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먹는 존재들 -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에 파고드는 식물지능의 경이로운 세계
조이 슐랭거 지음, 정지인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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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먹는존재들 #조이슐랭거 #생각의힘 #식물지능 #과학 #논픽션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원문 제목은 [The Light Eaters: How the Unseen World of Plant Intelligence Offers a New Understanding of Life on Earth]이다. 한국어 부제는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에 파고드는 식물지능의 경이로운 세계]이다. 본서가 식물지능이 주제인 책이라는 걸 명백히 제목에서부터 드러내고 있는 책이다.

 

중고딩 시절에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책을 읽고 식물이 지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감정도 더 나아가 영성도 있을 거라 확신했었던 기억이 있다. 본서에서 저자는 이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출간된 책의 원전이 서양에서도 논란이 되었었고 이에서 등장한 실험들을 재현하려던 과학자들 모두가 재현에 실패하며 식물의 지능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지원금이 중단되었었다는 과거를 언급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식물은 지능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이 대세가 되었으나 다시 세월이 흐르며 여러 연구들을 통해 식물 지능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고 한다.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책의 실험들은 재현할 수는 없었지만 다른 후속 연구들을 통해 지능을 활용해 생존해 나가고 있는 식물의 생태를 연구하며 식물에게 지능이 있다는 걸 과학자들은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본서에서는 페터 볼레벤의 [나무 수업]에서 본 식물의 생태들이 많이 묘사되고 있다. [나무 수업]이 굉장히 감동적인 여운을 주는 에세이였다면 본서는 그 책에서 등장하는 식물들의 생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식물에게도 인간과 동물들이 갖추고 있는 것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신경체계라고 할 수 있을 전기전달 체계가 존재하며 인간과 같은 신경 호르몬 성분을 분비하고 있기도 하다고 한다. 어느 과학자들은 식물에게는 뇌가 없다며 지능이 있다고 가정하는 자체를 난센스 취급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문어가 전신에 뉴런을 분포하며 온몸이 뇌와 같은 작용을 하는 것을 예로 들며 뇌와 같은 신경체계가 아니더라도 지능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곤충들이나 동물들이 과도하게 잎을 갉아 먹을 때는 페로몬을 통해 같은 종의 다른 식물들에게 소식을 전달해서 다른 식물들이 독성물질을 분비하게 하기도 하고 같은 종의 식물들이 좀 더 빛을 받고 광합성하도록 배려하여 자신의 가지를 옮기기도 하고 태양을 좀 더 받기 위해 꽃과 잎을 아침 태양을 받기 몇 시간 전부터 해가 떠오르는 방향으로 돌리기도 하며 식물마다 다양한 소리를 전달하기도 하고 뿌리를 통해 전기를 전달하여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지능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는 다채로운 생태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식물이라는 것이다.

 

또 식물의 성장은 인간의 성장 속도보다 월등하다. 다만 뿌리나 가지의 움직임이 인간이 지각하는 속도보다 느려 식물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사람의 감각으로 지각 못하는 것뿐이지 식물은 생각하고 반응하는 존재라는 것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존재한다는 것의 기준을 인간만을 중심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화두를 주기도 하는 책이다.

 

본서의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산림을 관찰하며 얻은 식물의 생태적 특성을 주제로 한 [나무 수업]과 같은 감동에 더해 과학적 성과를 결합한 구조라 더욱 대중을 사로잡았던 게 아닌가 싶다. 이 주제 자체가 신선한 충격을 줄 만하기도 하고 주제를 서술하는데 과학적 근거가 더해져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대중의 사랑을 받지 않나 싶다.

 

출판사 리뷰와 책 소개에 충분히 소개되고 있듯 본서는 뉴욕공립도서관 2024년 최고의 책, 아마존 2024년 최고의 논픽션, [뉴요커] 10여 개 언론사 2024년 올해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타임] 선정 202410대 논픽션 중 유일한 과학 도서 등 화려하고 무게있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다.

