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년월일 1949/12/05 (60세)

  •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 직업 경기도 교육감

  • 학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경영학 박사)

  • 경력 (전)한신대학교 교수(현)경기도 교육감

  • 재산신고액(천원) 498,480 (분당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 2000년식 EF소나타, 예금, 증권, 채권, -채무 등

  • 병역신고(본인) 군복무를 마친사람

  • 납부액(천원) 89,549

  • 체납액(천원) 0

  • 현체납액(천원) 0

  • 전과유무(건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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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Pink Floyd와 산울림의 팬이라고 자처합니다.
    우리 딸은 문근영처럼, 우리 아들은 이승기처럼 자라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에 가서 내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껏 팬클럽에 가입할 생각 같은 건 해본 적 없는데,
    한겨레 허재현 기자의 블로그를 읽다가 제대로 울컥하여
    태어나서 처음 팬까페에 가입해봤습니다. 

    덕분에 김제동씨가 경북 영천 출생인 것도 알았고(전 대구 출생입니다. 근처죠.),
    저처럼 신문방송학과를 나왔으며(학교야 다르지만),
    혈액형이 같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어쩌면 헌혈해 줄 수도 있는 사이).
    별 거 아닐 수 있는 우연이 괜시리 다가오는 건,
    그가 정말 좋아졌다기 보다 이 5년이 정말 힘들구나 라는 생각 때문이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그의 팬이 되어볼 작정입니다.

    (이하 펌 글: http://blog.hani.co.kr/catalunia)

    ==============================================================================

    김제동 노컷뉴스.jpg
     
    김제동씨는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추도식 사회를 마친 뒤였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제동씨는 그 비를 고스란히 다 맞으면서 대통령님의 ‘아주 작은 비석’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빗줄기가 제동씨의 옷속으로 파고들고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께서 김제동씨를 발견하고는 울먹이며 다가오셨습니다.
    뭔가 웅얼거리시는데 잘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제동씨는 아주머니를 조용히 품에 안으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제동씨에게서 들리는 나지막한 소리.
     
    “저는 괜찮을 겁니다. 저는 괜찮을 겁니다.”
     
    제동씨도 함께 울었습니다.
     
    아주머니가 제동씨의 품에 안겨 무엇을 물었는 지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
    .

    아주머니는 제동씨의 품에 5분 가까이 안겨 계셨습니다.
    알 수 없는 말을 웅얼거리며, 제동씨의 품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제동씨는 뿌리치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가 충분히 위로받을 때까지 등을 토닥여주었습니다.
     
    제동씨는 말 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분, 잘 계실 겁니다.”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제동씨의 품에서 나오셨습니다.
     
                    김제동위로1.jpg
     
                    김제동위로2.jpg
     


    김제동위로4.jpg

    김제동위로3.jpg
     
     
    김제동씨는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정권에 밉보였습니다.
    대통령님을 추모하고 대통령님을 사랑했던 사람들을 위로한 죄입니다.
    좌와 우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인 것을 모르는 정권입니다. 
     
    방송국에서 자꾸 밀려나고 있습니다.
    제동씨가 “저는 괜찮을 겁니다” 하고 울먹이며 말했지만,
    괜찮을 리가 있겠습니까.
    아닌 것, 제가 다 압니다.
    온 국민이 다 알겁니다.
     
    자기는 괜찮다며 아주머니를 위로하는 그 모습을 보는 제가 다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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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해한모리군 2010-05-24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요.
    오늘은 아침부터 민주노동당을 후원했다고 전교조가 생긴이래 최대인 169명이 해고 파직된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또.. 김제동씨가 518에 비속에서 주먹을 불끈쥐고 있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생각납니다.
    아 참 어려운 시절입니다.
    선거운동 하러 부지런히 다녀야겠습니다.. 휴 =.=

    비로그인 2010-05-2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분에 멋진 팬!!!!

    Mephistopheles 2010-05-2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도현씨가 부른 김재동 송을 한번 들어보세요. 그의 대부분이 담겨있기도 하죠.

    건조기후 2010-05-2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의 팬카페 회원이에요. 가입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반갑^^:

    조선인 2010-05-24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하는 세상입니다.
    마기님, 팬까페라는 데서 뭘 해야 하는지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메피스토펠레스님, 그런 노래도 있군요. 몰랐어요.
    건조기후님, 저야말로 초짜중의 생초짜입니다.

