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책&'에 실은 로쟈의 주제별 도서소개를 옮겨놓는다. 이달의 주제는 도서관이다. 따로 피서여행을 가지 못하는, 갈 수 없는 처지의 이들에겐 그나마 도서관이 최적의 피서지처럼 보이지만, 나는 오늘도 마음의 도서관이나 짓는데 만족해야 할 형편이다. 언젠가 명품 도서관들을 둘러볼 기회가 오면 좋겠다... 

책&(11년 8월호) 도서관으로의 피서여행

긴 장마와 폭염을 관통하고 있다. 무더위에 지친 당신에게 그래도 기운이 좀 남아있다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기도 할 것이다. 어디로?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라도”(보들레르)는 시인의 선택이다. 이 세상 ‘안쪽’에서 골라야 한다면, 나처럼 도서관을 꼽을 이들도 있지 않을까. 물론 방학을 맞은 학생과 이런저런 수험생들로 북적이는 동네도서관을 뜻하는 건 아니다. 이 ‘동네 밖’ 도서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 내가 꿈꾸는 공간이자 우리가 같이 여행해볼 만한 장소다. 이 여행의 가이드가 될 만한 책 몇 권을 꼽아본다.   

가장 먼저 손에 쥘 만한 책은 최정태의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한길사, 2011)이다. 도서관학(요즘은 문헌정보학이라고 부른다) 전공자인 저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란 외국 화보집에 자극을 받아 직접 찾아다닌 국내외 도서관 15곳을 소개하고 있는 도서관 탐험이자 도서관 오디세이다. “도서관 여행을 하면서 경이로운 건축물의 아름다움도 살피겠지만 그 안에 있는 책과 시설물,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찾아볼 요량”이라고 저자는 적었고, 책은 그 결과다. 이 ‘도서관 테마여행’은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시작해서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끝난다. 미국과 서유럽 도서관들이 주된 방문지이며 국내 ‘도서관’으로는 해인사와 함께 규장각이 포함됐다.  

눈길을 끄는 건 저자가 꼽은 세계적인 명품 도서관의 조건이다. 다섯 가지를 꼽는데, 첫째가 도서관 건물의 아름다움과 역사성이다. 둘째는 장서. 대체로 100만권 이상은 보유해야 한다고. 참고로 미국 의회도서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라는 하버드 대학도서관의 장서는 2003년에 1,500만권을 돌파했다 한다. 그리고 셋째는 세계사적으로 역사를 바꾸거나 움직인 인물 또는 사건과 관련된 포괄적인 장서나 기록물을 구비하고 있는가 하는 점. 저자가 부시 대통령도서관도 찾아본 이유인 듯싶은데, 미국은 대통령기념관이 아니라 대통령도서관을 설치‧운영하는 것이 법제화돼 있으며 그곳에 통치 사료와 각종 국정 자료들을 보관해놓는다고 한다. 넷째는 초기간행본, 좀더 정확히는 1450년대 이후부터 1600년 이전까지 활판인쇄로 간행된 책 또는 양질의 필사본을 어느 정도 소장하고 있는가. 이런 ‘명품’들을 소장하고 있어야 명품 도서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끝으로 다섯째는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또는 <36행 성서> 내지 셰익스피어 초판본을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점. 이건 서양의 도서관에 한정되는 조건이겠다. 저자가 제일 처음 둘러본 미국 공공도서관이 바로 이런 조건들을 두루 충족시키고 있는 최상급 도서관이라 한다.    

발품을 판 도서관 여행기로는 유종필 국회도서관장의 <세계 도서관 기행>(웅진지식하우스, 2010)도 필독서이다. 저자는 국가별 도서관 기행을 시도했는데, 한국을 포함해 11개국 40여 개 도서관을 소개한다. 장점이라면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구경할 수 없었던 러시아와 중국, 일본, 그리고 북한의 도서관까지 둘러볼 수 있다는 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출발지로 한 이 기행에서 개인적으론 ‘레닌도서관’이라 불리는 러시아 국가도서관 방문기가 특히 반가움을 느끼게 했다. 그건 유일하게 나도 가본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광장에 도스토예프스키 동상이 세워져 있는 이 도서관이 미국 의회도서관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는데, 중앙열람실만 해도 이용자가 하루 4천 명이 넘는다 한다. 1979년작으로 국내에서도 개봉됐던 러시아 영화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에 나오던 모습 그대로이다. 이렇듯 독자가 저마다 방문해본 도서관의 기억을 중첩시켜서 읽는다면 더욱 흥미로운 독서 여정이 될 듯싶다.   

