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김선남 글.그림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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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림의 솔거나라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시리즈인지라 별표를 매기는 행위에 있어, 그저 마음이 약해지는지라 조금의 편애를 좀 일삼는 편이다.

 이 책,'서울 이야기'는 '편애'라는 단어에서 헤어나와 당당하게 별 다섯을 꾹 눌러줘도 되겠다.
 

 솔거나라는 시간이 갈수록 책이 고급스러워지는 느낌이다.'전통문화 그림책'시리즈인만큼 책의 외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지만,내용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충실해야만,비로소 '전통문화'라는 용어를 붙여놓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깐깐한 기준을 놓고 본다면,이 책은 그런대로 만족스럽다.어쩌면,아이들에게 부러 찾아서 읽혀줘야될 책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든다.

 

 책은 선명한 색감을 기대하면 안된다라는 것을 꼭 기억하고 책장을 넘겨야 될 것이다.또한 기승전결과 함께,어떤 교훈적인 이야기를 기대해서도 안된다.(하지만,책을 깊이 이해하다보면,기승전결도 눈에 보이고,교훈적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조금 학년이 높은 아이들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앞표지를 살펴보면 서울의 옛지도 그림이 새겨져 있다.그리고 제목은 '서울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책은 서울의 지도를 시대 흐름별로 그려 놓고,서울이란 도시가 태초에 생겨난 시점부터 근대를 지나 현재의 모습까지 아기자기하게 잘 그려 놓았다.색감도 자연을 닮은 수수한 색감을 이용하여 풍경은 참 몽환적이다.들여다 보노라면 그시대로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지도에 그려져 있는 경복궁을 비롯한 궁궐과 한옥의 집채, 그리고 산세와 강줄기,사람들의 모습들은 김정호 선생처럼 직접 발로 걸어서 일일이 눈으로 보고 그린 듯한 상상이 일어 재미나다.지도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산수화 같은 풍경 그림을 더하고 있어 눈이 시원하고 즐겁다.
 작가가 궁금하여 살펴보니 예전에 <나무 하나에>란 그림책을 읽고 퍽 인상깊었던 기억이 떠올라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작가의 깊어진 내공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태조실록부터 고종실록까지 11개의 실록과 1926년 시대일보와 1974년 동아일보의 '수도권 전철시대의 막이 올랐다'라는 2개의 신문기사글까지 총 13개의 짤막한 글들을 왼쪽 우측에 세로로 글을 옮겨 놓아 산수화에 나오는 싯구처럼 모양을 갖추고 있고,오른쪽에는 아이들에게 더 쉬운 말로 자세하게 지도그림 설명을 해주고 있다.오른쪽 하단엔 펼쳐진 옛지도를 감상하기 어려울 것같은 아이들에게 군더더기를 뺀 핵심 그림들이 그려 더 자세한 그림 설명이 된다.
 작가는 7살 난 아들에게 무시로 지나다니는 궁궐에 대해 궁금해 하여 이책을 만들었다고 하지만,이책은 이제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생들에게 더 유익한 책이 되지 싶다.더군다나 서울이란 도시에서 많이 떨어져 살고 있어 궁궐이란 곳이 영 낯설고,서울이란 곳의 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희미한 윤곽에 굵직한 선을 그어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지 싶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자라보지도 않아 어린시절엔 서울에 한 번 가보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20대 성인이 되어서 처음으로 서울땅이란 곳을 밟으면서 많이 놀랐던 것같다.

높은 빌딩과 수많은 인파들로 어딜 가나 북적북적 거리고,가슴을 억누르는 답답한 공기가 어린시절 꿈에 그리던 그도시가 바로 이런 곳이었나? 첫떨림과 첫흥분의 순간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가슴이 답답한 도시가 바로 서울이구나! 싶어 좀 많이 울적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물론 수많은 문화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을 바라보면 많이 부럽다.모든 좋은 물건들도 서울로 향하고 있어 과일 하나를 먹어 보아도 질이 다름을 느낀다.) 
 만약,내가 어린시절에도 이런책이 있었다면 몇 년 전 그해 울적해할 필요까진 없었겠다 싶다.
서울의 복잡함과 낯섬에 휑한 마음을 좀 따뜻하게 어루만져줄 수 있는 책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서울을 잘 알고 다가가는 것이 서울을 친근하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이 사랑하는 도시가 아니다.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의 도시이며 사랑하는 도시!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아이들에게 이런말로 이책을 펼치게 되는 것같다.
"엄마는 말야! 어릴때 서울에 무척 가보고 싶었거든! 그렇게 가보고 싶던 서울이 예전에 이렇게 생겼다고 하네?~~~~"  


