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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와   영 화   : 








조국, 의혹의 전망대
















                                                                                        세계 최초의 영화는 << 열차의 도착 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6 >> 이다. 1분이 채 안 되는 영화'이니 " 최초의 영화 " 라기보다는 " 최초의 움짤(최초의 ㅡ 비디오 클립, 동영상, 뉴스릴) " 이라는 표현이 적확할 것이다. 


움짤-계의 박혁거세 격인 이 영화를 보고 싶다면 유튜브'를 통해 확인하시라.  내용은 제목 그대로 기차가 역에 도착하는 장면을 담았다.  최초의 영화에 초대된 최초의 관객은 열차가 도착하자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고 한다.  열차가 스크린을 뚫고 객석으로 돌진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극장 빤스런 사건'이다. 이 믿을 수 없는 " 옛 어르신의 빤스-런 " 은 그 당시에는 상식'에 기초한 행동이었다.  오히려 기차의 움짤을 보고도 튀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던 몇몇 관객의 행동이야말로 튀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처럼 영화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던 시대에 그리피스 감독은 서로 다른 시기에 발생한 4개의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한, 플롯과 내러티브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 인똘레랑스 Intolerance: Love's Struggle Throughout The Ages, 1916 >> 를 만든다. 이 영화는 후세에 시대를 앞선 진일보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영화와 관객의 수준 차이'이다. 기차가 도착한다고 빤스런 했던 관객이 이 복잡한 내러티브와 세련된 플롯 그리고 영화 문법이 전무했던 시대에 교차편집과 평행편집을 선보였으니 당시의 관객이 이 영화의 급진적인 미학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했다. 이 영화에는 엑스트라 4천 명과 말 1만 마리'가 동원될 만큼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었지만 흥행에 참패함으로써 " 미국 영화 


역사상 첫 번째 메이저 박스오피스 재앙 " 이 되었다. 이처럼 특별한 것(영화의 작품성)과 평범한 것(관객의 수준)의 간극이 클 때 비극은 발생한다. 오손 웰즈는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걸작 << 시민 케인 >> 의 흥행 참패로 몰락했다. 이 영화는 관객뿐만 아니라 비평가에게도 신랄한 혹평을 받았다. 찰떡을 만들었는데 개떡이라고 욕을 한 것이다. 버스터 키튼 또한 그의 최고 걸작이라 할 수 있는 << 제너럴 >> 을 완성했으나 흥행 실패로 몰락했으며, 마이클 치미노의 << 천국의 문 >>은 후세에 " 저주받은 걸작 " 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감독에게는 치명적인 아퍼컷'이었다. 그외 몇몇 천재 감독들도 그런 방식으로 잊혀져 갔다. 


이 글에서 언급한 << 인톨러런스 >> , << 시민 케인 >> , << 천국의 문 >> 은 모두 복잡한 서사의 영화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관객은 단선적이며 단순하고 선명한 서사'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영화라 해도 이야기 전개가 복잡하여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면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판을 정치판으로 옮기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조국이라는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조국 >> 이라는 영화는 단선적이고 단순하며 선명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유권자'에게는 꽤나 복잡하며 배배 꼬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 배배 꼬였네 ~ 들쑥날쑥해 ~ " 


조국 딸 특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 학종 " 이라는 별종을 이해해야 하고, 수시와 정시의 세계를 파악해야 하며, 특례와 특혜의 사전적 차이도 이해해야 한다. 그러니깐 << 조국 >> 이라는 영화는 내러티브와 플롯이 복잡해서 관객은 조국이라는 캐릭터가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 헷갈린다. 마치 << 천국의 문 >> 에서 제임스'라는 캐릭터를 두고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를 두고 끝장 토론을 펼치는 영화광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 그러다 보니 같은 영화인데도 영화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못해 초초하다. 동일한 텍스트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 조국 >> 이라는 영화는 꽤 훌륭한 영화'다. 


내가 이 영화를 흥미롭게 관람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조국은 입시제도의 특례를 활용한 것이지 특혜를 입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한국인의 특권 의식을 날카롭게 비판했지만 자신이 누렸던 특권은 보지 못했다. 그것은 흑인 여자는 거울을 볼 때 거울 속에서 " 흑인 " 여자를 보지만 백인 여자는 거울을 볼 때 거울 속에서 " 여자 " 를 보는 것과 유사하다.  특권을 가진 자는 특권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복잡한 내러티브를 20자평으로 요약하는 기술이 탁월한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내린 20자평은 다음과 같다. " 특례는 활용했으나 특혜는 없었다. " 이 20자평을 보다 짧은 10자 내외의 촌평으로 압축하자면 " 특례 OK, 특혜 N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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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9-08-31 1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국 개인보다도 이 ‘문제적 인물‘을 자기 편의적, 일방적, 단선적으로만 해석하는 이들을 볼 때면 두통을 느낍니다. 자한당 계열의 사람들은 그동안 자신이 누렸던 특권을 조금도 인지하지 않으면서 조국 일인 때리기에만 광적으로 몰두하고 있고, 민주당과 우호적인 사람들은 ‘자한당 배후설‘을 주장하거나 ‘오직 조국만이 희망이다‘라는 식으로 일관하면서 특례의 문제성과 정당성에 대해선 ‘그래도 불법은 없었다‘는 태도만을 보이고 있더군요.
저도 제 서재에 조국에 관해서 쓰기는 했습니다만, 지금 상황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조국 일인의 장관 임명 여부를 넘어서 절차의 공정성과 정치적 정직성, 기득권의 형성과 대물림에 대한 총체적인 고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울러 부언을 하자면 저는 일명 SKY라고 불리는 대학들에 소속된 학생들이 추진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에 대해서도 (그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의심과 아쉬움도 들더군요. 이들도 이른바 ‘명문대‘라는 영역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인데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지언정 자신들의 출신 성분이나 입학 과정, 입신 욕망에 대해서는 자기 점검하는 기색이 별반 없더군요. 과연 이런 이들이 ‘명문대‘라는 영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여러 가지 이유로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사람들, 그 대학조차 갈 여력이 없어서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젊은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8-31 15:04   좋아요 1 | URL
저도 서울대 고대 촛불 집회 보고서.. 의아.... 아니 그들은 ˝ 기울어진 운동장 ˝ 운운하던데, 사실 그들도 기득권의 핵심에 진입한 이들 아닙니까.... 좀 웃긴 일이었음 -_- , 조만간 한 잔 ~

겨울호랑이 2019-08-31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께서 명쾌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8-31 15:03   좋아요 1 | URL
ㅎㅎ 명쾌하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