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paper는 로렌스의 "Why the novel matter"이란 에세이를 참고하여 적은 글인 듯 합니다. 텍스트가 안 보이네요. 어디있는건지...ㅜㅜ

  

 

                                 

D. H. Lawrence...(1885-1930)

 

Lawrence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책으로 말미암아 외설작가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더 나아가 그는 20세기 영문학사상 가장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첫째, 남근숭배(Phallicism)사상을 주장했다는 것이며, 둘째, ()의 신비를 작품을 통하여 추구했다는 것이다. Lawrence는 끊임없는 창작열을 불태웠는데, 그는 시, 소설, 평론, 에세이 등 다방면의 재능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림에까지 자신의 손을 뻗쳤던 것이다. 그는 회화전을 내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글의 불타는 생명력의 어떤 에너지원을 나름대로 추측해 보면 그의 인생의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그가 살아오면서 교제하였던 연인들과의 관계이다.

그는 제시 챔버스, 헬렌 코크, 루이 버로우즈, 그리고 4살 연상의 프리다와의 관계를 소재로 그의 소설의 실타래를 풀어 헤쳤던 것이다. 더 나아가 Lawrence는 자신의 어머니인 리디아 비어올즈(lydia Beardsall)와는 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정신적인 연인과도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후에 그는 자신의 이러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Oedipus complex)를 벗어나고자 아들과 연인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던 것이다.

 

 

 

 

 

둘째는 지병(持病)으로 인한 곤욕이었다.

그는 평생 허약 체질로 고생하였고 그로 인해 얻은 폐병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의 사인(死因)은 폐병이었다. Lawrence는 이러한 질병을 치유책으로 평생 전세계적으로 공기가 좋고 건강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지방을 찾아 요양생활을 해야 했다. 어쩌면 이러한 자연적 배경의 잦은 이동이 그의 글쓰기의 자극제로 작용했을 법도 하다.

셋째는 계속된 방랑생활이었다.

 

 

 

 

“Why the novel Matter"

그의 에세이 소설은 왜 중요한가?’는 대단한 철학적 상상력을 발휘해야하는 지적 부담감이 요구된다. 어쩌면 Text를 대하는 우리는 고도의 Sensibility를 수반해야할 것이다. Lawrence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금광에서 금을, 석탄을 캐내는 것이 그의 아버지의 직업이었다. 우리는 또 하나의 다른 금광, Lawrence라는 금광을 캐내는 채벌꾼으로 둔갑해야 할 것이다.

Stephen SpencerLawrence를 일컫어 가장 희망에 찬 현대작가라고 하였고, 리비스(F. R. Leavis)위대한 작가이고 예술가이다라고 극찬했다.

 

 1.철학과 기독교에 대한 로렌스의 비판 요지

 

그 당시의 서구문화는 지나친 지성의 편중, 과학 숭상, 기계와 정신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였다. 그래서 Text의 첫 부분에서 LawrenceMens sana in corpora sano(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이 말 속에서 이미 육체에 대한 그 시대의 간과함에 대해 비판하면서 글을 전개시키고 있다. 그는 그 시대의 지성인들이라 자부하는 이들이 육체(flesh)를 경시하는 경향이 바로 육체는 어떠한 플러스 알파적인 요소가 덧붙여져야만 의미를 가지는 정도로밖에 생각치 않았다는 것이다. 육체는 기본적인 토대, 베이스이며 그 위에 정신이라든가 영혼이라든가 지성이라든가 이러한 플러스 알파적인 요소들이 덧붙여져야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에 몰두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Lawrence는 근원적인 육체, 생명의 우위성을 강조하였고 혈과 육(Blood and Flesh)’의 철학을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그는 남근숭배 사상을 선호하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철학자들이나 성직자들이나 과학자들은 언제나 형이상학적인 영역에 몰두하였지 형이하학적인 ’, ‘육체에 대해선 아무런 안중도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바로 철학자들을 위한 비판의 근거, 요지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Lawrence는 철저한 사후 세계에 대해선 전혀 관심도 열정도 없었다. 그는 어떤 면에서 현세중심적인 인물이었다. 이것은 바로 그 당시 기독교에 대한 Lawrence의 비판의 요지요, 출발점이요, 준거점인 것이다.

Lawrence는 그 당시의 철학과 기독교가 주장하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비유하기를 그것은 마치 저녁식사에서 감자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외치는 우스광스러운 작태라는 것이다. 성직자가 천국에 있는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도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것이다. , 즉 살아있는 육체(Living Body...p.2146)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Lawrence는 육체의 중요성을 ‘My hand’라는 글쓰는 하나의 기관(Organ)-육체의 한 부분(a part of body)으로-을 비유적으로, 상징적으로 그러나 더 현실적으로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Lawrence는 초기에 어머니-그의 어머니는 청교도주의(Purtanism)을 신봉했고 철저한 금주주의자였으며, 그녀의 고매한 성격은 남편과 대조적으로 지적이며 철학적이었다-를 아주 강하게 의지했다. 그에게 있어 어머니는 정신적인 기둥이요 지주였다. 그러나 그가 만년에 이르러서는 가치관의 변화로 인하여 어머니가 그렇게 멸시했던 아버지-그의 아버지는 육체적이며 관능적이었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말 그대로 육체를 중시하게 되어지며, 더 나아가 원시적 성()’을 주창하게 된다. 그의 원시적 성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Lady Chatterley's Lover)’을 데이쉬즈(David Daiches)는 평하기를 남자의 육체에 대한 묘사와 기술이 잘 표현되었다고 평했다. 그는 그만큼 육체(Body)에 대하여 강한 강조점을 두었던 것이다.

