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티포트를 선호하지만 덜렁대는 나는 1년도 못 가 깨먹기 일쑤이다.
투명하면서도 튼튼하고 아름다운 티포트는 늘 나의 소구.
그런데 어제... 난 원하던 걸 찾고야 말았다.
분당 정자동에서 수입소품 전문 가게를 하다가 사정이 생겨
규모도 줄이고 상대적으로 위치도 초라한 이 곳에 가게를 옮겼다는 사장님 속은 어떨지 몰라도
난 이 아름다운 티포트와 컵 셋트를 바로 지르고 말았다.
0.75리터의 티포트는 투명한 유리를 물결치는 스테인글래스가 감싸듯한 디자인으로,
바닥 부분을 손으로 밀어올리기만 하면 유리만 따로 분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부실하게 유리 따로 받침대 따로 분리되지도 않는다.
인퓨저도 스테인레스인데 스테인레스치고 아주 망이 촘촘하다.
손잡이와 주둥이의 위치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누구나 우아한 동작으로 차를 따를 수 있으며,
작은 차잎도 완벽히 거를 수 있도록 한 뚜껑과 주둥이의 치밀함 역시 마음에 든다.
이제 내 책상 위의 손님이 좀 더 늘어났다.
사실 티포트랑 셋트인 컵은 필요가 없는데, 사장님이 굳이 같이 파시니 방법이 없었다.
안 그래도 회사에 다방 차리냐고 잔소리 들었는데,
이젠 여분 컵도 생겼으니 동료 직원들에게 장사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