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좌파와 우파 아나키스트의 만남

프랑스의 고전학자인 자클린 드 로미이와 소설가 미셸 우엘벡은 같은 프랑스인이라는 것 말고는 마주할 일이 없어 보인다. 다만 그들의 <왜 그리스인가?>(후마니타스, 2010)와 <공공의 적들>(프로네시스, 2010)을 어제오늘 구한 터에, 원서의 이미지가 궁금해서 찾아봤다(알라딘은 아직 프랑스 원서까지는 판매하지 않는다).  

먼저, 자클린 드 로미이는 1913년생이므로 거의 100세에 육박하는 나이다. 1988년에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번째로 프랑스 학술원 회원에 선출되었으며, 작년 레비스트로스 서거 이후엔 최고령 회원이라 한다. 소르본느 대학 교수를 거쳐서 1973년부터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그리스 고전학' 담당교수로 재임했다고 하니까 그리스 고전에 관한 한 프랑스 최고의  석학이다(2007년에 레지옹 도뇌르 최고훈장을 받은 걸로 돼 있다).   

놀라운 것은 90세가 넘은 후에도 거의 매년 한권씩의 저작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고, <왜 그리스인가?>는 1992년,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여든에 펴낸 책이다. 국내에 프랑스의 고전학자로는 장 피에르 베르낭이 있는데, 역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합동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하튼 프랑스 고전학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소장도서로 손색이 없겠다. 드 로미이의 책은 영어로도 몇 권 번역돼 있다(<왜 그리스인가?>는 아직 영역되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이어서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의 서신교환선을 펴낸 미셸 우엘벡. "출간하는 책마다 거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는 현대 프랑스 문단의 대표 작가"로 소개된다.   

1985년에 시인으로 데뷔했고, 첫번째 장편소설 <투쟁 영역의 확장>(1994)으로 주목받은 뒤에 두번째 소설 <소립자>(1998)로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전세계 30개국 언어로 번역됐다고 한다). 영상 수필집 <란사로테>(2000)와 소설 <플랫폼>(2001)을 더 펴냈고(<란사로테>는 소설로도 분류된다), 현재는 <어느 섬의 가능성>(2005)을 영화화하고 있다고(이미 끝낸 듯하다. http://www.youtube.com/watch?v=rIA-_XOZeH8&NR=1 참조). 국내에는 그의 소설 네 편이 모두 번역돼 있다.

 

그리고 영역본들. <소립자>를 뺀 세 권의 소설 표지다.  

  

그리고 대표작인 <소립자>의 한국어본과 영어본 표지. 

  

그리고 아래는 프랑스어본의 표지와 영화 <소립자>(2006)의 포스터(예고편은 http://www.youtube.com/watch?v=UQNQlxuE0pQ 참조).

    

마음에 드는 표지는 영화의 스틸컷을 집어넣은 영어판이다.

  

그리고, <공공의 적들>의 프랑스어판 표지.

  

표지 이미지들을 둘러보는 것이 머리가 무거울 때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여흥이다... 

10.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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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8 0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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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8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9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엊그제 구내서점에 잠깐 들렀다가 발견하고 잠시 놀란 책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이응과리을, 2010)이다. 20세기 독일문학의 '전설'로 회자되던 책이고, 아래 기사에서도 언급되지만 국내에서는 무엇보다도 밀란 쿤데라의 격찬을 통해 존재가 알려진 작품이다(쿤데라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가 로베르트 무질과 <몽유병자들>의 헤르만 브로흐이다). 워낙 방대한 분량이어서 선뜻 엄두를 못 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출간을 준비중인 곳도 있었다) 이번에 무질 전공자인 고원 교수의 번역으로 일단은 1/3이 소개됐다(나머지는 2/3는 연차적으로 출간된다고 한다). 고원 교수는 출판사 이응과리을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한국일보(10. 03. 27) "20세기 미완의 걸작… 80년 만에 처음 소개합니다" 

"20세기를 통틀어 비할 데 없이 탁월한 실존의 백과사전이다. 소설의 형식을 풍부하게 하고 소설만이 발견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의 영역을 엄청나게 확장했다."

