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불경기(물론 나라님들은 경제회복 운운하며 열심히 장미 빛 미래를 떠들지만)에 소위 잘 나가기는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들지만 서도 만에 하나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잘 나가는 분위기라면 그 성취도와 성공의 열매는 호경기일 때보다 단맛은 백배로 깊게 느껴지고 성취감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 주절주절 거리고자 하는 모 사무실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터줏대감들이 즐비하게 자리 잡고 철 밥통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우리 업계에서 분명 모 사무실의 약진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젊은 피로 불리는 영건들이 주축이 되어(그래봤자 40대 50대 노땅들이다.)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가열차게 사업범위를 넓히며 약진에 대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단위 설계경기에서 당선도 여러 차례 되면 국내 굵직한 건축공사에 떳떳하게 명함 내밀 정도의 레벨에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그 사무실의 대표님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S대를 나와 여러 인재들을 긁어모아 지금의 대단한 사무실을 일궈내신 발군의 실력을 보이시고 있다. 그것뿐인가. 분당 쪽 금싸라기 땅을 사모아 이제는 사옥까지 지어 만방에 그 이름을 떨치고 대한민국 우리 쪽 업계에서 방귀 꽤나 낄 수 있는 위치에 까지 올랐다고 해도 별 이견을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얼마나 대단한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런 괄목할만한 가파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이제는 종영된 성공시대라는 다큐가 존재했다면 아마도 1순위로 출연섭외가 들어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인데 말이다.
그런데 옥에 티는 언제나 존재하는 법일까? 이렇게 잘나가는 사무실이 자그마한 중소업자들 대금은 한 달, 두 달, 반년이 넘어가도 결제를 안 해준다는 사실을... 더군다나 부가세 영수증을 먼저 끊어 달라 놓고선 석 달이 지나도 대금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에이 겨우 몇 천 만원 가지고 저렇게 잘 나가는 사무실을 흠집 잡아서야 되겠는가 싶다가도 그 몇 천 만원 때문에 월급을 제 때 못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제아무리 대단한 대학을 나오시고 승승장구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 사무실일지라도 내 눈엔 쓰레기이며 사기꾼으로 밖에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까나 모르겠다.
하긴 대단하신 양반이기에 결제대금 스리슬쩍 미루는 것도 뛰어난 능력이라면 능력일 수 있겠다. 그러다 업체들 단합하여 집단 보이콧 발동하면 그때도 떵떵거리며 목에 힘주고 명함을 내밀고 다닐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선진화, 선진화 하면서 나쁜 것은 기가막히게 따라 배우는 모습에서 이 바닥이 개혁과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기엔 아직도 멀고도 먼 딴나라이야기 같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