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3월 29일...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모여 등록금인상 반대 시위를 했던 그날
연세대 새내기 한 명이 을지로 인쇄골목에서 전경에 맞아죽었더랬다.
노수석... 그의 이름 석 자와 3월 29일을 평생 기억하게 된 게 바로 오늘이다.
그날 나 역시 을지로 어느 골목에서 전경에게 두들겨 맞으며 이러다 죽겠다 생각했고,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동국대까지 도망친 뒤 '살았다'도 아니고 '안 죽었다'며 안도했다.
그러다 들은 그의 부고...

1991년 4월 26일에는 명지대 새내기가 등록금인상 반대 시위를 하다 맞아죽었다.
그의 이름은 강경대였고,
난 나와 같은 새내기가 경찰에 의해 맞아죽을 수 있는 나라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게
못 견디게 무섭고 견딜 수 없어서 처음으로 '데모'란 걸 나갔고,
그게 바로 연세대에서 열린 강경대 열사의 장례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세대 새내기가 맞아죽은 거다.
그때보다 벌써 5년이나 지났는데,
91년에는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들고 시위를 했다지만
96년에는 평화시위를 강조하기 위해 온몸에 쇠사슬을 묶은 맨몸결사대까지 세웠는데
그런데도 새내기가, 이제 겨우 스무살짜리가 또 경찰에 맞아죽은 거다.

그 날의 절망 이후 난 과연 앞으로 몇 발자국이나 내딛었을까.
지금도 한진중공업 고공크레인에는 김진숙씨가 있을텐데,
정대협 할머니들은 1000번째 수요시위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나는 지금 어디에 서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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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괜찮다고 괜찮다고
    from 제발 제발 2011-03-30 13:32 
    저도.. 3학년 5월에 처음으로 '데모'에 참여했어요.1991년 4월 26일,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7층 설계실에서 데모 구경하다가 급하게 사람들이 들것에 사람을 싣고 건물로 들어오는걸 봤어요. 들것에 실린 사람은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구요. 머리를 다쳤나보네 그러고 있는데 얼마 안있어 다시 그 사람을 엠뷸란스에 싣고 나가는걸 봤죠. 오늘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 그러면서 서둘러 학교를 빠져나왔는데, 버스가 연대앞을 지날때쯤 라디오 뉴스가 나오는
 
 
무해한모리군 2011-03-2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버님이 추모제에 오셔서 노수석 열사 이름으로 제정된 장학금 증서를 수여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친등록금의 나라의 저자 중 하나인 이수연 선배가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던 것이 그날 때문이었다고 말했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냥 기사하나 가져와 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42980&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1

조선인 2011-03-29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수연이가 나온 기사는 봤어요. 정말 슬픈 나라이지요.

토토랑 2011-03-3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큰아이 유치원 숙제 날짜를 적다가.. 오늘이 3월 29일 인걸 알았지요..
그때 동국대에서 저두 부고를 들었답니다..
난중에 여름 방학중에.. 선배의 100제를 가게 되었지요.
한열선배네 집에도 가보고,
그날 밤에 수석선배네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 어머니가 차마 치우지 못해 그대로 책상이며 책이,사진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 방에서 둘이 잤답니다..
어느해인가는 추모제에 어머니 마음 아파서 안오시기도 하고 그랬었지요.
저도 참.. 지금 어디에 서있는건지..

조선인 2011-03-3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름은 이다지도 많은데, 그 어느 해인가도 기억납니다.
 

업종이 업종이다 보니 회사 사방팔방에 TV가 항상 켜져 있다.
가끔 무심코 TV를 보다가 예상못한 기습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은 휴게실에서 커피를 내리려고 포트 물 끓는 걸 기다리는 바로 그 순간
황정민의 뉴SM5 광고가 나와버린 것이다.

황정민이 커피를 쏟는 순간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주변에 있던 동료들은 웃음바다.
커피가 아깝잖아요 중얼거리며 변명해봤자 상황은 수습 안 됐고
걸맞지 않게 '귀엽다'는 짖궂은 놀림까지 받고 자리를 피했다.

한편으로는 저 광고를 찍으며 얼마나 많은 커피가 낭비됐을까 안타깝다가도
다른 한편으로는 뉴SM5를 타고 우아하게 커피 마시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으니
최소한 나에게 이 광고는 제대로 호객행위를 했다.
정말 안타까운 건... 뉴SM5를 살 돈이 없다는 거지... 쩝...