체코 출신의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가 로베르트 무질(1880~1942)의 장편소설 <특성 없는 남자>(이응과리을 발행)에 바친 찬사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독일 작가인 무질이 1920년께부터 집필에 착수, 1930년 제1권, 2년 후 제2권을 출간했으나 끝내 미완의 유작으로 남은 이 소설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1922),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13~1927)와 비견되는, 20세기 전반 유럽 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난해한 내용, 방대한 분량 탓에 국내에선 오랫동안 제목으로만 회자됐던 이 소설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됐다. 번역자는 독일에서 무질 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고원(59) 서울대 독문과 교수. 고 교수는 무질 생전에 출간된 제1, 2권을 내년까지 모두 세 권으로 번역하기로 하고 이번에 첫 번째 책을 냈다. 분량은 총 1,700여 쪽에 이른다. 



고 교수는 "<특성 없는 남자>가 처음 세상에 나온 지 80년 만에 한국어판이 나온 셈"이라며 "출간된 분량보다 오히려 많은 미출간 유고는 번역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소설은 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1년 동안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식인 청년 울리히가 밟은 행적을 따라간다. 황제 즉위 7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하며 빈의 사교계에서 활동하던 그는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귀향했다가 여동생 아가테에게 근친애를 느낀다.

이렇다 할 사건이 없는 이 소설은 울리히가 기존의 도덕에서 벗어나 진정 '올바른 삶'을 모색하는 과정이 뼈대를 이룬다. 고 교수는 "독자 스스로 울리히가 되어 그가 새로운 예술적, 언어적 체험으로 이행하는 과정에 동참한다면 어떤 작품보다도 재미있게 읽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도 번역된 소설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1906)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무질은 1930년대 나치 독일의 박해로 스위스로 망명, 가난과 싸우며 창작에 매진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고 교수는 "미완성의 폐허로 남아 20세기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전망을 열어준 <특성 없는 남자>의 운명은 작가의 불우한 생애를 닮았다"고 말했다.(이훈성기자) 

10. 03. 27.  

P.S. 20세기 독일문학 작품 가운데 또 소개되면 좋겠다 싶은 것은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929)이다(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함께 1920년대의 3대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예전에 삼성판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돼 있었는데, 이후론 자취를 찾기 어렵다(그간에 연구서들만 몇 권 나왔다). 세계문학이 경쟁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즈음인지라 기대를 가져본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80년에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에 의해 텔리비전 시리즈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15시간이 넘는 분량이다). 최근에 디지털판이 다시 나왔다(http://www.youtube.com/watch?v=qTjFWAvJTvI&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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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7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7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3-2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갖고 있는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것입니다.

로쟈 2010-03-28 19:58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학원사판까지 3종이 있었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3-28 21:33   좋아요 0 | URL
학원사 세계문학전집도 괜찮았는데 헌책방에도 잘 안 나오더군요.
 

부쩍 자주 강좌안내를 포스팅한다(어지간한 청탁은 거절하지 못한 결과다). 이번엔 두 가지다. 먼저 신세계아카데미 강남점에서 4월 한달간 '로쟈의 인문학 서재'란 타이틀의 강의를 진행한다(http://culture.shinsegae.com/tlrq/take_lecture_detail.jsp?store_code=14&div1=001&div2=B&div3=B109720). 작년에 제안을 받고 그냥 <로쟈의 인문학 서재> 독자들과의 만남 정도로 생각하여 응하기로 했다. 커리도 <로쟈의 인문학 서재>다. 4월 5일부터 매주 월요일 12:20-13:40에 진행되며 네 차례에 걸쳐 다룰 주제는 아래와 같다.  