 

2.Me alive,change,wholeness개념 이해

2.1.Me alive

이 개념은 다소 애매하고 난해한 개념이기도 하다. 그래서 프로이드(G. Freud)의 심리학을 빌어와서 한 번 설명해 보고자 한다. Freud에게 있어 인간의 자아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ego, 또 하나는 superego, 또 다른 하나는 id이다. ego는 말 그대로 ego 즉 자아이고, superego는 초()자아이며, id는 인간의 무의식(unconsciousness)을 말한다. Lawrence에게 있어 id는 크게 두 가지의 중심된 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앞에서 말한 <어머니>라는 하나의 축과 <아버지>라는 하나의 축이다. Lawrence의 무의식 속에는 언제나 부모님의 그림자가 따라다녔던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무의식적 영향력은 끊임없이 그를 따라다녔고, 그로 인해 그는 여자친구를 만날 때조차도 어머니의 무의식적, 정신적인 지배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 해 이별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죽고 난 후, Lawrence는 새로운 연인 프리다-자기 대학시절의 스승의 아내였다-를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이로 인해 그는 자기의 무의식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상처와 과거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들과 연인이라는 소설이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Me alive의 첫 번째 개념정의를 글쓰는 능력, , 기관(organ)’으로 보고 싶다. text의 앞부분에 언급된 ‘my pen’(p.2145)이라는 그 개념 자체가 바로 살아있는 글쓰기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 번째 개념정의는 말 그대로 살아 숨쉬는 역동성(dynamite)’ 으로 볼 수 있겠다. 육체의 건재함, 말 그대로 살아 있음, Me의 살아있음 등의 이러한 설명으로 덧붙일 수 있겠다. 이러한 역동성은 ‘my hand’를 이야기하면서 피를 흘린다(...the blood that flows...p.2145)'는 그 말속에서 육체가 살아있음은, 생명체가 생명력이 있음은 증거 하는 그것은 바로 피를 흘리는것임을 말해준다. 또한 불 속으로 손가락을 넣는 그런 행위(p.2145)’를 통해서 그 손가락은 당연히 타 들어가는결과는 바로 육체의 진정한 현실이요, Me alive의 리얼리티인 것이다.

 

 

 

 

2.change

Lawrence는 한 방향 혹은 특정한 방향으로만 향하거나, 흘러가는 것에 대한 강한 혐오와 반대가 있다. 그 예로 성경 속에 나오는 말씀-"The grass withereth, the flower fadeth, but the Word of the Lord shall stand for ever."-속에서 풀과 꽃주의 말씀과 대조시키고 있다. 풀과 꽃은 시들고 지지만 주의 말씀은 풀과 꽃은 시듦과 짊이라는 그러한 변화도 없이 그대로 있음으로 해서 케케묵음과 지루함으로 남겨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 해서 주의 말씀은 변화 없이 결국 존재()의 정지라는 비극을 맞게 된다.

또한 Lawrence에게 있어 절대적 선()이나 절대적인 악()은 없다. 절대적이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절대대신에 변화(change)’넘침(overflow)’이란 개념이 대신 들어섰고 그러한 변화라는 것, 그 자체도 절대가 아니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

 

 

변화를 설명하면서 Lawrence는 사랑하는 남녀관계조차도 변화가 없다면 그는 차라리 성급한 사람(pepper pot)’을 사랑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한다.

Lawrence는 더 나아가서 ‘A certain integrity’조차도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서 변화하지 않는다면 내게 재앙이 있으라(woe betide me!)’라는 말을 했다. 변화가 없는,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고 고정되어 있는 것을 Lawrence는 극도로 싫어했다. 그 불변하는 고정성의 예로, 그는 그러한 것을 가등주-'lamp-post'-에 비유했다. 그는 변화를 방해하거나 훼방하는 그 걸림돌을, Living body의 장애물로 어떤 정형적인 틀(pattern)을 거부했다.

결론적으로 Lawrence에게 있어 변화라는 것은 끊임없는 쇄신(Renewal), 움직임(), 요동함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 Lawrence의 방랑생활과 요양생활로 인한 잦은 주거지 이동, 프리다와의 잦은 갈등을 긍정적으로 사상적인 측면에서 승화시킨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겠다.

 

 

 

 

3.wholeness

철학자는 사상을 배설하고, 과학자는 현미경위에 놓여져 있는 생명체의 조각과 파편-그것은 이미 죽은 생물체이다-을 관찰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부분적인 측면에 비해 Lawrence는 온전한 통합성, 전체성(Wholeness)를 주장한다.

-(I am a very curious assembly of incongruous parts)

그러기에 과학자에게 있어 심장이나 간이나 위나 뇌나 신경이나 땀샘 등과 같은 육체의 한 부분을 자기(me)’라고 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영혼, 육체, 지성, 두뇌, 신경조직, 땀샘조직, 그 밖의 나머지 모든 것들도 ‘Me’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단지 ‘Me’의 한 부분(as a part of Me)일뿐 온전하게 ‘Me’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파편, 부분, 조각, 토막들도 ‘I’, ‘Me’가 되어질 순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통합된 ‘I’, 개체들의 집합인 ‘I’, 이것이 바로 Lawrencewholeness의 실체인 것이다.

 

 

 

 

3.로렌스가 말하는 소설쟝르의 중요성 이해

T. S. Eliot, Aldous Leonardo Huxley, James Joyce등의 현대 시인과 작가들이 현대사회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모색했다. 또한 그들은 작품을 예술의 완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러나, Lawrence예술의 완성보다는 예언자로서 전하고 싶은 사명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다. Lawrence는 이러한 자신의 취지의 타켓으로 잡은 것이 바로 소설이었다. 그는 시, 소설, 에세이, 평론 등의 다방면의 작품활동을 하였지만 그는 자신을 어디까지나 <소설가>로 보았던 것이다. 이것은 바로Lawrence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남다른 어떤 애착과 열정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Lawrence인간의 각기 다른 토막들의 훌륭한 대가들인 성인, 철학자, 과학자, 시인들을 비판하면서 그들은 단지 조각이나 토막을 다루는 부분적인 사람일뿐이며 그 전부, 전체는 건드리지 못한다라고 했다.

Lawrence는 소설을 단 하나의 빛나는 생명책이라고 했다. 책은 삶 그 자체는 아니다. 그러나 소설은 살아있는 인간 전체를 떨리게 만드는 공기에 와 닿는 떨림이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시나 과학이나 철학 또한 그 어떠한 책도 이러한 떨림을 가능케 하지 못한다라고 못 박는다.

