... 어느 때는 " 아 " 이고, " 어느 때는 " 응 " 이고, 어느 때는 " 오 " 여서 < 애 > 매모호했던 신음.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청음. 종종 엄마가 아빠를 깔아뭉개는 기적을 연출해서  열쇠 구멍'으로 관람하던 프로이트의 아이들은 여성 상위'를 응원하기도 했다.  "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렇듯, 레슬링은 뱃놀이와 더불어 어른들이 가장 즐기는 < 2대 야간 실내 스포츠 경기 > 가 되었다. 원초적 장면이 강렬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올림픽 경기를 중계할 때 레슬링 시합'이 나오면 자꾸 후배위 장면'이 떠오른다. 더군다나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부른 " 사랑의 빠떼루 " 는 내 생각을 고착시켰다. " 나를 사랑으로 채워줘요 / 사랑의 빠떼루가 다 됐나 봐요 / 당신 없인 못살아 정말 나는 못살아 / 당신은 나의 빠떼루 / 한번 더 나를 안아주세요 / 가슴이 터지도록 안아주세요 / 사랑의 약발이 떨어졌나 봐 / 당신이 필요해요....... " 빠떼루 자세가 나오면 고개를 외면하게 된다. 한 남자는 엎드려서 엉덩이를 상대편 남자에게 들이밀고, 상대편 남자는 그 엉덩이를 덮치기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 

 

내가 아무리 이건 스포츠야,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 오해하지 말자 !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 오해하지 말자 ! 라고 해도 내 뇌하수체'는 사랑의 빠떼루를 떠올렸다. 아아, 저 자세는 내가 만리동 이화장 여관에서 시범을 보였던 자세가 아니었던가. 그때 여자는 오르막에 오르면서 말했다. 아아,  30초만 숨쉴 수 있는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아크로바틱한 체위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하기로 하자. 할 말이 많다.

 

 

언제부터인가 온가족이 모여 티븨를 시청할 때는 발레와 함께 상영 금지 목록에 오른 스포츠 관람이 레슬링이었다. " 레슬링을 동성애 섹스와 연결하는, 이런 음란한 상상을 하는 놈은 이 지구상에 홍진영과 나뿐이겠지 ? " 라고 생각할 무렵,  우연히 코헨 형제가 만든 << 바톤핑크 >> 라는 영화를 보았다. 레슬링 영화'였다, 빠떼루 영화'였다, 놀랍게도 동성애를 다룬 영화'였다. 얼뜨기 범성론자인 나는 이 영화를 살인마 찰리( 존 굿맨 분 )와 극작가 바톤 핑크( 존 터투로 분 ) 사이에서 벌어지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 핑크 러브 스토리 "로 이해했다. 그들은 " 썸 " 을 타고 있었다. 영화 속 인물 이름은 감독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노래 한 곡 듣고 가자. 봉천동 정기高 나온 소유 양이 부릅니다. 썸 !

 

 

 

일단 < 네이버 영화 > 에서 제공하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41년 뉴욕시. 바톤 핑크(Barton Fink: 존 터투로 분)는 보통 사람을 찬양하는 드라마를 써서 유명해진 극작가이다. 핑크의 대성공을 들은 헐리웃 영화계는 그를 스카웃하려한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진출을 망설이지만,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매니저의 권유로 LA로 간다. 기대와 불안감을 안고 캐피탈 영화사 사장인 잭 립닉(Jack Lipnick: 마이클 러너 분)과 첫 대면을 가진다. 수다스럽고 돈밖에 모르는 잭은 핑크에게 레슬링 시나리오를 써달라 부탁한다. 제안을 받아들인 핑크는 호텔로 돌아와 크게 후회한다. 레슬링을 본적도 없기 때문이다. 난감해진 핑크는 단 몇줄만을 써놓은 채 있다가 옆방에서 나는 남자의 울음소리, 그 소리가 시끄럽다고 불평했다가 찰리(Charlie Meadows: 존 굿맨 분)에게 얻어맞을 뻔한 일을 계기로 그와 친한 친구 사이가 된다. 핑크는 시나리오가 진전이 없어 고민하던 중 우연히 작가 W.P. 메이휴(W.P. Mayhew: 존 마호니 분)를 만나게 된다. 메이휴는 알콜 중독자로 타락하여 그의 비서 오드리(Audrey Taylor: 주디 데이비스 분)가 대필을 해주고 있는 형편이다. 잭 립닉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할 시간은 다가오고, 작품은 안 되었고 할 수 없이 오드리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서로 외로운 처지의 두 사람은 핑크의 집에서 하룻밤 사랑을 나눈다. 잠에서 깬 핑크는 피투성이가 된채 살해된 오드리를 보고 경악한다.