1회(4월 5일) : 책읽기에 대하여 - 우리에겐 얼마만큼의 책이 필요한가?
2회(4월 12일) : 로쟈의 철학 이야기
3회(4월 19일) : 로쟈의 문학 이야기
4회(4월 26일) : 로쟈의 예술 이야기
   

유료강의이긴 하지만,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더 자세히 읽고 싶으신 분들은 관심을 가지셔도 좋겠다(*신청자가 부족하여 강의는 폐강됐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알라딘의 인문학스터디 2기 강좌다. 이번 봄엔 '웅진지식하우스 인문강좌'로 진행되는데, 자세한 일정은 http://blog.aladin.co.kr/astudy/3569701 참조.  

내가 맡은 주제는 '인문학으로 마음의 가난을 벗어나는 법'이며 5월 19일(수) 저녁 7-9시 대학로의 웅진빌딩 카페W에 진행된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 출간 1주년쯤이 되는 시점에서 일정을 잡게 돼 감회가 없지 않을 듯하다. '마음의 가난을 벗어나는 법'은 '통보'받은 주제인데, 그때까지는 연구를 좀 해봐야겠다... 

10.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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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7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7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3-30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의 인문학서재'를 하신다니 참 좋은데..

시간배치 문제로 참여하지 못할수도 있을 것 같아 안타까워요.!

로쟈 2010-03-30 09:38   좋아요 0 | URL
네, 오전시간이어서요.^^;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0주년이어서 관련서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사상과 행적에 관한 연구는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고백이다. 독립운동사 연구자의 소감을 스크랩해놓는다. '영웅'이나 '장군' 안중근보다는 동양평화론 사상의 주창자로서 더 주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향신문(10. 03. 26) "안중근 의사 옥중투쟁 기간 독립운동 철학 제시”

100년 전 오늘 중국 뤼순감옥에서 숨진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이 좌우로 나눠지기 이전에 의거를 일으키고 순국해 남북한 양측에서, 그리고 한국사회 내에서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존경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이매뉴얼 칸트의 <영구평화론>에 영향을 받은 평화주의 사상가였다거나 ‘장군’으로 불러야 마땅한 상무정신의 소유자라는 극과 극의 평가가 상존한다. 하지만 안 의사는 역사상 가장 많이 거론되는 독립운동가들 중 한 명이지만 유해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고, 그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규명하는 학계 작업이 부족해 이름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독립운동사 연구자인 장석흥 국민대 교수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를 맞아 안 의사 의거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안 의사가 제시한 ‘동양평화론’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안 의사에 대한 관심이 끓어올랐다 냄비처럼 식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사 연구자인 장석흥 국민대 교수(53)는 “대목 만난 듯 안중근을 팔아먹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런 열기에 비해 한국 학계의 척박한 수준이 그의 사상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연구자의 한 명으로 안 의사께 부끄럽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극적인 사건에 대한 주목을 넘어 의거 후 5개월 동안 그가 벌인 옥중투쟁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사의 옥중투쟁이 “일제강점기 내내 이어질 ‘독립운동의 철학’을 제시한 높은 수준의 인도주의”를 영글게 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철학은 동양평화론이다. “동양평화론은 서양의 침략을 맞아 동양평화를 유지하려면 동양 국가들이 독립을 유지한 가운데 단결해야 한다는 논리로 한·중·일은 물론 태국·버마까지 포괄했다”고 한다. 

동양평화론은 종종 서양인에 대항하는 동양인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인종주의의 혐의가 덧씌워진다. 장 교수는 이를 단호하게 반박한다. “동양평화론이 동양 민족과 국가를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서양 침략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는 동양을 침략하는 서양 제국주의에 대항해 독립과 평화를 지키자는 것이지, 서양 그 자체를 배척, 부정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안 의사가 “일본 국민을 구원하기 위해 이토를 처단했다”고 한 법정 진술의 연장선 위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논리로 ‘서양인들을, 나아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동양 삼국이 독립을 유지한 채 단결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고, 이는 동서양을 떠나 국가, 민족 간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자는 데 뜻이 있는 높은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안 의사 유해 자료를 찾으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장 교수는 “부디 이 시점 이후에도 잊지 말고 유해자료 발굴에 계속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유해자료를 찾는 것을 “산에서 산삼 찾기”에 비유했다. “유해자료를 찾자고 누구나 얘기 하지만 실제로 직접 찾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사료를 읽을 줄 아는 연구자가 6개월 정도 일본에 체류하면서 그 일에만 매달려야 찾을 수 있을까 말까 하기 때문입니다.” 