Lawrence는 성경(The Bible)조차도 하나의 인생의 책-거대하게 혼란을 야기 시키는 소설-이라 말한다. 성경을 Homer의 글이나 Shakespeare의 소설, 그 외에 무수한 고전(古典)들과 대등한 위치에 두고 있다. 그러기에 성경은 신()의 이야기 아니라 인간들에 대한, Man alive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심지어 Jesus조차도 단지 Man alive의 한 유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거친 혼돈 속에서 우리는 가이드를 필요하게 되는데 이 가이드 역할을 바로 소설이 감당할 수 있다. 또한 소설이 삶 속에서 죽은-변화되지 않는, 고정되어 있는, Man alive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지지 않도록 도와 줄 수 있다. 예전에는 성경의 단순한 명령이나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규범들-예를 든다면, Thou Shalt Nots!(도둑질하지 말지어다)-은 더 이상 인간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고 오직 소설만이 그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삶의 여러 가지 정황들과 인격들과 태도들을 보면서, 일종의 보여주기를 통해서 인간을 인도하며 Guide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다른 어떤 장르들, 이를테면 시나 수필이나 희곡이나 시나리오 같은 것에 비해 인간의 삶을 조명하는데 훨씬 더 자유롭고 제한이 없다는 것이 Lawrence가 소설을 선택한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소설이란 장르의 유용함을 통해서 자신의 사상과 글을 전개시켰다.

 

 

 

D. H. Lawrence

 

....“소설은 모든 예술 형태 중에서 가장 인간적이기 때문에 좋아한다.”

*갑자기 추억이 소름 돋네요! 추억이 뭉게뭉게 몰려왔던 시절의 페이퍼입니다. 도움 되시면 좋을까 싶어 올립니다. ^^

 

 

 

 

<미국고전문학연구>가 드디어 번역이 되어 나왔군요!

로렌스가 '외설작가'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아야 할 이유를 밝힌 명저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미국고전문학계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던 분위기였는데,

로렌스의 이 저서로 인해 미국문학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이 책을 집에 있는가 찾아봤는데....사라졌는지, 버렸는지...아 갑자기 이 책의 흔적을 훑고 싶은데, 없다는....

하지만, 멋진책이 번역본으로 나왔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로렌스의 '미국고전문학강의' 저 책이 굉장히 좋았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비평강의때 텍스트였는데, 그때 제가 로렌스란 작가에게 빠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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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29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님의 전공이 영문학이셨나 봅니다.
로렌스에 대해 이토록이나...!!!

사춘기 때 채털리 부인의 사랑 읽고 충격과 매료를 함께
느꼈었는데 성인이 되서는 한번도 읽을 기회를 못 가졌네요.
언제나 한 번 읽게될런지...ㅠ

카알벨루치 2018-10-29 15:38   좋아요 0 | URL
로렌스의 <미국고전문학연구>읽고 로렌스가 너무 멋졌다는 거죠 졸업논문도 로렌스로 잡았죠~다시 읽긴 힘든 소설 아닐까요 ㅎㅎ

북프리쿠키 2018-10-29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로는 많이..본 것 같습니다. 기억은 띄엄띄엄 하지만예 ㅎㅎ
포스팅이 넘 멋진데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아비정전'에 보면 '발 없는 새' 라는 말이 나온다.

 

 

발 없는 새

"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    

     

새에겐 날개와 발이 있어야 한다. 날개는 비상을 위한 것이고, 발은 착륙을 위한 것이다. 아무리 공중의 새라 하더라도 그 미물들도 땅은 필요한 공간이다. 땅을 쉼을 위한 곳이고, 안식과 휴식과 잠을 위한 것이다. 발 없는 새는 발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날아 야만 한다. 쉼 없이, 휴식 없이, 안식 없이. 잠자는 것도, 쉬는 것도 날면서 자고 쉬어야 한다. 쉼도 날면서 취해야 한다.

 

 

 

 

떠도는 새

성경 잠언 27:8발 없는 새가 아니라 떠도는 새란 표현을 쓴다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

 

하지만 '떠 도는 새' 라는 의미가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것 같다. 유리하고 방황하고 정처 없는 떠도는 방황의 주인공인 새.

고향을 떠난 사람들, 본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들,

문자적인 말 그대로 ' 우리는 고향을 떠나면 고생이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고국, 고향 헝가리를 어쩔 수 없이 떠나야만 했다. 오스트리아를 거쳐 스위스에서 평생 생활해야만 했다. 그게 그녀에겐 고통이었고, 고난이었고, 고역이었고, 문맹이었고, 방황 그 자체였다.

 

죽은 새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새는 젖으면 썩을 것이고 고약한 냄새를 풍길 것이다. 그럴 경우 불쾌한 냄새 때문에, 나는 좀 더 멀리 떨어져 앉을 것이다.

 

이따금, 나는 약속한다.

-흙을 찾으러 갈거야.

그러나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새는 그 약속을 믿지 않는다. 새는 나를 알고 있다.’(62-63p)

 

 

내가 하는 거짓말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몹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다.’(22p)

 

 

상도르는 늘 자기만의 을 기다리고 기대한다. 그런데, 상도르는 이국땅에서 카롤린을 10년이 훌쩍 넘은 어느 날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카롤린이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가 없다...조국 땅을 밟고서 모국어를 사용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고 싶은 작가의 평생소원이 작품 속에 드러난다. 상도르가 거짓말이라고 한 것 자체가 작가의 거짓말이다.

 

 

 

린이 아니라 욜란드에 정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자신의 이상적인 사랑, 린은 떠났다. 2년 뒤에 주인공은 딸과 아들을 낳았다. 딸의 이름은 린, 아들의 이름은 토비아스...

 

그리고 아내는...린을 찾아 욜란드를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린은 떠났다. 결국 선택한 것은 욜란드였다.

 

 

내 아내 욜란드는 아주 모범적인 엄마다.

나는 여전히 시계공장에서 일한다.

첫번째 마을에서는 버스를 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다.’(140p)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자신의 사랑하는 나라, 린이 아니라 이국의 땅, 이방의 땅인 욜란드, 스위스에서 머무른다. 작가는 마지막에 또 거짓말을 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다거짓말이다. 작가는 살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썼던 사람이다. 출판이 목적이 아니다. 살기 위해 썼다. 그의 글이 심플하고 더 가슴 깊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날마다 써왔던 자전적 일기 같은 문체이기 때문에 더 그러할 것이다. 이방의 나라에서 난민으로 살아간다는 고통이 주변인들의 죽음과 비극을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베라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한다. 로베르는 욕조에서 동맥을 끊고 자살한다. 알베르는 너희는 내 똥이나 먹어라라는 쪽지를 남기고 목매달아 자살한다. 마그다는 감자와 당근 껍질을 깔고 바닥에 앉아 가스밸브를 열고 오븐에 머리를 밀어넣은 채 죽었다.

