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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 난생 처음 작가라는 사람을 직접 대면했었다.
김애란이 이작은 중소도시에 강연회를 온다는 문구를 이틀전에 확인하고,순간 내눈을 의심했었다.
설마?!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가봐야지 않을까?
헌데 신랑이 볼일이 생겨 영 짬이 나질 않을 것같아 어찌할까? 고민에 고민을 하였다.
홀로 너무 심각했던지!
전날 밤 꿈도 꿨다.강연회장을 뒤늦게 뛰어가 문을 여니 객석에 자리가 꽉 차 있고,무대에는 아직 작가의 얼굴은 보이질 않았다.
 가게 된다면 작가의 싸인을 받아야 할 것이고,내겐 "달려라 아비"밖엔 없었다.'비행운'을 미리 구입한다는 것이 차일피일 미룬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다른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것이라 소장하고 있지 않았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초조하였는데 작가와 인연이 닿으려 했는지 신랑은 시간맞춰 집에 돌아와 주었고,아이들 소아과 병원에 다녀와 약도 탔고,서점에 달려가 '침이 고인다'와 '비행운'을 잽싸게 집어 와 가방속에 넣어 두었고,순대국밥으로 간단히 점심 해결까지 하였다.
명색이 소설가를 만나는데 순대국밥은 또 좀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것같다라는 생각은 잠깐 했었지만,폭풍이 몰려온다는 여파로 그날 비도 좀 내리고 바람도 제법 차가워 뜨끈한 국물을 먹고 싶었다.대신 아이들과 편의점에 들러 각각의 껌을 하나씩 구입하여 입냄새를 제거하는 매너(?)를 행했다.

 사실 내겐 작가의 강연회가 처음이었다.그저 서울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나 접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라고만 여겨 그림의 떡으로만 그저 부러워만 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그래서 내가 직접 그런 장소에 앉아 있을 것이란 상상을 별로 해보질 않은 탓에 작가의 강연회에 뚜벅뚜벅 걸어간 난 부끄럽게도 그날 강연회의 목적이 되고 있는 '두근두근 내 인생'이란 책도 읽지 않고 찾아갔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서 아차~ 싶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가 앞쪽에 앉았다.
(하필! 김애란작가의 책 중에서 읽지 않은 책이 '두근두근 내 인생'이란 말인가!)

 

 작가는 내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녀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했던 걸까?
아마도 '달려라 아비'를 읽고 느꼈던 첫 인상을 여적 끌고 왔던 것일테다.
유쾌하고,통통 튀는 문체로 느껴져 작가도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막연히 머릿속에 심어 놓고 있었나보다.막상 대면한 그녀는 의외로 수수하고,조신하고,참~했다.목소리도 고분고분,나긋나긋~
그래서 처음 10분 정도는 낯설었다.김애란이 과연 맞나? 혹시 다른 사람이 위장하고 있는 것인가? 뭐 그런 이상한 생각들로 머리가 어수선하였으나 점점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기 시작하면서 진짜 김애란을 발견하게 되었고,간간히 소설속에서 보였던 발랄한 그모습들이 언뜻 비춰지기 시작했다.초반에는 작가도 몹시 긴장된 듯한 모습이 보였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독자들을 휘어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특히나 책에 대한 질문들이 오고 갈때 작가의 진가가 발휘되었다.나야 뭐~ 책을 읽지 않아 찍! 소리 않고 경청만 하였지만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질문들을 성심껏 잘 받아주었다.10대들은 도에 지나친다 싶은 질문에, 작가도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본다고 당황 한 듯하였으나 진솔하게 자신의 의견을 답해주었고, 50대 한아주머니의 왜 17세 미성년자가 주인공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듣기엔 궁금해서 묻는 말로 들렸으나 타지방 사람들이 듣기엔 따지는 것처럼,나무라는 것처럼 들렸을 경상도식 스타일의 질문에도 "잘못했습니다"로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조근조근 작품의 의도를 잘 설명하여 위기를 넘기는 기지에 감탄했었다.
 
