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두산(과거 오비베어스)에는 잘 치고 잘 달리고 수비까지 잘하고...
거기다가 사람 웃기는 재주도 있고 말도 잘하는 선수가 있었다.
그는 계약기간이 끝난 후 거액을 받고 타 팀으로 이적을 한다.
그는 거기서도 역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다.

여전히 잘 치고 잘 달라고 수비까지 잘하고, 거기다가 유머감각에
말까지 잘하는 선수였다.

이런 그에게 가장 큰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른 체력이나 기량의 저하, 장기간의 슬럼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잔부상에 시달리는 유리 몸은 더더욱 아니었다.

다름 아닌 술....

술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술을 마시고 벌인 주사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내리다 결국 작년 음주 후 시민을 폭행하고 경비원, 경찰까지 폭행하는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고 그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전무후무한 무기한 자격정지라는 처벌을 받게 되었다.

한창 때인 30대 초반에 이런 일을 당한 건 분명 자기관리와 절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그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에는 어떠한 반박도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그는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하는 1년 여 동안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가 오랜 기간의 장고를 깨고 소속팀의 요청과 여론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1년 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하게 되었다.

우리를 탈출한 맹수마냥 그는 그동안 쌓아놨던 자신의 응어리를 술이 아닌 야구 방망이와 달리는 두 발과 야구공을 움켜진 한 손과 글러브를 그러쥐었을 다른 한 손을 통해 폭발시켰다. 그의 소속팀이 고비였기에 그의 이러한 폭발적인 모습은 팀에 큰 기여와 기폭제가 되는 것 같았다.

어제와 오늘 인터넷 뉴스를 뒤덮은 공통의 기사는 어느 여배우의 요절과 더불어 이 선수가 또 다시 벌인 음주사태로 뒤덮기 시작했다.

사건의 요지는 복귀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술집에서 웃통을 벗고 소동을 부렸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더불어 약속이나 한 듯 신문사의 기사는 그가 마치 음주의 테두리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묘사하는데 집중하였다.

그 결과 그는 오늘 소속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더 이상 구단과 그룹의 명예에 손상이 가는 걸 방관할 수 없다는 이유라고 한다.(솔까말 이 구단의 모그룹은 이번 정권 바뀌면서 이미지가 바닥을 치고 있어서 더 이상 지켜야 할 명예가 있을까 좀 의심스럽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과연 그가 정말로 술집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을까? 라는 의문이 따른다. 한가한 시간에 메인에 걸리지 않은 다른 기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실은 대략 아래와 같다.

1. 그는 아내와 매형과 함께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가볍게 호프집에서 맥주 두 잔을 마신게 다라고 한다. 술에 취해 난동이 일어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2. 그를 신고한 사람은 그 호프집의 종업원이란다. 그가 속한 팀의 팬인 그 종업원은 사고를 친 선수가 한창 팀이 어려울 때 한가하게 다시 술을 마시러 자기가 일하는 가게에 왔다는 이유로 괘씸한 생각에 허위신고를 했다고 한다.

앞의 1과 2의 정황을 따지고 보면 그는 신문기사에 난 것처럼 “웃통을 벗고 술집에서 난동을 부렸다.” 라는 사실과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온다. 저녁을 먹고 2차로 잠깐 맥주 집에 들른 것뿐인 그가 허위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며 기자들의 기사거리로 난도질을 당했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도 인간인지라 즐겼던 술을 아주 끊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볍게 마시는 맥주 한두 잔이 이런 문제를 야기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오이 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고 배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을 머릿 속에 담아뒀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원 소속 구단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은 그에게 다시 야구인생이 펼쳐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바램이라면 그가 다른 팀에서라도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이런 불명예스러운 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은퇴했으면 하는 바램 이다. 더불어 진위여부를 떠나 승냥이 떼마냥 달려들어 사실과는 여러모로 왜곡된 언론의 보도방침은 과연 언제쯤이나 제대로 돌아가게 될까 의문스럽다. 아마도 진위여부를 파악하기도 전에 개떼처럼 달려들어 열심히 악플을 양산하는 인간들이 존재하지 않는 날이 될 것 같긴 한데 그런 날이 오기는 올지 그건 알 수가 없다. 아니 없을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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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9-04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얘기들이 많이 나왔죠. 정수근이라는 인간이 흠이 많은 인간이긴 하지만,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은 좋았는데, 과거의 실수들이 현재의 발목을 잡아요. 정말 잘해주길 바랬는데, 포스트시즌에서(지금은 가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한건 해줄꺼라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무튼, 오이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았어야하고, 배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수근이 잘못한 것과 별개로, 작년에도, 그리고 올해에도 전선수들(비단 정수근뿐 아니라) 못죽여서 안달인 삐뚤어진 부산팬들 정말 증오합니다. 워낙 정수근이 잘할때도 칭찬 잘 못받고, 못할 때는 배로 까였어요. 부산경남팜 아니면 배척 못해 안달인 인간들도 많고.