 

이런 광경을 본 술집 종업원이 장례식으로 인한 모금이 있던 날, 이런 말을 남긴다.

 

‘-당신네 외국인들은 만날 조의금을 걷고 만날 장례식을 하는군요.’(61p)

 

 

슬픔이 겹겹이 쌓인 난민들, 주변의 사람들과 풍경...

시계공장에서 11시간의 하루일과를 겨우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서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던 맴돌았던 단어와 문장을 상도르는 기록한다.

 

나는 저녁마다 글을 쓴다.’

 

‘-난 교양이 없지만, 많이 읽고 많이 쓰고 있어. 작가가 되려면, 쓰는 일만 해야 돼. 물론, 할 말이 없어지겠지. 그리고 이따금 할 말은 많은데도,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기도 해.’(107p)

 

 

새는 말했다.

모욕당한 친구들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아. 도시로 가. 거기에는 아직 빛이 남아 있거든. 빛은 너의 얼굴을 창백하게 만들겠지. 그것은 죽음을 닮은 빛이야. 그곳 사람들은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해. 그곳으로 가. 그들은 자신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필요로 하지 않아. 그들에게는 신조차 필요없어. 저녁이면 그들은 문을 이중으로 걸어잠그고 인생이 흘러가기를 초조하게 기다리지.”

 

상처 입은 새에게 나는 말했다.

‘-그래, 나도 알아. 나는 한 도시에서 아주 오랜 세월을 보냈어. 나는 그곳 사람들을 하나도 알지 못해. 그러니까 내가 어디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자유롭게 행복할 수 있었을거야.’(136-137p)

 

 

작가의 모국에 대한 사랑은 린에게 압축되어 있다. 린은 배다른 동생이기도 하다. 아버지만 같은 배다른 남매...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조국을 떠난 후, 평생 어린 시절 함께 보냈던 사랑하는 친오빠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에서 루카스를 자신으로, 클라우스를 사랑하는 친오빠로 표현하면서 쌍둥이형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보여주기도 했다.

    

 

어제는 내내 무척 아름다웠다.

숲속의 음악,

내 머리칼 사이와

너의 내민 두 손 속의 바람,

그리고 태양이 있었기 때문에(5p).

 

 

 

아고타 크리스포트를 생각하면,

발 없는 새’, ‘떠도는 새라는 문구가 생각이 난다.

슬픔이 무기가 된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그 슬픔이 독자들에게 더 큰 동감과 공감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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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27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비정전. 이런 스산한 가을 날 딱 보기 좋은 영화죠.
그런데 전 이 영화를 한 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장국영은 거짓말 같이 4월 1일날 떠났는데
왠지 가을에 떠난 사람 같은 건 아무래도 아비정전 때문일까요?ㅠ

카알벨루치 2018-10-27 22:51   좋아요 0 | URL
아비정전을 몇번 본 것 같은데~그냥 왕가위 장국영 나오니깐 막 좋은거 있죠 대사가 다 명언이고~주말 잘 보내세욤^^

북프리쿠키 2018-10-28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없는 새, 떠도는 새...
딱한 처지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좋으네요^^ 눈 뜨셨지요?ㅎㅎ

카알벨루치 2018-10-28 12:20   좋아요 1 | URL
ㅋㅋ^^오늘도 굿데이되소서!
 

 

 

1 소설이 영화같았다. 굉장히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문장들. 아마도 작가 김영탁이 영화감독이라서 그런지 몰입감이 최고이다. 근데 나는 왜 1권을 읽고 2권을 이제야 읽었는가! 솔직히 그냥 가독성 좋은 SF영화같은 소설은 재미는 있지만, 의미를 찾기에는 힘들다. 그래서 2권을 반납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왜냐? 읽을 책이 너무 많은데, 곰탕까지 2권째 읽어야 하는가? 아참, 이 책을 읽게 된 건 순전히 syo님 추천이다. ㅎㅎ

    

 


-syo님 허락도 안 받고 캡쳐해서 올립니다. 불쾌하셨다면, 더 좋은 책을 추천해주소서! ㅋㅋ 

 

 

그런데, 곰탕이 나를 울컥하게 한다.

 

 

저는 2009323일생입니다. 저는 미래에서 왔습니다.”(255p)

 

 

작가 장강명이 곰탕 맛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라는 말을 했는데, 그도 이 곰탕을 읽고 나서 칭찬을 금치 못했다. 내가 2권을 읽지 않았다면, 진짜 곰탕의 맛을 몰랐을 뻔 했다.

 

 

 

 

2 김영탁 작가는 마흔을 앞둔 12월에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서 남인도를 지나 스리랑카에서 내려가서 콜롬보에 머무르게 되었을 때, 곰탕을 집필할 생각을 했다고 한다. 영화감독인 그가 쓸 작품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소설이었다. 그날부터 꼬박 40일 동안, 출국 당일 오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거침없이 써 내려간 작품이 바로곰탕이다. 40일 동안 식사시간만 챙기고 줄곧 이 작품을 집필해 곰탕의 초고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거침없이 써 내려간 작품이기에 가독성이 이토록 탁월하구나 싶기도 하다. 시큼한 감동 또한 있다! 추천한다.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아버지도 곰탕 참 좋아하셨는데, 시간 여행이라는 게 가능하다면,

  살아 계셨을 때로 돌아가 이 곰탕 드시게 하면 좋겠다.”(365p, 작가의 말 에서)

 

 

곰탕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3곰탕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 읽은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책이 생각난다. 말 그대로, 97살의 이옥남 할머니가 쓴 일기를 책을 펴낸 것이다. 시골에서 혼자서 외롭게 지내는 할머니의 시종일관 관심은 자식들이다. 그게 아주 따뜻하고 솔직하게 글에 스며들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시청하게 되었다. 책이 나왔다고 해서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다.

        

 

4

2014313일 흐림

오늘은 마을 회관에 가서 하루 해를 즐겁게 보내고

저녁까지 먹고 이제 집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 밖은 조용하다. 오늘 아침에는 작은 딸 전화 받고

저녁에는 막내아들 전화 받았다.

그래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늘 그렇게만 살고 싶었지.