 지금의 서울은 어린시절에 동경한 그서울의 모습과는 다르게 거대한 몸을 하고 있어 살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마음이 향하고 있으니 역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도시임에는 분명한 듯하다.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도시 서울! 특히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이 담긴 이런책들을 자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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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10-0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처음 오셨을 때 답답함을 느끼셨군요.. ^^
하기사 저도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코알라를 거기서 키우고 싶진 않아서
일산에서 살고 있긴 하네요. 그래도 도시에서 자라서 그런지,
시골 갔다가 돌아오면서 빌딩숲을 보면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어요..
고향이라서 그런걸까요.

책나무님, 잘 계시죠? 오랜만이셔여~

책읽는나무 2012-10-09 07:13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어요.^^
사막이란 글자가 빠져 처음엔 누구신가?했습니다.ㅋ
지방에 살아서 그런가요? 한 번씩 대도시로 나가면 처음엔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저만 그리 느끼는 것일까요?ㅠ
서울엔 처음 갔을때 가슴이 답답하면서 잠깐 직장생활을 한다고 몇 년 살았던 적도 있었는데 그때 비염에 걸려 지금은 만성비염을 달고 사네요.
그시절 고향갔다가 명절 연휴 끝내면서 도시 톨게이트 입구에 들어서면 갑자기 마음이 편해짐을 저도 똑같이 느껴보곤 했네요.아마도 자신이 둥지를 튼 곳이 어디든,그곳이 가장 익숙한 곳!이 되겠죠?^^
코알라랑 알콩달콩 일산에서 잘 살고 계시는군요?

2012-10-14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28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2-10-14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이 너무 얕아서 들려 줄 말도 없고 하더리고요 그럴 때 보여주면 좋겠어요.

책읽는나무 2012-10-28 10:02   좋아요 0 | URL
맞아요.맞아요.^^
이런,저런 다양한 역사책이 많이 나왔음 좋겠어요.
옛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책을 통해서 들려주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정확하게 아이들에게 와닿는 것같아요.
저도 지식이 얕아서 이런책들이 많을수록 흐뭇하네요.^^

숲노래 2012-10-2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예나 이제나 잘 살아왔겠지요.
궁궐이 '전통문화'일까 잘 모르겠는데,
왜냐하면 '청와대'나 '국회의사당'을 놓고
500년쯤 뒤 사람들이 '전통문화'로 여길까 알쏭달쏭하거든요.

서울시청이든 강남구청이든... 이런저런 '건물'이 '전통문화'가 된다기보다,
사람들이 서로 얼크러져 이루는 하루가 곧 '전통문화'가 되리라 느껴요.
이를테면, 책읽는나무 님이 쓴 이 작은 글이야말로 '전통'이자 '문화'가 되겠지요...

책읽는나무 2012-10-28 10:00   좋아요 0 | URL
전통..문화..과찬이십니다.
하지만 현재는 미래의 전통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지금의 청와대나 국회의사당은 박물관 수준이 되지 않을까요?
궁궐처럼 옛문화수준까지 갈까요? 갑자기 저도 아리쏭하네요.ㅋ
아마도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시기라고 역사 기록은 될 것같은데 말입니다.