철밥통 코치진과 이성득 허구라로 연결되는 외국인 감독 배척,거기에 호응하는 비밀번호 찍던 시절 망각한 인간들.

정수근은 분명 잘못했지만, 그 외적인 문제로 잘못 이상의 벌을 받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적어도 롯데에 있을 때는요. 그 전에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허위신고 한 박모씨, 정수근이 꼭 무고죄로 고소해서 콩밥먹이길 바랍니다. 팬이 무슨 벼슬도 아니고, 신도 아니고 말이죠.

Mephistopheles 2009-09-03 15:52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이 롯데팬이라 말하기 좀 조심스러운데요..
아시겠지만 프로야구 연고지 우선 드레프트제도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마도 각팀엔 연고지 외의 신인 선수들이 많이 들어올 텐데 말씀대로라면 저런 무서운 텃세에 견딜 수 있을까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이번에 옮겨 간 홍포도 걱정입니다. 잘하니까 큰 문제는 없지만 슬럼프라도 찾아오면.....에휴 상상하기도 싫어요.

하이드 2009-09-04 09:05   좋아요 0 | URL
못해도 우리새끼.. 하는 팬들도 있고, 연고지 아닌 선수들은 깔준비 하고 보는 팬들도 있고 그 중간에 있는 팬들도 있고, 그렇죠 뭐. 저로 말하면, 그 앞에 가까워요. 소위 롯빠란 인간들이 얼척없이 깔 때가 롯데 야구 못할 때보다 더 많이 속상해요.

롯데라는 팀의 선수라는건 독과 약을 함께 먹어야 하는 자리인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9-03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도 저 기사 읽고 마음이 아프고, 선수이기 이전에 한가정의 가장인데 막무가내로 물어뜯는 듯해 속도 상하고 그랬습니다. 아휴..

Mephistopheles 2009-09-03 15:53   좋아요 0 | URL
술집에서 술을 먹을 순 있지만 시기가 문제였고 다름아닌 정수근 이었기 때문에 기사거리로는 더할나와 없는 알짜배기 기사감이었겠죠..

paviana 2009-09-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수근 선수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저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러게 왜 술마시냐고 하면 할말 없지만, 진짜 맥주 두잔이라면, 그걸 술 마신거라고 할 수 있나요? 정확히 상황파악 해보지도 않고 퇴출이라니, 너무 앞서가는거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9-03 15:54   좋아요 0 | URL
아무도 모르겠죠 그때 그 술집에서 일어난 일은..현장에 있던 당사자들만 아는 사실일껍니다. 그런데 전과 같이 폭력사고나 기물파괴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은 듯 한데 정수근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늘바람 2009-09-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사거리를 가지고 퇴출가진 심했다 생각하지만 조심해야할시기에 마음을 조금이라도 놓은게 잘못은 잘못이지요.
전 그보다 걱정이 저리 퇴출되면 그사람 어찌 살아갈까 싶어요. 그땐 정말 심한 난동을 부리며 살지 않을까요

Mephistopheles 2009-09-03 15:5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일반 직장인들보단 형편은 낫지 않을까 싶어요. 꽤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였으니까요. 근데 정수근 선수는 다른 어떤 일을 하던 술과의 관계는 완벽하게 끊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보석 2009-09-03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는 잘 모르지만 저도 저 기사는 봤는데 저 선수가 한 건 '실수'지만 그 종업원이 한 건 '범죄'입니다. 무게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남의 인생 망칠 수도 있는 범죄-실제 기사 보니 거의 그런 분위기던데-의 피해자를 놓고 피해자의 과거나 실수 운운하는 것도 우습죠. 어쨌거나 일이 잘 풀리면 좋겠네요.