세계 각지의 도서관으로 눈요기를 했다면 이제 둘 중 하나다. 가방을 챙기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도서관을 꿈꾸거나. 사실 도서관은 공공도서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도서관도 있고 또 마음의 도서관도 있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밤의 도서관>(세종서적)은 그런 개인의 도서관, 마음의 도서관에 대한 명상이다. <독서의 역사>의 저자이기도 한 망구엘은 아르헨티나 태생으로 서점 직원으로 일하던 젊은 시절, 작가 보르헤스에게 4년간 책을 읽어준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보르헤스가 시력을 잃어가던 때였다. 본래 책을 좋아하던 편이었지만 보르헤스로부터 받은 감화는 그를 더욱 독서에 탐닉하게 했고 세계적인 독서가로 만들었다. 독서가인 만큼 수집한 책이 재산일 텐데, 그는 반세기 동안 모은 책을 모아둘 도서관을 프랑스의 한 시골 헛간 터에 세운다. 이 일이 계기가 돼 시작된 그의 도서관 사색이 <밤의 도서관>에서는 15가지 주제에 따라 펼쳐진다. 개인도서관, 곧 서재는 그 주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모든 서재는 궁극적으로 에우테미아를 갈망한다”고 망구엘은 말한다. ‘에우테미아’란 그리스어로 ‘영혼의 행복’을 뜻한다. “에우테미아는 방해받지 않는 기억이며, 글을 읽는 시간의 편안함”이다. 공공도서관이거나 개인도서관이거나 어디인들 어떠랴. 이 여름, 우리가 에우테미아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라면!  

11. 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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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8-11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우테미아라 근사하네요

로쟈 2011-08-11 19:16   좋아요 0 | URL
도서관이 원래 근사한 장소이어야 합니다.^^

가넷 2011-08-1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5만권으로 힘들어 하는데 천만권이라니... 장서수로만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서도 천만권이 넘는 장서 수를 보자니 허걱!...@_@;;;; 그 역사와 전통에 비하면 참 초라해 집니다... 뭐 겨우 30살 밖에 안되는 도서관이니 그정도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겠죠. 더욱 더 분발해야겠습니다...ㅎㅎ;

로쟈 2011-08-12 07:46   좋아요 0 | URL
우리가 도서관에 욕심을 부린 나라는 아닌 것이죠.^^;

미국사람 2011-08-12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도서관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아주 아름답군요.

그 사회가 선진국인지를 알려면 그 나라에서 나온 사전의 수준과 도서관의 수준을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이라는 면에서 보면 한국은 소득수준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준의 도서관을 가지고 있죠. 슬픈 일입니다.

그리고 하버드 장서가 1500만권이라고 했는데 하바드 도서관은 다른 대학과는 달리 단일 건물은 아니구요. 하바드 건물중 상당 부분이 도서관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국으로 치면 단과대학 별로 도서관이 하나씩 있는 셈이죠.

미국회 도서관은 지하가 연결된 두개의 건물이구요. 규모가 엄청납니다. 하긴 가본 것이 20년이 넘으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미국 대학에서는 제일 좋은 건물이 도서관이라고 보면 보통 맞읍니다. 우리도 그런 날이 와야할텐데 꿈이겠죠.

로쟈 2011-08-12 07:47   좋아요 0 | URL
네 꿈일 거 같습니다. 도서관을 짓는 지자체는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이고, 대학들은 그 돈이면 땅을 사지요...

VANITAS 2011-08-1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얘기는 아니잠 최근에 나온 '유럽의 명문서점'도 꽤나 눈을 사로잡더군요.
서점에 관한 서적도 종종 출간되었으며 좋겠네요.