 덕분에 많이 웃고,작가에게 공감하는 부분들도 많았고,작가가 아니었으면 직접 들어보지 못했을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들도 또 다른 하나의 소설로 다가왔다.
확실히 김애란은 말을 잘하는 작가였다.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 글도 잘 쓰는 것일까?
 작가는 지구가 사라진다면 한 가지 남겨 놓고 싶은 것에 사과나무 대신 농담을 선택했다.
'농담'은 상대를 위로해주고 싶을때 수치심을 가지지 않는 선에서 따뜻하게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농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또한 무거움과 가벼움을 잡아 줄 수 있는 방점이라고 했다.
나 또한 농담을 즐기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작가의 글이 끌렸던 것일까? 주억거려 보기도 했다.
 또한 작가는 말이 글을 앞지르지 않고,글이 삶을 앞지르지 않길 원한다고도 하였다.
작가의 생각들이 나이처럼 점점 깊어지는 만큼 지금의 소설은 초반의 소설들보다는 다소 무겁다라는 평을 받는 것같다.그것에 작가는 약간 신경이 쓰이는 눈치인지는 잘 모르겠으나,내눈엔 이미 콩깍지가 씌었는지 읽고 있는 '비행운'에선 무르익은 농담으로 읽혀는데 잘 모르겠다.나도 이미 나이를 먹고 있으니까!  

 작가의 싸인을 받을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져 줄을 섰다.
이상하게 그순간부터 내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하였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무척 당황하였다.얼굴은 이미 홍시처럼 발그레해져 짝사랑이나,첫사랑 앞에 서는 사람처럼 줄곧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내모습에서 앞에 선 10대 고등학교 소녀들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나도 그들처럼 얼굴이 발개져 흥분하고 있었다.
연예인을 만나도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었는데 말이다.(아~ 솔직히 말하면 몇 년 전 우연히 정우성과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순간 심장이 딱 멈추는 기분을 느낀적이 한 번 있었다.20년을 가까이 알고 있는 옆지기 울신랑은 한 번도 심장을 멈추게 해준적이 없었는데....ㅠ)

 내차례가 되어 책을 세 권 내밀었더니 김애란 작가는 눈을 반짝이며, 작가도 흥분되었는지 부끄러워하고 있었는지, 발개진 얼굴 모습으로 "완소 독자님이시네요!"라고 말을 붙이는데 난 이미 넋이 나가버린 상태라 그말이 무슨 뜻인지 귀에 잘 들리지도 않아...무뚝뚝하게 경상도 스타일대로 내얼굴 표정은 무작정 덤덤하게, 당연한 것 아니냔 식으로 그렇게, 밀고 있었다.아마 작가는 좀 무안했으리라~~ 순간 내가 애교가 많은 성격이었으면 내가 작가님 완전 빠순이이에요! 뭐 그런 푼수도 좀 떨고 했음 오죽 좋았으랴~
 뭔가 말은 붙여 보고 싶은데 머리는 하얗고,무심코 튀어나온 말은 글쎄 뜬금없는  "나도 쌍둥이 키워요!"ㅡ.ㅡ;;  이게 뭔??? 
(실은 작가가 쌍둥이중 동생이라고 강연회에서 얘길 했었는데 나는 그것이 귀에 쏙 박혀 있었나보다.) 그리 내뱉고도 표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아주 근엄하게 서 있었고 속으로는 '아! 이게 아닌데~~' 아이고~를 연발하고 있었고....다행히 작가는 웃으면서 자신은 쌍둥이 인데다 연년생 형제가 하나 더 있어 엄마가 무척 힘들게 키우셨다고 말하면서 울집 쌍둥이는 딸이냐고 물었는데 나는 또 당황해서 "위에 오빠가 하나 더 있구요.그밑에 딸 쌍둥이에요"라는 좀 이상한 대답을 하고 얼른 도망쳐 왔다는~~~ㅠ   