광고보기: http://renaultsamsungm.com/event/110304_event/event.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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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3-21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광고네요. 이런식의 인터넷 광고는 처음봐요.
근데 전 개인적으로 SM시리즈를 좋아라 안해서리.. ^^;;;

pjy 2011-03-2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커피장면에 완죤 몰입하셨군요ㅋㅋ

책가방 2011-03-2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황을 상상해보니 진짜로 귀여웠을 듯 한걸요..ㅎㅎㅎ


조선인 2011-03-2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늘 중고차만 뽑았던 저희로서는 SM시리즈는 그냥 그림의 떡. ㅋㅋㅋ
pjy님, 그게 딱 물이 끓어서 막 드립하려는 찰나였던지라... ㅎㅎ
책가방님, 거의 딸뻘 되는 아가씨에게 놀림받은 거랍니다. 그 아가씨 엄마가 나랑 3살 밖에 차이가 안 나요. >,.<

조선인 2011-03-22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아가씨가 22, 그 엄마는 43... 짱이죠?

2011-03-22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월이 흘러도 진중한 언니의 한쪽 구석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여움은 여전하시군요~

Mephistopheles 2011-03-2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전보다는 왠지 조선인님 모습이 더 선전스러울 것 같다는..(커피 CF)

조선인 2011-03-23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날 귀엽게 봐준다니 고마워. 무섭다는 말보다는 차라리 그게 낫다. ㅋㅋ
메피스토님, 커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데 말이죠. 쿨럭.
 

어제 저녁 아파트 장터에서 달래와 도토리묵을 샀다.
달래를 깨끗이 씻고 물 탈탈 털어서 손톱만치 송송 썰고,
도토리묵은 아기밤톨만큼 네모지게 썰고,
양념은 달랑 참기름과 간장, 볶은 깨 조금이지만
살랑살랑 무치고 한 입 먹으니, 아, 봄이로소이다.
모처럼 네 식구 모두 모여 앉은 저녁밥상은 화기애애하였다.
작년까지는 달래는 매워 싫다던 마로조차도
이게 봄맛인가 봐요 넉살 부리며 연신 잘도 먹고,
해람이는 누이 흉내내며 넙죽접죽 덩달아 받아먹는다.

다음주에는 이번에 못 산 봄동을 사서 겉절이를 해먹을 거고
그 다음주에는 냉이된장국을 끓여 먹을 거고
그 다음주에는 쑥버무리를 만들어 달라 떡집에 달려갈 거다.
실컷 봄을 먹고 나면 사방에 꽃이 피겠지.

딱 그런 마음으로 달력을 보니 봄기운이 더욱 피어오른다. 

 

Natvar Bhavsar <untitled>, 137.2x228.6cm, Pure pigment on canvas, 2008~2009   

   
 

 

Natvar Bhavsar

(1934~ . 인도)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캔버스 위에 안료를 여러번 올림으로써 깊이 있는 화면을 완성합니다. '물의 파문', '구름', '우주' 등을 표현하며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교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m.seonhwafoundation.org/exhibition/21.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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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3-1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을 제대로 만끽하고 계시네요.
전 겉절이도 할 줄 모르고, 냉이국은 제가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해먹게 되고,
쑥버무리는 집에서 직접 해야되는 건줄 알았어요..ㅋ

달래장은 제가 좋아하는 거라 자주 먹어요.
콩나물밥해서 비벼먹기도 하구요, 두부 노릇하게 구워서 달래장과 함께 먹기도 하구요,
꽈리고추 볶아서 달래장에 조려 먹기도 하구요..^^
생각난 김에 저도 오늘 달래 한단 사 와야겠네요..^^


무스탕 2011-03-1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가족이 이쁜 봄을 맞이하고 계시네요 ^^
3월 한달내내 드실 식단이 모두 짜여졌네요. 저도 컨닝좀 하겠습니다. ㅎㅎ

조선인 2011-03-1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가방님, 냉이국을 안 좋아하신다니 제가 다 아쉬워지는데요. 달래장은 저도 좋아하는데 그동안은 애들이 안 먹어서 아쉬웠는데, 이젠 안심하고 해놓으려구요. ^^
무스탕님, 3월은 1년 중에 식단 짜기 가장 쉬운 달인 듯 해요. ㅎㅎ

하늘바람 2011-03-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토리 묵과 달래 무침 넘 맛나겠어요
어쩜 그리 요리 이야기를 맛깔나게 하셨어요
저도 쑥버무리는 만들어보고 싶은데 4번이나 실패해서리 흑흑

마녀고양이 2011-03-1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어제랑 일요일 저녁에 봄동 겉저리 해먹었는데.. ^^
그리고 저번주에 도토리묵 무침 해먹었는데..

