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지난 일요일 마트에서 녹두빈대떡 반죽을 사왔다.
손이 워낙 많이 가는 음식이라 나로선 엄두가 안 나지만 옆지기가 워낙 좋아하는 터라.

전개.
오늘에서야 녹두빈대떡을 지졌다.
나야 썩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지라 다 지진 다음에서야 하나 맛을 봤는데, 음, 정말 맛이 없었다.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었다.
역시 어머님이 부쳐주셔야 맛있나봐요. 어쩌구저쩌구. 근데 전 사실 맛난 줄 모르겠는 음식인데. 어려서부터 안 먹어봐서 그런가? 하긴 친정어머니는 장사 하시느라 손 많이 가는 음식은 전혀 안 하셨...(갑자기 말문이 콱 막힘)

절정.
생각나버렸다.
오그락지만큼이나 오래 손이 필요한 음식이 있을까.
가을이면 실한 무를 서너 대야나 사들여 중지만하게 써는데만 이틀 꼬박.
늦가을 햇살에 이리 저리 뒤집어가며 말리는데 한달 꼬박.
찹쌀 쑤어 양념 만드는데 하루 꼬박.
무치는데 또 하루 꼬박.
막내딸이 좋아하는 오그락지 겨울 내내 실컷 먹으라고 어머니는 그 수고를 하셨더랬다.
다시는 먹을 수 없는 그 맛. 그 정성.

결론.
다음달이면 어머니 기일이 돌아오는구나.
벌써 또 한 해가 지났구나.
무심한, 못되처먹은 딸년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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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투리의 힘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9-13 23:40 
    노상 우려먹는 소재지만 사투리가 아니면 그 뜻이 정확히 표현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될 때가 있다. 무우말랭이는 오그락지라고 해야 그 꼬들꼬들한 맛이 살아나고, 부모님을 부를 땐 아무리 표준말을 쓰려고 해도 어무니, 아부지가 고작이다. 저 있던 자리를 안 치우고 가는 화상을 보면 어무니 식으로 "손모가지가 똥구녕에 가붙었나"라고 해야 핀잔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이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아이고 디라'라는 말이 새어나온다. '힘들다
 
 
Mephistopheles 2007-03-2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개도 무심하지 않고 못되처먹지도 않으시다는 걸 페이퍼 보면 알게 된다죠..^^

무스탕 2007-03-2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저 울뻔했어요... 조선인님은 하나도 안 나빠요.
마로랑 해람이한테 그렇게 해주고 계시니까요..

바람돌이 2007-03-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은듯 기억하고 살아야 산 사람이 살아지지요. 늘 맘에 두고있으면 어찌 산대요. 어머님도 그걸 바라시지는 않으시겠죠. 나중에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그걸 바라지 않을것처럼요...

하늘바람 2007-03-2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반전의 미학^^ 조선인님
마음이 쓸쓸하시죠.

BRINY 2007-03-2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오그락지가 뭔가요??)

paviana 2007-03-28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녹대빈대떡 남동생이 좋아해서 녹두 사다 하루정도 불리고, 껍질까서 몇번씩 조리로 씻고 믹서에 갈고, 고기랑 숙주 양념한거 넣어서 휘젓고, 부치면서 위에다 파 올려요...모 문제는 고기랑 숙주 양념빼놓고는 다 제가 해야되는 노동이지요.-_-녹두빈대떡 가루만 부치면 맛이 별로일테니 고기 갈은것을 조금 양념해서 같이 넣거나 김치를 송송 쓸어서 넣어보세요. 한꺼번에 많이 한담에 3-4개씩 냉동실에 넣었다가 반찬 없을때 내려서 먹는것도 좋아요.저희 주로 명절에 한 30-40개정도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놓거든요.

조선인 2007-03-2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고맙습니다.
무스탕님,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 그런 걸까요? 님 말이 정답이겠지요.
하늘바람님, 을시년스럽다는 말이 가끔 사무칩니다.
속닥님, 네, 부탁 드립니다.
브리니님, 경상도 사투리에요. 무말랭이랍니다.
파비아나님, 옆지기야 녹두빈대떡에 환장하지만, 전 삼삼한 배추전이 훨씬 좋아요.