    알케 2010-05-2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로 그를 지키고 악당들을 심판해야죠

    땡땡 2010-05-2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우회에서 7월 3일 김제동 토크콘서트 한다던데요 =3=3=3

    gimssim 2010-05-24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하루종일 마음은 봉하마을에 가 있었습니다.
    근데 예수쟁이라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저와 김제동씨는 성도 같고 '제'자도 같고, 고향이 영천인 것도 같으니 항렬을 한 번 따져 봐야겠습니다.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즐겨 쓰는 말.
    '역사는 일등만을 기억할 지 모르지만 그 역사는 수많은 이등에 의해 움직인다'
    전교조 교사 출신이었던 남편을 가지고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이런저런 뉴스에 마음이 아픕니다.

    조선인 2010-05-2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오, 그래요? 솔깃합니다.
    중전님, 아, 좋은 말입니다.

    레와 2010-05-2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되시면 제동씨의 '토크 콘서트'도 꼭 가보셔요! ^^

    글샘 2010-05-24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din.co.kr/silkroad/529458
    http://blog.aladdin.co.kr/silkroad/529457
    http://blog.aladdin.co.kr/silkroad/529456
    제가 6년 전에 스크랩했던 기사들입니다. 한번 보고 가셈.

    조선인 2010-05-24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 넵, 민우회 토크콘서트에 가보려구요.
    글샘님, 고맙습니다. 늦깎이 팬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어요.

    L.SHIN 2010-05-25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남자입니다. 멋지군요.
    그의 토크 콘서트에 가보고 싶습니다.

    같은하늘 2010-05-25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는 정말 따뜻하고 멋진 사람 맞습니다.
    제가 원래 글을 잘 못 써서 이런 글 잘 안올리지만, 저도 작년에 울컥해서 김제동씨 이야기를 쓴적이 있으니 말 다한거지요.

    조선인 2010-05-2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님, 네, 참 좋은 남자네요. 좋은 여자를 만나길 기원합니다.
    같은하늘님, ㅎㅎ 제가 왕늦깎이네요.

    2010-05-25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5-2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고맙습니다. 기대되요. *^^*
     

    해람이가 남자 사촌들과 터울이 많이 져서 물려받을 곳이 없네요.
    그래도 그 동안 이래저래 얻어 입은 편인데, 얼마전 옷정리를 하고 보니 바지가 하나도 없네요.
    뻔뻔한 얘기지만, 혹시 물려주실 분이 있으면 후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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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그인 2010-05-1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릴 옷은 없지만 뭐라도 주고 싶어지는 얼굴이어요 어쩜 이리 잘생겼습니까!

    라주미힌 2010-05-1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닮아서... ㅎ

    L.SHIN 2010-05-11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쁘다 - 하고 감탄만 하고 가는 1인...( -_-);
    안타깝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어린애들 친구도 많이 만들걸 그랬어요.^^;

    조선인 2010-05-1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 안타깝네요.
    라주미힌님, 호호 절 닮았다고 해줘서 고맙습니다. 옆지기에게 꼭 증인이 되어주세요.
    L.Shin님, 외계인 친구 옷이라도 좋답니다. ^^

    blanca 2010-05-1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진짜 이쁘네요. 감탄하고 갑니다. 따님 맞지요? 이름도 눈도 미소도 너무 예쁘다, 해람아! 근데 써놓고 보니 남자였군요. 더 놀라고 갑니다.

    2010-05-12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2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5-1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하하하 고맙습니다.
    10:16 속닥님,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
    11:55 속닥님, 음, 왠지 님에겐 말씀드리기 무서운데요. 키는 95에요. 전 분명 헌옷을 원하는 겁니다.

    2010-05-13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5-1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지만... 알아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같은하늘 2010-05-1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살난 우리아들도 여기 같이 줄서면 누가 좀 안주시려나? ㅎㅎ
    남매를 키우니 이런 문제가 있군요. 저희는 아들둘이라 그냥 형옷 열심히 입는데...