조선인님 찌찌뽕!

조선인 2011-03-1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전 절대 집에서 쑥버무리 안 만듭니다. 제 손재주가 꽝이라서요. 그냥 쑥이랑 쌀이랑 떡집에 맡깁니다. 우하하하
마녀고양이님, 우린 뼈속까지 한국인인 거죠. 먹어야 봄을 느끼는. 찌찌뽕~

Mephistopheles 2011-03-1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의 주식은 김 구워 달래간장에 밥 싸서 먹는 거라죠.

잘잘라 2011-03-1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입에 침이 줄줄... 이를 어쩔~
침만 줄줄... 흘리다 갑니다. ㅠㅠ

울보 2011-03-16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가 좋아하는 음식들이네요,
저도 내일 달래를 사다가 달래 된장국을 끓여볼까나,,

순오기 2011-03-1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오늘 봄동 겉절이 해먹었어요~ 달래는 내일 장봐올게요~ ^^
쑥머무리는 정말 추억의 음식이라 조선인님 옆에 살면 조금 얻어 먹을텐데...아쉬워라!!

조선인 2011-03-16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딸아이가 남아있던 달래무침을 몽땅 먹어버렸다고 전화로 알려왔습니다. 퇴근길에 달래를 더 사야 하나봐요.
메리포핀스님, ㅎㅎ 수퍼에 가셔야죠.
울보님, 달래로 된장국 끓이는 비결 좀 가르쳐주세요. 전 영 안 되더라구요.
순오기님, 제 입맛을 닮아 애들도 떡이라면 환장을 하는 터라 냉장고에 떡이 떨어지면 큰일 난답니다. ㅎㅎ

Joule 2011-03-1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지 않은 깨는 소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므로 갈아먹는 게 좋대요. 보기에는 좀 안 예뻐도.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최근에 책에서 본 건 같은데.)

조선인 2011-03-1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 님이라면 분명 알 거라고 믿어요. 아주 근사한 깨갈이 도구 좀 알려줘요. 지금 쓰는 건 곱게 안 갈아져요. 그렇다고 게으른 나보고 매번 절구질(?)을 요구하진 말아주사와요.

Joule 2011-03-19 17:00   좋아요 0 | URL
깨갈이 제가 써봤는데 별로예요. 밥공기나 국그릇만한 작은 절구와 나무공이가 세트로 되어 있는 거 있어요. 저는 그걸로 한두 달 분량씩 찧어 작은 병에 담아서 써요. 깨갈이보다 그게 훨씬 편해요.

절구는 있으면 좋은 게, 죽 쑬 때 믹서 꺼낼 필요 없이 거기다 불린 쌀 넣고 콩콩콩 찧어서 쓰면 설거지도 편하고 자리도 차지하지 않아서 좋지요. 여차하면 마늘도 한꺼번에 갈아서 쓸 수도 있잖아요. 아날로그가 때로는 더 편리하기도 하던데요.

2011-03-18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 언니, 요리도 잘 하시는구만요!

조선인 2011-03-21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 국그릇만한 그것... 미리 빻아놓는 게 귀찮아서요... 하지만 쥴님 말씀이 그러하니 앞으로는 그렇게 할 게요... 헤헤
귄, 절대 아님. 솔직히 남편이 나보다 훨씬 잘 함.

Joule 2011-03-21 16:31   좋아요 0 | URL
그걸 왜 조선인 님이 해요. 마로나 해람이가 하면 되지 :> 팔뚝 힘 좋은 허즈번드도 있고... 남편이나 자식 없는 사람만 본인이 절구질 하는 거예요.

조선인 2011-03-21 18:27   좋아요 0 | URL
쥴님, 요새 딸래미 입이 댓발 나왔어요. 식탁 차리고 치우는 거, 실내화 빠는 거, 해람 책장 정리해주는 거 등등, 이제 제법 쓸만한 인력이에요. 캬햐햐

조선인 2011-03-2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이 페이퍼의 핵심은 나바르 바자르였는데... 아쉽네요.
 

