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에 대한 시대 유감











                                                                                        

시민으로서 그는 훌륭하다. 와와 ~     에세이스트로서도 그는 훌륭하다. 와와 ~     좋은 시민이다 보니 문장가인 그가 좋은 에세이를 쓰는 것은 당연. 와와 ~     하지만 나는 소설가로서 그를 응원할 수는 없다. 여기서 " 그 " 는 무라카미 하루키'다. 우우 ~      문학적 취향이 다르다 보니 하루키 소설은 나에게는 넘사벽이다. 그놈의 자위, 그놈의 샌드위치, 그놈의 와인, 그놈의 재즈...... 그러다 보니 하루키 에세이를 읽을 때에는 와와, 했다가도 하루키 문학을 읽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우우, 하게 된다. 최종적 결론은 이렇다. 하루키 에세이는 읽되 하루키 문학은 읽지 말자 ! 


언제부터인가 " 소확행 " 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 말이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이 바로 하루키'다. 하루키는 작고 예쁜 빤스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는데 서랍에 빤스가 가지런히 가득 찬 모습을 보면 흐뭇한 마음이 든다며 그것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뭐, 그럴 수 있다. 나도 책장에 가지런히 진열된 책을 보면 흐뭇한 마음이 드니까. 오케바리, 하지만 거기까지 !  언제부터인가 소확행은 "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이상적 태도 " 혹은 " 현실을 인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태도 " 따위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여러분이 따르고 싶어 하는 하루키의 소확행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 fill과는 사뭇 다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세 수입을 얻는 작가 중 한 명이 하루키'다. 그가 책 한 권 팔아서 얻는 수입은 당신이 평생 번 돈보다 많을 것이다. 인정 ?   하루키의 소확행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이상적 태도도 아니며 현실을 인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태도도 아니다.  오히려 하루키의 소확행은 대기업 회장이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 시절이 생각나 특별식으로 개떡 하나 먹고는 감회에 젖는 이벤트 혹은 해프닝에 가깝다. 


커피 한 잔의 행복이라며 SNS에 스타벅스 사진 한 장 올려놓고는 #소확행실천, 이라며 태그를 찍는 것은 비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소확행 이전에 인기 트렌드로 부상했던 것이 바로 " 욜로 " 이다.  욜로가 뭔가 ?  쉽게 말해서 " 에라 모르겠다, 흥청망청 놀자 " 에 가깝다. " 니나노 " 가 " 욜로 " 로 둔갑한 것이다. 이 기획을 계획한 것은 자본이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자본가는 " 욜로 " 라는 니나노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흥청망청 놀 만큼 돈을 벌지 못한다는 점이다. 난관에 봉착한 자본가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욜로의 반대말인 " 소확행 " 인 것이다. 그것은 통 넓은 바지를 유행시킨 패션업자들이 다음해에는 스니키진을 유행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소확행을 자세히 살펴보면 욜로와 소확행은 반대말이 아니라 비슷한 말에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소확행이란 소비를 장려하는 수작에 불과해서 소비 저항보다는 소비 순응에 방점이 찍힌 생활 태도다.  예쁜 빤스라도 하나 더 사야지 기쁨은 배가 되고, 소확행자들의 인생템이라 할 수 있는 스타벅스 핑크 레디백은 쿠폰 17개 모아야 얻을 수 있는 " 자본적인 너무나 자본적인 상품 " 이며, 


혼술 예찬도 결국에는 맥주 한 병이라도 더 사야 #오늘도혼술소확행실천이라는 태그를 찍을 수 있게 되니 가정용 주류 판매 촉진을 위한 찬란한 상술인 셈이다(개인 SN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확행자들은 자발적으로 맥주 회사 홍보부의 광고 앞잡이 노릇까지 한다.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소확행자들은 으뜸 고객이다. 트로트 가수 박상천의 싸구려 예찬을 빌리자면 자본가에게 소확행자들은 " 고객을 향한 나의 마음은 특급 사랑이야 " ). 소확행은 자본의 환상이며 기만이고 현실을 은폐하는 면도날이다. 작고 예쁜 빤스가 당신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더 좋은 사회를 위한 밑거름이 되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비판 없이 자본에 순응하는 태도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자본에 저항하는 태도이다. 혼술마저 멋진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선전하는 소확행 기획자에게 혼술의 달인인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다. 막걸리 쉰내 나는 목소리로, 누런 난닝구 같이 히마리 없는 갈라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리라. " 혼술은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지옥행 급행 열차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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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9-03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확행의 ‘행’부터 정말 맞는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감되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20-09-04 21:07   좋아요 0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수다맨 2020-09-04 1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술은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지옥행 급행 열차란다‘ 이 부분에 급공감합니다. 저도 혼술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건 좋게 말해야 습관이나 습벽이지 행복이랑은 거리가 먼 행동이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9-04 21:07   좋아요 0 | URL
혼술이야말로 주정뱅이로 가는 지름길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