 

조이 슐랭거라는 본서의 작가는 과학 환경 전문기자라고 하는데 보도가 아닌 도서로는 본서가 첫 출간이었다고 한다. 첫 책으로 이 정도의 평과 사랑을 받는다는 게 참 대단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만큼 본서의 주제가 대중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인간만이 동물만이 지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생각하고 느끼고 여운을 갖는다. 우리는 모두 살아있다.”라는 감상과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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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감정수업 -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와 마주하기
강이안 지음 / 필로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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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타인과 관계를 이해하고 싶은 의도로도 인문 교양 상식을 확장하기 위한 의도로도 다가서기 좋을 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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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감정수업 -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와 마주하기
강이안 지음 / 필로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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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감정수업 #강이안 #필로틱 #심리학 #책추천 #30대책추천 #50인의비밀독서단 #무의식 #프로이트

 

@book_ta_ku 를 통해 필로틱 @philotic_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50인의 비밀독서단]으로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서 정보

 

[프로이트의 감정수업] :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와 마주하기

저자 강이안

출간 / 2025년 11월 5

출판사 필로틱

분야 인문

 

핵심 주제

 

무의식을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마주하며 이해하고

프로이트의 삶과 그의 사상을 알아가며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그의 사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감상 포인트

 

무의식과 마음의 구조를 체계화한 정신분석학의 이론들로

자신의 마음에 기저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방어기제들과 성격을 논하는 정신분석학의 이론들로

자신의 심리와 행위의 원인과 취약점을 이해할 수 있다.

 

프로이트의 삶을 엿보며 그의 이론들이 태동하게 된

기원을 헤아려 볼 수 있고

프로이트의 이론과 사상을 돌아보는 장을 통해

이해한 것들의 핵심을 되돌아보게 된다.

 

본서의 독서 의의에 대하여

 

프로이트는 자신을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한 코페르니쿠스

인간은 남다른 피조물이 아니라 진화의 산물임을 깨닫게 한 다윈

이들과 함께 세계의 기존 상식과 편견을 깨뜨린 세 번째 인물이라고

자평했다고 한다.

 

의식적 존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비합리적 존재가 인간이란 걸 깨닫게 한 것이 프로이트이다.

그의 정신분석학은 그의 사후 더욱 발전하고 완성되었으나

인간의 심리와 정신을 이해하는 근간으로 처음 다가선 것은 프로이트이다.

프로이트의 삶과 그의 정신분석 이론을 이해하며

자신의 심리와 행동이 무엇에 기인하는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정신분석학 이론에 대하여 나온 책들은 다양히 출간되었고

그 난이도도 다양하다.

 

아마도 이 자체가

대중의 자기 자신과 타인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자 하는

바람을 이야기해주는 것일 것이다.

 

다양한 깊이의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에 대한 책 가운데에서

출간된 본서의 특징이라면

 

여러 스펙트럼으로 보여지는 정신분석 이론들을

간명하게 이해시키고 일상의 이야기로 납득시키는

쉬운 서술과 이해도에 있을 것 같다.

 

학술적이며 난해하고 이해가 쉽지 않은 저작들보다

본서로 정신분석학 이론들의 핵심을 파악하고

더 깊은 저작들로 들어서던가

본서로 자기 이해로 다가서는 것도

남다른 독서의 기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해가 쉬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가 분류한 인간의 마음 구조와

자기 보호의 기능을 하는 방어기제,

발달심리학으로 이후 체계화되어 발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성격의 구조,

또 심리와 이상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프로이트가 천착한 이론들을

돌아보며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 그리고 관계의 양상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의 삶을 돌아보는 장은

그의 궁구가 시작되게 된 기원을 돌아보며

프로이트의 삶을 통해 그의 사상과 삶의 일치를 엿볼 수 있다.

 

프로이트의 이론과 사상이라는 장 역시

그의 이론들을 좀 더 이해하며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학문적으로 깊이 그의 이론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본서만으로도 그의 이론들의 빛깔을 나름 다채롭게 엿볼 수는 있을 것이다.

 

자신과 타인과 관계를 이해하고 싶은 의도로도

인문 교양 상식을 확장하기 위한 의도로도

다가서기 좋을 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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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 쿼리 - 우주와 인간 그리고 모든 탄생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유쾌한 문답
닐 디그래스 타이슨.제임스 트레필 지음, 박병철 옮김 / 알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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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쿼리 #닐디그래스타이슨 #제임스트레필 #궤도추천 #우주먼지추천 #우주스타그램 #알레 #베스트셀러 #북스타그램 @allez_pub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도의 탄트라 경전 [비그야나 바이라바 탄트라]에서는 시바신의 배우자 데비 여신이 시바신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오 시바여, 당신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이토록 경이로 가득 찬 우주는 무엇입니까? 이 모든 원소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습니까? 우주의 중심에 앉은 자는 누구입니까? 형상들로 충만하며 동시에 모든 형상을 초월한 이 생명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우리는 시간과 공간, 이름과 모양마저도 뛰어넘어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까?”

