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녀석은 유치원 졸업을 했다.
그리고 이제 며칠 남지 않은 방학(?)을 끝으로 3월 2일에 입학을 한다.
입학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녀석은 지난주 토요일에 하루종일 구토를 하면서 애간장을 태우고, 축농증이 더 심해져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어 더욱더 마음을 쓰이게 한다.
일곱 살이 되던 작년 초쯤엔 녀석이 과연 학교 들어가면 학습을 따라갈 수 있을까? 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는데 것도 시간이 지나니 포기가 되고,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부터는 녀석이 학교 들어가서 예의범절이나 인성적인 면에서 선생님께 찍히지 않을까? 가 고심스러웠고,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이해심이나 협동심은 있는 것인지?가 걱정스럽더니 이젠 그것도 다 포기가 되고....
현재 심정은 어떻게든 아프지 않고 학교를 잘 다니기만 하면 좋겠다~ 로 바뀌어 버렸다.
에구~
또래보다 많이 허약하고,키도 작고(유치원에 입학할당시엔 꽤 큰 키였었는데 유치원 삼 년동안 키가 많이 자라지 않았는지 졸업당시 지네반에서 두 번째로 키가 작았다.쩝~) 더군다나 비염에서 축농증으로 넘어가버려 항상 코를 달고 있어 더욱더 맘이 쓰인다.
그래도 입은 항상 살아있어 뭐라고 뭐라고 쫑알쫑알대는데......머리가 어지럽다.
(요즘 둥이들 그렇게 말이 늦되어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더니 요즘 말문이 트여 쌍둥이들도 쫑알쫑알거리는데 셋이서 서라운드를 해주시니 요즘 머리가 어지럽고 귀가 아프다.)
녀석은 아직도 맨날 해대는 소리가 "학교 가기 싫어!"다.
내가 매번 밥 늦게 먹으면 학교 가서 혼난다고 그러고,지각해도 혼나고,결석해도 혼난다고 아주 강하게 강조하였더니 녀석은 이 세 가지가 죽기보다 싫은가보다.
이 세 가지는 녀석에겐 가장 큰 취약점이다.
그래도 그 중 학교 가고 싶은 이유가 단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유치원보다 방학을 길게 해서 좋아보인다고 학교 가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들곤 한단다.
내가 너무 그동안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했나 싶어 뒤늦게 수습을 했건만 먹혀들지 않는다.이젠 아예 포기해버리고 녀석이 뭐라고 하든 말든 직접 학교에 들어가서 겪어보면 알게 되겠지 싶어 아무런 대응을 해주지 않고 있다.
그냥 학교 입학에 관련된 책만 몇 권 읽어줬다.
이책을 읽고 입학하면 과연 녀석은 자신감이 생겨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지켜볼일이다.
학교에 가면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를 크게 부각시켜 잘 나타내주고 있다.
친구를 사귀게 되어 친구와 손잡고 다음날 학교에 갈 수 있다라는 대목에서 성민이의 친한 친구 이름을 대면서 걔랑 같이 학교에 갈 수 있을꺼라고 읊어줬더니 쌍둥이들이 옆에서 잽싸게 지들도 자기 친구 수현이랑 같이 손잡고 유치원 갈꺼라고 쫑알거린다.나는 이런말을 할 수 있는 쌍둥이들이 놀라워 입만 벌리고 있었다.
이책을 다 읽어주고나니 민인 그제서야 "이제 조금 학교 갈 마음이 생기는 것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속으로 '그래 그렇게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이야~'라고 외쳐주었다.
학교생활에 대해 조곤조곤 상세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어 읽어주는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작년 이맘때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이들이 모두 일곱 명이었었다.
아이들 모두 애착이 갔었기에 이책을 한 권씩 구입해서 졸업선물로
주었었다.모두들 뜻밖의 선물이었던지 깜짝 놀라더라는~
그러니까 아이들말고 그엄마들의 반응이 그러했었다.
헌데 일 년이 지난 지금 그반대가 되었다.
그일을 기억하고 되려 우리집에 성민이의 졸업선물을 건네주고 가고 있다.내가 지금 깜짝 놀라고 미안해하는 얼굴표정을 짓느라 사뭇 난감하다.
작년 아이들에게 이책을 안겨주며 나는 무척 행복했었는데.....
그기억을 더듬어 성민이에게도 읽혀주었는데 왠지 작년만큼의 감흥은 없더라는~~~
이책은 쌍둥이들이 더 좋아하더라는~~
토마토 안먹겠다는 롤라가 여기 또 나오니까 신기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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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읽히면서 성민이의 사고관이 확고하게 굳어져 많이 닫혀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어 많이 안타까울때가 많다.
그러니까 상상력이란 것이 많이 죽어 이런책을 읽혀줘본들 심드렁하다.심지어 녀석이 평하길.."이런 학교는 없어요!"라고도 말한다.
성민아!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니? 아직 어린나이에!
미하일 엔데의 또 다른 기막힌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데 성민인 그림은 재밌어 하지만 내용은 크게 와닿지 않나보다.
안타깝다.
아이들 7,8살이 되면 사고관이 닫혀버려 외부의 자극을 차단시킨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이 네 권만 읽혀줬는데 입학하기 전에 한 번 더 읽어줘서 완전무장을 시켜줘야겠다.
성민!
부디 건강하게 학교생활 잘해서 아프지 말고,결석없이 개근상을 타보도록 하자꾸나!
유치원 선생님한테 들은 얘긴데 녀석이 선생님께 "학교 가도 개근상이란 것이 있나요?"라고 묻더란다.선생님이 그럼~ 이라고 대답해줬더니 녀석은 "그럼 학교도 3년만 다니면 개근상을 타겠네요!"라고 강한 의지를 굳혔는데 선생님이 "아니야! 6년을 다녀야한단다"라고 깨우쳐줘 녀석은 멍~ 잡고 있었단다.
졸업식날 가보니 유치원생 중 3년 개근상을 타는 아이가 두 명 있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여겼었는데 녀석도 조금 자극을 받았나보다.결석을 밥 먹듯이 하던 녀석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