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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고 싶었어요 :





 



세기의 악수와 포옹


 

▶  절묘한 균형이다. 큰놈과 작은놈이 만났으나 큰별(인공기)과 작은별(성조기)이 이 불균형을 상쇄시키니 셈셈이다. 여기에 색깔의 조합이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니 이들 만남은 운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있다 ?





2014년, 대통령 신년 기자 회견. 모든 것은 대본대로 진행되었다. 질문과 순서도 미리 정해져 있었다고 하니 청와대는 연출을 한 것이고 기자들은 연기를 한 것이다. 뭐, 일종의 유치원 학예회 장기자랑이라고나 할까. 이따위 꼴불견 ! 그것은 나의 식견.

박근혜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어책을 읽듯이 막힘없이 대답했다. 고래와 같은 함성과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  학예회는 화기홰홰하게 끝나고.......    MBN 여성 기자가 느닷없이 박근혜에게 포옹을 요구한다. 기자가 공중에 띄운 애드벌룬이 걸작이다. " 너무 안고 싶었어요. "  빵 터진 박근혜. 뭐야, 이런 식빵. 다시 한번 고래 함성과 우레 박수가 터졌다. 창을 들어야 하는 기자와 방패를 들어야 하는 대통령이라는 애매모호한 관계는 이 한마디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존 불알후드의 포옹이 밤꽃 향기 작렬했다면 시스터후드의 포옹은 복사꽃 향이었어라.  와치독(WATCHDOG)이 헌팅독(HUNTING DOG)으로 변신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참극이다( 그 기자 지금은 뭐하나 모르겠다. 밥은...... 먹고 다니냐?). 

문재인과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나 세기의 포옹을 연출했을 때 나는 얄궂게도 MBN 기자와 박근혜가 포옹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박근혜의 포옹이 생경스러웠던 것은 그가 누군가와 포옹하는 장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데 있었다. 포옹은커녕 옆자리에 누가 앉는 것조차 불편해하던 그이였다.  떼래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과 같은 관계였다는 최순실조차도 박근혜와 함께 체어맨 옆자리에 앉은 적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상석 옆자리는 그 누구한테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권력이 아니던가. 아이러니하지만, 박근혜가 체어맨 뒷자리에 앉았을 때 딱 한번 옆자리를 허용한 적이 있다.

바로 포승줄에 꽁꽁 묶여서 교도소로 끌려갈 때였다.  교도관 두 명이 그녀를 가운데 앉히고 자신들은 양 날개 옆자리에 앉은 것이다. 박근혜 입장에서는 첫 경험이었으리라. " 어머머,  뒷자리에 셋이 앉으니 졸라 낑기네....... "  어제는 세기의 악수가 화제였다. 미국(트럼프)와 북한(김정은)이 70년 만에 만나 악수를 나눈 것이다. 악수는 손에 무기를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몸짓 언어이다. 또한 두 사람이 만나 악수를 나눌 때 만들어지는 거리'는 공적 거리(사회적 거리)의 최단거리에 속한다. 즉, 무기를 들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1).

누구 핵 버튼이 더 크네 작네 _ 라며 서로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이 나눈 악수이니 세기의 악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악수란 곁을 주는 방식은 아니다. 곁을 주는 방식은 바로 포옹이다. 포옹은 악수에서 발생하는 거리조차 없앤다. 악수가 공적 거리의 최단거리에 속한다면 포옹은 사적 거리 안으로 침투하는 방식이다. 즉, 곁을 주는 방식인 것이다. 문재인과 김정은이 나눈 포옹은 그래서 감격스럽다. 나는 진심으로 세기의 두 악당인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나서 이번에는 악수가 아닌 포옹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다음에는 불알후드의 진면목을 보여주시라. 두 사람 다 사나이 아이가 !  밤꽃 향기 작렬해도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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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사람이 서로 팔을 뻗어 만든 거리는 방어적 측면에서 보자면 " 최소한의 안전거리 " 를 확보한 셈이다. 이 거리 간격이 유지된다면 상대가 칼이나 주먹을 휘둘러도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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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6-13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조중동이 열일 중이네요. 살려고.

곰곰생각하는발 2018-06-13 10:5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뭐 예상가능한 스토리텔링이죠.

2018-06-13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6-13 10:5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밥줄이 끊기니 죽을 맛이겠습니다. 앞으로 자하당은 죽집 차리면 좋겠어요. 죽을 맛을 제대로 경험했으니 죽 맛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지 않을까.... 예언하나 합니다.

자한당 앞으로 여의도 앞에서 죽집 차리면 잘한당 !

cyrus 2018-06-13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럼프와 김정은. 한 때 이 두 사람의 정치를 비판했던 글을 쓴 적이 있어요. 격세지감입니다. 여전히 이 두 사람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전례에 없던 일을 성사시킨 점은 인정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6-13 13:32   좋아요 0 | URL
심성이 착한 사람(지도자)가 종종 정치를 망치는 경우가 있고 또 혹은 악당이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도 합니다. 이종의 후흑학이란 게 잇습니다. 정치는 후흑(얼굴이 두껍고 마음이 검어야) 자가 장악해야 한다는.... 뭐, 문재인은 좀 여기에서 예외이지 않을까 시픕니다...

근데 2018-06-29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정은이 왜 악당인가? (트럼프는 악당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