 

그래서 시바신은 데비 여신에게 112개의 탄트라 수행 방편을 강설한다. 우주와 존재의 신비에 대해 현학적이고 이성적인 대답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신비 그 자체가 되어 체험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와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고 그것을 종교나 철학에게 또 과학에게 답변을 듣고자 하기도 한다. 종교는 그래서 에 대한 답변을 시도했고 과학은 어떻게에 대해 답변을 시도하고자 하고 있다.

 

본서는 [코스모스]라는 다큐멘터리와 저작으로 유명한 칼 세이건의 제자이자 동명의 다큐멘터리 후속 시리즈를 진행하기도 한 미국의 유명 천체 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과 물리학과 교수인 제임스 트레필이 공저한 천체 물리학에 대한 책이다.

 

제목에 쿼리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말은 컴퓨터 용어로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최적의 질문을 가리키는 것이 쿼리라는 말이니 [코스믹 쿼리]는 우주에 대한 최적의 질문이라는 뜻일 것이다.

 

목차만 보아도 알겠지만 이 책에는 단순한 질문부터 심층적인 질문까지 10가지 질문으로 우주와 우리의 기원과 존재 방식까지를 어떻게라는 차원에서 논하고 있다. 이 궁극적인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 천체 물리학, 이론물리학, 양자역학, 진화생물학 등등 학문의 여러 분야가 동원되며 통섭적 차원에서 우주의 기원과 존재의 구조 그리고 외계와 다중 우주를 거쳐 우주의 종말까지를 논하고 있다. [빅 히스토리]적인 저작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끌릴 만한 책이다.

 

이 시절이 실용성에 큰 의미를 두는 시절이라지만 이때 역시 그럼에도 모든 이들이 자신과 우주에 대해 어떻게라는 차원에서 궁극적이랄까 실제적인 의문을 늘 품고 살아가게 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수행을 찾는 분들과 종교를 찾는 분들 그리고 철학에 천착하는 분들도 끊이지 않는 것일 테고 말이다. 하지만 과학 역시 하나의 철학이라고 생각된다. 다수가 과학은 검증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과학에서 밝혀진 대목은 그렇다 해도 우주와 존재 차원에 관한 영역은 검증도 답변도 되지 않은 영역이 더 크다. 검증이 되기 전까지는 모두 가능성의 영역일 뿐이다.

 

닐 디그래스 타이슨도 말하고 있지만 우주의 비밀에서 인간이 접근한 부분은 5%이다. 95%는 아직 가설일 뿐이고 이건 인간의 지성이 잘못 접근했다고 한다면 기존의 5%에 대한 정의들마저 대부분 전면 수정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과학이 객관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공간과 시간상에서 극도로 한정된 위치에서라는 게 당연한 정의일 텐데 대다수 과학자도 일반인도 과학은 절대적 진리라고 여긴다 해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과학이 많은 의문들에 궁극의 답을 해주는 듯하지만 과학 책들을 읽을 때마다 다양한 가설들이 각 다중우주마다의 정답인 세계가 있다 해도 그건 다른 우주에선 답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가설들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에게 어떻게에 답변하며 어떻게살아가야 할지 답변해 주어서가 아닌가 싶다. 빅뱅 이론은 만물의 존재가 하나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해주고 양자얽힘은 우리가 서로에게 타자이지만 둘이기만 하지는 않다고 말해준다. 이런 과학 원리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우주와 존재에 대한 본서의 질문들을 통한 여정이 어떻게에 답변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연히 어떻게살아가는 것이 나은가? 라는 또 다른 질문을 낳게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게 하는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누구나 품는 이런 의문들은 결국 그런 결론으로 가닿게 하니 말이다.

 

모든 학문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영혼으로 가닿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기대가 있기에 학문을 닦기도 책을 읽기도 하는 걸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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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철학적 사고 실험
토드 메이 지음, 노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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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멸종생각보다괜찮은아이디어 #토드메이 #철학 #인류멸종 #인류존속

#위즈덤하우스 정기서평단 #위뷰 1기로서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원제는 [Should We Go Extinct?: A Philosophical Dilemma for Our Unbearable Times]이다. 나로서는 답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그다지 딜레마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한국어 부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철학적 사고 실험]인데 부제에서 이미 저자 토드 메이 씨의 입장이 표명되어 있다.

