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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시 이탈리아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로마에 내리니까...말 그대로 로마법에 따라야 하겠지요. 그런데...로마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마피아의 총본산인 카탈리아(이태리어로는 까딸리아)가 있는 시칠리 섬으로 가야 합니다. 이탈리아와 우리는 지도로 보면 비슷하지요...  반도에 바다건너 큰 섬하나 있는것 까지 비슷하고 거리도 대충 그 정도입니다.

2. 기간이야 보름 정도이니 별로 긴 기간도 아니고 짧은 기간도 아닌 정도이지만, 문제는 돌아올때도 역시 로마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왕복 구간중 로마에 머무는 시간이 겨우 2시간 30분이라는 점입니다. 그것도 시간이 없어 로마 공항내에서만 있어야 한답니다.

3. 내참...정말 기가 막히지요? 이탈리아에 다녀 왔다고 하면 로마는 당연히 보고 오는줄 알텐데...그저 통과여객에 지나지 않으니...  지난번에는 유럽을 갔을 때, 로마는 볼것이 비교적 많으니 나중에 오기로 하고 베네룩스 3국과 독일, 프랑스를 거쳐 포르투갈까지 다녀왔었는데 이 절호의 기회에 로마는 맛도 못보게 된다니...   기가 막히지요?  책임자에게 일정을 바꿔서라도 하루 관광일정을 잡자고 했더니만, 문제는 돈이랍니다.

4. 일부러라도 가서 보고오는 로마제국의 흔적을 기왕 갔음에도 볼 수 없다니...다녀 와서 누구에게 이탈리아에 다녀 왔다는 말조차 함부로 꺼내지 못할것 같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로마 관광책을 달달 외워서라도 장황한 거짓말이라도 해야할것 같은데...  왜 그런말이 있지 않습니까? 서울 안가본 촌사람이 서울 지리를 말할 때 서울 사람을 이긴다고요...저도 바각바각 우겨볼까요? 얼마전에 제 친구 녀석 하나가 대전에 내려가서 지하철을 탔었다고 얼마나 우겨대던지...작심하고 우겨대는데야 별수 없더라구요... 저도 그런 작전을 세워야 할것 같은데....쩝~~

5. 하여간, 중요한것은 한국의 남아가 마피아의 본거지에 가서 그들을 보고 온다는 것입니다. 대부 1,2편을 통해 보았던 카탈리아 지방의 그 고풍스러운 모습을 저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탈리아도 우리 나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지역색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마피아의 본산이라고하니 아무래도 선입견에 따라 누가 마피아의 일원일까?  하고 두리번 거릴것이 제 성격상 뻔 한데, 이마에 마피아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것이 아니니 그 일도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잘못하다가는 마피아에게 어떤 킬러의 임무를 띄고 온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을 받기가 쉽상이니 조심을 해야겠지요.