로쟈 2011-08-13 09:1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갖고 있는 책이에요.^^
 

올여름 '북캉스'로 조금씩 읽고 있는 책은 중국 고대사 관련서들이다. 사마천의 <사기>가 한무제 이전의 중국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사기>에 대해서도 부쩍 관심을 갖게 됐다. <사기>는 현재 까치판과 민음사판(김원중)이 나와 있는 듯하고 알마판(김영수)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언제 완간될지는 미지수이다). 어떤 번역판으로 읽어야 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기에 대한 강의들을 흥미롭게 읽고 있다. 더불어 선진시대와 진한시대에 관한 책들까지. 이번에 진순신의 <이야기 중국사>(살림, 2011)가 7권짜리로 출간돼 일단 1, 2권을 구입했다. 중국사 입문서 다음에 읽을 책을 찾던 나 같은 독자에게는 아주 유익하다. 일본 고단샤판 <중국의 역사>(혜안) 시리즈도 병행해서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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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강의-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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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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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제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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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답하다- 사마천의 인간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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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08-11 11:23   좋아요 0 | URL
대개 "답하다" 혹은 "묻다" 시리즈는 별 영양가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난세에 답하다"는 갈등만 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돈주고 살만한가요? 사기 교양 강의는 꽤 재미있게 읽었고요. 다른 것보다 이중텐의 초한지 강의는 마음이 가네요. 조만간 구입할 듯합니다.

로쟈 2011-08-11 12:05   좋아요 0 | URL
사기에 관한 책을 많이 보셨다면 내용이 중복될 수도 있지만, 사기 입문서로는 괜찮습니다. EBS 강의를 묶은 것이고, 사마천과 사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요. 사진자료가 많은 게 장점입니다...

비로자나 2011-08-11 17:12   좋아요 0 | URL
바로 원전을 파고드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만. 까치 판은 약간 여러 번역자들의 모음집이 되어놔서... 무슨 말인지 잘 아시죠? ^^ 이성규 교수님께서 한 권 짜리로 엣센스만 발췌역하신 책(서울대출판부)도 괜찮았습니다. 춘추전국 시대를 이야기로 감상하시려면 김구용 선생 열국지를 빼놓고선 이야기가 안 되죠! 강추 드리옵니다.

로쟈 2011-08-11 19:16   좋아요 0 | URL
사기는 날 잡아서 읽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기에 쉬엄쉬엄 읽으려고 합니다. 서울대판은 갖고 있고, '전집'을 고르려는데, 민음사판으로 읽을지 알마판으로 짝을 맞출지 생각중입니다...

미국사람 2011-08-12 01:55   좋아요 0 | URL
사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말씀드리면 입문서는 다 버리시고 그냥 번역서를 읽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열전부터 읽는게 좋구요. 상당 부분이 마치 소설같으니까 이틀 정도 날밤새면 열전부분은 다 읽을 수 있거든요. 책이란게 사람마다 편차가 있긴하지만 저는 아주 흥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로쟈 2011-08-12 07:44   좋아요 0 | URL
사기도 시대와 인간의 산물이기에 배경설명이 필요한 것이죠. 순서는 바뀌어도 관계없지만요. 요즘 번역서는 그래서 많은 분량의 해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기의 백미는 다들 열전을 꼽더군요...
 

기획회의(301호)에 실은 리뷰를 옮겨놓는다. 정위안 푸의 <법가, 절대권력의 기술>(돌베개, 2011)을 다루고 있다. 얇은 편에 속하지만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인데, 쓰다 보니 건드리지 못한 대목도 많다. 다른 기회에 보충하려고 한다.  

기획회의(11. 08. 05) 법가의 정체를 밝히다

중국의 법가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몇 년 전에 이상수의 <한비자, 권력의 기술>을 읽고서다. 한비자와 함께 법가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는데, 한편으론 유가와 도가 계열 사상가들을 우리가 편독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정위안 푸의 <법가, 절대권력의 기술>은 그런 관심의 연장선에서 읽은 책이다. 동양고전강의 시리즈로 나온 것인데 특이하게도 원저는 영어로 쓰였다. 저자가 베이징대학을 졸업했지만 현재는 미국대학에 몸담고 있어서이다. 원제는 ‘중국의 법가(China's Legalist)’(1996).   

