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쯤 요놈 스파티필름을 분갈이 하러 화원에 잠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집에 화분이 몇 개 되진 않지만 그 몇 안되는 화분들을 모두 생명력이 끈질긴 것들이어서 잘 버텨주고 있다.그중 하나인 이화초는 제작년께 시부모님께서 분갈이 하시면서 선물받은 녀석이다. 하지만 녀석의 화분에는 부러 성민이 첫 돌 기념이라고 적어 놓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스파티필름을 최초로 구입한 것은 2003년이 맞기 때문이다.시누이네 작은 조카가 스파티필름 화분을 그해에 두 개를 구입했었는데 시어머님이 하나를 집으로 가져오셨더랬다.조카가 키운 화분은 금방 죽었고, 어머님이 가져오신 이화분은 쑥쑥 무럭무럭 잘 자라주었다.그래서 나도 분갈이하면서 얻을 수 있었다.내가 스파티필름을 처음 만난 그시기를 기억하기에 일부러 성민이 첫 돌 기념이라고 억지로 갖다 붙여 성민이 나이와 동일시하면서 화분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이화분을 보니 화원에 언제 다녀왔었는지 알 수가 있군!^^
그날 화원에 가서 이 세 녀석을 사가지고 왔다.그리고 각 하분마다 이름을 붙여 주었더니 이화분도 곧 내자식처럼 여겨지더란 말씀!
똘망똘망 세 아이들과 너무나도 흡사해보여 볼적마다 흐뭇하다.(이미지 사진도 몇 년만에 이사진으로 바꿨다..^^)
성민이 화분은 테이블야자이고, 지수 화분은 싱고니움, 지윤이 화분은....어 뭐였었지? 요즘 치매끼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구나~ 집에 와서 금방 잊어버렸다..이런 이런~
현재 지윤이 화분이 제일 많이 자랐는데 말이다..ㅠ.ㅠ
이것은 군자란!
이화분은 친정부모님이 분갈이 하시면서 주신 선물이다. 적혀 있는 그대로 쌍둥이를 가질쯤 이화분을 받았었다.그래서 이화분은 쌍둥이들과 인연을 맺어 아이들의 나이와 함께 연수를 기억하고 있다.
가져온 2005년도에는 꽃 피는 것을 못봤는데 작년에는 쌍둥이 낳고 조리하는 중에 6개의 꽃을 피워 식구들을 기쁘게 해주었다.비록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꽃을 바라본 슬픔도 있었지만.....
올봄에도 크게 기대를 하고 있는 녀석이다.나는 이녀석의 꽃이 기품있어 보여 많이 이뻐하고 있는중이다.
그리고 이화분은 그날 화원에서 주인집 아주머니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화원 주인여자는 배가 이만큼 불러 예정일이 언제냐고 물어보니 내가 간 바로 그날이라고 하였다. 나는 것도 모르고 이것, 저것 심부름을 좀 시켜 괜히 미안했었다.예정일이 가까워도 소식이 없어 며칠뒤 유도분만을 시도한다고 했었다.
나는 이꽃을 보고 있노라면 그화원여주인이 생각난다.꽃처럼 예쁘장한 얼굴로 만삭인 몸을 이끌고서도 씩씩하게 화분 분갈이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며, 지금쯤 예쁜 아가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고 있겠구나~ 라고 상상도 해본다. 내가 젖먹이를 키우고 있어서인지 예쁘게 배가 부른 화원 여주인으로부터 받은 이조그만 꽃화분이 무척 고맙게 생각된다.
헌데...치매끼로 인하여 꽃이름을 듣고도 금방 까먹어버렸다.내가 연신 이꽃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는데 여주인은 웃으면서 뭐라고 하면서 덧붙이는말.."집에 가는 길에 금방 잊어버리실꺼에요~~"
진짜더라~~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정말 십분도 안되어 잊어버렸으니~~
삼월이 되었다.
후레아 페페 화분도 분갈이를 해줘야 되고, 그리고 쌍둥이들 첫 돌 기념으로 화분을 하나 더 장만할 계획을 품고 있다. 화분 구입하는 것도 일종의 중독이지 싶다. 화원에 가면 이것 저것 막 사들이고 싶어진다.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화초가 어떤 것이냐를 큰 기준으로 화분을 구입해야만 한다.
새로운 화분이 몇 개 갑자기 생겨난 것만으로도 봄은 벌써 내옆에 다가와 앉아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