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어린이들(여기서 어린이들이란 충분히 자각능력이 있으며, 부모의 말 몇마디로 통제가 가능한 연령대를 말합니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인해 분개하게 되고 혈압상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내가 결혼하기 전 마님과 함께 강남에 있는 S백화점에 잠깐 들릴 일이 생겼었다.
볼일을 다 보고 저층부로 내려오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게 되었는데 내 앞에 앞에는 엄마로 보이는 여자와 초등학교 4~5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어린이가 있었고, 바로 앞에는 이제 막 초등학교를 들어갔었을 나이때의 남아와 그 남아의 엄마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었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남아는 참 묘한 행동을 하는 것이였다. 내 앞에 앞에 있는 여아의 머리를 백화점 쇼핑백의 모서리로 정수리 부분을 콕콕 찌르는 것이 아닌가..한두번도 아니고 연달아서.. 추측하건데 앞의 앞에 있는 모녀와 앞에 있는 모자는 분명 아는 사이 일꺼라 생각했으나, 그 여자 어린이의 표정은 그것이 아니였었다. 1개층을 내려오면서 계속되던 남아의 그 구타에 결국 참다 못한 앞의 여아의 어머니는 뒤의 남아의 어머니께 한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 남아의 어머니 입에서 나온 말은 여자애를 빤히 쳐다보면서 `머리가 깨지기라도 했어요.?' 라는 실로 뻔뻔하다 못해 파렴치한 대사가 튀어 나온 것이다.
참다 못한 모녀는 다음층에서 에스컬레이터의 궤도를 벗어났고, 의기양양 득의양양 그 모자는 여전히 내 앞에서 깐죽 깐죽 거리면서 또다른 사냥감을 노리는 듯한 눈초리로 자신의 앞에 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마님이 에스컬레이터 궤도를 벗어날 층이 다가올 때 나는 재빨리 그 남아의 뒤통수를 호되게 후려쳤다...딱! 소리가 나도록...물론 몸의 근육을 최대한 수축시켜 기회를 노리다가 순간적인 팽창으로 구타를 한 후 아무렇지도 않게 그 에스컬레이터 궤도를 벗어 났으며, 맞고 나서 아픔도 모르고 어리둥절하고 있는 그 모자를 불투명 유리 뒤쪽에서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었다.
마님은 해리포터 씨리즈를 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영화로 만들어지는 족족 관람을 하게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였으리라..문제는 해리포터의 그 인기는 저연령층의 어린이에게도 절대적인지라 극장안은 15금 19금의 영화와는 다르게 재래시장을 방불케 하는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 해리포터 1편을 극장에서 보게 되었을 때였다. 주말 대낮에 보게 되었으니 나와 마님은 왁자지껄 시끄럽게 어린이들(속된말로 초딩)들에게 포위되버린 상황....문제는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앞에 앉은 녀석은 뒤에 앉은 내가 들릴 정도로 앞에 나올 줄거리를 옆에 앉은 친구들에게 침을 튀어가면서 설명하기 시작했고 우리 뒤에 앉아 있는 어린이들은 연달아 나와 마님의 좌석에 크로캅에 버금가는 로우킥을 날려대고 있었다. 이번엔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다. 마님은 앞에 그 줄거리를 시끄럽게 떠드는 남아에게 싸늘하고 냉정한 목소리로 `잘난 척 좀 그만하시지.엉..??'으로 제압해 버렸고 뒤에서 열심히 로우킥을 날리던 아이들에겐 싸늘한 시선과 함께 `한번만 더차면 아줌마가 돌려차기 한다..엉..??'으로 영화시작 20여분만에 주변의 초딩들을 평정(?) 해버렸다.
어제 마님과 주니어를 모시고 주니어가 열광할만한 박물관을 찾아가게 되었다.
에버랜드 옆에 있는 `ㅅㅅ교통박물관' 이였고, 역시나 전시장 안에 가득 전시된 자동차들을 보며 주니어는 매우 흡족한 마음을 끊임없는 감탄사와 행동을 통해 충분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문제는 2층에 위치한 자동차 레이싱 전시장에서 나타났다. 그 전시장은 긴박한 레이싱 순간의 모습들을 자동차와 인형을 통해 제법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전시장이였다. 아예 피트(레이싱 도중 타이어를 갈거나 정비를 위해 들어가는 구역) 인 구역까지 꾸며 놓았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분명 그 피트인 쪽을 전시해논 곳에는 관람객이 못들어가게 1미터 정도의 난간이 가로막고 있었는데...마네킹 하나가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자세히 보니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아가 그 난간을 뛰어 넘어 안에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와 인형들을 만지고 주물르고 하다못해 전시되어 있는 레이싱카의 핸들을 뽑을 기세로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였다. 그러기를 20여초 그놈은 나와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먼저 눈싸움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조용하게 대화를 시도했다. `다앙장...나와라...엉...?' 5초정도 맞서는 기세로 나를 노려보던 그 남아는 조용히 뒷걸음질 쳐 내가 있는 곳과는 정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 난간을 넘어 사라질려는 행동을 취했다. 이때 주니어의 손을 잡고 관람을 하고 있던 마님의 속삭임이 들렸다.
`쫒아가서 그놈 엄마가 누군지 얼굴 확인하자...엉..' 때마침 주니어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목표물을 발견하고 마님손을 끌고 갔기에 색출작업을 포기했지...주니어만 없었다면 지구끝까지 쫒아가서 그 남아의 부모 얼굴을 확인하고 모종의 테러를 실행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너...주니어 때문에 살은 줄 알아라...엉....
근본이고 기본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예절과 배려가 모자른 아이들은 전적으로 부모의 탓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사성 밝고 예절바른 어린이는 어딜가도 대접받고 사랑받는다는 진리를 왜들 모를까..? 아마 그 부모들 자체가 기본적인 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어 진다.
뱀꼬리 : 박물관 사진은 다음 기회에~~ 홍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