 집으로 돌아와서는 생전 처음 만나 본 작가와의 자리에서 나눈 대화가 소설 이야기나 책 이야기가 아닌 온통 쌍둥이 얘기였다는 것이 너무 웃겨 혼자서 쿡~ 많이 웃었다.마중 나와 준 신랑에게도 소감을 전해주는데 역시 쌍둥이 아빠라서 그런지 작가가 쌍둥이 동생이더라는 말에 반색을 하였다.   작가와의 강연회에 그닥 관심 없어 보이더니 그래도 작가의 싸인본을 보여 주니 건성으로 보는 듯해도 볼 건 다 보는 것같았다.그래 내친김에 다음번엔 작가의 강연회가 있음 함께 가볼 수 있겠느냐? 물었더니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란다.
 사실 신랑은 소설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그래서 소설가나 시인에겐 완전 무관심이다.그래서 이해는 된다만...혹시나 싶어 "만약 안철수가 내려 왔다면?" 물었더니 신랑은 반색하며 안철수나 박경철이 온다면 당장 달려가겠단다.ㅡ.ㅡ;;
 흠~ 순간 신랑을 소설책을 읽게 만들어야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해 봤지만,울아들보다 더 말 안듣는 신랑에게 소설을 읽히느니 김애란 작가가 얼른 안철수와 박경철보다 더 유명해지는 것이 훨씬 빠르겠단 생각을 해본다.(김애란 화이팅!)

 암튼..'두근두근 내 인생'이책은 그렇게 그날 공짜로 받아 유쾌한 인연을 맺으면서 내 손에 들어온 책이었다.유일하게 읽지 않은 책이었는데 어떻게 이책이 또 김애란 싸인이 담긴 책으로 내품에 안기게 되었는지...^^;;
 페이퍼를 적다보니 책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고,완전 곁다리 자랑질 비슷한 내용만 쭈루룩~ 적게 되었다.그래도 괜찮다.작가는 분명 그날 그랬다.독자들의 현학적인 리뷰도 좋아하지만,자신의 글이 핑계가 되어 이야기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리뷰, 그러니까 삼천포 리뷰도 많이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그러니 나처럼 삼천포 리뷰나 페이퍼 적는 이들이여! 힘을 내자!^^

 

 

 

 
  

 

 

 

 

 

 

 

 



 작가의 호흡,기다란 손가락의 미세한 떨림,멋쩍을 때마다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튕기는 독특한 습관, 그모든 것들을 가까이서 보고,느낄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의 모습에 더 몰입하여 작가의 매력을 더 찾게 되는 순간,순간이 되는 것같다.
 왜 팬들이 직접 콘서트장을 찾아가고,작가 강연회를 애써 찾아가는지 이제 이해가 되었다.그런 문화를 접할 수 없는 곳인지라 그런 기회가 몇 번 있었어도 애써 시간을 내가면서 찾아보질 못해 나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 여겼었다.(보통 이곳 사람들은 몇몇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그러한 것에 무신경한 편이다.심지어 그날 나의 흥분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얘길 해줘도 다들 그랬어?? 뭐 그정도의 반응!ㅡ.ㅡ;; 다들 책을 읽지 않고 있나?? 
 그나마  모두들 반색하면서 듣는 장면은 하나같이 '두근두근 내 인생' 작가가 싸인한 책을 공짜로 받아왔다는 대목!ㅠ  그중 한,두 명만 내년엔 같이 가서 들어보자~ 그정도!)

 암튼,<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비행운>,<두근두근 내 인생>이 네 권의 책들은 또 다른 특별한 인연으로 내 책장에 꽂아 놓는다.특히 <두근두근 내 인생>책은 볼때마다 그야말로 그날의 두근대던 내 심장소리가 들리는 듯하다.책 속에 나오는 엄마 뱃속에서 아름이가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듣던 바로 그소리만큼 작가앞에 선 내심장소리도 컸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모든 신경선들을 풀가동 시킨 탓에 몸살이 나서 약을 먹고 고꾸라졌었다.ㅠ

다음엔 작가를 만난다면 순대국밥에 자일00껌 보다는 우황청심환을 하나 삼키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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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9-2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부럽습니다. 제 주위에도 김애란을 좋아하는 분이 많고 일단 제가 김애란 작가를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해요 하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작가지망생으로서 존경심을 품고 있달까요. 저도 지방인데다, 그 지방 중에서도 구석진 지방이라서 작가를 만날 기회는 좀처럼 없네요. 몇 달전에 안도현 시인의 강의를 듣고 싸인을 받은게 전부입니다. 제가 시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닥 설레지 않았던 것이 아쉽긴 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이곳에 와주었으면 좋겠는데요. 김애란 작가가 남해에 올 일은 없겠지요. 엉엉.

