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이 2 - 거리의 천사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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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을 읽고 아이들에게 만화로 읽혀야겠다는 최호철님이 그려낸 태일이 2권은 '거리의 천사'편이다.간간히 나오는 전태일의 수기문을 읽으면 가슴이 아프게 다가와 괜스레 울적해지곤 하는데 태일이 만화책을 읽으면 걱정했던 것만큼 울적하진 않아 다행이다.

아이들이 지난 어려운 시절을 응당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이미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아무리 조목조목 알려준다한들 그것을 얼마만큼 받아들일지는 의문스럽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가난했지만 그것 또한 우리네 역사이기에 아이들에게 들려주길 꺼려서도 안된다.아이들이 아직 어리기에 들려주긴 들려주되 아가들에게 밥을 먹기전에 묽은 이유식을 먼저 먹여 길들여 주듯이 쉬운책을 읽혀 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그러기에 이 태일이 만화책은 아이들의 목으로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이유식에 해당되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아이들 중고등학생 정도 되면 어느정도 비판적인 시각과 자아성이 잡혀 있으므로 바로 밥을 떠다줘도 무리없이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태일이 만화책은 훗날 아이들이 체하지 않고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줄 좋은 책이다.

그래서 이책은 암울했던 그시기와 태일이의 배움에 대한 붉은 열정을 잘 융화시켜 놓아 읽는 사람이 편안하다.아이들도 되려 태일이의 배우고자 하는 욕망을 더 높이 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런책을 만들어낸 작가에게 참 감사한 마음마저 든다.
책 표지엔 재봉틀과 실패 그리고 가위를 슬레이트 지붕위에 얹어 놓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그시절을 다시금 되새기게한다.

책을 읽는동안 태일이네 부모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품게해준다.
매번 큰마음 먹고 다시 일어서려 하는데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속이 상한 태일이 아버지가 좌절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연민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더 힘든 태일이 어머니모습이 처량하게 보인다.아마도 지금 우리네 할머님들의 어머니들 젊었던 시절이었을께다.죽도록 허리 한 번 못펴보고 집안을 일으켜보고자 했던 젊은 시절! 정말 눈이 시린 장면들이었다.  
만화의 색감과 명암이 그시대의 어두운 색감을 대변하는 것같아 더욱더 눈이 시려오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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