Mephistopheles 2009-09-03 15:58   좋아요 0 | URL
워낙 술로 인해 과거(루머가 아닌 폭력행위로 법원까지 갔었던)로 인해 문제가 많았긴 했죠. 더군다나 부산이라는 동네가 야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동네이다 보니 선수들 개개인의 행동하나하나가 부정적으로 노출될 경우 다른 팀들보다 데미지가 큰 건 사실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일단 소속구단에서 퇴출이 되었기에 다른 구단에 입단은 다음시즌에나 가능하긴 하겠지만 여론이 너무 안좋아 어찌 될진 모르겠네요.

비연 2009-09-0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건은 좀 오바다 싶습니다. 물론, 자중하고 술집같은 데는 안 갔어야 맞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삐뚤어진 팬심으로 사람 하나를 사지로 몰아넣다니. 그 사람의 재능과 열정이 너무나 아까와지는 시점입니다. 두산에 있을 때부터 감각적인 배팅과 빠른 발,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쇼맨십 등으로 인해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야구를 그만두게 될까봐 조바심이 나네요. 롯데가 이번만큼은 진위를 잘 파악해서 해결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언론에서 워낙 대서특필을 하고 사람 하나 바보로 만드는 바람에 이상한 결론이 나버린 것 같습니다..하이드님 말대로, 저도 그 허위신고자 가만 두면 안된다고 봅니다..정수근은 이제 와서 고소해봐야 뭐하냐고 하지만, 경종을 울려줄 필요가 있죠.

Mephistopheles 2009-09-03 16:00   좋아요 0 | URL
근데 이런 것도 있어요. 저도 페이퍼를 쓰고 또 다른 기사를 살펴보면서 제가 말한 1과 2의 사항이 정수근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구단에서 그렇게 신속하게 방출결정을 내린 것.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진실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있습니다. 무튼 유능한 선수생명 하나는 날아가버린 결론은 변함없겠지만요..

2009-09-03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03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물론 나라님들은 경제회복 운운하며 열심히 장미 빛 미래를 떠들지만)에  소위 잘 나가기는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들지만 서도 만에 하나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잘 나가는 분위기라면 그 성취도와 성공의 열매는 호경기일 때보다 단맛은 백배로 깊게 느껴지고 성취감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 주절주절 거리고자 하는 모 사무실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터줏대감들이 즐비하게 자리 잡고 철 밥통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우리 업계에서 분명 모 사무실의 약진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젊은 피로 불리는 영건들이 주축이 되어(그래봤자 40대 50대 노땅들이다.)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가열차게 사업범위를 넓히며 약진에 대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단위 설계경기에서 당선도 여러 차례 되면 국내 굵직한 건축공사에 떳떳하게 명함 내밀 정도의 레벨에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그 사무실의 대표님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S대를 나와 여러 인재들을 긁어모아 지금의 대단한 사무실을 일궈내신 발군의 실력을 보이시고 있다. 그것뿐인가. 분당 쪽 금싸라기 땅을 사모아 이제는 사옥까지 지어 만방에 그 이름을 떨치고 대한민국 우리 쪽 업계에서 방귀 꽤나 낄 수 있는 위치에 까지 올랐다고 해도 별 이견을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얼마나 대단한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런 괄목할만한 가파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이제는 종영된 성공시대라는 다큐가 존재했다면 아마도 1순위로 출연섭외가 들어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인데 말이다.