홍수맘 2007-03-2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동 먹고 갑니다. 갑자기 울 아빠 산소를 찾아가 보고 싶어졌어요. 저보다 훨씬 나아요. 님이...(ㅜ.ㅜ)

마노아 2007-03-2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이 울컥했어요. 그런 것들이 있나봐요. 무심히 지나치다가도 딱 한 부분에서 왈칵 생각이 쏟아지는 것들... 전 팥빙수를 보면 돌아가신 아부지 생각나거든요. ㅠ.ㅠ

조선인 2007-03-2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막상 이리 말해도 어머니 묘지에 자주 못 가요. ㅠ.ㅠ
마노아님, 팥빙수에 얽힌 추억이라니 참 고울 거 같습니다.
 

주말에 하나로마트를 갔다.

나: **** 주세요.
점원: 2천원입니다.
나: 더 큰 건 없을까요? 요샌 보름이면 다 먹어버려요.
점원: (약간 의아한 얼굴) 여기 3천원, 만원 짜리도 있어요.
나: 만원 짜리는 다 먹기 전에 죽일까봐 겁나요. (제일 큰놈을 골라)이것도 3천원이에요?
점원: 네.
나: 와, 이거면 한 달도 더 먹겠다. 양이 푸짐하네요.
점원: (마구 웃음) 뭐, 먹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손님 말씀이 참 재밌네요.

 

 

내가 산 건?

★로즈마리(Rosemary)★
두통이나 현기증, 감기에 좋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간의 활동을 도와주고 머리를 맑게 한다. 주로 요리에 많이 이용되는데 고기요리의 누린내나 생선요리의 비린내를 없애고 고기의 풍미를 좋게 한다.
생잎이나 마른잎을 모두 이용하는데 생잎은 셀러드, 스테이크와 같은 요리에 이용되며 마른잎은 그대로 닭요리, 돼지고리요리, 소고기요리에 향신료로 이용되며 생선요리나 쿠키, 과자, 빵, 케익, 시럽, 소스, 스프에 이용된다. 생잎이나 마른잎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가루를 내어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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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3-2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 가끔 차로도 머겅ㅆ어요. 그냥 끓은 물에 잎따서 띄우니 맛과 향이 남다르더군요. 그런데 흑 다 죽었답니다

맑음 2007-03-26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많이 드신다.^^ 전 8종류 키워요.
겨울에 야외에서 너무 자유방임으로 키웠더니 민트 종류 외엔 아직 새잎이 안 나오고 있어요. 죽으라고, 제발 죽으라는(?) 민트류는 정말 억세게 살아남고 다른 건 얼어죽었나봐요. 요리용으로 바질 모종을 구하는데, 1~2년생이다 보니, 지금 모종을 안 팔아요. 예전에 한 번 바질 씨앗 파종했다가 깡그리 싹을 못 틔운 아픈 경험(필시 도둑 고양이가 나 몰래 먹어치웠다고 생각함)이 있기에, 씨앗도 함부로 구입을 못 하겠고.
참, 조선인님 그거 아세요? 허브도 조심해야할 게 있더군요. 특히 임산부들 사용금지인, 타라곤, 히솝, 캐트닙.
이런 캐트닙하니깐 방금 떠올랐어요. 말린 캐트닙을 고양이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해서 예전에 가지 채 잘라서 옥상 지붕에 던저 놓았는데, 혹 임신한 도둑 고양이가 그걸 먹었으면 어떻게 하죠ㅡㅡ?

홍수맘 2007-03-2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브가 생선 비린내에 없애는데 좋군요. 저희도 조선인님 따라서 한번 해 볼까봐요.

마노아 2007-03-26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그런 기능들이 있군요!

씩씩하니 2007-03-26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님 말씀이 넘 웃겨요,,
근대 전 잘 죽여요,,이상하게 울 집에선 로즈마리가 잘 안커요,,
그냥 서재분 중에 로즈마리 말린거 보내주셔서 요리할때는 그걸 써요~ㅎㅎㅎ

ceylontea 2007-03-2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혈압 있는 경우에는 안좋다고 하니.. ^^ 감안하셔서 사용하세요.. ^^

조선인 2007-03-27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차로는 안 먹어봤어요. 입욕제로는 써본 적 있네요.
맑음님, 전 신의 손이에요. 기르는 화분 족족 모두 죽이는. 로즈마리는 순전히 식용이니까. ㅎㅎ
홍수맘님, 마른 잎을 잘게 부셔서 생선 위에 직접 뿌려도 되구요, 아니면 잎사귀를 훓어 후라이팬에 뿌린 뒤 생선을 구우면 향과 맛이 근사해져요.
마노아님, 넵, 님을 위해 올린 페이퍼라구요. 히히.
씩씩하니님, 점원이 웃는 통에 저도 조금 창피했어요. 돌이켜보니 웃을 만하더라구요.
속닥님, 옆지기가 생선 비린내를 아주 질색하는 사람이에요. 먹지도 않고. 저랑 마로가 생선 먹고 살아남으려면 향 강한 허브가 필요하답니다. ㅋㄷㅋㄷ
실론티님, 어맛, 혈압을 높이나요? 그건 희소식인데요? 우린 부부가 다 저혈압이거든요.
 