전 지금 현재 우리가 선인들의 기법을 흉내낼 수 없는 어떤 기법이나 문양들은 전통문화의 범주에는 포함된다고 생각해요.궁궐은 왕이 살아온 역사도 깃들어 있는 곳이겠지만,그궁궐을 지은 무수한 장인들의 손길과 궁궐을 지키고 닦아온 손길이 있었기에 건재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왕의 역사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고 건재해 있는 궁궐의 나무결을 보러가는 것이니 분명 전통문화가 맞을꺼에요.^^
 
파란 수염 생쥐 미라이 보림문학선 9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김규택 그림 / 보림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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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작가의 책은 그닥 많이 읽어 본 경험이 부족한데다 중국 작가가 쓴 어린이 책은 고작 한 두 권 정도밖에 되질 않는다.그래서 미라이책은 더 신기하고도 흥미로웠던 듯하다.
작가만의 상상력이라고만 치더라도 중국 동화책은 이런 것이구나! 그들의 생각을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어 반가웠다.아이들에게도 분명 신선하고도 흥미로운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신간이란 작가는 풍자우화를 통해 인간사회를 날카롭게 비평하는 작가로 이름이 났다고 하는데,이책만 읽어도 과연 그렇다라는 것을 기꺼이 수긍할 수 있다.

 이책에서 주인공 미라이는 작은  생쥐다.
하지만, 미라이는 여느 생쥐처럼 음식을 찾아 옮겨 숨겨서 몰래 먹고,밤만 되면 지붕위를 이리,저리 내달리고,벽을 갉아대는 보통 생쥐가 아닌 아주 특별한 생쥐다.
물론 제목처럼 파란수염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 어딘가 비범함을 보여주고 있겠지만,그것보다 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점은 바로 글을 읽고,사람과 대화를 할 줄 아는 탁월한 유전자를 지닌 인텔리한 생쥐다.
 처음 이런 미라이를 만났을땐 설정 자체가 너무 당황스러웠다.대학원을 가겠다고 아버지께 당당하게 건의하는 미라이의 행동이 카리스마가 있다고 보기보단 오히려 귀엽게 보아질 정도로 황당무계하다고 할까? 그런 생각들을 잠깐 품었는데,읽는동안 서서히 미라이의 매력속으로 빠지게 되고,미라이의 생각과 의지에 동화되어 급기야 집주인인 즈루이와 미라이의 대화 장면에선 내가 미라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풍자우화를 즐겨 작품을 쓴다는 작가답게 이책에서도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을 생쥐들에게서 나타나 꽤나 흥미롭다.
무조건 권력을 움겨쥐려고 하는 미자자형을 통해 야비하게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되고,자신의 발전을 위한 노력없이 그저 자신의 힘만 믿고 살아가는 미후형을 통해 힘만 있으면 모든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사람의 모습도 볼 수 있고,매번 양복차림에 빨간 넥타이를 항상 매고 체면을 차리는 라오따,라오얼 형제를 보면서 속알멩이는 없으면서 겉모습과 체면치레를 우선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모습들등 여러사람들의 인간군상이 나타난다.
물론 이런류의 생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총명하고 사리분별도 정확하면서도 매번 겸손을 잃지 않으며,진솔한 미라이를 중심으로 목숨을 바쳐 한없는 사랑을 베풀줄 아는 미상인형,먼 미래를 내다보며 가족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사랑하는 아버지,열심히 노력하여 인간세계의 글과 말을 공부하는 또우즈등 겸손하면서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읽는동안 더 책에 빠져들게 되는 듯하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미라이와 집주인인 즈루이와 대면하여 서서히 친구가 되어가는 장면이었다.미라이가 특별한 쥐라는 것을 알게 된 즈루이는 미라이를 소유하고 싶어했다.즈루이는 순간 인간본연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그래서 미라이는 즈루이에게 달아나 친구 되기를 거부했다.즈루이는 곧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빌며 생쥐 미라이의 존재에 대해 깊이 존중해 줌으로 둘은 친구 사이가 될 수 있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다면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계'의 성립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하지만 미라이는 존중받기 원했고, 그것을 감히 입으로 호소했으며,즈루이는 그것을 깊이 깨달아 실행에 옮긴다.감동적이었다.
 사람들간의 관계에선 서로의 자존심을 내세우느라 진정한 친구가 쉽게 성립되기 힘들지만 미라이와 즈루이의 관계처럼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배운다면 모든 것은 쉽게 풀릴 일일 것이다.
내내 그것을 깨닫게 해준 즈루이의 비범한 인간성에서도 사실 눈길이 더 가기도 했다.

