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곰 같은 여자보단 여우같은 여자가 낫고, 
    개 같은 남자 보단 늑대 같은 남자가 훨-씬 낫다.

2. 여자는 시선으로 먹고살고,

    남자는 시선을 무시하는 낙 ? 으로 산다.

3. 세상에서 가장 어설픈 거짓말은 남자가 하는 거짓말이고, 
   그 거짓말을 믿어주는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여자들이다.

4. 남자는 자기 여자가 될때까지 잘해주고, 
    여자는 자기 남자가 된 후부터 잘해주기 시작한다.

5. 잊혀진 남자는 흔적 조차 없지만,

    잊혀진 여자는 가슴 깊이 묻어둔다.

6. 남자나 여자나 첫사랑은 잊지 못한다.
    -여자는 딴 사람이 생길때까지..., 남자는 평생토록....

7. 여자는 평범한 사람을 원한다. 
    평범하게 키크고, 평범하게 잘생기고, 평범하게 돈있고,

8. 여자는 손잡고 뽀뽀?했으면 다 줬다고 생각하고,
    남자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9. 사랑에 빠진 남자는 눈이 멀고,

    사랑에 빠진 여자는 간땡이가 붇는다.

10. 여자는 자기 친구의 이쁜점을 먼자 말하고, 
     남자는 자기 친구들의 웃기는점을 먼저 말한다.

11. 여자는 차이면 수치스러워하고,

     남자는 자기 전적(戰積)에 포함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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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따온 글이라고는 하지만 상당부분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공감을 하는 편입니다. 남자, 여자 가릴것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을 하다보니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를 택하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편으로 바라고 싶은것은 "미안해"라는 말의 사용입니다. 사람이 죽는것 이외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할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판이니 쉽게 "미안해"라는 말을 할 수 없을뿐더러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딱한 사람들....그런 사람들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정말 가뭄에 무성한 콩을 기다리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입장보다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상대를 배려해 본다면....그런 어리석음을 버릴 수 있는 인간이라면 이 세상은 답답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하늘이 검게 뒤덮이기 시작을 하는군요...한바탕 가슴속까지 적시는 빗줄기라도 쏟아졌으면 하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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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4-07-0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따름 글 ; 어설픈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남자이고 거짓말을 알고도 속아주는 여자는 현명한 여자다.
11번 따름 글 ; 여자는 자기를 찬 남자와는 다시 사귀어도 자신이 찬 남자와는 다시 사귀지 않는다.
 

 사무실을 옮기고 나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잇점은 자연과 함께 느낄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전에 말씀을 드렸지만 제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은 약 500m의 비포장 길이며 길 양 옆으로는 포플러와 소나무가 높게 자라고 그 그늘로 숲의 터널을 만들어 주고있습니다. 겨울에는 조금 을씨년스럽겠지만 요즘 같은 성하의 계절에는 정말로 더 없는 산책길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14만평의 대지위에 자리잡고 있는 저희 사무실은 대부분의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로만 포장을 하지 않아 아직도 건조한 날에는 흙먼지가 일고, 비가 오는 날에는 물 웅덩이가 만들어지고는 합니다. 그런 길이 이 넓은 곳에 요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기도 합니다. 금년 초...이곳 진입로의 포장 계획에 대하여 저는 운치를 내세워 반대를 했고 제 의견은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여져서 포장으로 운치에 손상을 가는 일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필요에 의해서 이 길도 포장이 되겠지만, 최소한 가슴속에 작은 정서라도 담고 있다면 이 길에 아스팔트액을 뿌리는 몰상식한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며칠동안 출근길과 점심시간, 그리고 퇴근길에 이 길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하나 발견을 했습니다. 그것은 비교적 넓은 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복분자였습니다.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활짝 웃고, 초여름에는 넝쿨장미와 밤 꽃, 그리고 해당화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며, 이름 모를 수 많은 들풀들이 제 나름의 멋을 부리는데 그 가운데 빨간 열매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복분자의 꽃을 저는 보지 못했답니다. 그런데도 열매가 뻘겋게 익어가니 금방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복분자 열매는 아침에 봉우리를 틀면 며칠을 걸려 열매를 살찌우는게 아니었습니다. 연분홍 속살을 세상에 내밀고는 하루 정도만 지나면 아주 빨간 석류알처럼 변하고는 이내 종족보존을 위해 땅으로 떨어져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어제는 술을 담을 수 있는 작은 병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는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그 빨갛게 익은 복분자 열매를 땄습니다. 줄기에 잔가시가 있어 잘못 건드리면 가시가 손에 닿아 찔리기도 하였지만 잠깐 사이에 두 손바닥 가득 될 정도로 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봉오리가 벌어져 익어가는것을 제외하고 곧 떨어질 열매로만 모았습니다. 깨끗하게 씻어서 병속에 켜켜히 쌓고는 설탕과 술을 부었습니다. 빨간 복분자가 술병에서 익어가기를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아마 이런 과정은 복분자가 열매를 맺는 일을 멈출때 까지 계속될것 같습니다. 그러면 작은 술병이지만 제법 될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얼마전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강한 비바람에 많이 떨어졌던 밤꽃도 이제는 작지만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해당화는 꽃이 떨어지니 그 꽃이 앉았던 자리가 제법 통통하게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 열매는 약재로도 활용된다고 알고 있는데 제대로 익으면 또 다른 술병에나 가득 담아 볼까요?