그런 제목이라면 영어권 독자에게 법가 사상을 소개하는 일종의 ‘입문서’일 텐데, 보통의 입문서답지 않게 저자의 입장이 뚜렷하다. ‘절대권력의 기술’이라고 덧붙여진 제목, 그리고 ‘진시황에서 마오쩌둥까지, 지배의 철학’이란 번역본 부제가 암시해주는 대로 초점은 법가의 부정적인 면모에 맞춰져 있다. 원저의 부제는 아예 ‘최초의 전체주의자들과 그들의 통치술’로 돼 있다. 법가 사상가들을 ‘최초의 전체주의자들’로 규정하고 그들의 통치술이 중국 역사에 끼친 폐해를 신랄하게 비판하려는 것이 저자의 주안점이다. ‘전체주의’란 말이 유행어가 된 건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1948) 덕분일 텐데, 거기서 아렌트는 반유대주의와 제국주의를 나치즘과 스탈린주의 같은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꼽았다. 정위안 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 고대의 법가를 ‘전체주의자 이전의 전체주의자’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20세기 히틀러의 나치 독일, 스탈린의 소비에트 러시아,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중국에 드러난 현대 전체주의의 핵심 요소는 대부분 2천여 년 전에 법가가 주장한 것이다.” 

법가 사상이라고 하니까 보통을 법치, 곧 법에 의한 통치를 주장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때의 법치는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법을 이용한 통치’이다. 법이란 “군주가 백성을 통치하고자 이용하는 형벌 도구”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법이 형벌의 도구이고 공포가 가장 효율적인 정치 통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법가의 교의는 극단적인 독재 옹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법가는 마키아벨리즘을 한참 앞선다. “중국의 법가는 르네상스 시대의 저명한 이탈리아 학자 마키아벨리보다 1,800여 년 앞서, 마키아벨리보다 더 마키아벨리적인 저서를, 현대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논조로 저술했다.”    

법가와 마키아벨리 모두 정치란 근본적으로 권력에 대한 추구라고 생각하고 권력의 문제를 개인의 도덕성과는 분리시켰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법가는 마키아벨리보다 더 급진적이었다(적어도 마키아벨리를 전체주의 사상의 원조로 꼽지는 않는다). 저자가 보기에 법가의 목적은 “군주와 정부가 백성의 사회생활 거의 모든 부분을 무제한의 권력으로 통제하는 전체주의적 사회질서 구축”이었다. 현대 전체주의의 특징을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 단 한 명의 지도자가 이끄는 단 하나의 정당, 군대 장악, 언론 장악, 치안 통제, 경제 부분을 포함한 모든 조직의 독점 등으로 꼽는다면, 현대의 발명품인 정당만 제외하면 모두 고대 법가의 저술과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문제는 법가가 진나라의 천하통일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 발전에 결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지만 이러한 사실이 잘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려진 대로 한 무제가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은 이후 중국의 제국들은 유교 국가를 표방한다. 그건 조선도 마찬가지여서 유교적 권위주의 국가체제였다는 게 대체적인 이해다. 하지만 ‘외유내법(外儒內法)’이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 외유내법이란 대다수 중국 역사학자들이 중국 제국의 정치전통을 이르는 말로, 겉으론 유가를 표방하지만 속은 법가라는 뜻이다. 즉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내세우긴 했으나 실제로는 법가가 핵심 통치술이라면? 하지만 그러한 사실이 감춰져온 것이라면?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니 바로 떠오르는 건 청나라 말의 사상가 이종오의 ‘후흑학’이다. ‘뻔뻔함(厚)’과 ‘음흉함(黑)’이 난세의 통치학이었다는 걸 발견한 그는 세계의 진화를 세 시기로 구분했다. 첫 번째 시기인 상고시대에는 인민들이 미개하고 그야말로 천진난만하였다. 그래서 공자는 이 요순시대의 회복을 염원하며 사회풍조를 태고시대로 되돌리려고 했다. 인의를 주장하고 예치를 설파한 유가는 이 제1기의 사상이다. 제2기는 조조와 같이 음흉하고 유비처럼 뻔뻔한 인물들이 운을 거머쥔 시대다. 전국시대의 사상인 법가는 그러한 후흑을 군주의 처세술과 통치술로 권장한다는 점에서 제2기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조조와 유비와 같은 자가 널려 있는 시대라고 이종오는 말한다. 그래서 제3기에는 뻔뻔하고 음흉한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가 없다. 때문에 공맹의 도덕을 차용해야 한다. 속셈은 다르더라도 겉으로는 유가의 도덕을 앞세워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제3기다. 이종오는 이 3기를 자신의 시대로 잡지만 외유내법이 중국의 정치전통이라고 하면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한 무제가 유교를 국가 이데올로기로 만든 것은 재해석될 여지가 있다.   

