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하려고


짧게 출근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짧았다지만 그것도 십여개월

아무 서류없이 당장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고는
짐을 싸서 내려와 길을 건넜다
짐을 쌌지만 커다란 쇼핑백 하나

하필이면 길 한가운데서 쇼핑백이 툭 터져
잡다한 모든 것들이 좌르르 한 가운데로 쏟아졌다
나는 그것들을 주섬주섬 길가로 옮겨놓고는
다니던 회사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사람들이 나를 내려다보며 수군대고 있었다
겨우 그만두기나 하는 내가 벌레 같았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지금까지도 벌레일 것이나
기어이 도착한 곳이 아직 없으며
고작 비를 피하려 거기로부터 멀지 않은데서
기웃거리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뿐









회사를 그만두었다
짐을 챙겨 나왔다
짐을 담은 쇼핑백이 길 한가운데서 터져버렸다 어쩔...그때 하필이면 내 시선이 내가 다니던 회사 건물을 올려다 본다 어쩔....왜 하필이면 그때 내 두 눈동자가 그쪽으로 핸들을 꺾은건지...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내려다보며” 반대로, 나는 “올려다 보았다”고 시인은 말한다 내 이야기가 아니고 시의 이야기이다

그때 느낀 시인의 느낌은 “겨우 그만두기나 하는 내가 벌레 같”았다고 한다 아 이 느낌을 이병률 시인은 이렇게 표현을 했구나!

요즘 제2의 전성기가 왔다는 개그맨 박성광, 그 친구보다 더 인기가 있는 애는 바로 매니저다 그 매니저는 여자이다 그리고 사회초년생이고 이름은 임송이다 근데 얘가 가진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이 흔든다 한번 본 프로그램인데, 그 사회초년생의 초짜의 마음이 너무 순수하게 느껴지더라 감동도 있고 마음씨가 참 곱더라

우리가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느끼던 그 설레임과 두려움, 불안이 임송에게 느껴지는 거다 상사로 여겨지는 개그맨 박성광을 옆에서 보좌하려는 초보 매니저의 진심...어쩔줄 몰라하는 마음! 그게 너무 시청자의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온다

취업을 하게되면 아랫직원은 상사를 ‘올려다봐야’하고, 윗 상사는 ‘내려다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구조 가운데 이런 끈적끈적한 정이 느껴지는 관계가 새삼 시청율에 영향을 주는게 아닐까 지금은 고인이 된 한 연예인이 자살을 했다 근데 그의 매니저는 자신의 주인(?)과도 같은 고인의 모든 유품들을 챙겨 도망을 쳤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액션을 취하진 않더라도 ‘처음 마음’이 참 필요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드라마 <미생>은 조직사회의 계약직의 서러움과 아픔을 담아내 신선한 인기몰이를 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윤태호가 <미생>인세만 20억이 된다고 하던데...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직장생활인들의 생리를 잘 투영해 냈기 때문에 대박이 났다고 볼 수 있다

다시 시의 자리로 오면, 10개월동안 일한 직장을 아무 서류없이, 사직서도 내지 않았다는, 구두로 그만두겠다고 했단 말인데 순간적으로 쌓인 게 터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근데 쇼핑백이 터지다니...아! 자존심 몰락의 순간이다 ‘벌레’처럼 내가 모욕하고 사람들이 모욕한 느낌...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말과 행동만이 아니라 눈빛, 표정, 분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그걸 알았다 말하지 않아도 침묵만으로도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회사사람들의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시인은 ‘벌레’같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뛰쳐나왔으면 쇼핑백도 터지지 말았어야 하고 보란듯이 잘 나가야 하는데 우리의 인생이 어찌 그런가!

‘고작 비를 피하려 거기로부터 멀지 않은데서 기웃거리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뿐’...그게 우리의 모습이라 이 시가 더 다가온다

젊은날이라, 경험이 부족하니 멘탈도 약하다 게다가 회사 때려치웠는데 쇼핑백 터지면......그런데 그게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니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된다 이병률 시인 참 좋다...오늘 도서관에서 보낸 오전은 이 시를 갖고 놀고 있다...