 나무들 뿐만이 아닙니다. 다람쥐, 청설모가 길을 가로 질러 저만치서 허리를 곧추세우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는것은 물론이고, 밤에는 어디에 숨어 있다 나왔는지 사슴벌레, 하늘소, 풍뎅이 등이 가로등의 불빛을 찾아 몰려듭니다. 발 아래에서는 길다란 꼬리를 잇는 개미들의 행렬이 보이는데 아마도 애벌레를 물고 가는것으로 봐서는 대단한 이사 작업이 한창인것 같습니다. 베짱이도 방아깨비도, 메뚜기도, 매미도 쓰르레기나 심지어는 딱따구리 까지도 이 동네에 함께 사는 동네친구들입니다. 그들은 결코 자연을 떠날 수 없기에 이렇게 작은 숲이나마 의지하고 살아가려는것 같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약 1시간의 여유는 이렇게 숲의 친구들과 보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렇게 자연과 하루 하루를 같이 지낼 수 있는 행복을 안고 생활하는 사람을 손꼽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속에 있는 동안은 온갖 잡념을 다 버릴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직 눈에 보이는 자연만이 저의 대화 상대자이니까 말입니다. 어제 열매를 땄던 복분자의 꽃 줄기도 열매 색갈 만큼이나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병속의 복분자는 비단 하루가 지났음에도 제법 술의 색이 이쁜 분홍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 술이 익는 날...아마 복분자는 열매맺기를 중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복분자는 아름다운 빛깔로 재 탄생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술이 익으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작은 병에 담아 나눠줘야 하겠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담았노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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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0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수께끼님의 가까운 지인이 되고 싶네요 ^^

수수께끼 2004-07-0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저는 술을 안먹습니다. 술과 인연의 고리를 끊은지도 꽤 시간이 흘렀군요. 그럼에도 과실주는 매년 담그는데 아주 맛이 있게 담궈서 주변 분들에게 나눠주면 참 좋아들 하시더군요... 모 회사에서 나오는 산XX라는 술병을 깨끗하게 씻어서 거기에 담아 냉장보관을 하면 자연 숙성도 되고 뒷맛도 깨끗한 정말 맛있는 약이 됩니다....입맛 다시지마세욧!!!

sunnyside 2004-07-01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요강을 뒤집는 효능을 발휘한다는 복분자가! 지천에 열려 있단 말입니까?
수수께끼님의 근무환경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수수께끼 2004-07-0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쩝~~
근무환경이 그런것이 아니라 근무지 인근이 그렇다는 것이고, 제 방의 커다란 창은 서쪽으로 나 있고 에어컨도 없어서 이만저만 짜증이 나는것이 아니랍니다. 선풍기는 벽걸이인데 쑈파족에 있어 책상쪽으로는 바람도 닿지 않고...그렇다고 밖의 그늘에서 업무를 볼 수 없지 않겠어요? 뭔가 하나가 좋으면 반드시 반대급부적인것이 있게 마련인 모양입니다...에고..더워라...헥~헥~~
 

  1. 이번에 몇권의 책을 알라딘에 주문을 했습니다. 모두 8권에 금액은 14만 여원 정도 되는데 정말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지난번에 책을 주문했던것이 2월이었는데 4개월만에 주문을 하면서도 현금이 아니라 이런저런 이유로 쌓여있던 알라딘의 적립금으로 대금을 지불하려니 마치 알라딘의 살을 깎아먹는 파렴치하고 뻔뻔한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원한다고 되는것은 아니겠지만, 몇 번의 이주일의 마이리뷰와 몇 차례의 서재지수 상위 30걸...그리고 언젠가 반짝 하고는 2000원인가 할인 된다는 쿠폰 등등이 "나의 계정"에 남아 있던 자산이기에 염치 불구하고 그중 일부로 결재를 해 버렸습니다. 눈치가 보인다고나 할까요?  알라딘에서 그런 배려를 해 주는것은 영원한 알라디너로 남아달라는 무언의 압력도 많이 작용을 했던것으로 판단되고, 이제는 제 돈으로 책을 사는 떳떳함 속에 알라딘 적립금으로 책을 사는 뻔뻔함이 공존하도록 해야 할것 같습니다.