기원전 136년 무제는 유학자 동중서의 기안을 받아들여 유교를 국교로 정하는데, 그러한 제도화가 실상은 법가가 추진한 세뇌 정책의 결과라는 게 정위안 푸의 생각이다. 가령 백성은 군주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여성은 남성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삼강(三綱)은 유교 윤리의 중추이다. 그리고 이 삼강은 중국에서 2000년이 넘게 공식적 기본 윤리 원칙이자 사회규범의 핵심이었다. 군주의 절대 지배를 유교적 이념으로 자연스레 정당화한 셈이니 유교를 세뇌 도구로 변형시킨 게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또 청나라 때 황제는 황실 학술원에 나가 유가 고전을 강의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유학의 가면을 쓰고 법가 사상을 장려하는 관습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20세기 후반의 <마오쩌둥 어록>조차도 “군주가 이데올로기, 교육, 대중 매체를 직접 통제하는 제국 법가 전통의 정점”이라고 평가한다. 요컨대 “법가가 중국에 끼친 영향력은 사실상 2,300년 이상 지속되었으며, 20세기까지도 그 영향력이 여전히 뚜렷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동시에 “법가가 중국 사회에 끼친 지속적인 영향력은 어쩌면 중국 인민들에게 마르지 않는 불행의 원천이었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정작 인민들 자신이 그러한 불행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중국인들이 언젠가 법가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바랄 뿐”이라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겉모양만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도 예외는 아닐 터이다.  

11.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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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주주의와 법가식 법치주의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11-09-01 22:54 
    내일자 경향신문에 실리는 '문화와 세상' 꼭지를 옮겨놓는다.지난달부터인가 화요일 연재에서 금요일 연재로 바뀌었다. 점심때까지 아이템을 놓고 고심하다가 '난세의 후흑학'에 대해 쓰기로 하고 서두로 '법가' 얘기를 꺼냈는데, 그걸로 그냥 분량이 차버렸다. 후흑학 얘기는꼼수로 아껴두기로 했다.경향신문(11. 09. 02) [문화와 세상]승승장구하는 ‘법가들’중국 전국시대에 나온 법가사상은 알다시피 진나라의 천하통일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하지만 법가에 근거
 
 
미국사람 2011-08-12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이 겉보기에는 유가로 통치한 것 같지만 내적으로는 법가로 통치했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구요. 법가 이념으로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이 2대만에 몰락한 것을 거울삼아 한고조가 유교이념을 앞세웠다는 거구요.

개인적으로 한비자를 꽤 좋아하는데 나아진 번역이 있는지는 모르겠읍니다. 요즘 체세술책이 유행인 모양인데 그 대신 한비자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2000년전에 쓴 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실랄하지요.

로쟈 2011-08-12 07:43   좋아요 0 | URL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보통은 외유내법이 신해혁명까지 이어진 것으로 봅니다. 저자는 마오 이후 사회주의 중국의 치세도 그 연장으로 본다는 게 다르구요. 저로선 '그럼 조선은?'이란 질문을 갖게 되는데, '유교국가'로만 설명들이 돼 있어서 좀 미흡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 부분에 관한 연구/책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

북매니아들에겐 대단할 것도 없는 표어이지만,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는 걸 강력하게 입증하는 책이 출간됐다. '세계 최고의 북맨(bookman)'이라는 릭 게코스키의 <게코스키의 독서편력>(뮤진트리, 2011). 저자의 이름을 제목에 넣을 만큼 지명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움베르토 에코나 장정일이라면 모를까) 여하튼 전작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르네상스, 2007)를 기억하고 있는지라 반가운 마음에 바로 주문을 넣었다.  

 

'독서편력'이라고 번역됐지만 원저의 부제는 '독서회고록(Bibliomemoir)'이고, 이건 저자가 ‘거의’ 만든 용어이자 장르라 한다. 마치 '독서일기'란 말이 장정일이 '거의' 만든 용어이자 장르인 것처럼. 전체적으론 아홉 번째 책이지만 장정일 독서일기 '시즌2'의 두번째 책에 해당하는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2>(마티, 2011)도 최근에 나왔다. 그러고 보니 딱 1년 터울이다.  

 

'책을 파고들수록 현실로 돌아온다'고 서문에 적었지만, '사회적 독서' 못지않게 '독서 쾌락론'에도 다시 눈길이 가는 듯싶다. 그래서 제사는 "독서는 몰각과 자각, 이 양켠 모두에서 쾌락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자각의 독서'에 방점이 가 있는 듯하지만, '몰각의 독서'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몰각의 독서'란 '독서를 위한 독서', 순수한 쾌락적 독서를 가리키겠다.  