책읽는나무 2012-09-21 07:11   좋아요 0 | URL
김애란은 젊고 발랄한 작가라 그런지 십대 청소년들도 정말 많이 좋아하더군요.많은 여고생들,남고생들..심지어 초등학생도 싸인을 받고 있더라구요.
전 한국소설을 학생들이 그리 많이 읽고 있으리란 생각을 못했었는데 소이진님 못지않은 학생들이 많대요~ㅋ 수첩에 빼곡하게 질문거리를 적어 와서 작가와 눈을 맞추며 당황하지 않고 물어보는 그네들의 모습! 이쁘더군요.^^
(아마도 그곳에 앉아 있는 학생들도 작가 지망생을 꿈꾸는 이들도 있었겠죠?)
물론 작가는 당황을 하더이다.ㅋ

그리고 조만간 기다려보세요.요즘 도서관에서 '한 도시 한 책 읽기'란 운동을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답니다.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을 선택하여 일 년동안 시민들에게 책을 읽힌 후,직접 그작가를 초대하여 강연을 듣는 형식의 행사가 반응이 좋아서 여러 소도시에서 추진중이라네요.
남해 도서관이나 인근 활성화된 도서관 홈피를 한 번 살펴보세요.
여긴 나도 모르는 사이 벌써 올해가 삼 년째라네요?@.@
그리고 김애란의 두근두근 이 책이 선정된 도시가 제법 되더군요.
역시 김애란이 제일 잘 나가요~~^^;;

hnine 2012-09-20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애란 작가 강연에 다녀오셨군요!!!
생각보다 목소리가 차분하고 조근조근 말하지만, 잘 들어보면 장난기도 많고 유머 감각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지 않나요?
다 알고 나서 마지막으로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웃으며 일어나는 힘이 있는, 그런 캐릭터를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두근두근 내인생에서도 그랬고요.
잘 다녀오셨네요 ^^

책읽는나무 2012-09-21 07: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속에서 나긋나긋하고 조붓하게 말하는 목소리에 처음엔 얌전하고 조신하단 생각을 먼저 가졌었죠.그래서 어? 기대와 다르네? 여겼는데 가만 듣고 보니 유머 감각이 보통이 아니고,역시 그책을 쓴 작가 맞네~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구요.많이 웃고 왔어요.^^

책의 마지막 부분! 아름이가 쓴 부모님의 연애사 소설부문을 읽고 나서의 느낌! 딱 나인님이 짚어 주시네요.웃으면서 경쾌한 마음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실어주었어요.사뭇 오랫동안 슬픔에 도취될 수 있는 결말이었는데 역시 작가의 유쾌함은 죽지 않았어요.
전 계속 아름이 엄마,아빠가 이부문에서 쿡~ 웃어버려 아름이가 어느 부문이냐고 물었던 곳이 아닐까? 찾으면서 읽었네요.ㅎ
작가를 만나고 나니 더욱더 소설책에 몰입이 잘되는 것같네요.
정말 잘 다녀왔어요.^^

2012-09-2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김애란 작가님 너무 멋지네요. 제가 거기 있어도 팬심 충만으로 얼굴이 불그레해지고, 면전에선 막 이상한 소리 했을 것 같아요! 싸인도 완전 성의있고 멋져요!
자세히 써 주신 덕분에 강연회에 가 본 듯 생생하게 느껴서 좋습니다.^^
잉. 나도 꼭 가고 싶다!ㅋㅋ