 2. 죽이 되는지 밥이 되는지 모르고 써왔던 <마이리뷰>가 아흔 고개를 넘기 직전입니다. 원래 소제 자체가 무겁다보니 서재마저도 무거워져 리뷰 하나 쓴다는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저만 간직하는 독후감 형식이라면 제 느낌 그대로를 옮기면 되련만 이 <마이리뷰>라는 것이 알라딘의 독자들이 도서를 선정하는 참고자료로 활용이 되다보니 그저 서리해온 수박 겉 핥기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그래도 저 나름대로는 도서를 선정해야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정말로 참고가 될 수 있는 안내문의 역할을 하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도서 선정의 올바른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함을 느끼며, 그러기에 가급적 상세하게 리뷰를 작성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리뷰를 가지신 분은 수 백개의 리뷰도 있지만 저는 이제야 겨우 100고지를 바라보는 입장이고 정말로 최선을 다한 리뷰 작성이기에 많은 리뷰를 간직하고 계신 여러분의 노고가 새삼 경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저도 10년이 지나고 더 오랜 세월이 지나면 비록 이곳 게시판에서 빛은 바래겠지만, 차곡차곡 쌓인 <마이리뷰>를 바라보며 감개무량 하고 있겠지요.

 결코 쉽게 쓰지 않는 <마이리뷰>라고 장담을 하면서 100번째 리뷰에 덧글을 다시는 분들 중에서(이 덧글은 댓글의 성격이 아니라 단지 리뷰를 보셨다는 근거를 남기기 위한 방법입니다) 다섯분께 작은 선물을 드리려고 합니다. 99번째 이후 어느 날 갑짜기 올라 갈 리뷰입니다만, 제게 있어 이곳에 올리는 <마이리뷰>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기에 매 100번째 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하려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이런 이유는 말씀드린대로 서재 분위기가 비교적 무겁기에 쉽게 발걸음을 이곳으로 옮기기 어려움에도 제 서재를 찾아주시는 님들께 감사를 드리고자입니다.

 이제 한동안 남쪽에 머물던 장마전선도 북상을 하고, 금년도 절반을 넘기고 있는 싯점입니다. 어떤분은 여유롭게 전반 6개월을 보내셨겠지만, 또 다른 분들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저런 말 같지도 않는 일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깊게 파고들었다고도 봅니다. 이런 모든것이 조금 더 나은 발전을 추구하는 진통의 시기라고 생각하시고 꾸욱~ 마음을 눌러 주신다면 분통도 어느정도 삭일 수 있으실것입니다. 7월부터 시작되는 2004년의 후반기....우리 모두 과거는 떨쳐내고 힘차게 시작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힘들 내시자구요~~화이팅!!!!

                                                         전반기의 여러 아픔을 묻으면서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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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6-3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힘내자구요! ^^
그나저나 100번째 이벤트에 운이 좋아야 할텐데...

조선인 2004-07-0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번째 이벤트 상품으로 복분자주를!!!

호랑녀 2004-07-0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시네요. 간단하게 쓴 것도 아니시던데 백개를 바라보시는군요...
이벤트 상품이 기대됩니다. <- 김칫국부터 마시는 호랑녀
 