    후애(厚愛) 2010-05-15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 너무너무 귀여워서 선물로 옷을 사 주고 싶네요.^^

    조선인 2010-05-1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딸래미 옷은 가만히 있어도 외숙모들이 열심히 사다줘요. 그런데 아들래미 옷은... 영 찬밥이네요. ㅠ.ㅠ
    후애님, 호호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털짱 2010-05-1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참 금방 크는 것 같아서 돌아서면 자라있고 돌아서면 자라있고 그렇게 느껴져요.. 참 이쁘게 컸네요.^^ 작년에 예쁜 아이들을 보면 너무 예뻐서 마음이 아파서 부러 왜면했던 적이 있었는데 조선인님 아이들은 봐도 참 좋네요.^^

    조선인 2010-05-1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님, 작은아들은 지금은 애교덩어리지만, 앞으로 4~5년만 지나도 다 컸다 잘난 척 할 거에요. 그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 아프답니다. ^^

    2010-05-18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5-18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전 오늘 정구지전이랑 김치전 부쳐서 막걸리랑 마셨어요. 왠지 동지가 된 거 같은데요.

    2010-05-19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5-20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설마요, 그럴 리가. 여우의 미모는 왕국의 하늘을 찌르는 걸요.
    속닥님, 와우, 감사합니다.

    2010-05-20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5-2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넵, 꾸벅꾸벅.

    2010-06-0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 참 맑고 예쁜 아이네요. 우리 큰애가 6세이긴 한데 키가 작아서 비슷하게 입을 것 같아 아쉬워요.

    조선인 2010-06-0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펭귄? 우리 애도 작은 편인데, 혹시 어떻게 가능성이 없을까? ㅎㅎ

    2010-06-07 03: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키가 100. 거기다 녀석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둘째(15개월인데 형이 2-3세 때 입던 옷을 입고 있음)가 있어서요.

    조선인 2010-06-07 08:24   좋아요 0 | URL
    아, 맞다. 둘째가 있지!
     

    옛날에 공룡이 살던 산이 있었어. 

    그런데 산에 불이 났어(화산이 폭발했다는 뜻?).  

    산에는 눈이 내리고 꽁꽁 얼어붙었어.
    그래서 티라노사우로스랑 트리켈라톱스랑 다 죽었어.  
    (화산재로 인한 빙하기 도래설을 믿는군. 하긴 아이슬랜드 사태를 보니 일면 수긍도...)

    그래서 우리 세상이 됐어.  
    아빠랑 엄마랑 누나랑 해람이랑 우리가 살아.
    (놀라운 생략기법 -.-;;) 

    우리 세상에서는 해람이가 애기였을 때 누나가 해람이에게 젖병으로 우유도 줬지~
    우린 가족이지~ 우린 사랑하지~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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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jy 2010-05-1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재밌는 이야기에는 놀라운 생략기법이 있죠^^

    같은하늘 2010-05-1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집 작은 아이도 한반도의 공룡을 봐서 그런지 이런 비슷한 얘기를 가끔 꾸미며 놀더군요.^^

    비로그인 2010-05-11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생한 묘사와 놀라운 압축법!

    마노아 2010-05-11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랑스러워라! 이런 건 동영상으로 꼭 남겨놔야 해요!

    조선인 2010-05-11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jy3926님, 훌륭한 치장에 감사드립니다. ㅎㅎ
    같은하늘님, 넵, 한반도의 공룡의 위력은 정말 대단해요.
    주드님, 우리 세상이 됐다는 말에 배꼽 잡고 웃었답니다.
    마노아님, 확실히 세대가 다른가봐요. 전 동영상 기록에 묘한 반감이 있다니깐요. ^^;;

    무해한모리군 2010-05-1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이 얘기가 너무 좋아요.
    일단 서사구조가 탄탄한 것이 감동까지!..
    해람이 작가되는거 아닐까요?

    sweetmagic 2010-05-1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카카
    역시 남은 건 사랑 ? ㅋ

    조선인 2010-05-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해람이가 작가가 된다면... 아, 정말 좋긴 하겠지만... ㅋㅋ
    스윗매직님, 누나가 해람이 젖병 물려주는 사진을 집에 걸어놨어요. 이 사진이 해람이를 세뇌시키고 있죠. 누나는 사랑이다.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5-1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요점은 다 있네요!
    매우 탄탄한 뼈대를 가진 이야기입니다!
    저희 딸은 주제는 다 빠지고, 변두리에서 뱅뱅 도는 이야기 실력을 가졌는데. ㅡㅡ;;;
     

     

     

     

     

     

    그러니까 이 페이퍼는 드라마 '산부인과' 예찬이다.
    지난해부터 VOD로 한국드라마 보기에 재미붙인 뒤, 마음에 들어했던 드라마는 꽤 여러 편이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일지매, 커피프린스1호점, 히트, 찬란한 유산, 가문의 영광, 파트너,
    히어로, 미남이시네요, 스타일, 시티홀, 파스타 등 재밌게 본 것도 많다.
    그런데 고현정씨나 김혜수씨, 공효진씨 빼고 흡입력 있는 여자배우는 드물고,
    배우가 괜찮아도 동떨어진 이야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지기가 다반사다 보니
    발연기가 나오거나 흥미없는 부분은 16배속으로 돌려가며 보곤 했다. 

