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 토요일, 20년 만에 옛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의 결혼식이 오늘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하고 식장에 도착. 친구가 내게 말한다. "네가 부케 받아." 

응? 난 농담인 줄 알았다. 설마 하니, 진짜 내가 받게 될 줄이야! 





 

 

 

 

 

 

2. 신랑이 SBS 피디라고 했는데, 그 덕분인지 사회는 주영훈이 보았다.  

예식 중간에 신랑이 준비한 4분 30초 짜리 영상을 보여주는데, 음악이며 편집, 자막이 아주 재미났다. 역시 직업은 못 속이나 보다.  

나중에 자막 올라가는 걸 보니, 영상, 촬영, 편집, 자막, 음악 등등 모두 다른 사람 이름이다. 그 팀에서 해줬나 보다. 오홋! 

주영훈 부부처럼 잘 살겠다는 메시지까지 나오며 주영훈 노래가 깔리는데 안 웃을 도리가 없지.  

3. 신부는 키가 173에 신발 굽이 최소 3cm는 되어보였다. 신랑은 그보다 좀! 작았다.  

주영훈이 신부 어머니가 신랑 힘이 달릴까 봐 걱정하니까 신부를 안고 앉았다 일어났다 세차례 하면서 '봉 잡았다'를 외치라고 시켰다.  

신랑은 신부를 안아보려다가 잘 안 되겠는지 업겠다고 했다. 근데 신부가 워낙 크고 치마 폭은 좁아서 다리가 안 꺾이는 거다. 주영훈 왈, 그래서 안으라고 했던 거라고... 

암튼 우여곡절 끝에 세 차례의 해프닝은 잘 마침.  

부케 받고서 다시 선 내 자리는 주영훈 옆자리였는데, 주영훈이 그렇게 키가 큰 줄 몰랐다. 고개를 꺾고서 쳐다봐야 했다나 뭐라나. 키높이 구두의 힘인가? 언니 말로는 주영훈이 원래 키가 컸단다. 난 여태 작은 줄 알았지 뭐야. 

그나저나 부케 받을 줄 알았음 언니네 집에 들러 드라이라도 제대로 하고 가는 건데... 부시시 내 머리 지못미! 

>> 접힌 부분 펼치기 >>

4. 주영훈의 부인도 예식장에 와 있었는데, TV에서 볼 때보다 더 예뻤다. 아니 그럼, TV에서도 이쁜 애들은 실제로 얼마나 이쁜겨? 

김태희가 썼던 그 모자, 조카가 쓴 모양새는 이렇다. 



바느질 상태가 어찌나 안습이던지...ㅜ.ㅜ 

내가 함 써봤는데 모자 찢어지는 줄 알았다. 크흑! 

 

 

5. 돌아오는 길 교보문고에 들려서 조카 줄 공책 두 권이랑 내 맘에 쏙 든 다이어리를 하나 골랐다.  

오른쪽 다이어리는 17일에 교보에서 8800원 주고 산 것이고, 왼쪽 노란 다이어리는 오늘 교보에서 천원 주고 산 녀석. 

오른쪽 다이어리는 그 날 너무 우울한 나머지 충동구매를 한 것이고, 노란색은 딱 내 맘에 들었다.  

일단 무조건 얇았다는 거! 

그래서 오른쪽 다이어리는 언니에게 주고 왔다.  

맨 뒷장에 내 이름 적어놓은 것은 화이트로 지우고....-_-;;;; 

 

 

6. 집에 와 보니 세실님이 보내주신 책 도착! 



내가 고른 거지만 책 그림이 어찌나 맘에 들던지. 아직 내용을 다 보진 못했다. 세실님께 감사감사~ 

7. 그리고 역시 집에 와 보니 도착해 있던 어떤 물건.

발열 마우스 패드를 보내주신 분의 정체(!)를 알았다.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앵겨주셨는데 그걸 못 알아본 나는 정녕 미련한 나뭇꾼이었단 말인가! 