집 앞 마트에서 파는 생선은 도무지 국적이 의심스럽고,
마트에서 파는 생선은 저렴하긴 하지만 손질이 잘 안 되어 있고,
홈쇼핑에서 파는 생선은 손질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어찌나 조그만지 굽고나면 먹을 게 없고,
그렇다고 옥션에서 사자니 파는 사람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싶고,
그러다 우연히 알라딘에 홍수네 생선가게라는 블로그를 보고 처음엔 황당했습니다.
만들어진 경위며, 의도가 여간 수상(?)쩍은 게 아닌거죠.

하지만 다른 주인장들이 하나둘 사는 걸 보고 마음이 동했고,
무엇보다도 홍수아버님의 요리솜씨에 뿅가 구매를 결심했더랬습니다.
마로가 워낙 좋아해 매일 저녁마다 생선구이를 하는터라
삼치, 갈치, 고등어 골고루 사면서 택배비가 아까워 1달 저녁반찬을 예상하며 구매를 했지요.

그런데 이런. 배송받은 상품을 보고 대후회를 했습니다.
포장 한 미가 어찌나 큰지 이건 한 달 일용할 양식이 아니라 2-3달 먹거리도 되겠는데요?
시중의 쪼잔한 토막 생선이 아닙니다.
고등어의 경우 양면 후라이팬을 꽉 채울 정도의 크기라 대각선으로 구웠을 정도.



얄팍하게 저며서 굽고 나면 반으로 쪼그라드는 두께도 아닙니다.
어찌나 두툼한지 다 구운 뒤에도 접시 하나를 가득 채웁니다.
과일(청견이라고 하네요, 한라봉과 비슷한 크기에요)과 비교해보시면 제 말을 믿으시겠죠?



이러니 제가 후회를 안 할 수 있겠습니까?
다음부터는 주문량을 반으로 줄여야겠어요. ㅋㄷㅋㄷ

* 뱀다리.
우리집의 유일한 화분 로즈마리. 2월에 샀는데 벌써 다 먹었네요(?!)
홍수네 덕분에 앞으로 더 자주 생선을 먹을 듯 하니 앞으론 화분을 2-3개 정도 살까봐요.



* 덤.
고등어 한 마리에 흡족하게 배부른 마로의 미소. 덩달아 웃는 해람.

 

* 홍수맘님, 제목 가지고 장난쳐서 미안해요. 잘 먹을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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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3-23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페이퍼네요.
아 마로 참 예쁘고 해람인 달려가서 깨물어주고 프네요

홍수맘 2007-03-23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 정말 너무 놀래 심장이 내려 앉는 줄 알았습니다. 읽다보니 절로 한숨이 나오고 행복해졌답니다. 감사해요.(지금도 떨고 있는 홍/수맘) ^.^

프레이야 2007-03-2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이 무지 놀라셨겠어요. 제목이 그래서요. ㅎㅎ 이거 완전 홍보페이페잖아요. 조선인님, 씩씩하니님이 저도 홍보대사로 임명했답니다. 호호~~
해람이가 참 많이 컸네요. 무지 귀여워요. 칫솔질도 하고 ^^
에궁, 마로랑 해람이랑 고등어구이 먹고 얼굴에 기름기가 반지르르 더 건강해
보여요. 앙~ 깨물어주고파~ 참, 로즈마리에도 한 표입니다.^^

미설 2007-03-2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삼치 사이즈에 절망했습니다. 으.. 칼질 한번 해야 하는구나하구요 ㅎㅎㅎ 한번이라도 손 더가는 건 사절인데 이럴땐 좋아해야 하는거죠?