이제는 범신교라 말하고 다니지만 그래도 잊지 않는 성경구절들이 있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그리고 오늘
난 참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의 아이가 가와사키병에 걸렸다 무사히 퇴원했단 소식을 듣고
이런 마음을 가진다는 건 참 간사하지만
지금껏 가와사키병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세상 제일 가는 효도를 한 거다.

작은새언니는 크라이스트처치에 간 5일만에
진도 7의 강진을 겼었지만 무사했고
혹시나 해서 이번에 체류연장 안 하고 돌아왔더니
5일만에 진도 6.3의 강진에 숱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더랬다.
그들에겐 미안하지만 언니를 생각하면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에, 또, 둘러보면 이런 기적같은 일이 아니라도 감사할 일 천지다.



그러니까... 감사하기로 하자.
어수선한 마음을 다스리고... 감사하기로 하자...
기뻐할 수는 없어도... 감사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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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3-0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작은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저란 인간은 욕심이 많은 가봐요,,저도 오늘 반성합니다,

무스탕 2011-03-0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것에 감사할줄 알면 세상이 감사한 일들고 넘쳐날텐데 말이에요.
말은 이렇게 해도 실상 실천이 어려운 탕입니다..

조선인 2011-03-03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아이들 얼굴을 보고 있음 참 좋아요. 그죠?
무스탕님, 그렇죠. 실천이란 뭐든 어려운 거 같아요.

진주 2011-03-0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올케가 어려움 겪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그러나,
그러나...조심스럽게 한 자 적어봅니다.
그 성경구절은 그런 식으로 적용시키는 건 아니랍니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의 항상과 범사의 범주는 아이들이 가와사키병에 걸려도, 올케언니가 사고를 당했다 할지라도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을 때 쓰는 말이지요. 현실은 인간으로서 도무지 감사할 수 없는 불행의 현장일지라도 이 또한 하나님의 깊으신 뜻이 계시기에 내게 허락된 일(즉, 하나님은 머리털 하나 상하지 않게 우리를 보호하실 수 있으나 특별섭리에 의해 불행도 허락하시거든요)임을 겸손히 받아들인다는 자세지요. 즉,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말입니다.
조선인님의 이런 경우엔 '다행이다' '운 좋다' '요행이다'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진주 2011-03-03 17:49   좋아요 0 | URL
앜! 나 미쳤나봐요
알라딘에 아직도 적응이 덜 된거예요!
이 댓글 써놓고 나갔다가 '비밀댓글'로 쓰지 않았다는 걸 알았어요. 수정하려고 후다닥 들어왔건만 벌써 읽었구랴....ㅡ.ㅜ
어떻게..지금이라도...비밀로...돌릴까요...ㅡ.ㅡ;;;;;;

조선인 2011-03-03 17:55   좋아요 0 | URL
전 비밀댓글이 아니라도 좋아요. 비밀댓글이어도 좋구요. 진주언니가 좋아요. ㅎㅎ

조선인 2011-03-0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주언니...
저는요, 정말 믿음을 가지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기복하지 않는 게 고작인 사람이랍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거, 하나님이 범재하신다는 거,
믿고 싶지만... 정말 믿고 싶지만...
내 불행은 고난의 시험이라고 받아들인다 해도...
내 어머니에게 주어졌던 인생을 생각하면...
왜 굳이 그 분을 그토록 많은 시험에 들게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아요...

에고... 이상한 넋두리... 부디 너그러이 받아주시고...
내 마음대로 성경구절을 갖다 붙인 것도... 봐주사와요. ^^

진주 2011-03-03 17:48   좋아요 0 | URL
제가 비록 너그러운 사람은 못 될지라도 '받아주고'말고지요^^<-그리고 이건 제가 받아주고 할 문제도 아니고 말예요. 우리의 미숙함을 하나님께서 받아주실거란 뜻으로...
우리가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이런 댓글 남기지도 않았을거란거 아시죠? 저는 조선인님이 동생같기도 하고..항상 마음이 짠해서요...무조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욕심을 더 부린다면 조선인님이 믿음을 가지면 더할 나위없이 기쁘겠지요.
시험에 대해서 말씀하시니, 그 깊이와 넓이에 대해, 고작 제가 아는 것만이라도 여기 풀어쓰기엔 너무 힘든 작업이고. 아무튼지, 시험은 하나님께서 '그릇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입니다. 어머님의 그릇이 컸겠지요. 3차원에 속한 인간이 하나님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요..