책읽는나무 2012-09-21 07:22   좋아요 0 | URL
싸인도 딱 김애란 작가답다~ 뭐 그런 생각을 하였더랬습니다.
앞에 선 사람들 싸인도 그냥 기다리다 안보는 척! 하면서 몰래 봤더니~
계속 '만세!'삼창을 하더군요.ㅎㅎ
내앞에 아줌마는 나처럼 초등학교 도서관 도우미 아줌마였나봐요.도서관 책을 가져와서 싸인을 받고,A4지에 따로 도우미 엄마들을 위하여 덕담도 적어달라고 부탁 하는 것을 보고서 나도 도서관에 있는 작가의 책들을 가져올껄 그랬나? 싶었어요.
암튼..작가는 도서관 도우미 엄마들에게도 계속 '두 손 높이 들어 만세~~'였어요.참 발랄하고 예쁜 작가죠? 사랑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 작가에요.^^
저런 작가의 강연회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갔음 더 흥분되고 재밌었겠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다음엔 우리 함께 갈까요??ㅋㅋ

하늘바람 2012-09-20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님 무척 소녀같아요

책읽는나무 2012-09-21 07:25   좋아요 0 | URL
그죠?
그 날은 정말 이십 년은 젊어진 것같았어요.
마음속에 담아둔 누군가를 직접 만나면서 얼굴이 발그레해지고 가슴 두근거림을 도대체 몇 년만에 느껴 본 것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아~~
근데 만약 김영하나 김연수 같은 남자 작가를 만난다면??
우황청심환을 무조건 먹어야 해요.

근데 아까 반디총각을 봤을때도 가슴이 잠깐 콩닥였는데...아~~
요즘 제심장이 고장났나봐요.ㅠ

프레이야 2012-09-2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좋은시간이었군요. 부러워라ㅎㅎ 김애란 사인이 활달하네요. 두근두근내인생, 재밌어요. 전 김애란 작품 그거 한권만 읽었어요. ㅋ

책읽는나무 2012-09-21 07:30   좋아요 0 | URL
확실히 글씨체나 싸인체(?)도 그사람의 성격이나 문체를 닮긴 하나봐요.
실은 두 분의 작가 싸인본 책을 두 어 권 가지고 있긴 한데요.
직접 싸인 하는 것을 내눈 앞에서 지켜보질 않아서 그러한가? 그냥 작가의 싸인이 이렇게 생겼구나! 신기하다~ 이정도의 반응이었는데요.
완전 김애란작가의 싸인은..하~
지금 다시 봐도 생동감이 넘치네요.
무조건 두 손 높이 들어 만세를 부르겠다고 독자들에게 싸인을 해주었는데 그래서 더 싸인 받는 사람을 흥분되게 만든 요인도 있지 않았나? 싶네요.ㅋ

김애란의 다른 책들도 다 괜찮던데...더 읽어주세요.^^

숲노래 2012-09-21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제(9.19) 청소년 독자 60명한테 사인을 해 주었어요.
사인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사인을 하는 사람도
두근두근 설레면서 기쁘답니다 :)

책읽는나무 2012-09-21 07:35   좋아요 0 | URL
그래요?
전 두근두근 책을 100권이나 싸인 해 놓은 책들을 보고서 정말 팔 아프겠다 싶어 싸인 받는 독자들은 좋지만,막상 싸인을 해주는 작가들은 약간 곤욕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줄곧 했었습니다.
헌데 싸인 해주는 사람도 두근거리고 설레나요??
아~ 좋군요.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청소년들도 연예인 싸인 보다도 작가들의 싸인을 더 많이 받고,흥분하고,보관하고,꿈을 키워보고....그랬음 참 좋겠네요.
내가 청소년 시절엔 뭘 했나? 싶어질만큼 그들이 부럽네요.
암튼..좋은 일 하셨어요.
독자들한테 싸인 많이 많이 해주세요.
독자들은 너무 기쁘고 설렌답니다.^^

소나무집 2012-09-2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애란 작가도 완소 독자를 만났으니 두근두근 했을 거예요.
저도 두근두근 내 인생 한 권만 읽었어요.
김애란 고향이 저와 같은 곳이라서 관심이 가는 작가예요.
우리 동네에도 내려왓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드네요.