장 교수는 의거 100주년이었던 지난해부터 안 의사를 ‘장군’으로 불러야 한다거나, 의거 배후에 고종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학문적이지 않다며 비판적이다. 이 주장들은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적극 개진해온 것으로 육군이 최근 계룡대 육군본부 지휘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바꾸거나, 안 의사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영웅>에서 고종이 의거를 지시한 것으로 그려지는 등 현실에 바로 영향을 주고 있다. “군사 없는 장군이 어디 있습니까? 본인이 법정에서 육군 중장이라고 했다는 이유 때문에 그를 장군으로 부른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의사라는 호칭이 더 격이 높고 폭이 넓지 않습니까. 그리고 고종 배후설도 말도 안됩니다. 고종은 안 의사 의거 소식을 듣고 밥 먹던 숟가락을 떨어뜨렸던 사람입니다. 자신의 주장에 사실을 꿰어맞추려는 것은 학문적이지 않습니다.” 



장 교수는 이 모든 소극이 학계의 연구가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10여년간 모은 사료들에 기초해 안중근 평전을 쓰는 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10월에는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 원장, 한시준 단국대 교수, 한철호 동국대 교수, 최기영 서강대 교수 등 독립운동사 연구자들과 함께 ‘안중근 연구 100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의거 100주년, 순국 100주기의 분위기가 잠잠해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안 의사의 이름이 잊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손제민기자) 

10. 03. 26. 

 

P.S. 관련서는 적지 않지만, 아직 부끄러운 수준이고 제대로 된 '안중근 전집'도 나오지 않은 형편이라 하니 더 이 분야에서도 할일은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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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 2010-03-26 15:24   좋아요 0 | URL
인문 분야에선 우리 학계가 할일이 너무나도 많은것 같습니다만, 사회적 관심이나 지원은 언발에오줌 누기 수준이니, 안타깝기만 하네요.

로쟈 2010-03-26 22:43   좋아요 0 | URL
비교적 관심을 받는 분야가 이 정도니까 갈길이 멉니다...

2010-03-26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6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7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7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3-27 16:04   좋아요 0 | URL
이태진은 고종이나 민비를 비판하면 식민사관에 물든 사람이라고 공격합니다.

로쟈 2010-03-27 18:25   좋아요 0 | URL
안의사의 의거가 고종의 밀령에 의한 것이란 얘기도 그래서 나오나 보군요...
 

일과를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아직 원고를 쓸 만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어서(두뇌상태가 아니어서) 멍한 상태로 기사들을 잠시 훑어봤다. 역시나 '이건희 복귀'가 톱뉴스다. 한국 기자들의 저 풍부한 일거리! '김우룡 실언'에 대한 미디어 평론가의 시론도 읽었는데, 지난번 포스팅에서의 궁금점을 풀어주고 있어서 마저 스크랩해놓는다. 그의 '자폭 인터뷰'의 파장을 본인은 전혀 의식하지 못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별천지에 있었던 셈이다...   

경향신문(10. 03. 23) ‘김우룡 실언’의 진실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MBC 장악 시나리오의 막전막후를 적나라하게 밝힌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사퇴했다. 예상됐던 일이며,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의 사퇴만으로 끝날 일도, 끝낼 일도 아니다.