그런데 옥에 티는 언제나 존재하는 법일까? 이렇게 잘나가는 사무실이 자그마한 중소업자들 대금은 한 달, 두 달, 반년이 넘어가도 결제를 안 해준다는 사실을... 더군다나 부가세 영수증을 먼저 끊어 달라 놓고선 석 달이 지나도 대금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에이 겨우 몇 천 만원 가지고 저렇게 잘 나가는 사무실을 흠집 잡아서야 되겠는가 싶다가도 그 몇 천 만원 때문에 월급을 제 때 못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제아무리 대단한 대학을 나오시고 승승장구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 사무실일지라도 내 눈엔 쓰레기이며 사기꾼으로 밖에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까나 모르겠다.

하긴 대단하신 양반이기에 결제대금 스리슬쩍 미루는 것도 뛰어난 능력이라면 능력일 수 있겠다. 그러다 업체들 단합하여 집단 보이콧 발동하면 그때도 떵떵거리며 목에 힘주고 명함을 내밀고 다닐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선진화, 선진화 하면서 나쁜 것은 기가막히게 따라 배우는 모습에서 이 바닥이 개혁과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기엔 아직도 멀고도 먼 딴나라이야기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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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3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잡것들..

Mephistopheles 2009-08-31 23:26   좋아요 0 | URL
그래서 내일 미리 발부한 부가세 영수증 취소해버릴라고요..아마 세무조사..뜨겠죠??? ㅋㅋ

2009-08-31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31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8-3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도 좋은 대학 안나왔지? 하지만 너도 얼마든지 클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술을 좀 먹었거든? 내 차 가지고 어디로 좀 와라. 물론 니가 지금 퇴근을 했을 것이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그건 뭐 내가 알바는 아니지." 아, 이렇게 말하니 마치 개인사를 말하는 것 같네요. 어쨌거나 사장들이 바라는 것은 존경이죠. 아하하하하하하!

Mephistopheles 2009-08-31 23:28   좋아요 0 | URL
먼저 말하는 장소에 차를 몰고 가세요 그리고 차 앞에서
레프트 플라밍고 자세에서
오른손 -> 오른손 -> 왼발 -> 오른발 -> 왼발 -> 오른발 -> 오른발 -> 오른발 -> 왼발

이상 화랑의 10단 콤보였습니다. 제대로 들어가면 말 그대로 떡실신입니다.

마늘빵 2009-09-0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적 지위를 챙겼을지 모르나 삶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죠. 참 못된 사람입니다. 불행히도 한국 사회에 가장 많은 유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_-

Mephistopheles 2009-09-01 09:36   좋아요 0 | URL
문제는 한국 사회에 가장 많은 그 유형이 "성공" 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 하게 포장되는 것이 문제겠죠. 저 높으신 청와대 주인양반도 비슷한 경우겠고요.

바람돌이 2009-09-0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건 도덕성이고 뭐고 그정도도 아니고요. 그냥 사람사이의 상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그 상식을 안 지키는 인간이 이리 많은지.... ^^

Mephistopheles 2009-09-01 10:08   좋아요 0 | URL
이런 말이 있죠. "착하게 살면 병신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 정도를 넘어서서 "상식적으로 살면 병신이다."가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정도에 맞게 사는 사람이 모든 피해와 불이익을 받는 세상이니까요.
 

 
엎드려 통곡을 하는 사람.
황망하여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사람.
허무함에 소주를 들이켠 사람(접니다.)

그와 반대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은 사람.
이제야 대한민국에 빨갱이의 수장이 사라졌다고
기뻐할 사람.

그 분의 부재로 인해 우리들은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겉으로 보이는 표현방식의 상반된
모습을 재쳐두고 조금만 그 분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85년...
결코 적은 세월은 아니고 어쩌면 그 분의 수명을
채우고도 넘칠 정도의 생애를 보내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 분이 겪은 고초와 고통에 비하면 말입니다.

하지만 그 분이 우리들에게 남겨준 것은 넘치고도 넘칩니다.
우리가 숨을 쉬는 공기나 마시는 물처럼 너무나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기에 그 소중함을 모를 뿐입니다.

울거나 허무하거나 황망해 할 시간을 아껴
그 분이 우리들에게 남긴 소중한 유산을 지키고 가꿔야
할 시기가 온 겁니다.

그 분은 우리 곁을 떠나시며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의 동기부여를
제시해주셨는지도 모릅니다.

