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좌파와 우파 아나키스트의 만남
프랑스의 고전학자인 자클린 드 로미이와 소설가 미셸 우엘벡은 같은 프랑스인이라는 것 말고는 마주할 일이 없어 보인다. 다만 그들의 <왜 그리스인가?>(후마니타스, 2010)와 <공공의 적들>(프로네시스, 2010)을 어제오늘 구한 터에, 원서의 이미지가 궁금해서 찾아봤다(알라딘은 아직 프랑스 원서까지는 판매하지 않는다).
먼저, 자클린 드 로미이는 1913년생이므로 거의 100세에 육박하는 나이다. 1988년에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번째로 프랑스 학술원 회원에 선출되었으며, 작년 레비스트로스 서거 이후엔 최고령 회원이라 한다. 소르본느 대학 교수를 거쳐서 1973년부터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그리스 고전학' 담당교수로 재임했다고 하니까 그리스 고전에 관한 한 프랑스 최고의 석학이다(2007년에 레지옹 도뇌르 최고훈장을 받은 걸로 돼 있다).
놀라운 것은 90세가 넘은 후에도 거의 매년 한권씩의 저작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고, <왜 그리스인가?>는 1992년,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여든에 펴낸 책이다. 국내에 프랑스의 고전학자로는 장 피에르 베르낭이 있는데, 역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합동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하튼 프랑스 고전학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소장도서로 손색이 없겠다. 드 로미이의 책은 영어로도 몇 권 번역돼 있다(<왜 그리스인가?>는 아직 영역되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이어서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의 서신교환선을 펴낸 미셸 우엘벡. "출간하는 책마다 거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는 현대 프랑스 문단의 대표 작가"로 소개된다.
1985년에 시인으로 데뷔했고, 첫번째 장편소설 <투쟁 영역의 확장>(1994)으로 주목받은 뒤에 두번째 소설 <소립자>(1998)로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전세계 30개국 언어로 번역됐다고 한다). 영상 수필집 <란사로테>(2000)와 소설 <플랫폼>(2001)을 더 펴냈고(<란사로테>는 소설로도 분류된다), 현재는 <어느 섬의 가능성>(2005)을 영화화하고 있다고(이미 끝낸 듯하다. http://www.youtube.com/watch?v=rIA-_XOZeH8&NR=1 참조). 국내에는 그의 소설 네 편이 모두 번역돼 있다.
그리고 영역본들. <소립자>를 뺀 세 권의 소설 표지다.
그리고 대표작인 <소립자>의 한국어본과 영어본 표지.
그리고 아래는 프랑스어본의 표지와 영화 <소립자>(2006)의 포스터(예고편은 http://www.youtube.com/watch?v=UQNQlxuE0pQ 참조).
마음에 드는 표지는 영화의 스틸컷을 집어넣은 영어판이다.
그리고, <공공의 적들>의 프랑스어판 표지.
표지 이미지들을 둘러보는 것이 머리가 무거울 때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여흥이다...
10. 0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