    '산부인과'는 최초로 빨리감기 안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본 유일한 한국드라마.
    장서희의 연기도 좋았고, 고주원이나 서지석도 훈남 캐릭터로 합격점이다.
    무엇보다 내가 온몸으로 겪고 느낀 경험이 녹아난 이야기들이라 그만 집중하게 되었다.
    마로 낳을 때 전치태반 및 유착태반으로 꽤 고생했는데, 마침 1화가 그 내용이었다. 
    구개열 편도 무척 가슴 졸이며 봤는데, 아라를 임신 5개월 때 잃었던 것이 사무쳐왔다.

    특히 좋았던 에피소드는 성교육이랑 안선영의 자궁근종 이야기.
    대학 때 피임에 관한 여성학 수업이 있었는데, 책으로만 봐서는 실감이 안 나
    약국에 가서 종류별로 피임도구를 사려고 하다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동안이었던 나에게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 약사가 몸가짐에 대한 훈계를 하셨던 것.
    수업보조자료라고 학생증과 책까지 펼쳐보이며 증명하자
    그때부터는 너무나 친절하게도 각종 사용법을 시범보이며 아주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약국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따스한 시선을 한 몸에 집중받은 적이 있다. 

    자궁근종에 대해 처음 알았던 건 중학교 때.
    당시 위염과 식도염 때문에 병원을 다녔는데 오른쪽 아래배가 뭉치고 아파 함께 여쭤봤다가
    자궁에 물혹이 생긴 것 같으니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어머니는 날 산부인과에 데리고 갈 엄두를 못 내시고, 대신 한의원에 데려가 약을 지으셨더랬다.
    처음으로 초음파를 한 건 대학교 다닐 때였는데,
    일단 배 초음파를 해보고 안 되면 질 초음파를 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식겁했었는데,
    중학교 때부터 자라온 물혹이 제법 커서 배 초음파만으로도 확인되어 다행(?)이었다.
    일단 약물치료를 해보고 변화가 없으면 수술을 하자고 했는데, 다행히 약이 잘 들었고,
    꽤 여러 번 재발했지만, 늘 약 먹는 것으로 호전되곤 했었다.
    결혼하고 나니 더 이상 산부인과 가는 걸 꺼릴 이유가 없어져 편하다고 느낀 기억 새록새록. 

    시즌2가 나오면 정말 좋겠다 싶은 게 못 다뤄진 흥미로운 주제가 많다.
    불임이나, 난자 거래, 대리모, 폐경, 자궁경부암, 피임수술, 태반주사, 친자확인, 성병 등.
    특히 난자 거래는 공공연한 비밀인데 나로선 매체에서 다뤄진 걸 본 적이 없다.
    집안이 어려웠던 모 선배 역시 장학금을 놓치자 등록금 때문에 난자 거래를 한 적 있는데,
    이 세상 어딘가에 자기가 모르는 아이가 있다는 걸 오래오래 아파했다.

    산부인과 병동 얘기 말고 러브 라인도 알콩달콩하니 재밌었다.
    엘리베이터 키스신은 요 근래 본 가장 괜찮은 키스신.
    장서희가 부럽기도 했는데, 나와 동갑인데 9살 연하들에게 꿀림이 없어 놀라웠다. @.@
    아쉬웠던 건 안선영이 별 섬씽이 없었던 건데, 서지석과 돌발 엮여도 좋겠다 기대했더랬다. 

    <뱀꼬리>
    고주원도 말했다. 복지사회를 위해 투표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6월 2일은 선거일!!! 생뚱맞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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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드 2010-05-1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로서는 생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이건 알아야 할 이야기들. 잘 만들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장서희의 재발견.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잘 살렸고, 조연들과 매 회 등장하는 환자 배우들까지도 좋았지요. 안선영의 멘트때는 꽤 웃었습니다.