너무 슬퍼하지 맙시다.
우리들의 새로운 시작을
슬픔과 눈물로만 시작하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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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8-19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를 넘어서 역사의 한페이지를 수 놓으신 위해한 분이시지요.가장 훌륭한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가장 최선을 다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그분의 말이 가슴속에 와 닿는군요 ㅠ.ㅠ

2009-08-25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장안의 화제 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 다시 말해 맛 집이라는 개념은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온 것 같다. 아니 조금 왜곡해서 말하면 이제 어중이떠중이 개나 소나 다들 아는 유명해진 맛 집은 전국 방방곡곡 널리고 널렸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러다 보니 나오는 부작용은 수도 없이 많다. 일단 매스컴에 한 번 뜨고 가게 한쪽 벽에 무슨무슨 TV프로에 출연했다는 사진들이 액자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맛이 변하고 양이 줄어드는 집들을 많이도 목격하기도 했었다. 결론은 그 집엔 다시는 발걸음을 안 하게 되는 사태까지 불러온다.

얼마 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사무실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빗속을 뚫고 무려 버스로 두정거장의 거리를 걸어 유명하다는 전집에 가게 되었다. 꽤 많은 양의 비는 쏟아지지 거리는 멀지 바지는 빗물에 젖어 점점 달라붙기 시작하지, 이런 고초를 겪으며 먹는 음식이 맛이라도 없다면 후회하는 걸로 모자라 그 집에 가자고 주장한 사람을 원망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더랬다.

겨우겨우 빗속을 뚫고 걸어간 그 집에 당도하니. 무슨 전을 못 먹어 죽은 귀신이라도 붙었는지 이런 악천후에 우산을 받쳐 들고 줄을 길게 서있다. 하긴 이런 악천후니까 기름기 자글자글한 음식에 걸쭉한 막걸리를 들이켜고 싶은 사람의 비슷비슷한 공통적인 심리가 작용한 까닭도 있겠지만 워낙 사람 많은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 같은 인간형에겐 쥐약 같은 환경이 되고도 남았다.

그래도 걸어 온 거리가 억울해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자리를 차지했고 앉자마자 기본 찬을 분주히 내오는 아주머니 손길에선 웬만한 프로복싱 선수의 스트레이트보다 더 빠른 속도감이 엿보였다.

풋고추와 마늘 대, 평범한 된장 한 종지, 매운 고추가 총총 썰려 담겨진 간장, 그리고 평범한 깍두기. 익히 봐왔던 평범한 밑반찬이 나오고 아주머니의 재촉에 만만하고 다양한 모듬전을 주문했다.

사람이 많아서일까 먼저 내온 막걸리 한 주전자를 깍두기와 풋고추로 비워가고 있을 때까지 전 지지는 소리와 냄새는 진동하지만 우리들이 자리 잡은 밥상엔 어떤 기름진 음식도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사람이 많다보니 밀리고 밀렸나 보다. 그래도 이런 날 손님 많은 걸 알면 미리미리 준비 좀 해두지 하는 약간은 짜증스런 생각을 걸쭉한 막걸리로 간신히 누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통했는지 아주머니는 모듬전이요~란 외침과 더불어 채반에 담겨 나온 각양각색의 전을 내놓으신다. 그냥 그렇다. 다른 집보다 조금 두툼한 모양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적다. 원래 유명한 집인데 얼마 전 TV출연으로 손님이 더 늘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들었던 이야기와는 다르게 양이 내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 맛은 어떤가. 먼저 도톰한 동그랑땡 하나를 잘라 입에다 집어넣었다.