6. 하나더...하여간, 그 기간동안은 책을 읽지도 못할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루에 최소한 한 번 이상 이곳에 알방구리처럼 들락거리는 판인데 그곳에서도 알라딘의 제 서재로 접속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리뷰는 올릴 엄두도 못낼것이니 당분간 제 리뷰는 없답니다...그 대신, 제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치마입은 로마군의 행렬이 지나갔던 흔적을 찾을 수 있느냐에 골똘해질것 같습니다. 꼭 로마를 돌아보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고, 다녀온 다음에 재미 있는 일이 있었다면 다시 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어디에 가면 그 지방의 습관을 따르라고 말해왔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의 오리지날 본거지로 들어가서 로마법을 따라 보도록 하겠습니다.

~~~ 날씨가 들쑥날쑥 하죠? 요즘은 자주 온기가 남아 있는곳을 찾게 되는군요... 독감 예방주사는 꼭 접종하세요...건강 조심들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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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3-12-0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잘 다녀 오셨나요? '-')/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보시겠죠?)
 

1. 제가 근무하는 곳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지점입니다. 맞은편은 서울인데 제가 있는곳도 발을 하나 잘못 디디면 서울이고 이쪽으로 쓰러지면 성남시 땅으로 쓰러지는 곳이랍니다.  양 도시간의 접경지역은 이곳 말고도 여러곳이 있겠지만 만약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다면 그 관할을 놓고 양 도시의 경찰이 서로 미룰수 있는 지역입니다.

2. 그러나 이런 문제를 떠나서 이곳은 바라다 보이는 경치가 가관이랍니다. 바로 사무실 창문앞에 한폭의 거대한 산수화가  펼쳐지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남한 산성의 모습입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한다면 남한산성의 남서쪽의 모습...서울쪽의 모습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산성의 모습은 그 산이 안고 있는 변화의 모습을 저에게 다 보여주고 있답니다. 봄에는 아지랑이속에 보일듯 말듯한 새싹의 움트는 모습과 생동하는 숨소리를 들려주고, 여름내내 산새가 보금자리를 만드는 소리와 힘이 넘치는 모습을...그리고 가을에는 패션쇼를 하며 자태를 뽐내고 정겹게 다가오지요...

3. 그런데...겨울은 참 문제가 많답니다. 모든 생명이 다 잠들어 산도 그저 진회색으로 도배되어 있답니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근육질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도무지 숨쉴 생각조차 하지 않는 벙어리가 되어 버리지요. 다른 때 같으면 소근소근 이야기라도 걸어오면서 아양을 떨텐데 전혀 묵묵부답이라 출근을 하거나, 또는 가끔 바라보아도 전혀 반응이 없답니다. 어쩌면 남한산성은 소생불능의 말기 암환자 같은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보는 사람의 마음마져도 우울하게 만들어버리니까요...

4. 남한산성의 겨울은 눈이 오면 또 다른 모습으로 엄동설한 속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있음을 보여 준답니다. 산의 뚜렷한 윤곽을 볼 수 있는 계절은 바로 눈이 온통 세상을 뒤덮은 겨울뿐일 것입니다. 그 거대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감격으로 가슴속에 밀려오고는 합니다. 그러나 눈은 아직 오지 않았지요....  남한산성의 그 웅장한 모습을 보려면 눈이 내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5. 하지만, 오늘 아침의 남한산성은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밤사이 살짝 뿌리고 간 빗줄기는 천지를 촉촉하게 적셔버렸습니다. 출근길에 물안개 처럼 퍼져 올라오는 빗길의 물방울이 차창을 더럽히고 있었지요...  출근을 조금 일찍 하는 편이라 해가 뜨기전에 사무실에 도착을 합니다. 대충 오늘 할 일을 준비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창밖을 보는 순간 남한산성은 죽지 않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탄생이었습니다. 구름 아래에서 남한산성을 걸터앉고 구렁이 담넘듯 슬금 슬금 기어오르는 태양...그 태양은 아침의 새로운 정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치도 "내 정기를 다 받아라" 하는 느낌으로 태양은 그 힘찬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6. 남한산성은 아침을 아무렇치도 않게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생동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에 심통이라도 내듯이 남한산성은 말없이 그 빛나는 태양을 토해내고 있었는데, 이는 마치도 사랑하는 사람의 2세를 오랜기간 잉태하다 산고를 겪는 산모의 입을 앙다문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속에는 커다란 일을 마치고 땀범벅이 된 얼굴로 자랑스러워 하는 남한산성의 속내가 담겨 있었습니다. 결코 겨울이라고 죽은듯 잠자는 것이 아니라는것을 깨우쳐주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오늘도...또 내일도 남한산성은 산고를 껶을것입니다. 그리고는 자랑스럽게 죽은 산이 아니라고 말할겁니다. 자연이 제게 하는 말...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남한산성을 마주해야 한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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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내가 근무하는곳은 공간 투성이랍니다.  콘크리트로 가득찬 도심속에 이렇게 넓고 나무가 많은곳에서 근무한다는것은 정말로 저에게 주어진 축복이라 할 수 있답니다. 길가에 그 무성하고 푸른잎을 자랑하던 은행나무가 발가벗은지도 꽤 시간이 흘렀고 사무실 입구 양쪽에 서 있던 '개목련'이라고 부르던 나무의 잎은 그나마 끈질기게 버티고 있더니만 오늘 바람에 이제는 어디 숨길수도 없는 앙상한 가지만을 대명천지에 드러내 놓고 있답니다.