    잘 만든 미드에 비해'사회문제'를 녹여낸다기 보다 '이야기' 하고 있긴 하지만,(워낙 인프라 자체가 틀리니깐; 할 수 없구요) 그게 그렇게 어색하지도, 위화감 들지도 않았어요.

    그냥 의사도 아니고, 산부인과 의사라니, 뭔 할 얘기가 많을까.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새로운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더라구요. 시즌 2 강력하게 바랍니다. 로맨스라인도 딱 좋았지요. 누가 뭔가 희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은 쿨함. 전 둘의 로맨스가 후져지면 어쩌나 좀 조마조마 했었거든요.


    마녀고양이 2010-05-10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도 보지 않았는데... 그 시간에 다른 무엇을 보았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조선인님께서 너무 맛갈난 리뷰를 써주셔서,
    시즌2에서는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kimji 2010-05-1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VOD보기. 저도 그것에 낚여.. 그만 횡재를 한 셈이죠. 저도 1회부터 끝까지 아주 열심히 (낭편과 함께) 봤어요. 사실, 저보다도 남편이 더 재미있어 했는데(그는 은근 미드, 일드 좋아하는 남자;; 아무튼)
    매 회, 눈물 흘리지 않은 적이 없다는. 다행이 그 무렵 울고 싶어 작정을 한 나날들이었던지라, 이 드라마가 너무너무 큰 약이 되었지요. 저는, 사실, 감정을 놓고 봤더지라 그저 눈물바람만. 특히 기억에 남는 거, 그래서 남편과 두고두고 이야기했던 건, 큰 아이를 고치기 위해 작은 아이를 가지고, 그 아이를 ... 보면서요, 우리가 아이가 없다면, 우리가 아이 둘이 없다면 저 엄마가 미친 여자로 보이겠지만, 사실, 어떤 마음인지 알아. 알아. 그랬더랬죠. 그래서 이 드라마는 정말 제게 완소 드라마였으며, 또한 얼마나 눈물을 빼게 했는지.
    그러므로 저도 시즌 2 강력히 바람.

    장서희에게 홀딱 반해서, 머리도 장서희처럼 잘랐다는. 아, 생뚱맞은 결론;;

    stella.K 2010-05-10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각사각 관계 여전해 보이지만 스토리 하나만큼은 탄탄하더군요. 저도 VOD로 열심히 봤어요.^^

    얼그레이효과 2010-05-11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다시 봐야겠는 걸요. 장서희와 장서희와 불륜관계인 남자와 함께 밥을 먹다가, 중간에 그 남자의 친구가 들어올 때, 장서희 혼자 밥 먹는 그 장면..참 짠하던데..(전 이런 장면만 좋아하나봅니다..ㅡ.,ㅡ)

    비로그인 2010-05-11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우리 집 텔레비전 안나오는데 나도 보고 싶은데 그럼 난 dvd 나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하나 무한반복 중...자주자주 이야기해주셔요ㅠㅠ 갑자기 몹시 궁금해 졌습니다.

    조선인 2010-05-1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사실 님 덕분에 보기 시작한 드라마인걸요. 님이 칭찬하니까 믿고 본 거니 으쓱해하셔도 되요.
    마녀고양이님, ㅋㅎ 우리끼리 시즌2를 만들까요?
    김지님, 장서희처럼 숏컷이 잘 어울리는 거, 저 또한 로망이에요. 하지만 워낙 못생긴 머리통이라 숏컷은 불가능이랍니다. 흑흑
    스텔라09님, 그래도 꽤 심플한 사각관계였어요. 장서희와 그녀의 세 남자.
    얼그레이효과님, 전 속으로 벌컥 화가 나더라구요. 그러게 뭐가 아쉬워 유부남이랑!!!
    주드님, 이미 끝난 드라마인걸요. 곧 DVD 나오지 않을까요? 쿨럭.

    Arch 2010-05-1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글 결론이 해람이 지구사 이야기랑 비슷한 것 같아요. ^^

    조선인 2010-05-17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아치님, 정곡을!!!

    2010-06-0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이거, 심지어 본방사수(!) 했다는거 아닙니까.. ^^ 시즌 2가 나온다니 더욱 기대되네요.

    개인적으론 왕선생 같은 사람이 내 타입(누가 물어나봤나..ㅋㅋ).

    조선인 2010-06-0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어 이건 오해다. 시즌 2가 나온다는 게 아니라 시즌 2가 나오길 바란다 이 뜻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