자식이 뭔지 늘 봐도 늘 보고 싶고 늘 궁금하다.(57p)

 

 

 

199966...

.....그래도 손자가 형광등을 사서 달아줘서 대낮같이 밝다. 손자가 가까이 와 있으니 든든하고 즐겁다(75p).

 

 

 

200269

....그리고 아이들이 용돈을 돈북이가 십만 원 큰 딸이 오만 원 또 작은 딸이 오만 원 그래서 전부 이십만 원이 된다. 고마우면서도 맘은 아프다. 즈의들도 빚을 지고 살면서 돈을 주니 말이다(80p).

 

 

 

2004620일 비

남편은...그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다녔지. 시어머님이 가라고 머리끄대이를 내끌어도 친정아버지가 무서워 못 가고 그냥 거기 붙어서 살아온 것이 이때까지 살아왔다. 꿈같이 살아온 것이 벌써 나이가 팔십셋이 되었구나. 그러나 지금은 자식들이 멀리 살지만 다 착해서 행복하다(91p).

 

    

 

2007724일 흐림

아래 콩밭을 다 매고 도랑을 매다가 못 매고 말았다.

금년에 생일은 너무 즐겁게 보낸 것 같다.

며느리가 용돈을 오만 원 주고 또 증손녀 둘이 다 공책과 연필 두 개나 사왔네.

너무 오래 살다보니 증손녀한테 선물을 다 받아보는구나(102p).

 

 

 

2008724일 비

...엊그제 막내녀석이 왔다가 갔는데 가서는 전화 한 통도 없구나. 자식이 그저 든든할 뿐 애책 서럽게 키워봤자 괜히 부모 맘만 걱정이지 자식은 부모 생각 조금도 하지 않는 것을 쓸데없이 부모 혼자 생각뿐이지. 그래도 왠지 잊혀지지 않는 자식이 다 뭔지....(105p)

 

 

 

201083일 흐림

...오늘은 딸도 와 있다가 가고 집이 텅 비는 것이 허전해서

맘자리가 안 잽힌다.

손녀딸들은 왜 이렇게 안 오는지 기다려지기만 하다(119p).

 

 

 

2003913일 맑음

추석명절 다 지내가고 아들과 며느리들은 어제 가고

딸들은 오늘 가고 손자는 와서 엄마 가는 것 배웅하고

겨우 점심 해 먹고는 금방 간다.

손자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꼬 난다.

왜 그리도 섭섭한지.

이제는 자꼬 외로운 생각이 들면서 슬프다.

밖에 나가봐도 시원한 마음은 하나도 없고 먼 산을 바라봐도

괜히 눈물만 날 뿐이지 즐거운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이 비감한 마음은 어디다 하소연하리.

자식들 있어도 다 즈의 생활에 맞추어서 다 가고

나 혼자 남으니 앉아봐도 시원찮고 누워봐도 늘 그식이고

이웃도 적막강산이고

비는 왜 그리 오는지 앞마당에는 큰 봇도랑 만치

물이 내려가고 뒤란에도 보일러실에도 전부 물 개락이고

밭에도 전부 샘이 터져서 발 딛고 들어서면 진흙에

풍덩 빠져서 어떻게 나올 수가 없네.

물 복은 왜 그리 많이 탔는지 여느 복도 좀 탔으면 좋으련만(134-135p).

 

....

진작에 저 세상 갔으면 그런 드러운 꼴을 안 봤을 것을 생각할수록 분한 마음 간절하구나.

자식들이 먼 데 사니깐 별 개새끼가 다 날 만만하게 보고 꼴값을 하네.‘(159p)

 

 

할머니가 진짜 열받으셨나보다. '개새끼'라고 욕까지 하시고. 얼마나 웃었는지....ㅋㅋㅋ

 

.....

삼척 손자 내외가 왔다. 반가웠다.

그런데 용돈 오만 원까지 준다. 참으로 고마운 마음 뭣에다 비하리.

저의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즐거워하실까 생각하네.

살다보면 이럴 때도 있구나 하고 느껴지네.

저 산 넘어 해질 무렵에는 한없이 외롭고 쓸쓸한데

오늘은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인 것 같구나(185p).

 

 

 

2002215

950분에 전화가 온다.

막내 전화다.

그래서 오랜만이다 하니까 왜 전화 할 때마다 오랜만이라

한다고 도로 나를 원망한다.

자식이란 무엇인지 늘 궁금하니까 늘 기다려진다(186p).

 

 

 

5‘자식이란 무엇인지 늘 궁금하니까 늘 기다려진다’....

 

그런 마음이 곰탕에도 나타난다.

깊이 고아서 우려낸 곰탕 맛처럼 곰탕, 아흔일곱 번의 ....도 가족이 주는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뜨거운 맛을 느끼게 해주는 듯 하다.

 

부모의 사랑은 곰탕의 깊은 맛 보다 더 깊은 그 무엇이 아닐까!

 

    

아들은 쉰여덟이 되었겠구나, 생각한다.
그런 눈이 오늘도 내리고 있다.
길이 미끄러웠다. 노인이 된 순희는 느린 걸음으로 눈길을 뚫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따뜻한 국물이, 이왕이면 곰탕이 먹고 싶었다. 맛있는 곰탕을 먹고 싶었다. 소문난 곰탕집을 사람들이 알려줬다.(곰탕 2권, 355-3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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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25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요즘 작가들은 필히 시나리오 작법을 알아야 한다고 하잖아요.
근데 저 개인적으론 그 말에 별로 동의하진 않습니다.
영화 보듯한 소설을 읽을 땐 쉽게 읽혀 좋지만
읽고나면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어요.
그냥 모래 빠져나가듯 해서.
문장이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리고 그러면 더 소설은 안 읽고 영화를 볼 것 같아요.
저만해도 옛날 사람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지 요즘 사람들은
소설이 조금만 어려워도 안 읽는다고 하겠지요.
참 요즘 소설가들 고민이 많겠어요.ㅉ