책읽는나무 2012-09-21 18:30   좋아요 0 | URL
아니~ 님도 한 권만 읽으셨어요?
안돼요.안돼요. 몇 권 더 읽어 주세요.^^

김애란의 고향은 충남 서산 대산읍(?)이라더라구요.그럼 님도?
태어나긴 인천에서 태어났는데..부모님의 고향이 서산이라더군요.
고향을 표시하는 대목에서도 에피소드를 얘길 하는데 웃겼어요.
처음의 책엔 인천이라고 표기했는데 서산으로 내려가신 부모님이 고향사람들이 모두들 한 마디씩 한다고..서산의 특산물에 김애란도 끼워 넣는 판이라고 말씀하셔서 두 번째 책엔 서산이 고향이라고 표기했더니 인천사람들도 한 마디씩 해서 세 번째 책부터는 '인천에서 태어나 서산에서 자랐다'라고 표기했다네요.ㅋ
작가를 배출한 동네에서는 자부심이 강한가봐요.
우리동네는 '고향의 봄'동요를 지은 이원수 작가가 유명하답니다.ㅎㅎ

icaru 2012-09-2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너무너무 위트만발~~하는 "김애란 강연회를 다녀와서.." 되겠습니다.
막 그림이 그려져서 웃었어요! 싸인받을 때, 저도 쌍둥이 키워요 하는 부분요 ㅎㅎㅎㅎㅎ
저, 실은 김애란 작가는 익히 알지만 그녀의 책은 하나두 읽은 게 없는데,,,, 막 그런 느낌 있잖아요. 이 좋은 걸 여태 넌 접한 적이 없니? 하는 느낌요!
아휴~~~~~ 꺼이꺼이 아무튼 넘 재밌어요!
순대국하고 우환청심환하고, 자일리톨 껌 하고, 박경철,안철수도요!!!!

책읽는나무 2012-09-21 18:35   좋아요 0 | URL
좀 황당한 독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싶죠.ㅠ
"책 잘 읽고 있어요~"가 아닌 "저 쌍둥이 키워요~"라니..ㅠ
헌데..님은 왜 김애란의 팬이 아니었습니까?
너무하세요...김애란의 소설을 읽어주세요.제발~
(요즘 저도 기억님 닮아가나 봅니다.ㅋ)
저 요즘 기억님의 플리즈~ 란 문구 하나로 미미여사책 열심히 읽고 있어요.
밤엔 무서워서 못 읽고 맨날 아침에만 읽고 있어 진도가 잘 나가지 않지만요.
우리 서로 완소작가 한 명씩 호명하여 서로의 팬심으로 작가의 책 읽어주기 운동을 해야만 할 것같아요.
님은 누굴 응원하고 있나요?
궁금하네요.^^

양철나무꾼 2012-09-2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글을 얼마나 맛깔나게 쓰시는지...읽는내내 입에 침이 가득 고여와 내내 눌러 삼키느라 애를 먹었습니다여, ㅋ~.
저도 한 권 '달려라, 아비'만 읽었고,
나머지는 이렇게 저렇게 선물받아 가지고 있는데...
책나무님 페이퍼를 보니 읽고 싶어지는 걸요.
좋고 잼 난 글이예요, 꾸벅~!

책읽는나무 2012-09-24 17:15   좋아요 0 | URL
아이고..
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황망하여...
저도 님의 글 깊이 생각하면서 잘 읽고 있습니다.
또한..님은 제 귀도 얼마나 즐겁게 간질여 주시는지~~^^
의외로 김애란의 책을 읽지 않은 이들이 계시단 것에 좀 놀랐습니다.
부디 읽어주세요.꾸벅~^^;
글 잘쓰는 젊은 작가들이 꾸준하게 롱런했음 해요.
갑자기 남자 고등학생이 그자리에서 질문했던 것이 떠오르네요.
인기가 떨어져 훗날 비운에 간 작가들이 많은데 작가님이 그리 되신다면 어쩌실꺼냐고 당돌하게 질문을 해버려 모두들 웃었는데요.저도 여적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질 못했었는데 그남학생덕에 한 번 상상을 해보았거든요.
아~ 슬프더라구요.
전 김애란 작가가 더욱더 성숙하여 박경리나 박완서같은 소설가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노년이 되어도 재치있는 글솜씨로 사회의 아픈 곳이나 가려운 부분들을 잘 긁어주었음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래서 '달려라,아비'적부터 점 찍어놓고 응원중이에요.ㅎ