진주 2011-03-03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끝에 쓰신 "기뻐할 수는 없어도... 감사하고 살자." 요 부분이 바로, 항상기뻐하라범사에감사하라,에 해당되겠네요^^


조선인 2011-03-03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언니, 고마워요. 다 고마워요.
 

유리 티포트를 선호하지만 덜렁대는 나는 1년도 못 가 깨먹기 일쑤이다.
투명하면서도 튼튼하고 아름다운 티포트는 늘 나의 소구.

그런데 어제... 난 원하던 걸 찾고야 말았다.
분당 정자동에서 수입소품 전문 가게를 하다가 사정이 생겨
규모도 줄이고 상대적으로 위치도 초라한 이 곳에 가게를 옮겼다는 사장님 속은 어떨지 몰라도
난 이 아름다운 티포트와 컵 셋트를 바로 지르고 말았다. 

  

0.75리터의 티포트는 투명한 유리를 물결치는 스테인글래스가 감싸듯한 디자인으로,
바닥 부분을 손으로 밀어올리기만 하면 유리만 따로 분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부실하게 유리 따로 받침대 따로 분리되지도 않는다.
인퓨저도 스테인레스인데 스테인레스치고 아주 망이 촘촘하다.
손잡이와 주둥이의 위치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누구나 우아한 동작으로 차를 따를 수 있으며,
작은 차잎도 완벽히 거를 수 있도록 한 뚜껑과 주둥이의 치밀함 역시 마음에 든다. 

 

이제 내 책상 위의 손님이 좀 더 늘어났다.
사실 티포트랑 셋트인 컵은 필요가 없는데, 사장님이 굳이 같이 파시니 방법이 없었다.
안 그래도 회사에 다방 차리냐고 잔소리 들었는데,
이젠 여분 컵도 생겼으니 동료 직원들에게 장사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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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2-1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포트 사진보고 지금 입이 오(O? OH?)~~~ 모양으로 동그랗게 되었더랬어요. 회사라 소리는 못 내고 그냥 모양만 오~요. ㅎㅎ 너무 이쁘군요! 잔이 없으면 그래도 섭했겠는걸요?

나중에 그 가게 같이 가보자구요~~~ (이젠 이런말도 할 수 있네요..가 아니라 내일까지는 아직도 서울.. ^^;)

잘잘라 2011-02-1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 이건 뭐랄까.. 우아한 발레리나의 자태를 연상케하는 알흠다운 티포트군요. 컵도 멋져요.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 가운데 토막 같은 컵라인이요~~~ ^^ '배흘림 잔'이라고 불러도 좋을듯..^^

조선인 2011-02-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네, 님의 이사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메리포핀스님, 호호 님의 취향에도 맞나요? 전 오후 내내 얼그레이에 폭 빠져 있습니다.

토토랑 2011-02-1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이뻐요~~~~ >.<

Kir 2011-02-18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리따운 티포트네요! (그래서 꽤 값이 나갈 듯 합니다;)
저기다 우려낸 차는 더 그윽한 향을 풍길 것 같아요...

조선인 2011-02-18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부러워해주시니 흐믓합니다. 헤헤
kircheis님,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결과 우리나라 쇼핑몰에서는 못 찾았고, 아마존에서 19~22불 사이에 팔고 있더군요. 배송료 포함하면 적당한 가격에 샀다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

bookJourney 2011-02-18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놓을 자리가 없음에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군침 흘리는 중이에요.

sweetmagic 2011-02-18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amazon.com/STELTON-Vacuum-Jug-Saffron-Yellow/dp/B000V1PCA6/ref=sr_1_7?s=home-garden&ie=UTF8&qid=1298037735&sr=1-7

이 보온병도 완전 강추, 따뜻한 차 만들어서 하루가 지나도 따듯....
작은 사이즈도 있어요. 디자인도 기능도 완전 맘에 들어요

같은하늘 2011-02-21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너무 이뻐요.
웬지 저기다 차를 우리면 더 좋은 향과 맛이 날듯~~

조선인 2011-02-2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세상님, 저도 맨날 회사에서 구박 받는 걸요. 책상꼴이 그게 뭐냐고. ㅋㅋ

스윗매직님, 으, 안 되요. 더 이상의 지름신은! 사실 들어간 김에 참 마음에 드는 냉차 포트를 보긴 했습니다만... 흐응...

같은하늘님, 실제로 제가 얼그레이를 내리는 순간 회사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무슨 향기인가 하면서 두리번 거렸어요. 정말 화아아악~ 퍼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