 

 지금 이순간에도 왠지 파란수염으로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지적 세계를 무한으로 넓혀가고 있을 것같은 미라이!
아이들이 이책을 읽는다면 분명 이런 미라이에게 흥미로워 할 것같다.
270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두께의 양장본 책이라 초등 고학년의 권장도서라고 하지만,내용은 의외로 술술 읽힐 수 있어 독서력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중학년 정도의 아이도 충분히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생쥐를 캐릭터로 잡은 책이나 애니메이션이 많은데,미라이는 쾌활,발랄한 서구의 생쥐들과는 분명 차별되는 점잖고 총명한 선비같은 동양의 새로운 생쥐 캐릭터다.
제로니모나 아써 또는 미키 마우스같은 생쥐를 줄곧 보아 온 아이들이라면 이젠 미라이 같은 생쥐도 만나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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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7-3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에 국경이 없다지만
책 역시 국경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 인 듯 합니다.
동심의 세계에 국경이 없어 그런 것인지....
여하튼 국경은 다만 정치적인 것을 뿐
중국의 생쥐가 대한민국에까지
올 수 있는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 덕분인가 합니다...

런던 올림픽 소식을듣다가
국경을 넘나드는 중국의 생쥐를 보니
좀 마음이 가라 앉습니다^^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고,
겸손을 알며
진솔함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세상은 분명 지금과는 다르지 싶습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바로서야만 미래는 전정한 발전을 하게되지 싶구요.

타자를 존중할 줄 아는 미라이~
초등학생들의 여름을 글겁게 해주기를....

책읽는나무 2012-08-01 09:07   좋아요 0 | URL
올림픽 보면서 넘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서 속이 좀 상하더라구요.
책은 국경을 초월하고 읽어도 안타깝거나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물론 작가들의 본심을 파고든다면 또 모를일이겠지만요.ㅋ

미라이 같은 생쥐가 현실세계에 존재한다면
분쟁은 일어날 일이 없을텐데~ 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도 책을 많이 읽는다면 분명 행동들은 달라질 것이란 생각도 함께 해보구요.^^

덥죠? 무더위 굳건하게 잘 이겨내시길~~^^;;

icaru 2012-08-0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라이를 제로니모나 아써 미키마우스의 카테고리로 묶는 센스!! ㅋㅋ
글고 보니, 아서도 쥐였네요~

책읽는나무 2012-08-08 18:28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생쥐들은 저것들밖에 없어서요.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도 생쥐를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시키던데...
넣을까? 하다가 주인공들 이름이 생각 안나서 말입니다.ㅋ

icaru 2012-08-09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맞다맞다 그죠~ 저도 금방 떠오르는 건 치과의사 드소토(드토소??) 선생님!!!
 
태일이 2 - 거리의 천사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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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을 읽고 아이들에게 만화로 읽혀야겠다는 최호철님이 그려낸 태일이 2권은 '거리의 천사'편이다.간간히 나오는 전태일의 수기문을 읽으면 가슴이 아프게 다가와 괜스레 울적해지곤 하는데 태일이 만화책을 읽으면 걱정했던 것만큼 울적하진 않아 다행이다.

아이들이 지난 어려운 시절을 응당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이미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아무리 조목조목 알려준다한들 그것을 얼마만큼 받아들일지는 의문스럽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가난했지만 그것 또한 우리네 역사이기에 아이들에게 들려주길 꺼려서도 안된다.아이들이 아직 어리기에 들려주긴 들려주되 아가들에게 밥을 먹기전에 묽은 이유식을 먼저 먹여 길들여 주듯이 쉬운책을 읽혀 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그러기에 이 태일이 만화책은 아이들의 목으로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이유식에 해당되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아이들 중고등학생 정도 되면 어느정도 비판적인 시각과 자아성이 잡혀 있으므로 바로 밥을 떠다줘도 무리없이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태일이 만화책은 훗날 아이들이 체하지 않고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줄 좋은 책이다.