 외국 여행이 잦아지면서 우리 나라가 참 살기에 편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웃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기는 해도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아버려 조금 늦은 식사라도 할라치면 밥을 굶기가 쉽지만, 우리 나라처럼 24시간영업이라는 특화된 가게가 많아 어떤 먹거리나 생필품도 주변에 널려있는 가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함은 세계 어디에고 없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가게도 별로 없었고 기껏해야 구멍가게 형태의 "점빵"이라는 이름으로 앞쪽에는 나무로 만든 사각형의 틀 속에 이런 저런 사탕을 넣고 유리로 뚜껑을 만든 장식장이 언제나 초입을 지키고 있었죠... 따라서 지금처럼 돈이 있어도 사먹을 것이 별로 없던지라 왕드로프스나 왕사탕 한 알만 입에 넣어도 부자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시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은 결식아동이 많다고 하는데 예전의 어머니와 현재의 어머니는 사고가 많이 다른 모양입니다. 똑같이 가난속에서 살았기에 반찬이야 어떠하든 도시락을 안가져 오는 급우들은 없었습니다. 보리쌀을 30%이상 반드시 넣어야 했기에 쌀밥을 먹는 집이나 깡보리밥만 먹는 집이나 도시락 뚜껑을 열면 그게 그것인양 비슷비슷해서 깡보리밥을 싸왔다고 창피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예전의 어머니는 자신은 굶더라도 아이들의 점심 도시락은 꼭 챙겨주었는데 요즘은 돈이 없어 도시락을 못 챙겨주는게 아니라 맞벌이로 바쁘다는 핑계로 도시락을 쌀 틈이 없어 싸주지 못하는 어머니가 많다고 합니다. 글쎄요...그만큼 의식이 변한것이 아닐까 합니다만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할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도시락에 담긴 반찬은 어떨까요? 반찬이야..어느 집에서 제사라도 지냈다면 그나마 전 이나 산적,고기류를 담아 올 수 있지만, 대부분의 집에서는 계란말이와 김치, 멸치조림, 그리고 콩나물 반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 처럼 다양한 샌드위치나 햄버거, 또는 순 살이 듬뿍 들어간 소고기 볶음밥등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었고, 또 설령 그런 반찬을 가지고 올 수 있다해도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먼저 본 사람의 반찬이 되기에 가져올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도시락은 겨울철에 먹는 도시락의 맛이 제일이지요...갈탄을 지폈던 교실에서는 4교시가 시작되기전의 휴식시간에 앞 다퉈 난로위에 도시락을 올립니다. 콩나물 교실 수업이라고 좁은 교실을 꽉 채웠던 많은 아이들의 도시락은 3교시를 끝나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교실을 나서시는 순간부터 한바탕의 전투를 치르고는 마치 급조된 빌딩 처럼 우뚝 솟아 있게 됩니다. 보통 50~60여개의 도시락이 좁은 난로위에 올라 앉아 있으니 그 모양은 보기만 해도 아찔아찔 하답니다. 난로는 보통 교실의 중앙에 있기에 늘 난로 주변의 아이들은 뜨끈한 열기가 직접 닿는 난로 바로위에 올릴 수 있지만 맨 구퉁이에 앉은 아이들은 언제나 고층 꼭대기에 올리 둘 수 밖에 없습니다. 맨 위에 올라앉은 것은 어떤 때는 찬밥 그대로 먹기가 쉽상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4교시 수업이 진행되고 조금씩 시간이 흐를수록 밥이 타는 냄새와 더불어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냄새가 교실에 퍼지게 됩니다. 호랑이 선생님의 수업시간에는 맨 밑에 도시락을 넣었다면 새카만 숯밥을 먹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호랑이 선생님도 시간이 지나면 도시락을 바꾸라고 말씀을 하시고 주번은 장갑을 끼고는 빽빽한 도시락의 맨 밑에 있는것을 위로 올려줍니다. 그 많은 도시락 중에서도 자기 도시락은 귀신처럼 잘 알고 있습니다. 재질이 양은이라 다 똑같을것 같지만 크기가 다르기도 하고 또 똑같은 형태라도 얼마나 오래 사용했느냐에 따라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내 도시락이 어느 위치에 있다는 것은 대부분 다 알고 있습니다. 보통 도시락의 위치 변동은 한번 이루어지는데 중간에 있던 도시락이 맨 밑바다으로 내려가 있으면 그 때 부터는 밥이 탈까봐 안절부절 하게 됩니다.

 4교시 수업을 마치고는 우르르 달려들어 자신의 도시락을 찾아 갑니다. 어느 녀석것은 방금 갓 지은 밥 처럼 아주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적당하게 덥혀진 반면, 어느 도시락은 아예 새카맣게 타 버려서 먹을 수 없게 된것도 있습니다. 갈탄을 조금 많이 넣어 화력이 강한 날에는 밑의 도시락은 대부분 숯덩이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누룽지가 도시락의 절반을 채우게 되기도 합니다. 숯덩이가 되었다고 땅을 치며 통곡을 하지도 않고 어찌어찌 먹게 되고 또 김치나 다른 반찬도 제대로 익었기에 비벼먹기에 딱 좋게 된 아이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맛있게 먹습니다. 문제는 숯덩이를 만든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혼 날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지금의 아이들은 이런 맛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시골의 아주 한촌에서 아직도 겨울이면 나무나 갈탄을 연료로 하는 학교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학교는 보일러가 설치가 되어 있고, 최소한 석유 곤로나 전기 난로라도 있으니 예전에 맛 보았던 그런 맛있는 도시락은 이제는 보기 힘들게 되었을것입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빈 도시락에 담긴 숫가락과 젓가락이 딸그락 거리는 소리가 발걸음을 옮길때 마다 나는데, 이 소리를 벗삼아 집으로 돌아가지요....