이 책은 인류 멸종을 논하는 무거운 주제의 책이지만 서술은 너무도 대중 친화적이다. 저자가 [굿 플레이스]라는 시트콤의 철학 자문을 맡았었다고 하는데 그 시트콤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너무도 쉽게 딜레마를 불러오면서도 대중적이다. 그 시트콤과 같은 분위기의 책이라고 보면 된다.

저자는 본서에서 인류가 멸종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바로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존속해도 될 이유를 제시한다. 다시 그럼에도 부정적인 견해의 근거를 제시하고 다시 또 그를 부정하며 이런 순환이 이어진다. 이 리뷰에서는 저자의 입장 전환을 따르기보다 상반되는 입장을 각각 나열해야 할 것 같다. 나에게는 저자와 같은 필력과 위트를 따를 재능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인류 멸종을 지지하는 입장에 대해 저자는 공리적 입장에서 논지를 펼친다. 인류 본인이 이미 행복하지 않으며 인류는 공장형 축산과 산림 파괴를 비롯한 환경 파괴로 인류 자신뿐만이 아니라 타 생명체들인 동물들에게 마저 불행과 고통을 전파하고 있다는 이유다.

인류 존속을 주장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인류는 이성을 가진 존재이니 무엇보다 존재 가치가 있고 이를 종차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고 해도 타 동물군과 자연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으로 이들에게 미치는 해악을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단순한 이야기를 철학적 논변으로 거듭 전제를 반박하고 그 반박을 반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나는 이 책은 하나의 주제를 유의미하게 던지는 자체로서의 의미가 더 큰 저작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너무도 심오한 주제인데 분량이 너무 짧은 것만이 아니라 서술의 관점 또한 동시대에만 한정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보다는 더 깊은 서술이 가능한 주제의 책이 아닌가 싶었다.

인류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만으로도 이 시대의, 서로를 엿보며 열등감에 쩔어가다가 살인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 타인의 반응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자기 입장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극대화된 사람들, 서로 분열하기가 극한이라 남녀까지도 대립하는 시대상, 황금만능주의와 승자독식에 찌들어 타인을 인신매매하고 죽여 장기 적출도 거대 사업이 되는 이 시대상은 인류가 멸종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류의 역사를 보아도 중국 진나라 장수 백기는 포로 40만 명인가를 묻어 죽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중국사에서 이런 규모의 인명 살상은 적지 않게 반복되었다. 예수가 사랑을 전파하고 간 서양에서는 그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마녀사냥으로 죽였다. 그리고 대항해시대의 신대륙 원거주민들에 대한 살상과 폭력과 잔혹 행위도 인간의 실상을 말해준다. 세계대전 시기 일본군의 731부대 실험이나 위안부라는 이름의 성노예 행위 그리고 중국에서 그들이 행한 난징 대학살, 일본에서의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에 대한 학살 그리고 나치가 행한 홀로코스트 등은 인류가 과연 존속되어야 할 정도로 선한 존재인가 의문이 인다.

현대에도 장기 적출을 위한 납치로 경악스럽지만 20세기에 미국 정부가 군인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살인병기로 사용하려 최면과 마약을 이용해 세뇌했다는 [MK 울트라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음모론으로 알려졌으나 21세기 되어 사실로 밝혀졌다. 20세기에도 후반에 미국 흑인들을 대상으로 매독을 전파해서 이 극도의 전염병이 전파되는 과정을 추적했다는 것이 음모론으로 돌았으나 이 또한 21세기가 되어 미국 정부 산하 미질병청에서 승인을 받고 행한 실험인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개인주의적 관점으로 사건을 보는 미국인들은 이것이 한 질병청 관리이자 의료인의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이자 매드사이언티스트의 그릇된 판단에 기인한 범죄로 보며 대중적 담론에서 묻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인종의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성적으로 호의적인 시대 상황에 이 실험이 흑인 사회만을 향한 실험이었다고 생각하고 미국 시민들이 문제의식 없이 넘어가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 시민 전체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질병 전파 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실험이었다는 것이 사실일 텐데도 말이다.