그래서 이책은 암울했던 그시기와 태일이의 배움에 대한 붉은 열정을 잘 융화시켜 놓아 읽는 사람이 편안하다.아이들도 되려 태일이의 배우고자 하는 욕망을 더 높이 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런책을 만들어낸 작가에게 참 감사한 마음마저 든다.
책 표지엔 재봉틀과 실패 그리고 가위를 슬레이트 지붕위에 얹어 놓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그시절을 다시금 되새기게한다.

책을 읽는동안 태일이네 부모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품게해준다.
매번 큰마음 먹고 다시 일어서려 하는데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속이 상한 태일이 아버지가 좌절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연민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더 힘든 태일이 어머니모습이 처량하게 보인다.아마도 지금 우리네 할머님들의 어머니들 젊었던 시절이었을께다.죽도록 허리 한 번 못펴보고 집안을 일으켜보고자 했던 젊은 시절! 정말 눈이 시린 장면들이었다.  
만화의 색감과 명암이 그시대의 어두운 색감을 대변하는 것같아 더욱더 눈이 시려오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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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1 - 어린 시절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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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뒤늦게 눈에 띄어 얼른 몇 권을 대출해왔다.
왜 그동안 이책이 있는 것을 몰랐을까?
지금이라도 눈에 띄어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따름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전태일평전을 읽지 못했다.읽어야지 마음만 가지고 있지 계속 뒤로 미루고 있다.나조차도 읽지 않은 책을 아이에게는 읽히려 하는 마음이 약간의 허영이 아닐까? 솔직히 조금 부끄럽다.그래서인지 아이는 저가 좋아하는 만화책임에도 불구하고 이사람이 누구냐고 슬쩍 물어보곤 별관심 없어보인다.
녀석이 읽지 않으면 평전을 읽기전에 선(先)독서(?)를 할목적으로 첫장부터 넘기는데 책에서 손을 놓기 힘든 강한 흡인력으로 사람을 압도한다.이책은 그저 흥미와 학습 목적을 일삼는 초등생용 만화책의 기준을 훌쩍 넘어서는 책이다.책을 읽고 나니 그묵직함이 가슴 언저리에 깊게 남는다.

<태일이>1권은 주로 어린시절에 관한 내용이다.12살 시절부터 이야기는 전개된다.어린시절 가난에 찌든 생활상과 동네 주변 모습들이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그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어쩌면 창작만화책을 한 편 읽고 있을 것이란 착각을 할지도 모르겠다.그래서 어쩌면 지금의 아이들보다도 부모세대들이 더 많은 것을 느낄만한 책일지도 모르겠다.부모가 먼저 읽고, 그다음 아이가 읽고...그래서 부모는 어린 아이게게 전태일이란 사람에 대한 설명과 그시절 시대상황들을 약간 설명을 해줘야할지도 모르겠다.부모의 자세한 설명이 없다면 아이들 마음속에는 크게 와닿지 못하고,쉽게 책을 덮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러기엔 너무 안타까운책이다.

그림을 그린 작가도 전태일평전과 수기문을 읽고서 꼭 한 번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전태일 만화를 만들고 싶다는 야심을 품었다고 한다.그런만큼 전태일과 가족들의 고뇌와 번민들이 각표정들의 명암으로 잘 그려져 있다.만화가 아닌 그림책을 보는 듯하다.
엄마가 내내 읽는 것을 보고서 아이도 따라서 열심히 읽는다.이제 4학년 올라가는 아이에게 얼마만큼 와닿는 책일지 큰기대를 하진 않지만 따로 구입하여 일 년이 지나 다시 한 번 더 읽혀야겠다.
그래서 뭔가를 크게 깨닫게 된다면 평전을 따로 구해서 제대로 읽혀볼생각이다.
그러기전 나부터 평전을 찾아 읽는 것이 먼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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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2-27 0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태일 수기와 평전은
중학생 나이라면 스스로 읽을 만해요.
만화책은 '굶고 사는 대목'만 너무 도드라지게 그리며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좋은가' 하는 데에서는
조금 모자라요.