입천장 딜 뻔 했다. 어찌나 뜨겁던지. 노르스름하게 계란으로 입힌 표피를 뚫고 담백한 두부와 텁텁하지만 고소한 고기 맛이 살짝 오독오독 씹히는 야채와 조화롭게 입안에서 퍼진다. 맛은 있네.. 약간은 떨떠름한 평가를 뒤로하고 명태 전을 입에 가져간다. 꽤 큼직하기에 한 입에 들어가는 크기로 젓가락을 놀려 잘랐더니만 하얀 명태 속살이 결대로 부서지며 뽀얀 김을 내뿜는다. 식을 새라 입안에 집어넣었더니 간간하게 가미된 소금과 후추의 맛을 느끼게 해주며 명태의 새하얀 속살이 입안에서 가득 터져 나간다. 어라...이것도 맛있네.. 다음엔 호박전. 기름을 겹겹이 두른 느끼한 전이라는 종목임에도 호박의 아삭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그리고 깻잎으로 앞뒤로 두른 고기 전까지 하나하나 뒤지지 않고 뛰어난 맛을 선사해준다.

그래도 뭔가 아쉽다. 아마 채반에 나온 전은 맛은 있지만 푸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정도로 양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양손에 뭔가를 들고 다가오신다. 그리고 채반에 뭔가를 드르륵 쏟아 넣으신다. 처음에 게걸스럽게 먹었던 전과 비슷한 양의 모듬전이 쏟아져 나온다.  설명을 들어보니.

처음부터 수북하게 쌓아서 손님께 내놓으면 먹다보면 밑에 전이 식는단다. 그래서 채반에 적당하게 2번 나눠 준다는 것. 그리고 더불어 책상다리로 장시간 앉아 막걸리를 먹다보니 다리 좀 피고자 주방 쪽으로 달려가 깍두기를 받아오며 봤던 주방풍경은 이 집에 왜 장사가 잘 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꽤 북적북적한 주방엔 4명 정도의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전을 부치고 만들고 있었던 것. 그러니까 장사가 잘 돼 백만 대군 의 손님이 몰아닥쳐도 미리 전을 만들어 다시 데우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하나하나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는 것이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막걸리 다섯 주전자를 마시고 밖에 줄 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북적북적한 전집을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그 집의 전의 풍미는 입안에 가득히 남아있었다. 주방쪽 가벼운 칸막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깍두기를 가지러 온 나에게 열심히 계란 물에 전 재료를 담구며 좀만 기다려 “총각” 내 금방 부쳐서 맛있게 내줄게..라고 웃으면서 말하시던 아주머니를 봐서라도 종종 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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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4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이밤에 전이라니.... 저는 제가 부친 전 빼고는 다 좋아하는데요. 아 먹고 싶어요. ^^

Mephistopheles 2009-08-14 11:27   좋아요 0 | URL
아니..왜 본인이 스스로 부친 전에 대해 아낌없는 혹평을 하시는지...^^ 자신을 가지세요..

바람돌이 2009-08-21 00:59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서는 제삿날에만 전 부칩니다. 4-5시간을 내리 전 부치고 나면(심할때는 8시간 부친적도 있습니다) 먹고싶은 생각 싹 사라집니다. 당연히 평소에는 전 부치는것 같은거 안합니다. ㅠ.ㅠ

조선인 2009-08-1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각이라니, 움하하하하핫 아홉수 양반께서!

Mephistopheles 2009-08-14 11:27   좋아요 0 | URL
전에 집중하세욧! (1)

무해한모리군 2009-08-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거기가 어디입니까..
오늘 가야겠습니다..
여기 연필들고 있슴다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1:29   좋아요 0 | URL
사당동 사거리에서라면 4호선 10번 출구로 나와야 하고 암튼 이수역과 사당역 중간쯤이에요. 교보생명 건물 뒤로 돌아가 사당쪽으로 쭈욱 걸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14 11:32   좋아요 0 | URL
오 가본 적이 있는듯해요.
매피님은 정말 어딘가 저의 근처에 계신듯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2:07   좋아요 0 | URL
상호명이 전주전집이라죠..?? 그 근방에서 꽤 유명하다고 하네요..