 

다시 게코스키로 돌아오면, <게코스키의 독서편력>은 제목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세계적인 희귀본 서적상이자 장서가, 독서광으로 이름 높은 릭 게코스키의 ‘내 인생의 책들’. 게코스키는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적인 도서 목록을 소개한다." 원제에는 왜 '개'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개 같은 내 인생'이란 뜻도 함축하고 있는 것인지?   

<알을 품는 호튼> <성적 변칙과 도착> <호밀밭의 파수꾼> <포효> <황무지> <명상록> <예이츠 시집> <교양과 무질서> <철학적 탐구> <거세된 여자> <서머힐> <마틸다> <꿈의 해석> <양들의 침묵> 등이 그의 인생을 만든 책 목록이다. 절반 가량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책인 듯싶다. 그중 <명상록>은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아니라 데카르트의 <성찰>을 옮긴 것이다.   

관심을 끄는 책은 마그누스 히르슈펠트의 <성적 변칙과 도착>, 톰 울프의 <전기 쿨에이드 산성 실험>, 저메인 그리어의 <거세된 여자>, 애나 게코스키의 <기계적인 살인: 1950년 이후 영국의 연쇄살인범> 등이다. 다른 이의 독서편력에서 우리가 얻는 것 중의 하나는 새로운 관심도서의 이런 목록이니 나는 나대로 '빌릴 책, 살 책, 버릴 책'의 목록을 작성해봐야겠다... 

11. 08.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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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정치학'이나 '제국주의'나 모두 올드해보이는 타이틀이지만,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지금도 시리아에서는 정부군이 시민을 학살하고 있다잖은가). 영어권 좌파의 대명사격인 촘스키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신작이 이 두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학살의 정치학>(인간사랑, 2011)은 원저가 먼슬리리뷰출판사에서 나온 것으로 에드워드 허먼과 데이비드 페터슨이 지은 책에 촘스키가 서문을 붙였다. 물론 '촘스키 정신'에 충실해 보이는 책이기에 그의 이름을 간판으로 걸어도 어색하지 않다. 캘리니코스의 <제국주의와 국제 정치경제>(책갈피, 2011)는 '제국주의 교과서' 같은 책이다. '이론'과 '역사' 두 파트로 돼 있다. 2009년에 나온 책이니까 마르크스주의적 제국주의론의 결정판으로 읽어볼 만하다. 두 책에 대한 소개기사를 찾아서 옮겨놓는다.

  

경향신문(11. 08. 06) 미국이 저지른 학살과 그 하수인 언론

국제법 전문가인 리처드 포크는 ‘개입’이란 미시시피 강과 같다고 했다. 둘 다 북에서 시작해 남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 강대국, 특히 미국이 각국에서 벌인 자신의 침략과 학살행위를 어떻게 은폐·축소하고, 적이 저지른 동일한 행위는 어떻게 왜곡·과장했는지를 까발린다. 나아가 이런 불순한 의도를 전파하는 데 “하수인” 노릇을 한 언론을 정조준한다.

이라크, 다르푸르,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 코소보, 이스라엘, 르완다…. 세계 곳곳의 학살 현장들을 “건설적인 학살(미국이 자행하거나 자신의 이익에 즉각적 도움이 되는 것)” “자비로운 학살(미국의 동맹이나 종속국이 수행한 것)” “사악하고 가공할 만한 학살(미국의 적대국이 저지른 것)”로 구분한다. 미국이 대학살극들의 중요하고도 유일한 “촉발자이자 집행자”임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1945년부터 2009년 사이 적어도 29개국에서 “극도로 심각한” 군사적 개입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들이 보기에 미국은 공격 대상을 악의 화신으로 만들고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제법상 “예외주의”를 설파하며 개입권 남용의 결정체인 “보호책임”을 대중에게 주입했다. 이 같은 정책을 만드는 소위 엘리트들은 뇌물과 위협, 경제제재, 테러, 침공, 점령을 일삼아왔다. 책은 이들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대상으로 뉴스 미디어를 꼬집는다. 