 지금은 사무실 식당에서 마음놓고 먹을 수 있습니다. 매번 빠짐없이 식사를 한다면 아마도 비만이 될 정도의 고영양의 반찬으로 이루어진 식사입니다만 아직도 도시락에 깃든 추억은 버릴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도시락을 난로위에 올려 놓고 가슴조리던 시절이 더 좋았던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런 사람 사는 향기를 듬뿍 맡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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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6-30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전... 왜 난로위에 도시락을 한 번도 올려놓지 않았을까요?

sunnyside 2004-06-3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다닐 때에는 왕겨탄, 그리고 조개탄을 땠었어요. 수수께끼님 때랑 비교해서 큰 발전은 없었던 듯. 다만 보온밥통이었기 땜에 난로 위에 올릴 필요는 없었답니다. ^^

수수께끼 2004-06-3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아마 보온도시락을 가지고 다니시지는 않으셨는지요? 그거 올려 놓으셨다가는 큰일 납니다. 밥알과 플라스틱이 뒤엉겨붙어 밥알 골라 먹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니까요^^
써니옆구리님==> 조개탄이 갈탄이구요...그래서 연기가 많이 나지 않는데 수위 아자씨가 갈탄 가루 가져와서 물로 비벼서 주먹으로 만드는것도 보셨겠는데요? 에고...그리고 저보다는 덜 쉰세대이신듯...저희때는 그런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꿨었습니다. 제 동생은 그걸 가지고 다니더군요...긴 끈에 어깨에 매고는 덜렁거리면서 말입니다 ^^~

ceylontea 2004-07-0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온도시락 아니었어도.. 안올렸던 것 같아요... ^^
그리고고등학교 다닐땐 온장고란 것이 교실에 있었어요... 그땐 그래서 온장고를 이용했지요.. 그전에는 그냥.. 찬밥을 먹었던 것 같아요... ^^ (보온 도시락 가지고 다녔던 적도 있긴 하구요.)

수수께끼 2004-07-0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온장고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었군요. 와아~ 완전히 브르주아적인 환경에서 교육을 받으셨으니....제가 어렸을때와는 너무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군요...
 



     6월은 참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던것 같습니다.

    재보선 선거가 그렇고...또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최종 결정과 그 결정을 받아 들이는
    직접적인 대상자의 행동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의 자만심과 상대적 허탈감
    멀리 타국 땅에서 국가를 대신한 죽임을 당한 우리의 젊은이 김 선일...
              2년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빗발치는 총탄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산화한
              아까운 목숨을 버린 6명의 해군에게는 아무도 정부에서는 찾는이 없어
              정말 외롭게 죽어갔던 영혼들이 눈믈을 흘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족의 분단을 가져온 6.25는 정부 방침에 따라 쥐가 알까? 새가 알까?
                  그것이 두려워 은근슬쩍 구렁이 담장넘듯 넘겨버린 정부...
                  피흘리면 이 땅을 사수하기 위해 죽어간 수 많은 영령들은
                  시대 논리에 따라 이제는 제대로 위안조차 삼을 수 없게 된 6월....
                    세월은 정말 유수처럼 지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먼 훗날...누가 역사의 심판대위에 서서 오늘을 대변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먼 훗날....오늘 이랬었다고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겠습니까?
                    우리는 너무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6월의 마지막이기에 말입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세월이기에
                      지난달 동 시대를 살아가며 아파했던 알라디너 여러분께
                      장미꽃를 드립니다. 어렵게...어렵게 살아오셨다고요..
                        그리고...
                        기운을 내야 하겠습니다.
                        죽은 강아지의 영혼이 구천을 떠도는 계절속에서
                        삶의 비지땀으로 얼굴이 얼룩질 여러분에게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참 아름다운 하루 6월을 마무리하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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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심이 2004-06-3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도 좋은 7월이 기다리고 있길 바랍니다.

                      마립간 2004-06-3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의 글이 저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가을산 2004-06-3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에 담긴 말들을 다 내놓기가 두려운 요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