수기하고 평전을 꼭 함께 챙겨서 읽어 보셔요~

책읽는나무 2012-02-27 13:58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1권에는 어린시절 굶어서 힘든 생활고가 고스란히 담겨있더라구요.
간간히 학업에 대한 갈망이 엿보이던데..전 그게 다인줄 알았거든요.
역시 고수이시군요.^^

어제 3권까지 읽어봤는데 2,3권은 1권에 비한다면 그리 어두워보이지 않더라구요.지금 4,5권의 내용이 무척 궁금하네요.
그리고 꼭 평전을 챙겨 읽으려구요.^^

기억의집 2012-02-27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딸은 메이플스토리 읽고 있는데, 50권 나왔다고 좋아라 하고 사 달라고 해서 요즘 그 책만 열심히 읽고 있어요. 같은 4학년인데 수준 차이가 확 나네요.


책읽는나무 2012-02-27 13:54   좋아요 0 | URL
태일이는 뭐 제가 골라서 읽히는셈이니 자발적인 독서가 아니니 수준차이라고 하기엔 뭐 좀 거시기합니다.녀석도 메이플스토리 시리즈 사달라고 한 적 있었는데 50권이나 되는 책값이 아까워 안된다고 딱 잘라 거절했더니 안타까워하고 있어요.헌데 정말 님은 다 사주신거에요?
대단하십니다.^^
시리즈책들은 정말 사대기가 아까워서 말이죠.
그래도 정말 원한다면 사줘야하긴 하는데...ㅠ
마법천자문만 겨우 권 수 맞춰주고 있어요.
요즘은 내일은 실험왕에 도전중이라지요.
시리즈책들은 넘 무서워요.ㅠ

기억의집 2012-02-29 09:41   좋아요 0 | URL
제 돈으론 어림도 없지요. 세배돈 각출해서 샀어요^^
평상시엔 이 책은 헌책이 금방 나와서 헌책 사고요.
메이플스토리로 장식된 책장보고 싶으면 돈 아까워 죽겠어요.
근데 애들이 그 책 읽고 지들끼리 낄낄거리고 남매끼리 감정을 교류하는 거 보고 그래, 속상해하지 말자, 이러고 있어요.
저의 아들이 중학교 입학인데 2차 성장이 하나도 안 나타나서
11살짜리랑 싸우며 놀고 있어요==;;

내일은 ~ 이 책도 11권 있어요. 아는 분이 다 주어서. ㅋㅋ

책읽는나무 2012-02-29 10:57   좋아요 0 | URL
아들들은 다 그런가봐요?ㅋㅋ
울아들은 현재 7살이에요.노는 거 보고 있음 딱 유치원생처럼!
아니 유치원생들보다 더한 모습으로 놀아요.ㅠ
맏이가 딸일 경우엔 동생을 업그레이드 시켜 델꼬 놀아주는 것같던데 맏이가 아들인 경우엔 아들이 동생 나이대로 하향?하는 것같더라구요.
대신 쌍둥이들은 한 번씩 지오빠 따라한다고 설쳐댈땐 초등학생인가? 싶을 정도로 상향되는 것같으니 쌤쌤이군요.ㅋㅋ
따님은 정신연령은 이미 중학생??^^

지난번 알라딘 중고서점을 갔다 온적이 있었는데요.책값싸다고 울아들 카트라이더였나? 여튼 그만화책을 몇 권씩 들고오면서 사달라고 하더라구요.내가 메이플이나 실험왕이었음 사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캐릭터 만화책을 들고 와서 사달래니~~~ 참 나~~
돈 아까워 딱 잘라 거절했어요.아마도 딸들이 사달랬음 또 사줬을래나?
(이상하게 둘째들이 뭘 사달라고 하면 맘이 약해지더라구요.ㅋ)

오빠랑 동생이랑 무슨 책이든간에 서로 공감하면서 웃고,떠들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같아요.것도 다 추억이 되잖아요.^^
추억을 쌓아주자니 돈이 많이 들어 그것이 문제네요.ㅋㅋ