무스탕 2007-03-2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보고 깜딱.. 했답니다 ^^;; 홍수맘님 얼마나 철렁 하셨을까... ㅎㅎㅎ
해람이 칫솔들고 있는거보세요~~~ >.<

아영엄마 2007-03-24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요즘 살 맛 나시겠어요. (근데 정말 제목보고 철렁~ 하셨을 듯.. ^^)

antitheme 2007-03-24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많이 놀라셨을 듯.....
저도 한번 주문해 봐야겠어요. 전 생선을 못먹지만 가족들은 무지 좋아하니...

치유 2007-03-24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표정이 너무 좋아요..히힛..맛난 생선먹고 벌써 양치질 까지해요??오호..귀여워라~!!
군침도는 아침..

sooninara 2007-03-2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나도 고등어 잘 먹고 있는뎅..정말 토실토실하고 안 자서 아이들에게 좋지?
암웨*나 하이리* 같은 업체들은 노르웨이산 고등어라네.
청정해역 고등어라지만 울 나라까지 오려면???????????????????
3월10일 손질된 고등어가 우리밥상에 오르니 정말 믿을만 하징?
(포장 된 날짜도 다 찍혀있드만..)

마노아 2007-03-2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흡족한 미소에 저도 배가 불러요. 로즈마리가 냄새 없애는 효과가 있나봐요? 아님 요리할 때 같이 쓰는 건가요? 음.. 궁금해졌어요^^;;;

조선인 2007-03-2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아이들 사진은 촛점 맞추기가 힘든데, 그래도 이쁘다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홍수맘님, 거짓말 안 하고 정말 제가 먹어본 최고의 고등어입니다. 덕분에 밥도 두 공기 반이나. ㅎㅎ
배혜경님, 고등어가 너무 커서 도저히 한 끼에 못 먹겠다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마로랑 제 입속에 몽땅! 정말 얼굴에 범벅하며 먹더군요.
미설님, 그러게요, 삼치는 고등어보다 더 크니 후라이팬에 구우려면 토막을 내야겠더라구요.
무스탕님,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길쭉한 물건을 좋아해요. 유아용 칫솔이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랍니다.
아영엄마님, 하하 제가 너무 짖꿎었나요?
안티테마님, 솔직히 말할게요. 마트나 홈쇼핑과 비교해보면 무척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크기와 맛이 달라요. 강추합니다.
배꽃님, 해람이는 아직 생선은 못 먹구요, 가끔 죽에 넣는 정도? ㅎㅎ
수니나라님, 어머나, 암~이나 하~에서 생선도 팔아요? 전 그 곳을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세제류랑 치솔 정도만 알았어요. @,@
마노아님, 생선이나 고기 구울 때 로즈마리 잎을 따서 뿌려주면 냄새 제거하는 효과도 있구요, 그 향이 배서 맛도 좋아요. 오늘 또 화분 사러 갔더니 꽃집 주인이 아는 체 하더라구요. "미니화분을 자주 사시네요?" "아, 예, 이번엔 좀 빨리 먹었네요." 주인의 벙찐 얼굴이라니. ㅎㅎ

세실 2007-03-2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즈마리 몇개 따서(?) 씻어 그냥 뿌려주면 되는건가요?
흐~~ 미안하긴(?) 하지만 오늘 당장 해봐야 겠습니다.
삼치는 홍수맘 옆지기님이 만드신 삼치케찹조림해주면 아이들이 잘 먹어요~~

진/우맘 2007-03-2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군....귀여워귀여워....
그나저나 마음이 동하고 있었는데....이건 아주 동하다 못해 엎어지게 만드는구려...^^;

조선인 2007-03-2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어차피 굽는 거니까 안 씻어도 됩니다. 집에서야 농약을 뿌리는 것도 아니구요. ㅎㅎ
진/우맘님, 식구도 많잖우? 강추합니다. 우린 삼치구이할 때마다 살짝 후회해. 워낙 크거든요.
 

너무 너무 뒷북이라 부끄럽지만.

유치원 OT.
어느 유치원에 입학시킬 것인가 고민하느라 2차례 가봤지만 OT 때 미리 가서 다시 둘러봤다.
아뿔사. 아래층이 공사중이다.
비록 한얼유치원에 비해 작은 크기긴 했지만 꽤 큼직한 볼풀놀이터와 강당이 있어 좋았는데,
새로 3살반이 신설되어 강당 일부를 교실로 개조한단다.
예전의 1/3밖에 안 되는 실내놀이터를 보고 완전 낙담. ㅠ.ㅠ
게다가 우려했던 대로 '영재들의 오후학교"는 그야말로 공부 일변도이다. 쩝.