한국도 선감학원(서울 경기 지역)과 형제복지원(부산 경상도 지역)이라는 어린이를 아무나 잡아다가 성적으로 유린하고 폭력으로 노동력을 착취한 역사가 있다. 21세기의 한국 전라도 신안이라는 곳에서는 염전 노예라고 다른 지역 사람들을 잡아다 노예로 만들어 십수 년을 무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했다. 그걸 전라도의 법원에서 관행이라며 집행유예를 판결한 판례도 있다. 전라도에서는 전국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숫자보다 더 많은 숫자의 시신이 매해 발견되고 있고 한국의 전국 곳곳에서 머리 없는 시신과 상반신 없는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한국 한해 실종자 수는 7만 명 이상이고 중국은 한해 100만 명이 실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밀입국자들 자녀 수만 명이 실종되었다. 한국에서 길거리를 가는 여고생을 마구 폭행해 차에 태우는 남자들의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찍히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아이를 안고 가는 엄마에게서 순식간에 아이를 빼앗아 차에 싣고 사라지는 남자들의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찍히기도 하는 세상이다.

21세기 초에는 한 중학생이 게임을 하다가 사람을 죽여보고 싶다며 자기 초등학생 동생을 난자해서 죽인 사건이 있었고 자기 아이를 고층 아파트에서 창밖으로 던진 엄마도 있었다. 사회생활이 여의치 않던 20대가 사회와 타인에게 적의를 품고 서울 번화가 한복판에서 스포츠 경기를 즐기듯 마라톤을 하며 아주 먼 거리 동안에 지나가는 자기 또래의 남자들을 마구 찔러 죽인 사건이 있었던 건 지금으로부터 몇 해 되지도 않았다. 돈이 이유인 사건들은 모두 배제하고 언뜻 기억나는 충격적인 사건들만도 이렇다.

정치가의 범죄나 특정 정치인이 타국 조직범죄자들과 연루되었을 수도 있을 사건들은 현재 법들이 말할 수 없는 시대를 만들어 말하지 않는다. 직위나 계층을 막론하고 모든 인류가 문제이다.

인류 문명은 실패한 문명이다. 개선의 가능성도 없다. 인류는 멸종하는 것이 낫고 이것만이 지구가 개선되는 길이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네가 뭔데 그런 판단을 하느냐’고 하지만 그건 누구나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과거에 한국에서는 친아버지와 계모에게 맞아 늑골이 부러지고 온몸이 멍투성이로 죽은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아직 미취학 아동이었고 온몸에는 다리미로 지진 자국과 담뱃불로 지진 자국이 있었다. 동급생들에게 폭행당하고 강간당한 채 음부가 지져진 채 죽은 여학생도 있었다. 그 여학생이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한 해 중국에서는 27만 명에서 34만 명 정도의 어린이가 실종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세계기구 산하 기관의 중국 장기매매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 어린이 간의 이식 사례는 모두 합해야 한해 1000명인데 중국은 한해 3000명이다. 중국의 장기 적출 사례를 조사한 기록을 보면 중국에서 망명해온 군인과 의료인들이 보고하기를 태어난 그날 아기 부모에게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통보하고 바로 아기를 죽여서 장기를 적출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아기던 어린이던 장기를 적출해 성인에게 이식하면 두세 달 사이에 성인의 장기 크기가 된다는 것이 의료진들 증언이다. 이런 실정이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 장기만 새걸로 바꾸면 영생할 수 있다고 말해 세계적 논란이 되고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에 대해 해명까지 했던 것이다.

상상해 보라. 부모에게 학대당하던 아이가 집을 나서서 힘없이 걷고 있을 때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 손을 잡아주는 모습을. 그 아이는 따듯한 손길에 이끌려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며 따라나설 수 있다. 그 아이는 아줌마가 건네는 따듯한 음료수를 마시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면 차가운 철제 침대에 묶여있는 현실에 처할 것이다.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할 어른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그 아이의 눈과 장기를 적출하는 것이 이 세상이다. 그 아이가 “이 세상은 지옥이구나! 사람이 악마구나! 이딴 세상 멸망해 버려라!”라고 소리없이 절규하며 죽어간다고 그 아이에게 누가 “네가 뭔데 그런 판단을 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런 아이가 있는 세상을 멸망하는 게 낫다고 생각도 못 해야 한다는 것인가! 이 세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멸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나은 세상이다.

본서는 앞서 말했지만 저자의 긍정적인 답이 와닿기보다는 생각해 볼 주제를 주었다는 자체로서 의의가 있는 책이다. 시대를 보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존속할 가치가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자체로 의미가 큰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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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01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리뷰글을 읽어보니 과연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것이 좋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드네요 ㅜ.ㅜ

이하라 2025-10-31 11:42   좋아요 0 | URL
저는 개선된다면 모를까 인류가 지금 이대로 존속되어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절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