보석 2009-08-14 12:16   좋아요 0 | URL
오오 사당역 10번 출구로 나와 이수역과 중간...언제 한번 가봐야겠군요. 사당역 쪽에 은근히 맛집이 많은 듯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08-14 13:17   좋아요 0 | URL
보석님 우린 족발도 다 먹을 수 있었으니까 둘이 모듬전도 다 머글 수 있을 듯 어때요? ㅎㅎ

보석 2009-08-14 13:32   좋아요 0 | URL
아마 가능할 듯합니다. 조만간 전주집으로 한번 뜨죠.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4:51   좋아요 0 | URL
에잇 먹보들~! (양 많으니까 막걸리도 적당히 섭취하세요~ 누룽지 막걸리로 드시길.)

paviana 2009-08-1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하고 싶은 말은 빨간색으로 쓰여진 그말 하나잖아욧!
좋겠수 총각 =3=3=3

Mephistopheles 2009-08-14 11:29   좋아요 0 | URL
전에 집중하세욧!(2)

보석 2009-08-1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젤 좋았던 건 저 빨간 글자인 거죠?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8-14 11:29   좋아요 0 | URL
전에 집중하세욧!(3)

보석 2009-08-14 12:16   좋아요 0 | URL
사진이 없으므로 무효! 그러니까 드시기 전에 사진부터 찍으셨어야죠!

sooninara 2009-08-1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총각이란 말만 눈에 들어와요^^

Mephistopheles 2009-08-14 14:52   좋아요 0 | URL
아 글쎄...전에 집중하세욧!(4)

노이에자이트 2009-08-1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음식은 전라도로군요!

Mephistopheles 2009-08-18 10:1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지역주의가..아니라..확실히 그쪽 동네 음식이 맛나긴 해요..^^

비로그인 2009-08-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뽐뿌!

Mephistopheles 2009-08-18 10:11   좋아요 0 | URL
사진이 없으므로 뽐뿌까지는....(그래도 비만 오면 생각난다는....으흐)
 


웬 뒷북이냐 하겠지만 우리 사무실 연말정산은 7월달에 하기로 방침이 정해져버렸다. 물론 세무적인 문제 등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급작스럽게 정해졌지만. 이런 전차로 어젠 세무사사무소에서 방문하여 연말정산 내역에 대해 Q&A 와 기타 잘못된 사항에 대해 설명과 더불어 수정사항을 반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저런 계산과 함께 부양가족이 많은 내 입장을 십분 반영해 반영할 껄 죄다 반영한 탓인지 그나마 세금을 더 걷어가는 것이 아닌 많이 걷어가 국가에서 토해주겠다고 결과치를 만들어냈다. 그 금액이 30만원을 육박한다. 사무실 사람들 역시 이런저런 소득공제의 결과물로 누군 더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누군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결과론적으로 따진다면 보험과 더불어 장기연금을 가입한 사람의 경우 그만큼 공제금액을 올라가고 기부금을 낸 사람 역시 같은 결과에 도달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외의 인물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곳에 기부를 한 내역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행동과 언행은 진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인물이 진보신당 창당에 기부금을 내고 그것으로 소득공제를 받게 되었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 직원은 사무실에선 중간의 위치에 있는 존재이면서 밑에 직원들을 챙기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좋게 말하면 절약으로 보일지라도 정도가 좀 지나쳐 거의 사무실 직원들을 위해 땡전 한 푼 쓰는 경우가 없고 오로지 남이 사주는 밥과 술의 경우 무조건 참석하는 모습을 자주도 보여줬었다. 그리고 은근히 던지는 말 몇 마디가 다소 성희롱 적이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모습이 내 기준에선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었다. 사회생활의 테두리에서만 따진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보의 기준에 많이 모자라는 모습을 보여줬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전혀 의외의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그걸로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사실은 나뿐만이 아닌 사무실 여러 직원들의 고개를 12시 5분전으로 만들어주기에는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사람 속을 어찌 안다고 기부한 내역만을 보고 그의 정치성향을 판단하는 것이나 사무실에서 하는 행동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정치성향을 판단한다는 것이나 모두 다 완전치 않은 결론이라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단지 조금은 놀라웠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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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7-3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내면 정말 억울할 것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7-30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혹시 옆지기는 진보적 성향인거 아닐까요?
오호 연말정산 잘하셨나 한번 봐드려야되는데 ^^

별족 2009-07-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절대 밥을 안 사는 저는. 음.

토토랑 2009-07-3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당후원금은 100% 공제되니까.. 연말 소득공제를 위해 했을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