유치원 입학 후.
아는 친구 하나 없는데도 마로는 유치원이 마음에 든단다.
선생님도 좋고, 친구들도 하나 둘 사귀기 시작하는 거 같고.
그런데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은 엄마, 아빠가 해야하는 일이 참 많다.
바쁜 아침저녁이 더 바빠지는 거 같아 아이를 꼬드겨 일주일치 학습계획을 주말에 미리 해치우고 있다.
주중에는 제 마음대로 놀게 두는데 잘 하는 건지.
이러다 딸래미도 나처럼 방학하자마자 미래일기까지 몽땅 미리 써두고 방학내내 팽팽 노는 건 아니련지.

학부모 면담!!!
어제는 학부모 면담이었다. 내가 벌써 학부모라는 말을 듣다니 감격!
일단 선생님은 아주 칭찬 일변도였다.
2월생이라 걱정했는데, 공부도 잘 하고, 키도 2번째로 크단다. 헤벌쭉.
그러나.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새랴.
밥 먹다가 딴 짓을 많이 한다고, 제일 느리게 밥 먹는 아이라며, 걱정해주신다.
집에서부터 이러이러한 식으로 습관을 잡아줘라 조언해주시는데,
이미 다 써봤지만 실패한 방법이라 한숨만 나온다.
게다가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 책만 보는 경향이 있단다. OTL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한 방안이 무얼까 한참 의논했지만
선천적인 성향과 특히 가족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니 대반성 모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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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3-2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유치원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요. 가만히 내버려둬도 알아서 다 변합니다. 예린이를 보면.... ^^ 아이들의 환경적응력 무시하지 마시고 지켜봐주세요. 유치원 숙제는 몽땅 무시하는 저도 있습니다. ㅠ.ㅠ

antitheme 2007-03-2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와 어울리기는 시간이 해결해줄 겁니다. 아직 어린데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paviana 2007-03-2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날씨가 추워서 그럴거에요.바깥 활동이 늘어나면 열심히 뛰어다닐테니 걱정마세요.^^

홍수맘 2007-03-22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실 듯 합니다. 저희 수가 집에선 개구쟁이 밖에서 거의 말도 안하는 그야말로 내숭인에요, 1년이 지나니 지금은 꽤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것 같아요. 선생님도 처음엔 말도 않고 하더니 요즘은 슬그머니 장난도 치고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유치원에서는 숙제도 있군요. 다행히 저희 수가 다니는 유치원은 원장님이 '애들은 놀아야 한다'는 주의여서 홍이나 수 아직까진 숙제가 전혀~ 없답니다. 다행이죠?

호랑녀 2007-03-23 0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똘한 마로 ^^
밥 늦게 먹는 거 어떻게 고치래요? 저도 좀 배우게요. 우리딸은 앞에서 두번째인데...ㅠㅠ

늘 어느 정도의 양을 몇분만에 먹나 관찰한 후, 그 양을 주되 시간을 조금 짧게 정해주라고 하더군요. 그 시간이 지나면 두말 않고 뺏고. 그렇게 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가면 된다고... 간식 안 주구요.

그런데 난 우리딸이 넘 작아서, 도저히 뺏을 수가 없습니다. 떠먹여주고 말지...ㅠㅠ

조선인 2007-03-2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전 굶겨도 봤어요!
바람돌이님, 옆지기나 나나 기본적인 성향이 내향적이에요. 아이도 그 영향을 받는 거죠.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중.
안티테마님, 맞아요.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게 해야 하는데 너무 유치원에서 공부를 시키니까 아이의 외골수 성향이 더 심해질까봐 걱정이에요. 흑
파비아나님, 그나마 다행인 건 유치원 코앞에 청소년문화회관이 있어 체육시설이랑 운동장이 아주 큼직해요. 지하강당 및 실내놀이터를 축소한 대신 앞으로는 문화회관에 1주일에 1번 가서 뛰어놀기로 했다는군요.
홍수맘님, 정말 멋진 유치원입니다. 어제는 마로가 영어와 일어로 번갈아 "나비야 나비야"를 부르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호랑녀님, 그 방법이야 써봤죠. 그런데 말이죠. 이 녀석은 어째 매일 먹는 양이 달라요. 좋아하는 반찬이 있으면 5분도 안 되서 꿀꺽. 평범한 반찬이면 30분. 좋아하지 않는 반찬이면 1시간 30분. ㅠ.ㅠ
 

1.
묵묵히 아침을 드시다가 아버지. "니 핵교 졸업식이 은제라고 했제?"
나. "중학교 이미 입학했는데요."