지금 usb 꽂아서 사용 중인데 손이 따스해서 자판 치기가 귀찮아 지려고 한다.  

클릭, 클릭, 클릭!  

이 녀석은 키티 비스무리하게 생겼는데 원래 이름이 '토깽이'다. 그러고 보니 고양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구나. 귀가 접혀 있어서 그렇지 본색은 토끼였다. 눈썰미 없는 이 언니를 용서하렴! 

선물 주신 우렁각시님, 감사해요~ 그리고 미안해요. 못 알아보고 실례를...(>_<)  

8. 그리고 이건 좀 지난 사진이지만 ... 

웬디님이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책이 들어 있던 상자다. 이거 보면서 알라딘이 이 큰 책을 포장하느라 얼마나 고민했을까를 생각하며 웃었다.  

저 빈 공간엔 에어백이 들어 있었다. 그거 빼내고 사진을 찍으니 깔끔! 

예전엔 동화책을 포장 주문 시키면 포장지로 싸서 리본을 매주었는데, 바빠서 패스 한 걸까? 아님 방침이 바뀐 걸까? 암튼, 무지 재밌었다. 프하핫! 

9. 그리고 다시 중고샵 이야기.  

저자에게 자기 아이들 이름 박혀서 받은 사인본을 파는 건 뭥미? 게다가 '최상'품이라고 기입하는 그 뻔뻔함은 대체 뭐? 

그리고 또 어떤 책은 신부님이 받은 책이었는데 역시 '최상'으로 팔았지 뭔가. 햇볕에 노출시켜 놓았는지 책이 누렇게 변색되어 도착했다. 금년 5월에 출간된 도서인 것을. 내가 원해서 주문한 책이라 반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진 않았지만 기분은 별로다. 

10. 요새 둘째 언니는 중고샵의 늪에 빠져 끝내는 플래티넘이 되고 말더니, 매주 한 건씩 불량 중고책으로 반품의 늪에서 또 허덕이고 있다.  

책 제본 불량, 책 상태 불량, 심지어 곰팡이 핀 책까지. 

그래놓고는 배송비 빼고 환불되었다고 오밤중에 나한테 문자질까지. 

언니, 내가 알라딘 대변인이 아니거든. 고객센터와 합의를 보삼...ㅡ.ㅡ;;;; 

그나저나 내 책도 그렇거니와 언니 책도 그렇고, 고객이 판 중고책을 알라딘이 제대로 검사하고 되팔면 이런 문제는 안 생기는데 말이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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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2-28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포장 정말 슬픈대요. ㅋㅋㅋ

저도 가끔 알라딘 대변인이 될 때가 있어요. 내가 왜이래야되는건데! 라고 외치면서 ㅋㅋ

마노아 2008-12-28 01:20   좋아요 0 | URL
포장 재밌죠? 웬디님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6^^ㅎㅎㅎ
울 언니 표현이 '라딘이가 G랄이다.'래요. 으하하핫, 웃을 수밖에요.;;;;

순오기 2008-12-28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앞머리 잘라서 더 보기 좋아요~~~ 6개월 안에 사귀게 되면 올해안에 가는 거죠 뭐!!

마노아 2008-12-28 12:37   좋아요 0 | URL
6개월이 아무튼 핵심이군요! 아자아자!

L.SHIN 2008-12-28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정말 재밌네요. 고민하다가 책을 대각선으로 넣은 것, 나름 센스 있는데요? ^^

매전 느끼는 것인데, 이렇게 10가지 일상을 쓰는 것을 보면 마노님의 인생은 참 풍부한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늘 반복되고 단조로운데 말입니다.^^;
쓰려고 마음 먹으면 저도 나열할 수는 있겠지만 공개할만한 것이 못되서..쩝..-_-
하여간 부럽다구요. 저는 늘 만화 주인공처럼 내 인생이 늘 재밌고 다양하길 바라거든요.(웃음)

마노아 2008-12-28 12:38   좋아요 0 | URL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죠. 푸하핫 웃었어요.
열가지 번호를 매겨서 풀어 쓰기. 요새는 많은 알라디너들이 하고 있던걸요.
꿋꿋이 10개 채우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나요? 끄랬던 것 같기도 하고^^;;;
만화 주인공처럼 다양한 인생! 아, 멋지구리합니다.
고생보다 행복한 일이 많은 만화주인공 원츄에욧!

