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성 동물이다. 군말을 덧붙일 것도 없는데, 이 자명한 사실이 갖는 의미는 그러나 충분히 음미되고 있지 않다. 그게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적절한 안내서가 없어서였다면, 마크 모펫의 <인간 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김영사)가 공백을 채워줄 만하다. 처음 소개되는 저자이지만,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라고 하니까 왠지 친근하다(최재천 교수 역시 윌슨의 제자이니 동학이다). 개미와 같은 사회성 곤충 연구에서 인간의 행동진화에 대한 연구까지, 궤적도 윌슨과 비슷하다(책의 헌사에서도 윌슨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선 곤충과 포유동물, 수렵채집인 사회를 통해 어떻게 친족사회에서 더 큰 사회가 출현하는지, 국가는 어떻게 건설되고 붕괴되는지, 집단 간의 동맹과 충돌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끼리끼리 뭉치고 외부자를 배제하거나 포용하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밝힌다."


인간의 무리성, 내지 사회성은 다르게는 '초사회성' '초유기체성'이라고도 표현될 수 있는데, 그와 관련한 책들도 나와 있다. 스승인 윌슨의 공저로 <초유기체>(사이언스북스), 국내서로 정연보 교수의 <초유기체 인간>(김영사)이 그에 해당한다. 
















장대익 교수의 <울트라 소셜>(휴머니스트)도 마찬가지. 우리 대 그들이라는 무리짓기 본성은 사회학 책들에서도 분석거리다(부족주의 정체성에 관한 책들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무리로서의 인간이라고 하니까 '인구'라는 주제도 떠올리게 되는데, 인구학자 폴 몰랜드의 <인구의 힘>(미래의창)도 참고할 만하다('인구학' 분야는 프랑스가 앞서가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언젠가 '인구'를 주제로 한 책들을 소개한 적도 있다. 대니 돌링의 <100억명>(알키)도 그때 읽은 것 같기도 하다. 그 정도면 '인구의 힘'이 아니라 '인구의 공포'라고 해야겠지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8-25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6 0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6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6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 학기에 프랑스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데, 가장 고심했던 작가가 보부아르다. 대표성을 갖는 작가임에는 분명하지만 대표작이 절판된 상태여서다. 염두에 둔 작품이 <레망다랭>(1954)으로 공쿠르상 수상작이다. 차선으로 <모든 인간은 죽는다>(1946)을선택했다. 그 <레망다랭>(현암사)의 새 번역본이 다시 나왔다.

이제 보니 설사 번역본이 다시 나왔다 해도 1회 강의에서 소화히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두권 합계 1,236쪽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견줄 만한 작품은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꼽을 수 있을까. 분량이 막대하긴 하지만 언제 한데 모아서 읽어봐도 좋겠다.

더불어 생각난 건 크리스테바의 <사무라이>(1990)다. 크리스테바가 보부아르에 대한 오마주로 쓴 소설로 중국관리들 뜻하는 ‘레망다랭‘(만다린들)에 견주어 일본의 사무라이를 제목으로 썼다(둘다 당대 지식인들의 풍경을 보여준다). 한국어판은 ‘사무라이‘로 나왔다가 ‘무사들‘로 제목이 바뀌었다. 이 역시 분량이 좀 되는 소설이지만(538쪽) <레망다랭>에 견줄 바는 아니다. 영국작가 도리스 레싱의 <금색 공책>(1962)를 불러온다면 모를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wo0sun 2020-08-2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 강의는 어디서 하시는지~

로쟈 2020-08-25 08:13   좋아요 0 | URL
9월에 공지합니다.~

2020-08-25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5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본의 동시대 비평가라면 단연 가라타니 고진이 넘사벽의 위상을 갖고 있다(하스미 시게히코도 거장으로 분류되지만 고진만큼 충분히 번역돼 있지 않다). 걸출한 신예가 등장하면 '제2의 가라타니 고진'이란 식으로 불리게 되는데, 한때 아사다 아키라가 그렇게 불렸고, 그 배턴을 이어받은 신예가 아즈마 히로키다(이 신예 비평가도 어느덧 50세 문턱에 있군). 그 히로키의 신작이 나왔다. <관광객의 철학>(리시올). 

















제목으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지만(우리로선 '관광객'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어서일까?), 목차에서 '가족의 철학'과 함께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주체'를 발견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아즈마 히로키의 도스토옙스키론! 초기 주저들에 이어서 좀 '약한' 책들이 계속 나온다 싶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취향에 딱 맞는 주제를 다룬다. 
















주저라고 한 건 <존재론적, 우편적>(도서출판b)를 말하는데, 1999년에 펴낸 데뷔작이다. 28살 때 펴낸. 국내에는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문학동네)으로 처음 소개되고 많이 인용되었다. 그렇지만 이후의 저작들이 대체로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던 듯싶다. 기대가 너무 높았거나 관심사가 많지 않았을지도. <관광객의 철학>은 오랜만에 저자를 좀 가깝게 느끼게끔 해줄지 모른다.

















