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 패트리어트 게임
노무현 정권 때 탄생한 영웅이 황우석 교수라면 이명박 정권 때 탄생한 영웅은 이국종 교수'다. 세월이 흘러, 이명박은 범죄자가 되어 개똥밭에서 뒹굴고 있지만 이국종은 지금도 영웅이라는 칭송을 듣고 있다. 그 명성이 드높아서 지붕 뚫고 하이킥 할 정도'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는 의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술을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 점에서 황우석과 이국종은 닮은꼴이다. 둘 다 " 쇼잉 " 에 능수능란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황우석이 " 구원자 - 서사 " 를 연출했다면, 이국종은 " 구조자 - 서사 " 를 연출하고 있다. 죽어가는 자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두 서사는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황우석은 모성적 언술에 능한 반면에 이국종은 남성 서사에 의지한다는 점이다. 이제 대중은 황우석 신화가 가짜로 판명이 나자 이국종에게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그런데 정말 그는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 그는 열악한 의료계 현실에 대해서는 열을 올리면서 의료계 비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그의 정의감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그가 방송 카메라 앞에서 무전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의사가 아닌 영화 감독이었다면 << 패트리어트 게임 >> 같은 영화를 찍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을 했다. kt가 지원한 무전기 덕에 수술 준비를 원활히 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한 마음에 kt 광고를 찍었다고 고백했던 그는 이제와서는 무전기의 불통에 화가 나서 수목금토토토한다. 왜 죄 없는 무전기에 대고 토토토 하십니까.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왜, 하필 카메라가 돌아가는 때에 맞춰 헐리우드 액션스타처럼 무전기를 내동댕이쳤을까. 무전기 탓을 해서 무전기를 지원하니 다시 무전기 탓을 하고, 닥터헬기 탓을 해서 닥터헬기를 지원했더니 이제는 헬기가 내려앉을 장소가 없다며 헬기 임계지점(헬기가 뜨고 착륙하는 정거장) 탓을 한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그의 취향이다. 그는 전쟁 영화 속 주인공이고 싶다. 그는 사선을 넘나들며 헬기, 무전기, 구조복 따위의 소품으로 자신을 전쟁 영웅화'하고 있다. 정점은 해군 정복을 입고 청와대에서 정치인과 군인들 앞에서 강연을 했을 때이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 우리는 모두 한때 군인이었으며 앞으로도 군인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