행복희망꿈 2008-12-2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네요. 마노아님의 하루가 이제 계속 궁금해지겠는데요.

마노아 2008-12-28 12:39   좋아요 0 | URL
종종 속닥거릴게요. 학생들이 주말 지나면 저한테 이번엔 뭔 일 없었나요? 하고 묻곤 했어요. ^^;;

꿈꾸는섬 2008-12-2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 포장을 그렇게 하는 거였군요. ㅎㅎ 나름 괜찮은데요.

마노아 2008-12-28 12:39   좋아요 0 | URL
일반 책은 싸이즈가 작아서 빨간 상자 포장만으로 충분한데 동화책은 판형이 커서 고심을 하게 될 거예요. 덕분에 웃었어요. ^^

메르헨 2008-12-2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케...부케군요...
그냥 봐도 이쁘고...실제로 보면 더 이쁘겠죠?
마노아님 결혼식엔 더 이쁜걸테죠.^^

늘 조카 이야기가 나오네요.^^
힛...귀여워요.

아효...저도 다이어리 좀 사야하는데 뭘로 할지 아직 못 정했어요.
가볍고 작고 쓸 공간 많은거 어디 없을까요?

즐거운 주말 되시와요.오늘도 행복하시구요.^^

마노아 2008-12-28 12:40   좋아요 0 | URL
부케는 작은 데도 묵직한 게 신기해요. 안에 철심을 박았나???
조카들은 하루라도 안 보고 지나가면 가시가 돋는 현상이 생겼어요. 으하핫!
금년에 무거운 다이어리로 고생을 많이 해서 디자인도 상관 없고 무조건 가볍운!만 고집했지요.
메르헨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시어요~

조선인 2008-12-2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 안쪽이 마우스패드에요. USB 연결선 쪽으로 마우스 줄 꺼내서 쓰시면 되세요. 따끈따끈~

마노아 2008-12-28 12:40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언니가 그렇게 쓰는 거라고 바로 말해주더군요. 전 왜 바로 감이 안 오는지..;;;

Mephistopheles 2008-12-2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결회를 결성해야 겠군요..어찌되었던 6개월내에 승부를 보는 겁니다.!!
(마결회 : 마노아님 결혼상대자 찾기 협회)

마노아 2008-12-28 13:41   좋아요 0 | URL
저도 가입할까요? '마노안' 결혼상대자 찾기 협회^^ㅎㅎㅎ

Mephistopheles 2008-12-28 15:02   좋아요 0 | URL
아주 기가막힌 오타를 냈군요 ㅋㅋ

마노아 2008-12-28 15:24   좋아요 0 | URL
오호호홋, 제가 메피님을 놀려 먹을 때도 다 있군요!(^^ )( ^^)

Kitty 2008-12-2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부케 받기로 약속해놓고 밥먹다가 못받은 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한테 인사하고 입장하는거만 본 다음 너무 배고파서 다른 친구랑 후딱 밥먹고 오자 했는데
결혼식이 사진촬영까지 10분도 안돼서 끝나면 어쩌자는건지 ㅋㅋㅋㅋ 기절초풍했죠.
친구한테 미안해서 혼났네요 ㅋㅋㅋ

마노아 2008-12-28 16:52   좋아요 0 | URL
후덜덜덜이에요^^ㅋㅋ
우리나란 예식 문화가 너무 왜곡되어 있어요. 주객이 전도되어 있죠. 10분 만에 끝나는 예식. 한 시간에 세 팀이 돌아가는 차례들. 민망한 일이에요.

