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나날들이에요.
금요일에는 우중에 mbc FM4U 여름음악 페스티벌을 다녀왔고,
토요일에는 후애님 서울 만남 모임에 다녀왔고,
오늘은 가족들과 예정에 없이 갑작스레 서해 바다에 다녀왔어요. 썬크림을 다리에는 안 발랐더니 종아리가 후끈후끈 합니다. 내일도 모레도 약속이 빠방한지라 얼른 후기 한자락 쓰지 않으면 제대로 늦어지겠어요.^^ㅎㅎㅎ
어제는 오전 내내 쏟아진 비 때문에 창덕궁 관람이 취소되었어요. 창덕궁 가겠다고 모처럼 책도 장만했는데 말입니다.
보고 싶었던 책인데 핑계김에 구입했지요. ㅎㅎㅎ
조만간 리뷰를 써야겠음돠.
10시에 서울에 도착하신 후애님. 저는 1시에 인사동으로 나갔어요. 쌈지길 4층 북카페 '갈피'에 계시다는 것을 '갈치'로 알아듣고 카페 이름이 수상하다고 여겼지요. 다락방 정도의 높이를 2층으로 꾸며놓은 터라 테이블까지 가는 동안 아주 겸손한 자세가 되어야 했답니다. 90도로 허리를 굽혀서 후애님과 조카 민경양, 그리고 마녀고양이님을 만났습니다.
아이스 티를 마시며 수다 한 판! 쌈지길에서 쇼핑한 이야기, 휴가 이야기, 알라디너 이야기, 후애님의 영원한 반려 닭살 마이클 이야기까지.^^
다음 모임 장소는 혜화역 1번 출구. 택시를 타고 3시에 맞춰 나갔는데 nabee님이 거의 한 시간 전에 도착해 계셨네요. 일찍 오셨다는 걸 알았다면 갈피에서 좀 더 일찍 나왔을 텐데 미안했어요.
여기서 이리 많은 사람이 모일 줄 몰랐던 토트님과 같은하늘님, 베리베리님, 그리고 꽃임이네님과 귀여운 따님(서현양 맞죠?)을 만나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줄창 엇갈려 있던 휘모리님을 전화번호 수배하여 만났지요. 휘모리님과 전호인님은 연락을 취하기 위해서 광주까지 원거리 통화를 해야 했습니다. 으하핫^^ㅎㅎㅎ
휘모리님에 이어 전호인님, 머큐리님, 차좋아님이 도착하셨는데 그때마다 자기 소개를 한 바퀴씩 돌았죠. 마지막에 숙제 점검(?)을 하려고 했는데 퀴즈쇼로 대체했습니다. 차좋아님은 베리베리님만 맞추고 나머지는 다 오답을 찍으셨습니다.ㅎㅎㅎ
혜화역 1번 출구라고 해서 혹시 연극을 보려나 생각했어요. 최근 니나님 서재에서 연극 관련 글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아니나다를까, 저녁을 먹고 7시 시작인 연극을 보기로 낙점!
애석하게도 저녁 약속이 있는 머큐리님과 전호인님이 먼저 일어나시고, 연극까지 보기엔 무리이셨던 토트님과 꽃임이네님이 일어나셨습니다. 다음 날 일찍 휴가를 가셔야 했던 마녀고양이님도 이때 바이바이. 아침 일찍부터 시간을 내주셨으니 결코 모자란 시간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우리가 인원이 많은지라 서로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음에도 화장실 한 명씩 갈 때마다 알아서 자리 로테이션이 되어서 제법 재미있게 이야기가 진행되었지요? 몇 마디씩은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다음 번에는 더 깊은 이야기 나누도록 해요~
저녁은 된장 보리밥. 구수하고 맛있었습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조웬디양을 만나고, 연극이 시작되면서 니나님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었지요.
연극은 무척 이색적이었어요. 여성 심리 치료라는 주제도 인상적이었고요. 개인적으로는 '빨간구두' 역할을 하신 배우님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을 울렸어요. '오리와 공주'라는 제목인데 더 많은 분들이 관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일요일까지만 무대가 올려졌군요.ㅜ.ㅜ)
연극을 보고 나서 니나님과 약속이 있던 웬디님과 차좋아님이 공연장에 남으시고 우린 또 이동을 했지요.
산사춘을 한 잔(?) 하고 싶어했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택시 두대에 나눠타고 인사동으로 향했습니다. 여기가 창경궁이고 창덕궁이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보니 기사님이 인사동을 코앞에 두고 돌아가시네요. 이곳 지리 모르는 녀자들로 파악했나 봅니다. 결국 그 바람에 우린 인사동의 입구와 출구 방향에서 흩어져 가운데에서 다시 뭉쳤지요.
그리고 '번지 없는 주막'에서 산사춘과 맥주 일잔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오겠냐며, 꽃임이네님이 다시 나와주셨어요. 먼 길이었는데 두번씩 걸음해 주신 정성에 감동!
여기서부터는 구성진 이야기 몇 판 벌어집니다. 연극을 본 터라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개인적으로 휘모리님 어머님 *여사님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성을 몰라요.>_<) 대한민국 시어머니들이 이분 같으시다면 고부갈등은 없을 거야요.
주부님들의 시댁 이야기, 친정 이야기, 그리고 후애님의 신혼 이야기, 우리네 인생 이야기.... 밤이 깊어가도록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영업 시간 끝났다는 소리에 일단 자리를 털어야 했지요.
애석하게도 저는 이때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후애님의 곁을 지키며 5시 50분 행 기차를 타기까지 함께 해주셨죠.
멀리 미국에서 온 후애님을 비롯해서 대전, 일산, 의정부, 부천, 서울 안에서도 곳곳에서 많은 분들이 기꺼이 걸음해주셔서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어요. 많이 웃고 많이 감동받고, 또 연민과 공감을 느끼며 마음이 애틋해지는 시간을 가졌더랬습니다.
후애님의 다음 번 한국 방문이 언제일지 궁금해하며, 또 기대하며 다음의 만남을 기약할게요. 더불어 모처럼 얼굴 볼 수 있었던 많은 분들께 반가움의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정말 반가웠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소중한 추억의 벽돌을 무수히 쌓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오늘까지 마음이 충만했어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알고 지내는 내가 더 좋아져서 말이지요. 행복해지는 밤이에요. 사랑합니다, 여러부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