-너른 공간을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을 보노라면 뭔가 잃은것이 가득한것 같습니다. 처음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낙엽을 치우지 말라고 했답니다. 낙엽을 치우라고 하면 아직 제 수명도 못다한 나무에 빗자루로 도리질을 하여 나뭇잎을 강제로 떨굴테니 말입니다. 더구나 깨끗하게 한답시고 쌓인 나뭇잎을 그 때 그 때 열심히 치운다면 도대체 운치를 맛 볼 수 있겠어요?  그래서 어제는 그 동안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을 조금 가져다가 낙엽타는 냄새를 맡고 싶어 불을 놓았는데, 생각같지 않게 후르륵~ 금방 타버리더군요. 도통 연기가 올라야 냄새를 맡을텐데 그럴 겨를도 없이 타버리는 낙엽이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오늘도 낙엽을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바람이 불어 모아 놓은 낙엽이 날리기에 그 위에 커핏잔 한잔의 물을 부었지요...   그리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불길을 붙여 보았답니다. 아 맞아요...  낙엽을 태울 때는 그냥 태우는것이 아니었지요...  물을 끼얹으니 낙엽이 바람에 날리지도 않고 연기만 내며 타는데 드디어 고대하던 낙엽 태우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부르니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무슨 별일 아닌것 가지고...'하는 표정이었답니다.  그러나 한 사람 두 사람 낙엽 태우는 주변에 모이면서 하는 이야기가 '야..낙엽 태우는 냄새 참 좋다...' 입니다.  사람들은 아마도 그 맛과 멋을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일을 한다해도 뭐 ...죽자살자 하는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주변에 흔하디 흔한 낙엽을 더 가져와서 타고 있는 낙엽더미위에 얹고는 물을 한번 뿌려 주는군요...

-잃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기에 여유를 미쳐 갖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주변을 잃은 외톨이로 원래부터 간직하고 있던 따뜻한 인간미를 자기도 모르게 잊고 살아왔던 것입니다. 누구라 할것 없이 저 자신부터 그렇게 살아왔는걸요....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는데 바람에서 느끼는 느낌도 몸에 차군요....  작지만 주변을 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은은하게 퍼지는 낙엽태우는 냄새처럼 제 주변에 인간의 온기가 은은히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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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서재에 들러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 서재의 리뷰는 주로 미술사학과 문화재 관련 서적에 대한 마이리뷰입니다. 아마도 접근하시기에 조금은 거부감도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이 쪽 분야에 대해 열정을 가지신분이 별로 안계시기에 어줍잖고 힘든 일이지만 한번 작성을 하기로 했읍니다.

 비록 미술사학뿐만 아니라 잡식성이기에 여러가지 도서에 대한 리뷰가 작성되어 올라갈 것입니다만, 근본이 부족한 사람인지라 언감생심 써서는 안되는 줄 알지만 그냥 책에 대한 넋두리로 생각하시고 읽어주신다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겸하여 제 리뷰와 의견을 달리하시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그게 아니지 않느냐? 라고 반문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부탁을 드리고싶습니다. 문화재와 유물에 대한 애정을 가져 주세요...마음만이라도요...  우리 것이기에 애정을 가지고 대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우리 것이기에 미국사람이나 일본사람등 외국인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는 부탁도 하지만, 결코 그 사람들이 우리 것을 지켜주지는 못한답니다. 우선은 우리 것이기에 여러분께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는군요...   아마도 이 비끝에는 초겨울의 추위가 웅크리고 있겠지요?  항상 건강하시고요....                            <如  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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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2-10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전 사실 전에는 외식을 해도 레스토랑에서 칼 잡는 게 좋았는데 나이 들수록 퍼질고 앉아서 먹는 한식집이 좋더군요. 그리고 우리 것에 대한 애정도 자꾸 생기더라구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흔한 말, 굳이 떠올리지 않아요 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 할수록 그런 애착과 애정이 생길 것 같아요. 신토불이란 말은 신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문화재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가꾸어야겠지요. 우리 것(우리 문화재)에 대한 님의 사랑이 넘치는 글 잘 보고 갑니다. 부담스런 책이라도 좀 도전해봐야겠어요. 언젠간... ^^

비로그인 2004-02-1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우리는 너무도 우리것에 대해 무관심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1세기는 물질세계를 벗어난 문화적 느낌을 얼마나 많이 느끼냐는 정신적 사고를 우선으로 한다고 합니다만, 실은 이즈음에는 우리 문화나 문화재는 망가질대로 다 망가진 상태라고 봐야 할것입니다. 그나마 지금부터라도 혜경님 같은 생각을 가지신 많은분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지켜 나간다면 비록 문화재의 영원한 상속은 불가능 하더라도 정신만이라도 후대에 남길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 올리는 리뷰는 사실은 전문성이 강하고 또 책을 읽었다해도 2000자로 정리한다는것이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만 단 한분이라도 제 리뷰를 통하여 우리것을 가까이 하려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지름길을 알려드리고자 한답니다. 많은분들이 외면하는 분야이지만 혜경님 같은분이 계시다면 제 리뷰는 영원히 지속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에 감사드리면서 배혜경님의 도전 앞에 버티고 있는 장벽을 조금이라도 부수는데 일조토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두심이 2004-05-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관심하다기 보다는 문외한이라고 해야 맞을듯 싶네요. 어릴적 한번 가본 따분했던 경주를 지금은 정말로 한번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각이 바뀐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완당평전을 읽고 부터지요. 전 무지 좋았던 책이었지만서요..
님의 서재를 자주 방문하면서 많이 공부하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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