2008-12-28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8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12-28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번 6월달에 부케받았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월도 끝났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우린 왜 부케만 받아요, 마노아님? 우린 언제 부케줘요, 마노아님? 우린 언제 연애해요, 마노아님? 대답좀 해봐요, 대답좀!!!!

마노아 2008-12-28 23:05   좋아요 0 | URL
호곡! 우짬 좋아요ㅜ.ㅜ 진짜 우린 언제 부케라는 걸 남한테 줘 볼까요. 흑흑... 다락방님, 차라리 우리 둘이 사귈까요? 엉엉엉....ㅜㅜㅜㅜ

바람돌이 2008-12-2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부케 5개 받고 결혼했습니다. ㅎㅎ 부케 받고 6개월안에 결혼 못하면 또 받으면 돼요. 저처럼.... ^^;;

마노아 2008-12-29 01:45   좋아요 0 | URL
부케 다섯 개를 연짱으로 받으면 축의금이 후덜덜이겠어요.^^ㅎㅎㅎ
부케 말고 남자를 던져주세요.(ㅡ.ㅜ)

뽀송이 2008-12-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ㅎ ㅎ 받아든 부케만 늘어가고,,,
마노아님의 짝은 도대체 어디서 모하고 있는걸까요???
님~~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요.^^*
안습 모자라도 조카는 역시 귀여워요.^^

마노아 2008-12-29 10:14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어서 그 놈이 헤매고 있을까요.ㅋㅋㅋ
뽀송이님 발가락은 안녕하신가요?
연말 마무리 우리 잘해요~

무스탕 2008-12-2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케 3개 받고 결혼했어요. 친구꺼 두개, 먼저 결혼한 손아래 시누이것까지.. -_-
연애를 3년 조금 못하고 결혼을 했는데 그 기간동안 저렇게 받았으니 참, 나..
제 부케를 받은 친구는 15년이 다 되가도록 아직도 미혼이라지요. ㅎㅎㅎ

마노아 2008-12-29 11:19   좋아요 0 | URL
호고곡! 15년이나 말입니까! 임자 있을 때에도 부케를 3개나 받았단 말이지요. 흑흑흑....ㅜ.ㅜ

하늘바람 2008-12-2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선물 페이퍼네요. 부케 나름 부담되시죠?
^^
선물 페이퍼 샘나면서도 저는 동참 못해 죄송하네요

마노아 2008-12-29 22:28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받으니 부케도 신선했어요. ^^ 선물 페이퍼 해프닝이 좀 있었답니다.
하늘바람님 연말 마무리 잘 하셔용~

302moon 2008-12-29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에 관해 잘 모르는 게 많아서,
마노아 님의 페이퍼를 많이 참고하겠습니다.:)

마노아 2008-12-29 23:12   좋아요 0 | URL
냐핫... 제가 중고샵에서 좀 지르긴 했답니다..;;;;

희망찬샘 2008-12-30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인줄 알고는 사지만, 상태불량한 상품이 오면 무척 맘이 상하더라구요. 최상이라고 적힌 거 믿고 샀는데, 막 줄쳐 져 있고, 색칠 되어 있고, 그리고 제본 너덜너덜 하고... 돈 조금 아끼려다 맘 다쳐서 그만둘까 하다가도 그래도 괜찮은 물건을 많이 건질 수 있길래 어쩌지 못하고 계속 나들이 합니당~

마노아 2008-12-30 20:34   좋아요 0 | URL
오늘도 배달받은 중고책들 상태가 심히 불량이었어요. 어떤 책은 최상으로 팔았는데 연필 낙서가 많더군요.
연필 낙서는 자기가 지워도 되었을 텐데 그정도도 안 하고 최상으로 속여 파는 양심이라니... 좋은 책이 많이 올라오는데, 책 상태가 늘 걸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