 

- 네이버 영화 제공

 

 

코헨 형제는 민중 봉기를 다룬 연극 대본으로 유명해진 바톤 핑크를 동성애자(PINK : 빨갱이, 동성애자 )로 설정한 후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름을 핑크(FINK : 파업 파괴자, 경찰관 ) 로 만든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듯, < P > 를 < F > 로 바꾸자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 PINK- FINK 짝패 " 는 "  DR. JEKYLL- HYDE " 짝패와 유사하다. 그들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관계다. 민중을 찬양했던 동성애자 바톤핑크는 자본가 밑에서 일을 한다. 그는 동성애 사랑 대신 동성 간 싸움을 다루는 시나리오를 쓴다.  그것은 < 위장 > 에 해당되지만 동시에 < 생존 > 을 위한 선택이었다. 메카시 열풍이 말해주듯이 미국 사회는 빨갱이와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규정했고 색출했다.

 

 

 

 

- 사랑의 빠떼루'가 다 됐나 봐요

 

미국식으로 말하자면 PINK는 민주당 지지자'이고, FINK는 공화당 지지자'다. 그리고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PINK는 " 종북좌파 게이 " 이고, FINK는 " 종미우파 쌍놈 " 이다. 영화는 바톤 핑크의 정체성을 숨긴 채 끝까지 간다. 결국 이 영화는 코헨 형제가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난해한 영화'로 남았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코헨 형제는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 않았다.  ( 박근혜 성대 모사로 ) 영화평론가도 속고, 관객도 속고, 나도 속고, 네. 네네네. 그렇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 지금 대전은요 ?

 

 

 

 

 

이 영화에 대한 100자평을 날리자면 : 찰리와 핑크'는 한 번 하고 싶으나 뿌리 깊게 내린 호모포비아 때문에 하지 못한 슬픈 사랑 이야기'다. << 브로큰백마운틴 >> 의 1941년 검열 버전'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  이 영화는 동성애 영화'다.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면 답은 쉽게 풀린다. 핑크와 잠을 잔 여비서를 죽인 사람은 당연히 찰리다. 왜 ? 사랑에 눈이 멀어서 ! 찰리는 " FINK " 가 " PINK " 란 사실을 안다. 그는 PINK와 한판 하고 싶다. 침대에 묶인 바톤을 풀어주기 전에 갖은 빠떼루' 장면은 진정 아름다운 정사'라 할 만하다. 그들은 " 빠떼루 " 를 가장한 " 후배위 " 자세로 붙는다. 헐떡인다. " 피곤하게 힘 빼지 말고.... 사랑한다 말해줘 ! " 훅 들어왔다 훅 나간, 짧은 사랑은 강렬했다.