카알벨루치 2018-10-25 18: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그래서 2권 안 읽으려다가 읽었는데 의외의 감동이 있어서 감사했답니다 문장, 글, 의미, 철학, 사상, 생각, 가치관, 사색의 힘, 정신세계 등등 이런 것이 소설엔 있어야 읽을 맛이 나고 읽은 것 같고 그렇죠! 제가 그래서 게이고와 이별할려고 하는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

stella.K 2018-10-25 18:23   좋아요 1 | URL
헉, 게이고요? 그건 또 누군가요...?ㅠ

stella.K 2018-10-25 18:25   좋아요 1 | URL
아, 그 게이고요? 그렇게만 쓰시니까 누군가 했네요.ㅋㅋ

카알벨루치 2018-10-25 18:32   좋아요 0 | URL
그 게이고 말입니다 ㅎㅎ

syo 2018-10-25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로 시작하시길래 가볍고 웃긴 글일 줄 알았더니 막판에 반전 이러기 있어요? ㅠㅠㅠㅠㅠㅋㅋ

카알벨루치 2018-10-25 18:07   좋아요 0 | URL
나 아무것도 안 했는디유 ㅋㅋ

레삭매냐 2018-10-25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중고서점에 잠시 들렀을 때
<곰탕>이 보이더라구요...

그전에 찬스가 있었을 때 읽었어야 했나
싶네요 :>

카알벨루치 2018-10-25 19:57   좋아요 0 | URL
기회가 닿으면 한번 읽어보세요~그냥 좀 훈훈합니다^^

북프리쿠키 2018-10-26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도 오는데 오늘 점심은 곰탕 한 그릇 해야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카알벨루치 2018-10-26 10:46   좋아요 1 | URL
전 어제 한그릇 했습니다 근데 또 먹고 싶어요 우힛! ^^

책과커피 2018-10-26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2권은 완전 달리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어찌나 빨리 글자들이 내달리는지.... 비오는 금요일! 퇴근하면서 곰탕을 먹고 싶네요.^^

카알벨루치 2018-10-26 16:09   좋아요 0 | URL
그렇죠~곰탕 진짜 어쩔 ㅋㅋ행복한 금요일 되십시오!
 

   

히가시노 게이고의 호텔시리즈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매스커레이드 호텔매스커레이드 나이트두 권이다. 이 소설은 호텔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호텔리어인 야마기시 나오미와 형사 닛타 고스케가 주인공으로 볼 수 있다. 호텔내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질 것이라는 제보로 형사들이 호텔리어로 변장하여 잠입수사를 하면서 이야기가 벌어진다. 일본 최고 일류 호텔 코르테시아도쿄가 이야기의 배경이다.

    

 

-<매스커레이드...>시리즈는 모두 호텔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리해가는 이야기이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게이고는 이런 말을 한다.

 

호텔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걸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 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 해요. 결코 그걸 벗기려고 해서는 안되죠. 어떤 의미에서 손님들은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으시는 거니까요.”(394p)

 

이 사람이라면 비밀을 털어놓아도 괜찮겠다라는 믿음 역시 호텔리어에게는 소중한 것이다.”(491p)

 

 

매스커레이드란 말이 가장무도회’, ‘가면무도회란 뜻이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호텔을 출입하는 모든 손님들이 그 호텔에서는 가면을 쓰고 생활하고 싶어한다는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해준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에서 이야기가 가면무도회를 소재로 하여 살인범을 쫓는 이야기이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게이고의 작가생활 25주년 특별기념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일로 인간이 상처를 입는지 타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50p)

 

 

보통 상처란 것은 주는 사람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받는 사람은 강렬하게 인지하여 가슴에 남는 셈이다.

 

 

누군가 사소한 일로 원한을 품는 일이 있어도 그 원한을 받는 쪽에서는 별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있더구나. 기록해두는 일 따위는 없다는 점을 냉정하게 계산했더라면 이번 사건처럼 번거롭기 짝이 없는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을 거야.’(493p)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이 3건 발생했고, 4번째 살인사건예정지가 바로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이었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에서는 본격적인 가면무도회를 소재로 하는데, 범인은 이 가면무도회,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의 축제 가운데 살인사건을 계획하고 제보한다.

 

 

만일 나카네 님 일행의 관계가 닛타 씨가 처음에 말했던 대로 러브어페어(불륜행위)라면, 즉 상대 남자분이 유부남이라서 나카네 미도리 씨가 낮시간에는 호텔에서 혼자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도 이번 작전이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혼자서 부부인 척 연기하고 있는 거라면 일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어요. 왜냐면 디너를 매번 2인분씩 주문했잖아요. 어떻게든 남편이 함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져요.”

 

남편과의 여행을 즐기는 행복한 아내, 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거네요.”

 

그렇죠. 게다가 그 가면을 결코 벗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280p)

 

 

히가사노 게이고는 살인범이 닛타에게 하는 말을 통해 살인범을 추적하는 이들의 심리를 이야기해준다.

 

 

어떤 일을 의심하고 또 의심한 끝에 마침내 의문이 풀려버리면 인간이란 더 이상 그 일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게 돼. 마키무라 미도라가 체크아웃한 뒤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더라도 아무도 그녀에 대해서는 깊이 조사해보려고 하지 않았을 거야. 왜냐하면 그녀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조사해볼 필요도 없다, 라고 말이지.”(533p)

 

 

또한 성폭행사건을 조사하는 경찰들에게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소설을 통해 한 마디 하고 있다. 여성들이 자신이 당한 그 끔찍한 사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고 번복하는 과정을 통해 얼마나 더 큰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끼겠는가! 하지만, 아직도 경찰과 형사들은 그런 여성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그래, 내 여동생은 비열한 성폭행범 때문에 지옥 같은 상황에 굴러 떨어졌어. 하지만 그 지옥에서 그 아이를 더욱더 유린한 것이 너희 경찰들이야. 취조실에서 여동생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너희가 알기나 해? 성폭행을 당했던 때의 일을 여러 명의 형사 앞에서 수없이 되풀이해서 얘기하고 해서 세세한 것을 꼬치꼬치 캐묻고, 게다가 인형을 상대로 어떤 자세로 성폭행을 당했는지 연기까지 하라고 했어. 그래도 그 아이는 경찰이 범인을 잡아 줄 거라고 믿고 그 모든 것을 참고 견뎠어. 필사적으로 견뎌냈다고. 그런데 어떻게 됐지? 결과가 어떻게 나왔어? 경찰은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어. 담당 형사가 흐릿하게 웃으면서 여동생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 아가씨, 개한테 물린 셈 치고 얼른 잊어버려요....그렇게 말했어. 개한테 물렸다고? 영혼을 잃을 정도의 일이었는데?”(540-541p)

 

 

작가는 살인범의 여동생의 죽음에 1차는 성폭행범이지만, 2차는 경찰들에게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은의가 쓴 예민해도 괜찮아삼성을 살다의 저자인 그녀가 변호사가 되면서 여성성폭력 피해자들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이 사회가 가진 욕망의 메카니즘과 기형아적인 구조에 대해 비판한다.