그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MBC 인사에 권력기관의 개입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큰집’이 ‘조인트’도 까면서 김재철 MBC 사장의 계열사 사장 인사 등에 개입했음을 증언했다. ‘의외의 발언’에 놀란 기자가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들어갔다 왔느냐”고 확인하자 “밖으로 불러내” 만났다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설명했다. 청와대 개입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김재철 사장 선임 때 첫 번째 기준이 ‘말 잘 듣는 사람’이었으며, 김 사장의 주된 역할은 MBC 좌파를 쓸어내는 ‘청소부’ 역할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엄기영 전 사장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쫓아낼 생각이었으며, “2월까지 그만두지 않으면 해임하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발언이 사실 놀랍거나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YTN과 KBS 사태를 거치면서, 또 MBC 임원진 일괄 사표 소동, 방문진의 일방적인 보도·제작본부장 선임, 그에 따른 엄기영 전 사장 퇴진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예상하고 추론할 수 있었던 일들이다. 다만 그 구체적인 실상이 김우룡 이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확인됐을 뿐이다.

이번 ‘김우룡 인터뷰 파문’에서 가장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바로 이 대목일 것이다. 그는 왜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자폭인터뷰’를 그리 당당히 했던 것일까? 신동아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는 이 인터뷰가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침이 없고, 자신감 넘치는 말투였다. 그는 인터뷰가 기사화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기자에게 ‘수위조절’을 부탁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한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그는 그가 말한 내용이 이처럼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왜? 그동안 그가 주도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해왔던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MBC 보도본부장과 제작본부장을 방문진이 일방적으로 선임할 수 있다는 생각, 임기가 남은 사장이라도 방문진(권력)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다는 생각, 방문진의 역사적 사명은 MBC내 ‘좌파 척결’에 있다는 보수언론의 성화 같은 요구와 응원, 그리고 평소 권력기관과의 기탄 없는 ‘의견 교환’이 일상화돼 있던 환경에서 그의 그런 인터뷰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었다. 일종의 권력중독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방문진의 일부 친여 이사들의 주장과 달리 그의 인터뷰 발언은 결코 실언이 아니다.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평소 언행에 비춰 보더라도 그의 발언을 실언으로 볼 이유가 없다. 그런 만큼 그의 발언에 대해서는 명백한 규명이 필요하다. 특히 권력기관의 MBC 인사 개입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의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그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그의 인터뷰 발언이 있지도 않은 내용을 과장해 말한 ‘실언’이라고 보는 청와대나 여당에서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최소한 그것이 자멸에 이르는 ‘권력중독현상’인지, 아니면 ‘자폭적 실언’인지라도 가려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백병규 미디어평론가) 

10. 0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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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이룰수없는아련한첫사랑- 2010-03-25 10:45   좋아요 0 | URL
그런 모습으로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되군요...우리같은 일반인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어 어찌 그랬을까 답답해 할 수 밖엔 없었던 것도...

comorin 2010-03-25 13:26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의 무의식을 저렇게 순수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어 결국 권좌에서 내려오게 될 것 같습니다.

모자란 2010-03-25 20:23   좋아요 0 | URL
MB정권은 투명하기가 거의 비닐봉다리 수준인 것 같아요. 뭔가 한꺼풀 벗겨볼 필요도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 그대로...이니 -_-;;

쉽싸리 2010-03-26 08:53   좋아요 0 | URL
그런데 동아일보는 또 뭔가요? 그들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을까요?
상상 초월의 시대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03-26 15:42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인터뷰 받은 사람은 그렇다쳐도 편집이란 필터링이 남아있는데 왜 신동아에선 그대로 내보냈을까요? 음...

comorin 2010-03-26 15:46   좋아요 0 | URL
동아일보와 신동아는 같은 계열회사이긴 하지만, 조금 논지가 다르다고 합니다. 오히려 동아보다 신동아가 그나마 조금 사실을 보도한다고도 하더군요.

돈케빈 2010-03-26 19:00   좋아요 0 | URL
신동아는 동아의 의외일 때를 종종 볼 수가 있죠!

로쟈 2010-03-26 22:44   좋아요 0 | URL
종편 집입을 놓고는 조선, 중앙과 경쟁관계에 있는 동아가 나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걸로 해석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