우리-,
쇼핑백 터져도 웃을 수 있도록!






































*이병률 시집엔 마침표가 없다 갑자기 모든 시집의 시가 그런가 의문이 들었다 이병률 시만 그런가? 이 시집만 그런가? 내 글도 종종 마침표 없을 때가 있는데 내 글도....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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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13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종이가방을 쓰는 일이 적지만, 안에 무겁거나 들어있는 것이 많으면 터졌던 것 같아요.
비오는 날이면 더 사정이 좋지 않았겠지요.
도서관 사진은 밖이 잘 보이는 카페 같아요.
카알벨루치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카알벨루치 2018-10-13 14:19   좋아요 1 | URL
글썼다가 지웠는데 시골에서 엄니께서 사주신 반찬 김치 과일들이 버스에서 사달이 날때 그것도 사춘기 때...얼굴이 발개졌다는 이야기~어릴적 그 기억이 더 많이 남네요 카페가 옆에 있음 좋은데 ㅜㅜ그게 젤 안 좋아요 그래도 챙겨먹고 마시는건 다 하는게 인간이죠 Have a nice weekend

syo 2018-10-13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일천한 독서경험에 의한 통계일 뿐이지만, 마침표가 있는 시보다 없는 시가 몇 배는 많은 것으로...... 특히 근자에 나온 시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0-13 15:11   좋아요 0 | URL
글쵸? 마침표가 없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네요 ㅎㅎ

stella.K 2018-10-13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알님의 시준 알았습니다.ㅎ
전지적 참견인가 기회있을 때마다 보곤 하는데
괜찮은 프로그램 같습니다.
덕분에 매니저란 직업이 조명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그 직업도 쉽지는 않을텐데.
임송이 해 맑아 좋더군요.
힘들어도 자기 일을 좋아하는 그런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ㅠ

카알벨루치 2018-10-13 20:42   좋아요 0 | URL
우리도 다 실수하면서 달려왔는데 옛날을 생각하고 응원해주고 공감하는 그 프로그램 넘 좋던데요~ㅎ주말 잘 보내세요

2018-10-14 0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0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10-14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 분야까지 관심을 가지시다뉘 카알벨루치님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집니까ㅎ 주말 잘 보내십시오~

카알벨루치 2018-10-14 13:47   좋아요 1 | URL
시는 머리가 굳어지지 않게 중간중간에 읽어주는거라~ㅋ<담론>다 읽으시고 인제 북플 등장하십니다요 ㅎㅎ 굿데이!!!
 

<서민의 독서>에서 서민은 고종황제의 아내 민비의 마지막이 뮤지컬 명성왕후의 위엄있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또한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이미연의 카리스마넘치는 이미지가 우리에겐 굉장히 강렬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고종의 처신도 처신이었지만. 망국의 기운이 감도는 그 때의 풍경은 보는 사람들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독일 다하우 강제수용소 벽에 쓴 글씨이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용서할 수 없다. 그러나 잊어버렸다!'

 

 

우리는 너무 자주 잊어버리고 까먹는 듯 하다. 망각이 습관이다. 우리나라가 감성중심의 사고방식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데 말인데.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장님이 된다.'(216p)

 

 

*독서를 느지막히 시작해서 남들 다 읽은 책 읽으면서 따라가려니 가랭이가 찢어진다. 독서를 하면서 최신의 것, 새로운 것, 신간을 늘 주목할 때쯤 내 뒷통수를 때린 것은, '최신의 것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이 아니다'란 깨달음이 왔다. 무엇이든, 어떤 도구이든 읽고 느끼며 체내화하여 조금이라도 업데이트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 시대의 최신의 것만을 맛보다가 떠날 것이 아닌가! 