    

더 큰 문제는 정작 자신들이 가해자인 줄도 모르게 된다는 것에 있다. ‘나아가 그 과정이 사회구성들원들에게 잘못된 학습을 남긴다는 것이다’(37p)

 

 

사건조사를 담당하는 경찰들 뿐만 아니라 여성피해자의 주변인들과 사회 전체의 잘못된 학습이 여성피해자를 더 깊은 심정적인 상처의 골을 패이게 한다는 것이다. 이은의 작가는 대기업 삼성에서 직장내 여성의 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면서 삼성과 싸워 이겼고 그 후에 그는 30대 말에 만학도로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가 된다. 그녀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성적폭력의 메커니즘에는 갑을관계의 스트레스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 갑을관계는 사회 전체 구조에 이상한 프레임으로 전이된다. ‘피해자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고약한 프레임이 문제’(51p)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데이트 폭력이란 말 자체가 우스운 것이고 그것은 단지 폭력일 뿐이다.

 

 

내가 존중받아야 하고 나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지 못한 을()들은 결국엔 존중할 줄 모르는 갑()이 된다.”(181p)

 

 

작가 이은의는 대기업 삼성에서도, 그리고 변호사가 되는 과정과 되고난 후에도 여전히 이런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의 메커니즘은 모든 여성에게, 심지어 자신에게도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직장 내에서 회식을 했고 술자리를 가졌다. 다들 좀 취했고 술에 취한 여직원을 상사가 데려다주면서 성폭행이 이뤄졌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여직원은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그런데, 가해자인 상사에게서 온 문자는

 

어제 일은 없었던 걸로...’

 

! 그래놓고 술만 마시면 여직원에게 다가가 집적대고 만지는 상사...‘내거 인 듯, 내거 아닌, 내거 같은 너라고?(71p)라는 말로 잘못된 남녀관계의 프레임을 작가는 지적한다.

 

 

한국의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겸손과 순응을 주입받으며 자란다. 특히 여성에게는 그것이 보다 더 강하게 요구된다. 겸손과 부드러움 자체가 문제일 리 없다. 문제는 <겸손>이 자기다움을 포기하고, 다수의 입장에 서는 것으로 학습되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이 <순응>인양 포장된다는 것이다.’(237p)

 

 

마녀는 모순된 구조 속에서 그 모순을 지적하고 비판함으로써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마녀의 존재로 을()들의 처우는 표면적으로나마 개선된다. 마녀로 인한 혜택을 이미 함께 누리고 있거나 앞으로 누릴 것이지만, 스스로 마녀가 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런데 마녀가 다수가 되면 마녀들이 아니다. 그냥 여성이 된다.’(205p)

 

 

어찌하다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이야기를 하다가 이은의의 에세이까지 들먹이게 되었다. 근데, 같은 맥락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성에 대한 태도가 성폭력으로 드러나 결국 본인은 자살을 하고 말았다. 여동생의 죽음에 대한 깊은 분노가 결국 또 다른 살인사건을 일으키는 동기가 되었다. 이은의가 여성의 고통과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사로서 지적하는 모든 대목들이 참 공감이 된다. 이 사람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보면 미처 준비되거나 생각해보지 않은 일들에 맞닥뜨리게 된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그 앞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정작 힘을 실어야 하는 건 무엇이 최선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아니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 마음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그렇게 내린 선택이 최선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일이라고.’(31p)

 

 

진실의 편린은 약자나 소수의 편에서 쥐고 있을 확률이 높지. 자네는 그런 입장에서 싸워봤으니 알지 않을까 싶네. 다수의 입장에 서면 사는게 쉬워지지. 다수나 강자의 입장에 선다는 것은 유리해지는 거니까 말일세. 하지만 법을 사랑하는 사람은, 특히나 아직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나마, 유리하지 않더라도 진실의 편린을 바라봐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260p)

 

 

*참고로,매스커레이드 나이트읽는데 절대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스포일러만 노출했음을 밝힙니다.

근데, 너무 아쉬운 점은 왜 나오미와 닛타의 썸이 발생할 것 같은데, 연인으로 발전시키지 않고 마지막은 늘 밥만 먹고 마느냐는 것이 독자로서 불만이다. 둘이 직업전선의 최고의 프로라서 연결되지 않는다기 보다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매스커레이드...>시리즈 추리소설을 계속 쓰려면 두 캐릭터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게 제일 아쉽다. 나오미와 닛타, 둘이 잘 되면 좋겠구만!...ㅋㅋ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이야기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이은의 책까지 언급을 했다. 그렇게 글이 쓰여지는 것도 예상치 못한 루트이지만,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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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10-23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하고 <브루투스의 심장> 읽었는데 역시나 재밌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재미 하나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

장르소설 리뷰 쓰면서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

카알벨루치 2018-10-23 20:11   좋아요 0 | URL
시간가는줄 모르고 빠져드는데 읽고난후 헛헛함 때문에 리뷰 적고 게이고랑 굿바이할까 생각중입니다 독서의 불씨를 당기게한 브릿지같은 인물로 기억의 저편에 모셔둘까 생각중입니다~게이고가 가끔 마지막에 추리의 보따리를 다 풀어버릴때 약간 “요건 몰랐지???”이런 식 인 듯해 조금 식상한 감도 있고 ...인제 헤어질 건데 미련을 갖지 말아야죠 ㅋ 근데 제 스포 노출 괜챦습니까 ㅎㅎ

페크(pek0501) 2018-10-25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페이퍼를 안 봤다면 억울한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글 꼼꼼히 읽은 1인입니다.
 