일례로 뉴욕타임스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2003년 3월21일까지 이라크를 다룬 70편의 사설에서 ‘유엔헌장’이나 ‘국제법’이란 단어를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분석이 있다. 이 신문은 또 계획된 침략행위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맹렬하게 비난하는 평론가들만 환영했다고 한다. 저자들은 언론이 여전히 소유주와 광고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의제 및 사실을 왜곡할 수밖에 없는 숙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노암 촘스키는 서문에서 이 책으로 “참담”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냉전이 종식되자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법정을 꾸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처벌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는 침묵하는 게 저자들이 말하는 “학살의 정치학”이다. 간결하면서도 호소력이 있다.(고영득 기자)   

레디앙(11. 07. 31) "쓰러뜨리려면 먼저 알아야"

지난 10년 동안 미국이 추진한 세계 정책들을 보면, 우리가 새로운 제국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옳은 듯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사실인가? 또, ‘제국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고대 로마제국이나 오스만제국, 신대륙을 정복한 스페인제국 등과 오늘날의 제국주의는 어떻게 다른가?

현재의 세계를 제국으로 봐야 하는가 제국주의로 봐야 하는가? 그 차이는 무엇인가? 냉전의 해체와 중국의 부상은 국제 정치경제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이제 미국의 슈퍼파워는 끝나고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인가? …

이런 많은 물음에 대해 『제국주의와 국제 정치경제』(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천경록 옮김, 책갈피, 20000원)의 저자는 대답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제국과 제국주의에 대한 이론들을 두루 평가하고 자신의 제국주의론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의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오늘날의 중요한 정치적ㆍ지적 논쟁에 개입한다.

1부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즈음에 레닌ㆍ룩셈부르크ㆍ부하린 같은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자유주의 경제학자 J. A. 홉슨이 발전시킨 고전적 제국주의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또, 자본주의라는 경제 체제와 국제적인 국가 체제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이론을 개괄하고, 오늘날 제국과 제국주의 문제를 다룬 다른 이론가들(안토니오 네그리, 데이비드 하비, 조반니 아리기, 엘런 메익신스 우드 등)을 비교ㆍ분석하면서 독자적인 이론을 전개한다. 



2부에서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부터 오늘날의 경제적ㆍ지정학적 경쟁의 구체적 패턴, 즉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이 성장하는 현재의 상황까지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의 역사를 추적한다. 캘리니코스는 또 다른 유명한 마르크스주의 석학 데이비드 하비와 비슷하게 오늘날의 제국주의, 즉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의 핵심 특징을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 경쟁의 결합으로 파악하면서, 이런 관점은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역사적 개방성, 즉 서로 다른 제국주의 형태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연한 분석틀을 제시한다. 둘째, 경제환원론을 피할 수 있다. 즉, 구체적 상황에서 경제적 결정 요인과 지정학적 결정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고 가정하면 국가 정책의 형성은 다소간 불확정적인 것이 되고 그러면 이데올로기 같은 다른 요인들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서로 다른 경쟁 형태들 간의 상호 관계를 초점 삼아 제국주의를 분석함으로써, 20세기 초에 제국주의론이 등장한 원래의 문제의식에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점이다. 즉, 20세기 중후반 이후 주로 강대국 대 약소국 관계론으로 전락해 버린 협소한 제3세계주의식 관점을 벗어나서 자본주의 구조 변화로 말미암은 강대국 간 경쟁 형태 변화라는 원래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의 이론과 역사, 현실을 조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끝 부분에서 캘리니코스는 제국주의가 결코 죽지 않았으며 “제국을 쓰러뜨리려면 제국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르크스주의를 행동의 지침, 사회 변혁의 무기로 이해하는 실천적 마르크스주의자가 이 어렵고 복잡한 듯한 이론서를 쓰게 된 이유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말이다. 

11. 08. 07. 

 

P.S. 아직 안 읽어봤지만 같은 주제의 책을 보태어 읽는다면 '촘스키 정치학의 교과서'라는 <정복은 계속된다>(이후, 2007)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세계화 동력학'을 부제로 갖고 있는 <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갈무리, 2010)도 손에 듬직하다. 모두 미국의 침략사와 제국주의적 행태를 맹렬히 비판하며, 특히 <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어떤 조건 하에서 그리고 어떤 지정학적 위치에서 반제국주의 운동이 출현하고 확대되는지, 반제국주의 운동의 잠재력과 한계는 무엇인지, 그리하여 오늘날 새로운 세계를 위한 가능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덧붙여 존 벨라미 포스터의 <벌거벗은 제국주의>(인간사랑, 2008)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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