icaru 2012-09-2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통 책을 안 읽긴 하지만요~ 책나무 님 페이퍼에 아주 정곡으로 필 받아서 두근두근,,을 읽고 있어요! 행동력 짱이지요잉? ㅋ
항상 보면, 페이퍼는 페이퍼대로 재밌는 거고, 책 또한 그래 줄지는 언제나 미지수였는데, 제대로!!!!네요, 이번은 ^---^ ㅋㅋㅋ 사뭇 감사하는

페이퍼 말씀 처럼 정말 인천 출생 서산에서 나고 자람으로 되어 있는데, 신기한 것은요. 저도 친가가 서산&태안군이라서,,, 그쪽 지역 분들은 고장이 연합을 했는지, 서산에 계시다가 인천에서 업종에 종사하시거나, 역으로 인천에서 서산으로 발령(해양 경찰이나...기타 등등 바다와 관련된)을 받으시거나 하더라고요. 작은 표본을 가지고ㅡ, 결론 내고 있어요. 혼자 또 뭐 하나 깨우쳤다 이거죠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12-09-26 15:12   좋아요 0 | URL
책 재미나죠? 김애란의 문체 매력은 바로 그것이어요.ㅋ
저도 읽고 있는데 민군이 몇 번씩이나 책이 그렇게 재밌냐고 몇 번씩 묻더라구요.내가 그렇게 많이 웃으면서 읽고 있었는지 잘 몰랐어요.
비행운을 앞부분 조금 읽었는데 사람들은 김애란의 문체가 점점 무겁다라고 얘길 하던데 전...여전히 재밌던데요.
완전 무한사랑인가봐요.큭~
아무래도 작가도 결혼을 했고,연륜이 묻어나는 문체가 나오질 않을까! 싶은데..그건 당연한 것 아닐까! 싶어요.
그럼으로 할머니가 될때까지 글을 쓰고 싶다라는 작가의 바람대로 커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구요.^^

님의 고향이 서산이셨어요? 작가는 서산 대산읍이란던가? 그러더라구요.얼핏 서산 사람들 즉 부모님의 세대들이 돈을 벌기 위하여 인천으로 올라가 자리를 많이 잡았다고들 하던데...작가네 부모님은 여의치 못하시어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셨다고 하였던 것같아요.아마도 님의 의중이 맞을꺼에요.
전 이런 모든 얘기들도 사실적이어서 너무도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구요.^^
비행운을 다 읽고 나서도 읽으실만한 책인지 한 번 알려드릴께요.

icaru 2012-09-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결혼도 했군요~ 아이도 있을까요? ㅋㅋ 저는 작가의 개인 이력은 하나 알두 못하면서, 작가란 되어보지 못한 처지 일테면, 엄마의 마음이라거나, 조로증이 이는 열일곱 소년의 마음이라거나 도 너무 리얼하게 잘 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흐흐

전, 서산과 군단위로 경계를 둔 홍성이라는 데서 자랐어요. 태어난 건 군산이라는데,, 아버지 근무지 따라 홍성에 올라왔는데, 이후 줄곧 그곳에서 자랐거든요~

친가 친척들은 인천에 그리고 서산에 살고 계셔서리... 뭐 지금은 잦은 왕례도 없지만요 ^^;;; 제 고향은 아니지만, 어릴적에 방학이면 다녔고, 아버지의 고향이 제게 아무런 감흥을 안 줄리 없잖겠나 그런 크크크..