2.
야간학습 마치고 돌아오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아버지를 마주쳤다.
"니네도 이제 교복 입나? 진작 좀 그러지. 중학생이 되같고 청바지나 입고 다니는 거 볼상 사납더니 잘됐다."
나. "고등학교 교복인데예."

3.
내가 차린 저녁상을 드시다가 아버지. "니가 지금 대학교 4학년이제?"
(웬일로 그걸 다 맞추시지?) 네.
"근디도 아직 된장 간도 몬 맞추나. 신부수업을 그 따우밖에 몬하믄서 등록금은 눈 튀어나오게 비싸고"
 "대학에서 뭔 신부수업을 한다꼬. 글고 난 요리엔 아무래도 소질이 없나봐요."
"소질도 없으면서 와 신방과를 갔노. 그라믄 사범학교나 가지."
"신방과에서 요리갈치나. 자꾸 와그라시는데요."
"신방과면 가정과 같은 거 아이가? 대학원도 여성학과 간다믄서."
"신방과는 신문방송학과인디요? 글고 여성학과도 가정학과랑은 거리가 믈다."
아버지. "그럴거믄 왜 대학을 갔는데? 글고 핵교에서 꼬박꼬박 말대꾸하라고 갈치나?"
다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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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2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대화가 필요해, 넘 재밌어요. 요새 나오는 개그 코너 중 최고에요.

바람돌이 2007-03-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재밌다기보다 서글픈 얘기 같은데요. 우리 세대에는 저런 아버지 꽤 많지 않았나요? 저의 경우도 저정도는 아니지만 뭐 오십보 백보라고나 할까요. 요즘 아빠들은 안그렇겠죠?

하늘바람 2007-03-2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실제 상황이라고요? 님 많이 섭섭하셨겠어요.
하지만 옆지기님은 전혀 안그러신 것같던데요?

연두부 2007-03-2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쩝

조선인 2007-03-2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제가 원래 개그프로를 보더라도 잔인한 언어폭력을 보며 기분 상하기 일쑤인데, 유일하게 배꼽잡고 눈물 흘리며 보는 코너랍니다.
바람돌이님, 울 아부지가 워낙 극단적인 경상도 남자였던 게죠. 오죽하면 결혼 후 제사 모시기가 훨 수월하다고 제가 좋아했겠습니까.
하늘바람님, 친정부모님이 동대문에서 새벽장사를 했어요. 모자란 부분은 두 오빠들이 가득 채워줬지요. *^^*
연두부님, 흘흘흘
속닥님, 지금 와 돌이켜보면 정말 웃긴 일인걸요, 뭘.

antitheme 2007-03-2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향이 경상도신가 보네요. 원래 경상도 어른들이 애정 표현에 약해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저도 가끔은 애들에게 이런 멘트를 날릴 때가 있어요. ^^;;

무스탕 2007-03-2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방과를 오해를 하고 계셨군요... ^^; 조금 연세있으신 분들은 그렇게 가정일에 무관심하신 분들 많으셨죠. 요즘이라고 그런 젊은이들 없겠습니까만...
그래도 조선인님은 오빠들이 많이 사랑해 주셨다 하니 좋으셨겠습니다 ^^

홍수맘 2007-03-22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엔 저도 그냥 개그코너 내용인 줄 알았다는 ^ ^;;;, 그래도 지나고 나면 그냥 웃음지어질 것 같은데....

마법천자문 2007-03-2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서로 소외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대인의 모순과 고뇌가 잘 드러난 글이군요. 슬픕니다. 흑흑...

심상이최고야 2007-03-2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갈치나"..퍼뜩 이해가 안됐으예. 왠 갈친가 해서리..ㅋㅋ

조선인 2007-03-23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테마님, 경상도는 참. ㅎㅎㅎ
무스탕님,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천사같은 오빠들이었어요. 정말 알뜰살뜰하게 챙겨주었죠.
홍수맘님, ㅎㅎ 경상도에는 허다한 실화랍니다.
달의 눈물님, 늘 님의 해석에 제가 오히려 감동 먹습니다. 흑흑.
심상이 최고야님, 그, 그게 사투리를 말로는 하겠는데 글로 적으면 좀 이상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