비를 피하려고


짧게 출근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짧았다지만 그것도 십여개월

아무 서류없이 당장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고는
짐을 싸서 내려와 길을 건넜다
짐을 쌌지만 커다란 쇼핑백 하나

하필이면 길 한가운데서 쇼핑백이 툭 터져
잡다한 모든 것들이 좌르르 한 가운데로 쏟아졌다
나는 그것들을 주섬주섬 길가로 옮겨놓고는
다니던 회사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사람들이 나를 내려다보며 수군대고 있었다
겨우 그만두기나 하는 내가 벌레 같았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지금까지도 벌레일 것이나
기어이 도착한 곳이 아직 없으며
고작 비를 피하려 거기로부터 멀지 않은데서
기웃거리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뿐









회사를 그만두었다
짐을 챙겨 나왔다
짐을 담은 쇼핑백이 길 한가운데서 터져버렸다 어쩔...그때 하필이면 내 시선이 내가 다니던 회사 건물을 올려다 본다 어쩔....왜 하필이면 그때 내 두 눈동자가 그쪽으로 핸들을 꺾은건지...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내려다보며” 반대로, 나는 “올려다 보았다”고 시인은 말한다 내 이야기가 아니고 시의 이야기이다

그때 느낀 시인의 느낌은 “겨우 그만두기나 하는 내가 벌레 같”았다고 한다 아 이 느낌을 이병률 시인은 이렇게 표현을 했구나!

요즘 제2의 전성기가 왔다는 개그맨 박성광, 그 친구보다 더 인기가 있는 애는 바로 매니저다 그 매니저는 여자이다 그리고 사회초년생이고 이름은 임송이다 근데 얘가 가진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이 흔든다 한번 본 프로그램인데, 그 사회초년생의 초짜의 마음이 너무 순수하게 느껴지더라 감동도 있고 마음씨가 참 곱더라

우리가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느끼던 그 설레임과 두려움, 불안이 임송에게 느껴지는 거다 상사로 여겨지는 개그맨 박성광을 옆에서 보좌하려는 초보 매니저의 진심...어쩔줄 몰라하는 마음! 그게 너무 시청자의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온다

취업을 하게되면 아랫직원은 상사를 ‘올려다봐야’하고, 윗 상사는 ‘내려다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구조 가운데 이런 끈적끈적한 정이 느껴지는 관계가 새삼 시청율에 영향을 주는게 아닐까 지금은 고인이 된 한 연예인이 자살을 했다 근데 그의 매니저는 자신의 주인(?)과도 같은 고인의 모든 유품들을 챙겨 도망을 쳤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액션을 취하진 않더라도 ‘처음 마음’이 참 필요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드라마 <미생>은 조직사회의 계약직의 서러움과 아픔을 담아내 신선한 인기몰이를 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윤태호가 <미생>인세만 20억이 된다고 하던데...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직장생활인들의 생리를 잘 투영해 냈기 때문에 대박이 났다고 볼 수 있다

다시 시의 자리로 오면, 10개월동안 일한 직장을 아무 서류없이, 사직서도 내지 않았다는, 구두로 그만두겠다고 했단 말인데 순간적으로 쌓인 게 터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근데 쇼핑백이 터지다니...아! 자존심 몰락의 순간이다 ‘벌레’처럼 내가 모욕하고 사람들이 모욕한 느낌...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말과 행동만이 아니라 눈빛, 표정, 분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그걸 알았다 말하지 않아도 침묵만으로도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회사사람들의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시인은 ‘벌레’같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뛰쳐나왔으면 쇼핑백도 터지지 말았어야 하고 보란듯이 잘 나가야 하는데 우리의 인생이 어찌 그런가!

‘고작 비를 피하려 거기로부터 멀지 않은데서 기웃거리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뿐’...그게 우리의 모습이라 이 시가 더 다가온다

젊은날이라, 경험이 부족하니 멘탈도 약하다 게다가 회사 때려치웠는데 쇼핑백 터지면......그런데 그게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니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된다 이병률 시인 참 좋다...오늘 도서관에서 보낸 오전은 이 시를 갖고 놀고 있다...


우리-,
쇼핑백 터져도 웃을 수 있도록!






































*이병률 시집엔 마침표가 없다 갑자기 모든 시집의 시가 그런가 의문이 들었다 이병률 시만 그런가? 이 시집만 그런가? 내 글도 종종 마침표 없을 때가 있는데 내 글도....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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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13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종이가방을 쓰는 일이 적지만, 안에 무겁거나 들어있는 것이 많으면 터졌던 것 같아요.
비오는 날이면 더 사정이 좋지 않았겠지요.
도서관 사진은 밖이 잘 보이는 카페 같아요.
카알벨루치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카알벨루치 2018-10-13 14:19   좋아요 1 | URL
글썼다가 지웠는데 시골에서 엄니께서 사주신 반찬 김치 과일들이 버스에서 사달이 날때 그것도 사춘기 때...얼굴이 발개졌다는 이야기~어릴적 그 기억이 더 많이 남네요 카페가 옆에 있음 좋은데 ㅜㅜ그게 젤 안 좋아요 그래도 챙겨먹고 마시는건 다 하는게 인간이죠 Have a nice weekend

syo 2018-10-13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일천한 독서경험에 의한 통계일 뿐이지만, 마침표가 있는 시보다 없는 시가 몇 배는 많은 것으로...... 특히 근자에 나온 시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0-13 15:11   좋아요 0 | URL
글쵸? 마침표가 없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네요 ㅎㅎ

stella.K 2018-10-13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알님의 시준 알았습니다.ㅎ
전지적 참견인가 기회있을 때마다 보곤 하는데
괜찮은 프로그램 같습니다.
덕분에 매니저란 직업이 조명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그 직업도 쉽지는 않을텐데.
임송이 해 맑아 좋더군요.
힘들어도 자기 일을 좋아하는 그런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ㅠ

카알벨루치 2018-10-13 20:42   좋아요 0 | URL
우리도 다 실수하면서 달려왔는데 옛날을 생각하고 응원해주고 공감하는 그 프로그램 넘 좋던데요~ㅎ주말 잘 보내세요

2018-10-14 0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0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10-14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 분야까지 관심을 가지시다뉘 카알벨루치님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집니까ㅎ 주말 잘 보내십시오~

카알벨루치 2018-10-14 13:47   좋아요 1 | URL
시는 머리가 굳어지지 않게 중간중간에 읽어주는거라~ㅋ<담론>다 읽으시고 인제 북플 등장하십니다요 ㅎㅎ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