기억의집 2012-09-26 17:13   좋아요 0 | URL
애 낳지 않아도 능력 있는 작가는 리얼하게 묘사하더라구요. 저는 일본작가에게 공감이 많이 가는 이유가 엄마의 삶이나 미혼 여성의 삶을 너무나 리얼하게 묘사 하더라구요. 가쿠오 미쯔오 같은 경우는 애도 없고 이혼했는데도 어찌나 고부갈등을 묘사를 잘 했던지,,전 그녀의 작품은 다 좋아졌어요^^

김애란은 아비는 달린다, 읽고 전혀 공감이 안 되서 그만 둔 작가에요. 다들 작품 좋다고 하는데, 전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왜 좋은지.

책읽는나무 2012-09-27 13:32   좋아요 0 | URL
이카루님!
작년에 결혼했다고 하더라구요.그것도 소설 응모를 해보라고 곁에서 응원해주어 소설가로 첫발을 내딛게 해준 그사람과 결혼을 했다더군요.대단하죠?^^

저도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사람이 이렇게 섬세하게 잘 표현했나? 싶었는데...작가라는 특권도 있었겠지만,내가 짚어 가늠해보기엔 아마도 쌍둥이 언니가 조카 젖을 떼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그것도 스토리가 있었다라고 멋진 말을 했었거든요.좀 상황묘사가 웃기기도 했지만,듣고 보니 그렇구나~ 고개를 많이 끄덕였어요.작가는 세세한 모든 상황들을 면밀히 관찰하는 습관이 있나봐요.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참 멋지게 표현한다는 것은 축복이어요.암튼..조카는 내자식이나 마찬가지라는데..아마도 그러한 경험들이 있지 않았을까? 또한 쌍둥이 언니가 아기 키우는 모습을 또 얼마나 자세하게 지켜보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추측해보았습죠.ㅋ
그리고 이소설은 실은 작가 부모님의 젊은 시절의 연애를 선물해주고픈 맘도 있었다네요!
아~ 적으면서도 답답한 맘이 드는게요.
그날 강연회때 들었던 모든 말들을 글보다 내입으로 직접 전달해 주고 싶은 맘이 들정도로 내가 너무 많이 듣고 온 것을 느꼈어요.이모든 것을 나만 알고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에요.
이렇게 내가 한 가지씩 작가의 비밀을 살짝 알려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 이런말이 어울리는지 모르겠는데..좀 짜릿하다고 할까요? 또는 더 많이 알려드리고 싶어 조바심이 난달까요? ㅎㅎ
기분이 참 묘하네요.^^

책읽는나무 2012-09-27 13:45   좋아요 0 | URL
기억님!
작가는 참 대단하긴하죠?
대체적으로 여성작가들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여성들의 삶을 더 섬세하게 잘 표현해내는 뭔가가 있는 것같아요.그래서 전 여성작가들의 그섬세함을 좋아하는 듯해요.남자작가들에게도 섬세함(?)이 비치면 좀 좋아하는 것같구요.ㅋㅋ

참,'아비는 달린다'가 아니고 '달려라 아비'입니다.ㅋ
작가의 말로는 제목에도 부러 운율을 넣어 입에 착착 감기게 선정한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주로 홀수로 정한다고 하더군요.
'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비행운'제목들이 듣고 보니 그렇더군요.
'두근두근 내인생'은 그책보다 훨씬 재밌어요.
김애란은 좀 뭐랄까요? 평소에 농담 잘하는 성격을 가진 자들이라면 충분히 좋아하고 공감할만한 대목들이 눈에 번쩍번쩍 들어오게 되는 것같아요.
그리고 글에 무게를 주지 않아 좀 편안하게 다가갈수 있어 좋은 것같아요.
제가 김애란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것이에요.^^
위에 나인님의 댓글을 보면 아~ 그렇구나! 무릎을 딱 칠 수밖에 없는 멋진 표현을 해주셨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저마다의 이유로 작가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물론 나의 호불호를 강요할순 없지만...
암튼,미미여사님 책 읽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저 지금 대놓고 강요하고 있는거 맞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