 

신약 성경에 보면 바울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철학자들과 대화를 나눌때 철학자들의 관심사가 '항상 새로운 것'이었다.

 

 

사도행전 17장 21절

 

모든 아덴(아테네) 사람과 거기서 나그네 된 외국인들이 가장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 것 이외에는 달리 시간을 쓰지 않음이더라

 

 

아테네 철학자들의 습관이었다. 바울이 복음을 들고 가니깐, 이게 무슨 새로운 뉴스꺼리인가 싶어서 호기심을 보였던 무리들이었다. 가장 새로운 것이 나를 바꾸면 가장 좋은 것이지만, 나의 삶에 변혁도 없는데 가장 새로운 것, 가장 최신의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테네의 그 무리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최신의 것, 새로운 것, 최상의 업데이트 된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내 결론이다. 오늘 페이퍼의 주제와도 맞물린다. 과거나, 현재나, 최신의 현재나 모든 것이 소통되어지면 거기에 변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나도 최신의 것을 추구하고 싶고 추구한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태도는 무엇이든, 어떤 깨달음이든 내 마음에 녹아내리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내 마음에 내려앉아 하루를 살아내면 감사한 것이 아닐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오늘 하루를 사는데, 내 마음에, 내 가슴에 내려앉는 문장이 하나도 없다면 정보가 많은 것 만큼 우린 더 메마른 황무지와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아침에 스치는 생각이다.... 

 

 

"한국정부? 경제붕괴가 겁나서 못 덤빌걸. 시민들? 부유층은 돈 많아서 관심없고. 중산층은 돈 버느라 관심없고. 빈곤층은 먹고 살기 바빠서 관심없어. 연령층을 보자구. 애들은 연예인에 빠져서 관심없고. 삼사십대는 오로지 돈 타령이야. 나이든 층에서나 빽빽 소리를 지르겠지.뭐"(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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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10-09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한동안 분노했던 기억이ㅎ
명성황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조금씩 보이던데..아직도 전 갈팡질팡입니다.

카알벨루치 2018-10-09 11:5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더 배우는것 뿐입니다 어디 좋은데 1박2일로 갔다오시죠? ㅋ
 

1
저자는 20대에 3000권의 책을 읽은 다독가이다 1학년 2학기 후반부터 8개월동안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회를 만들 것인가?” 졸업후에 사시에 한번 떨어진후 존경하는 조무제 대법관의 조언을 듣는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지금 즉시 하는 게 옳다. 판사가 다른 분야에서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말...


2
나는 3년 1000권을 목표로 책을 읽고 있다 지금 1년이 안 된 시점에 300권을 넘어가고 있다 이런추세라면 1000권 읽는것은 어떻게든 이룰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과연 나는 제대로 읽고 있는가 이다

독서를 하면 할수록 드는 생각은 “변화”란 단어인데, “과연 변화가 가능한가? “ 이다 독서의 목적은 삶의 변화와 인격의 성숙이라고 내가 전에 페이퍼에 쓴 적이 있다 근데 과연 변화할까 이다

<하루 아침 5분의 여유>에 보면 저자 베넷은 소설읽기를 “상쾌한 몰두의 상태를 유지하는”(182p) 일은 피하라고 한다 당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저자의 말을 듣고 일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완독했다 1800년도 말에 나온 이런 자기계발서도 독서의 노선에 영향을 주니 책이란 묘한 매력이 있는듯하다

흔히 양적 축적을 지향하고 목표로 하는 독서법의 저자들과 책의 메시지는 항상 ‘독서를 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정말 그럴까? 물론 지식이 축척되고 삶이 다소간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격이란 것이 변할까?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152p)


3
나는 이책을 독서를 새롭게 하고자 할 시기에 접했다 독서를 통해 무언가 강렬한 욕망을 성취하고자 했다 근데 이 책이 힘빠지는 이야길 하는게 아닌가! 독서해도 변할 수 없다고????? 그럼 책을 머할라고 읽는가! 지적 허세 때문에?