 

끝으로 레슬링은 남녀 혼합 경기가 가장 흥미진진하지만, 남남 경기나 여여 경기'는 재미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순히 취향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후배위를 지지한다. 좋은 사회는 동성애자가 숨죽여 사는 사회가 아니라 자유롭게 숨쉴 수 있는 사회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고 나서 얼토당토않는 내 해석에 분노한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

 

 

 

 

 


 

 

 

덧대기

 

1. 핑크'가 머무는 낡은 호텔의 이름이 EARL(E )이다. 이 단어는 백작  혹은 남자 이름'을 뜻한다. 그러니깐 얼' 호텔은 남성형'이다. EARL 호텔은 < 금남/禁男의 집 > 이 아니라 < 禁女의 집 > 이다. 영화 << 샤이닝 >> 에서 오버룩 호텔과 잭 토런스( 잭 니콜슨 분 )을 동일시하듯이, EARL 호텔과 남성 육체는 동일시된다. 여성은 접근 금지된다. 내부로 침입한 여성은 살해된다.

 

2. 비가 촉촉히 내려 당신 가슴을 적십니다. 지금 로스팅한 커피 한 잔 어떻습니까. 분위기 있는 곡 하나 띄웁니다. 홍진영의 사랑의 빠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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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2014-07-2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ome places are like people.. 어쩐지..
호텔 분위기가 후줄근 야리꾸리하고 찰리의 눈빛이 너무 끈적끈적하다 했음..
늘 땀에 젖어 있으면서 숨을 헐떡거리고..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5 09:08   좋아요 0 | URL
그림 좀 추가했습니다. 전 미스테리 중 하나가 왜 평론가들이 이 영화의 호모포비아를 말하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제가 보기엔 영락없이 바톤과 찰리는 동성애 관계거든요. 확식히 빠떼루와 러브'는 연관이 있습니다. 홍진영이 그러잖습니까. 사랑의 빠떼루를 채워달라고 말입니다.

풀무 2014-07-25 14:5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요즘 같았으면 누군가 언급했을지도.. 이 영화 개봉이 1992년 늦가을, 초겨울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울나라 평론 토양이 참 거시기했죠..

그나저나 요즘 가끔 포털 대문에서 홍진영, 홍진영 하면 전 홍진경이 음반냈나 했었는데 따로 가수가 있었군요. 완전 첨 들어요. 사랑의 빳떼루!!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5 16:21   좋아요 0 | URL
바톤핑크가 극장에서 개봉을 했군요 ? 하긴.... 칸느 영화제 대상 정도면 극장에 걸릴 만한죠.
홍진영 가수 모르시는군요.. ㅎㅎㅎㅎㅎ. 저 노래방 가면 가끔 사랑의 빠떼루 부르곤 합니다.
빠떼루 빠데루 하니깐 갑자기 만화가생각나네요. 멋지다 마사루'인가? 뭐, 그런 만화........

요즘은 어째 만화가게도 거의 없습니다.

마태우스 2014-07-2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도 처음엔 레슬링이 저게 뭔가 싶었는데 내공이 깊어지니까 스포츠로만 보였답니다. 글구 홍진영도 섹시함으로 승부하는 가수는 아닌지라 배터리로만 들렸지, 빠떼루라고는....^^ 맨 마지막 동영상 보고 있는데요, 홍진영이 저리 예뻤나 싶네요. 방송에서 봤을 땐 귀여운 여동생으로만 보였는데 말입니다. 다음에 혹시, 호옥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잘 하려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5 16:19   좋아요 0 | URL
오홋, 레슬링에 대한 내공이 깊은 분은 마태우스 님이 처음이십니다. ㅎㅎ
글구, 홍진영 보시거든 제가 팬이라고 꼭 전해주십시요. 노래방에서 싸랑의 빠떼루 부르곤 한다고.....
홍진영 씨는 섹스보다는 확실히 애교로 승부를 보시는 분 같습니다.

영혼을가진배우 2014-09-1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톤핑크을 너무 보고 싶은데 어떻게 구할수 없을까요??
메일 부탁드립니다
ttl1b@lnamver.com

곰곰생각하는발 2014-09-15 12:53   좋아요 0 | URL
10년 전에 본 영화라 제게 파일은 없습니다. 있었다면 보내드렸을 텐데 말입니다.
요즘 블루레이는 말고 디븨이디'는 싸더군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