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두산(과거 오비베어스)에는 잘 치고 잘 달리고 수비까지 잘하고...
거기다가 사람 웃기는 재주도 있고 말도 잘하는 선수가 있었다.
그는 계약기간이 끝난 후 거액을 받고 타 팀으로 이적을 한다.
그는 거기서도 역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다.
여전히 잘 치고 잘 달라고 수비까지 잘하고, 거기다가 유머감각에
말까지 잘하는 선수였다.
이런 그에게 가장 큰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른 체력이나 기량의 저하, 장기간의 슬럼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잔부상에 시달리는 유리 몸은 더더욱 아니었다.
다름 아닌 술....
술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술을 마시고 벌인 주사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내리다 결국 작년 음주 후 시민을 폭행하고 경비원, 경찰까지 폭행하는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고 그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전무후무한 무기한 자격정지라는 처벌을 받게 되었다.
한창 때인 30대 초반에 이런 일을 당한 건 분명 자기관리와 절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그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에는 어떠한 반박도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그는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하는 1년 여 동안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가 오랜 기간의 장고를 깨고 소속팀의 요청과 여론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1년 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하게 되었다.
우리를 탈출한 맹수마냥 그는 그동안 쌓아놨던 자신의 응어리를 술이 아닌 야구 방망이와 달리는 두 발과 야구공을 움켜진 한 손과 글러브를 그러쥐었을 다른 한 손을 통해 폭발시켰다. 그의 소속팀이 고비였기에 그의 이러한 폭발적인 모습은 팀에 큰 기여와 기폭제가 되는 것 같았다.
어제와 오늘 인터넷 뉴스를 뒤덮은 공통의 기사는 어느 여배우의 요절과 더불어 이 선수가 또 다시 벌인 음주사태로 뒤덮기 시작했다.
사건의 요지는 복귀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술집에서 웃통을 벗고 소동을 부렸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더불어 약속이나 한 듯 신문사의 기사는 그가 마치 음주의 테두리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묘사하는데 집중하였다.
그 결과 그는 오늘 소속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더 이상 구단과 그룹의 명예에 손상이 가는 걸 방관할 수 없다는 이유라고 한다.(솔까말 이 구단의 모그룹은 이번 정권 바뀌면서 이미지가 바닥을 치고 있어서 더 이상 지켜야 할 명예가 있을까 좀 의심스럽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과연 그가 정말로 술집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을까? 라는 의문이 따른다. 한가한 시간에 메인에 걸리지 않은 다른 기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실은 대략 아래와 같다.
1. 그는 아내와 매형과 함께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가볍게 호프집에서 맥주 두 잔을 마신게 다라고 한다. 술에 취해 난동이 일어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2. 그를 신고한 사람은 그 호프집의 종업원이란다. 그가 속한 팀의 팬인 그 종업원은 사고를 친 선수가 한창 팀이 어려울 때 한가하게 다시 술을 마시러 자기가 일하는 가게에 왔다는 이유로 괘씸한 생각에 허위신고를 했다고 한다.
앞의 1과 2의 정황을 따지고 보면 그는 신문기사에 난 것처럼 “웃통을 벗고 술집에서 난동을 부렸다.” 라는 사실과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온다. 저녁을 먹고 2차로 잠깐 맥주 집에 들른 것뿐인 그가 허위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며 기자들의 기사거리로 난도질을 당했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도 인간인지라 즐겼던 술을 아주 끊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볍게 마시는 맥주 한두 잔이 이런 문제를 야기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오이 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고 배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을 머릿 속에 담아뒀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원 소속 구단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은 그에게 다시 야구인생이 펼쳐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바램이라면 그가 다른 팀에서라도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이런 불명예스러운 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은퇴했으면 하는 바램 이다. 더불어 진위여부를 떠나 승냥이 떼마냥 달려들어 사실과는 여러모로 왜곡된 언론의 보도방침은 과연 언제쯤이나 제대로 돌아가게 될까 의문스럽다. 아마도 진위여부를 파악하기도 전에 개떼처럼 달려들어 열심히 악플을 양산하는 인간들이 존재하지 않는 날이 될 것 같긴 한데 그런 날이 오기는 올지 그건 알 수가 없다. 아니 없을 것 같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