나는 이 책이 현실적인 책읽기, 벌거벗은 책읽기의 적나라함을 밝혀주고 적어도 내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다독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김병완 작가같은 메시지가 아니라 이 저자의 다독의 한계는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저자 자신은 20대에 3000권을 읽었지만 서른에 수입이 보장되지 않은 작가이다 하지만 자기만족에 행복한 인생이라며 다독을 권한다 이 책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만 중요한 것은 저자의 경험이 들려주는 “독서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책은 대안이 아니라 힌트이다” 책은 구체성이 결여되어있고 근본원리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생은 직접 체험해봐야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은 대안이 아니라 힌트이다”


4
내가 볼때 독서를 제대로 하는 시기가 중요한 것 같다 저자는 20대부터 열심히 독서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등어의 푸른 빛깔 같은 그 청춘의 시기에 독서가 주였기에 삶의 부재, 경험의 부재가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독서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독 보다 생활이고 텍스트에서 생활미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를 보면, 자기 어머니가 죽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가 남긴 유품들을 보면서 갑자기 눈물에 터져버리는 작가의 자전적이야기는 텍스트에서 출발했지만 그것은 저자의 생활의 가슴에서 출발한 활자의 탄환이다 나는 그 대목에서 눈물이 터질뻔했다 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셔서 눈물이 터지진 않았을지도.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이고 생활미라는 것.


5
“책을 읽는다고 나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113p)”
책을 읽는다고 “인성이 변하지 않는다(119p)”


이 말은 굉장히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과연 다독하면 삶이 변하지 않는가? 내 생각엔 참을성이나 인내는 생기지 않을까 싶다 명문장이나 철학 사상들이 내 마음에 남아있다면 위기나 극한의 순간에 빛을 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추천한 최고의 책, <난도의 위대한 귀환>은 값진 소득이다-.

인격과 본성, 본질의 변화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독서는 대안이 아니라 <힌트>란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다독해서 더 오만방자하고 허세 가득한 인간이 된다면 독서가 그를 죽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자세히 보면 정말 그 사람이 ‘마음에 내려앉는 독서’ 를 했는가라고 질문하고 싶다 내가 너무 “독서의 선한 기능”만을 바라는걸까? 나치의 독재자 히틀러도 비밀서재가 엄청났다는데 그렇다면 그는 왜 변화되지 않았는가? 물론 인간의 인격은 ‘종이 한 장 차이’이긴 하지만 말이다 인성과 본질은 참 변하기 힘든 종류인 듯 하다


6
그렇다면 독서를 왜 하는가? 물론 나는 독서를 하면서 변화를 갈구한다 변화되지 않으면 이 모든 게 무슨 소용? 독서를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다시 재고하고 재고하는 훈련을 한다고 본다

저자는 독서의 이유를 “자신의 인생의 행복”을 위해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참 뼈가 읽는, 심지있는 이야기인 듯 하다 행복한 독서는 행복한 삶을 가져온다 앙드레 말로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소설)는 자신의 삶의 스토리이다’라고 한 것을 기억한다 ‘살아있는 삶’이 가장 훌륭한 책이고, 인생살기도 훌륭한 독서이다

“책은 육수, 삶은 뼈”(182p)


7
정재승의 <열두발자국>을 보면 ‘워라벨’, ‘디아벨’(digital+analog), ‘바브벨’(body+brain balance)을 강조한다 독서의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적용된다고 본다 ‘워라벨/디아벨/바브벨’...

