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뒷북이냐 하겠지만 우리 사무실 연말정산은 7월달에 하기로 방침이 정해져버렸다. 물론 세무적인 문제 등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급작스럽게 정해졌지만. 이런 전차로 어젠 세무사사무소에서 방문하여 연말정산 내역에 대해 Q&A 와 기타 잘못된 사항에 대해 설명과 더불어 수정사항을 반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저런 계산과 함께 부양가족이 많은 내 입장을 십분 반영해 반영할 껄 죄다 반영한 탓인지 그나마 세금을 더 걷어가는 것이 아닌 많이 걷어가 국가에서 토해주겠다고 결과치를 만들어냈다. 그 금액이 30만원을 육박한다. 사무실 사람들 역시 이런저런 소득공제의 결과물로 누군 더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누군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결과론적으로 따진다면 보험과 더불어 장기연금을 가입한 사람의 경우 그만큼 공제금액을 올라가고 기부금을 낸 사람 역시 같은 결과에 도달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외의 인물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곳에 기부를 한 내역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행동과 언행은 진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인물이 진보신당 창당에 기부금을 내고 그것으로 소득공제를 받게 되었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 직원은 사무실에선 중간의 위치에 있는 존재이면서 밑에 직원들을 챙기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좋게 말하면 절약으로 보일지라도 정도가 좀 지나쳐 거의 사무실 직원들을 위해 땡전 한 푼 쓰는 경우가 없고 오로지 남이 사주는 밥과 술의 경우 무조건 참석하는 모습을 자주도 보여줬었다. 그리고 은근히 던지는 말 몇 마디가 다소 성희롱 적이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모습이 내 기준에선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었다. 사회생활의 테두리에서만 따진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보의 기준에 많이 모자라는 모습을 보여줬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전혀 의외의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그걸로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사실은 나뿐만이 아닌 사무실 여러 직원들의 고개를 12시 5분전으로 만들어주기에는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사람 속을 어찌 안다고 기부한 내역만을 보고 그의 정치성향을 판단하는 것이나 사무실에서 하는 행동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정치성향을 판단한다는 것이나 모두 다 완전치 않은 결론이라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단지 조금은 놀라웠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