히로키마저 이제 '중견'이라면 일본의 젊은 비평가는 누구인가. 사사키 아타루? 아타루도 73년생이니 이제는 중견이다. 게다가 <야전과 영원>이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이후의 저작들은(여러 권 더 소개되었다) '충격적'이지 않았다. 일본 비평도 이제는 잦아드는 것일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mandante 2020-08-2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즈마의 책은 번역이 계속되고 있군요. 번역된 책은 어찌하다보니 나오는 대로 구해서 읽게 됩니다. 아직 이 책은 읽진 않았는데,존재론적 우편적의 주요개념 ‘오배가능성‘의 실천적 재해석이 관광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로쟈 2020-08-24 01:18   좋아요 1 | URL
네, 역자도 두 책의 상관성에 대해서 얘기하네요.~
 

강의 공지다. 코로나 상황의 악화로 많은 강의가 취소되거나 다시 연기되었는데, 그래도 몇몇 강의는 진행한다(온라인 강의거나 병행 강의어서 가능하다). 대안연구공동체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도스토예프스키 읽기3'에 이어서(이번주부터 <악령>을 3회에 걸쳐서 읽는다), 9월 28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에(다시 월요일로 돌아갔다) '도스토예프스키 읽기4' 강의를 진행한다. 올해 계획한 '도스토예프스키 전작 읽기'의 마지막 시즌에 해당한다(내년초쯤엔 '도스토예프스키와 세계문학'을 주제로 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5대 장편 가운데 <미성년>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기로 전작 읽기가 마무리되겠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https://cafe.naver.com/paideia21/12860).


도스토예프스키 읽기4


1강 9월 28일_ 도스토예프스키, <미성년>(1)



2강 10월 05일_ 도스토예프스키, <미성년>(2)



3강 10월 12일_ 도스토예프스키, <미성년>(3)



4강 10월 19일_ 도스토예프스키, <온순한 여자><우스운 사람의 꿈>



5강 10월 26일_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



6강 11월 02일_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2)



7강 11월 09일_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3)



8강 11월 16일_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에도 어제오늘 책이사를 했다. 이번에는 이사용 바구니를 써서(꽤 편리하다) 품을 덜 들인 편. 해마다 불어나는 책들이 처치곤란이어서 매년 한두 차례씩 책을 빼야한다(집에 있는 책들을 서고로). 어림으로는 대략 2500-3000권 가량을 이번에 뺀 것 같다(일을 도와준 처남의 견적으론 3500권이라지만). 그래도 아직 서재와 식탁에 쌓인 책들이 그대로라 가을이나 겨울에 한 차례 더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다.

고등학교 때인가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책 사기‘라고 했다. 독서는 생활이라 취미가 될 수 없다는 건 그때도 알고 있었다. 다만 책 사기 내지 도서구입도 더이상 취미가 아니게 된 지 오래다. 생활이 돼버려서(최대 지출 항목이다. 나는 알라딘 프리미엄회원 자격요건의 30배까지 구입한 적도 있다. 지금은 15배). 거기서 더 나아가 이제는 책이사도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내가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몇 부류 있는데, 독서가와 장서가도 그에 속한다. 내가 나 자신을 부러워하지 않듯이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아니 반대다. 동류의식을 느끼게 돼 반갑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 별수없는 족속들이라니. 최근에 책을 낸 알라디너들이 있어서 반갑다. 여러권 낸 분도 있고 처음 낸 분도 있다. 축하를 드리지만, 마냥 축하할 일만도 아니다. 책에 발목잡힌 동료로서 측은함도 느끼기에. 어쩌겠는가, 운명인 것을...

PS. 사진은 오늘 책을 주로 뺀 책방의 한쪽 서가. 빈자리가 크지 않은 건 바닥에 쌓인 책들이 그만큼 많았던 탓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맘 2020-08-2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고생하셨습니다
선생님한테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저도 오늘 60권 골라내서 알라딘 중고에 넘겼습니다 고르면서 생각한게 선생님과 수업한것과 추천도서는 한권도 빼지 않고 있다는것!
물론 안 읽었기때문이기도 하고요 ㅎㅎ 60권 빼내고 더 구입하지 않아야 될텐데요ㅎㅎ

로쟈 2020-08-24 00:21   좋아요 0 | URL
60권이 빨리 팔리기를 바랍니다.~

Comandante 2020-08-2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책방 느낌도 나는군요..^^

로쟈 2020-08-24 01:19   좋아요 0 | URL
이 책들을 되팔면 모두 중고일 테니 중고책방이지요..

페크pek0501 2020-08-2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책에 대해 언급해 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여기에 댓글 쓰는 게 매우 오랜만이네요. 올챙이 시절에 쓰고 십 년 만에 써 보는 듯합니다.
로쟈 님의 글은 북플에서 보곤 했어요. 저를 모르시는 줄 알았어요.ㅋ 그래서 더욱 감사~~
오늘 제가 좋은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아요...

로쟈 2020-08-24 21:32   좋아요 0 | URL
닉네임과 저자가 다르니 페이퍼를 올려주시지 않았다면 몰랐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