2012-02-27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2-29 10:48   좋아요 0 | URL
네~
좋은 일 있을꺼에요.홧팅^^
 
신라인의 마음, 신라인의 노래 - 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향가의 세계 진경문고
이형대 지음, 신준식 그림 / 보림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향가는 노래로 부를 수 없는 노래'라고 서문에 정의해놓고 있다.
이유는 세월이 너무도 많이 흘러 악곡을 잃어버렸고,단지 노랫말과 그배경 설화만 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란다.언어라는 것이 있었기에 우리는 몇 천 년전의 선조들의 노랫말이라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더군다나 읽어서 도저히 납득가지 않고,이해하기 어려운 옛글을 손으로 쉽게 잘 주무르고 다듬어서 현대의 우리가 옛 천년의 도시 신라시대로 건너갈 수 있도록 중간다리를 놓은셈이니 그저 감사할 수밖에....^^

 향가는 신라 시대 사람들이 지어서 즐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때로 고려시대 초기에 균여대사가 대중들의 교화를 위해 불교 경전의 내용을 쉬운 우리말로 노래한 <보현십원가> 11수가 직접 향찰로 창작되었고, <삼국유사>에 실린 대다수의 향가가 고려후기에 기록으로 남게 되어 한 번씩 고려때의 향가와 좀 헛갈리긴 한데 그래도 대다수의 향가는 신라인들의 입으로 직접 부른 노랫말이기에 향가라고 하면 곧바로 신라를 떠올릴 수 있겠다.

 작가는 향가의 성격에 따라 갈래를 네 갈래로 잡고, 그갈래마다 3수씩,총 12수를 아이들을 앞에 앉혀놓고 사탕을 입에 넣어주면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한 수씩 조근조근 감칠맛 나게 설명을 하고 있다.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렸던 향가도 더러 있어 친근한 향가도 있고,생전 처음 접하는 향가도 있다.하지만 작가의 자세한 설명이 곁들어져 있어 친근하다고 여겼지만 그곡이 태어난 배경을 읽어보면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처음 알게 된 향가들도 생겨난 배경 설화가 꼼꼼하여 쉽게 이해가 된다.신라시대의 풍류와 흐름, 신라인들의 사상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식을 쌓는데 일조할 수 있겠다.

 <서동요>,<헌화가>,<처용가>,<원왕생가>,<우적가>,<제망매가>,<혜성가>,<모죽지랑가>,<찬기파랑가>,<안민가>,<원가>,<도천수대비가>12수가 실려 있는데 이중 개인적으로 <제망매가>와 <도천수대비가>2수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나라를 위해 충성한 화랑들에 대한 찬양하는 마음이나 불교의 이상 세계중 하나인 서방정토를 꿈꾸는 마음도 좋지만 그보다도 지극히 개인적인 죽은 누이를 위해 애틋한 마음으로 노래한 월명사의 마음(제망매가)과 딸아이가 갑자기 앞을 보지 못하여 눈을 뜰 수 있게 해달라고 천수관음보살님 그림앞에서 기도한 희명이라는 여인의 마음(도천수대비가)이 담긴 향가는 시대가 달라졌어도 그애틋하고 간절한 마음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오는 듯하다.

 노래라는 것은 부르는 이의 마음이 음표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본다.표출하는 그마음이 간절하다면 듣는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고,듣는이의 머리와 가슴속에는 그노래를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시대를 막론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싶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가보다.다만 노랫말에서 그시대 그사람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것에 약간의 차이만 있을뿐,근본적인 개인적인 감정들 사랑,슬픔,절망,희망,기쁨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똑같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귀한 시간들이었다.

 책의 글에 입혀진 삽화들도 글과 잘 어울리는 수묵화여서 눈이 함께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작가가 작업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하셨는데 참 안타까울따름이다.그래서인지 그림들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힐 책이 되었다곤 하지만, 어른인 내가 읽는동안 되려 많은 공부가 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초등고학년과 더불어 중,고등학생들이 읽기에도 무난할 것이고,옛글에 관심있는 성인들도 찾아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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