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안과를 간 게 6개월 전이다. 3개월 뒤에 오라고 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난 주에 언니가 조카 시력이 또 떨어져서 안과 갔다가 동생은 왜 안 오냔 소리를 전해 주어서 퍼뜩 생각났다. 하긴, 안 그래도 안약이 다 떨어져서 다녀와야겠다... 싶었는데 벌써 반년이 흘렀을 줄이야.
안약 두 통 받아왔다. 다음 번 진료는 6개월 뒤. 추운날 기왕지사 외출한 김에 친구 녀석 부탁한 것들을 사려고 좀 둘러봤...다기 보다는 처음 보이는 곳에 바로 들어갔다.(추워서리...;;;;)
친구가 보낸 메일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예쁜 머리 끈, 예쁜 머리핀, 예쁜 머리 띠, 똑딱핀.
외국에 오래 있다가 돌아오면 제일 먼저 미용실부터 간다고 하던데 친구도 그 상태일 지도 모르겠다. 안 그래도 긴 머리 절대 안 자르는 성미인데, 한 번은 잘랐다고 한다. 얼마나 사무쳤으면 항목마다 '예쁜'을 넣었을까. 시즌이 시즌인지라, 죄다 겨울 상품만 있어서 가급적 더워보이지 않는 것들을 고르려고 했다. 제법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진으로 찍어보니 별거 없구나...ㅡ.ㅡ;;;;; 친구야, 이걸로 몇 달은 버틸 수 있을 거야. 한국 나오면 맘껏 지르려무나...;;;;;
헤어핀들을 사고서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도서관으로 갔다. '벽화로 보는 이집트 신화'를 빌리러 갔는데 책을 못 찾아서 다른 책을 먼저 골랐다. 다행히 벽화-도 사서분이 찾아주셨다. 만세.
'말많은 이집트 지식 여행'은 제목이 맘에 들지 않지만, 아직 펼쳐보지 않아서 속은 모르겠다. 내용이 훌륭했음 좋겠다.
그리고 고민을 좀 했는데, 아무래도 로밍 폰이 필요할 것 같다. 대여해 가면 하루에 2천원 씩이고, 2주 나갔다 오니까 대여료만 24,000원. 요새는 공짜폰도 많다고 하니까 이 참에 통신사 바꾸고 번호 이동을 할 생각이었다. kt에선 3G만 로밍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sk는 2G도 로밍 가능하단다. 내가 kt에 문의를 해서 핸드폰 바꾸지 않고는 로밍 안 된다고 한 거구나... 어차피 kt니까 바꿔야 했지만.
암튼, 내가 011에 뒷자리 8개 번호니까 010으로만 바꾸면 된다고 아주 쉽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이야기.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갔던 폰은 '쿠키폰'이었다. 터치폰이었고 DMB기능 되고 내가 선호하는 싸이언이었다. 게다가 공짜폰에 기본요금 13,000원. 두루두루 맘에 들었는데, 현장에 가보니 추가요금이 얼마였더라... 17만원이었던가? 암튼, 내가 찾아온 그런 의미의 공짜폰은 네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통신사도 옮겼지만, 번호도 와장창 바뀌고, 신규 가입하느라 가입비도 내야 했다. 여러모로 생각지 못한 지출 발생. 유심은 기본이라고 그것도 내야 했고, 부가서비스 한 달. 어이쿠.... 로밍폰 대여료를 훌쩔훌쩍 넘기는구나.
아무튼, 그렇게 해서 새로 구입한 폰은 '캔디폰'이란다. 출시된 지 며칠 안 됐다고 했던가, 오늘 출시라고 했던가... 암튼 CF도 아직 안 나온거라고 하던데 그런가???
모르겠고, 색상은 맘에 든다.
전화번호 찾는 게 일이었는데, 내 생각대로 010으로 번호만 바꿔서 되는 게 아니었다. 내가 쓰던 번호와 연관된 것들은 모두 품절 상태고, 생일이나 집 전화번호나 기타 등등 쉬운 번호들은 모두 매진!
그리하여 떨궈져 나온 번호가 010-xxxx-1984다.
가운데 4자리는 너무 뜬금 없어서 나도 내 번호가 낯설어 외어지지 않고 있다. 조지 오웰을 특별히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이참에 좀 친해볼까... 라는 생각이 퍼뜩.... 기념 삼아 비행기에 갖고 타야 하는 게 아닐까 또 퍼뜩.....;;;;
평소 핸드폰 요금이 19.000원에서 2만 3천원 사이를 오가는 터라 표준요금 12,000원짜리로 설정. 무료 문자가 없다는 게 불편하다. 평소에도 핸드폰으로 문자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긴 했지만. 이젠 찍는 순간 돈이구나.
어쩌다 보니, 인터넷과 집전화와 TV와 이동전화가 모두 T로 묶였다. 언니 전화도 T니까 가족으로 다시 한 번 묶어야겠다.
참! 친구가 갖고 오라고 요청한 것들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깻잎 10묶음 정도(많으면 많을 수록 좋아),
팽이버섯 몇 개,
가스오부시 작은 거 1봉지(없으면 사오지 않아도 됨.)
김밥용 단무지 작은 거 1개,
녹차가루 작은 것 1통(녹차 잎도 아니고 녹차 티백도 아니고 가루가 있다던데),
어묵국 끓일 때 쓰는 어묵과 부산 어묵 1봉지(막대기 같이 생긴 어묵)
친구네 집에서 우리집으로 부칠 고춧가루와 친구 옷이랑 내가 싸들고 갈 라면 같은 것들은 괜찮아 보이는데 깻잎이나 팽이버섯, 단무지나 어묵 같은 것도 가져가도 되나 걱정스럽다. 되니까 가져오라고 하겠지? 하루 지나는 동안에 상하거나 하진 않겠지? 친구가 먹고 싶은 건 김밥인가??? 녹차 가루는 밀가루에 섞어서 쓴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 감이 안 온다. 가스오부시가 얼마 전 심야식당 1권에 나왔던 그것 맞나?
근데, 다 가져갈 수 있을까? 부치는 짐이 20kg이고, 기내 반입은 10kg인데, 2주 동안 머물 내 옷이랑 책은.... 음, 설마 가능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