특별히 “바브벨”은 독서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독서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머리만 커지는 게 아니라 몸도 같이 가야 지적 올챙이가 되지 않는다 독서를 하면서 독서를 쉬는 것도 “휴식의 독서”이다 독서를 처음 시작할 땐 강박관념이 넘쳤다 그래서 100권을 넘어갈땐 다이어리에 읽은 책을 적는 시간도 귀챦게 여겨졌다 내 관심은 벌써 다음 책을 또 읽어야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바브벨’이 무너진다 밤새기도 일쑤이고 그러면 바디의 문제가 온다 축적된 지식은 충분한 숙성이 필요하다 숙성을 하려면 쉬어줘야 한다

독서의 목적은 축적이 아니라 변화이고, 더 궁극적으론 행복이다 변화되고 싶은 이유가 뭔가? 더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 아닌가!


8
독서 1000권은 ‘다독가로서 최소한 출발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문득 필사는 ‘디아벨’의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저더러 필사 많이 했다고 하시는 ㅅㄴㄷㅇ님이 그러시는데, 절대 아닙니다 그냥 필사의 효과를 쬐금 맛봤으니 그러는거임^^)


9
처음에 이 책을 읽고는 굉장히 비판을 하고 싶었다 문체나 제목길이나 내용 등....하지만 지금 독서를 제대로 한지 얼마 안됐지만 독서선배로서 충고가 그냥 들리지 않는다

생활미가 풍기는 독서가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10
결국 독서도 삶의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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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0-06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씀처럼 어떤 식으로 읽는지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ㅎㅎㅎ 저도 20대에 2000권을 넘겨 읽었지만 사는 꼬라지는 엉망진창입니다. 100권을 읽어도 카알님처럼 알차게 읽는 게 제 흩날리는 2000권보다 훨씬 괜찮을 거예요.

카알벨루치 2018-10-06 17:31   좋아요 0 | URL
난 syo 님 좋아요 계속 그렇게 쭈욱~^^

카알벨루치 2018-10-06 18:27   좋아요 1 | URL
혹시 쇼님이 이 책의 저자 아닙니까????! 그럼 이 글 내려야하는데 어쩔....

syo 2018-10-06 20: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무슨 말씀이세요 ㅋㅋㅋㅋ 사람 잘못 보셨어요 ㅋㅋㅋ

카알벨루치 2018-10-06 21:30   좋아요 1 | URL
2천권이나 3천권이나 다 내겐 먼 숫자이고 쇼님에겐 가까운 것이고 언변이나 글쓰기로 보나 느낌이 오는데~글 내릴께요.......................흑흑흑.......................언젠가 알라딘이 사라지거나 폭파될때 같이 전사하는 걸로. 즐건 주말~☔️

겨울호랑이 2018-10-06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병완 작가의 독서법도 나름의 장점이 있겠지만, 카알벨루치님처럼 제게도 맞지 않는 독서법인 것 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0-06 17:49   좋아요 1 | URL
동의반복이 너무 심해요 병완씨는 ㅋ 나도 그렇게 될라 조심조심 ~

북프리쿠키 2018-10-06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읽을수록 왜 읽는가?에 대해 점점 더 모르겠습니다. ㅎ
카알벨루치님처럼 읽어야 되는데..하면서도 실천이 잘 안되네요.
변화를 갈구하는 독서는 변함없는 사람이 되길 노력하는, 다소 말장난같은 역설이긴 합니다만.ㅎ

여전히 저도 엉망진창입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10-06 18:0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머 특별한게 있나요! 저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잘 안됩니다 저도 수련중이라 그런 말씀은 아니 아니 아니되옵니다 ^^

카알벨루치 2018-10-06 18:07   좋아요 1 | URL
페이퍼를 매일 매일 쓰려고 노력하다가 바디가 망가지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내가 뭘 위해 쓰는가? 못 쓰면 못 쓰는대로 살면되는건데 ... 다 욕심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 뭐든지 써야 실력이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추석연휴 이후로 표류중입니다 ㅋㅋ

북프리쿠키 2018-10-06 18:22   좋아요 1 | URL
카알벨루치님 덕분에
이런 저런 책들 다양하게 소개받는 거 참 좋습니다.
사실 책은 독법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그리고 매일 쓰는 것을 실천하는 것도..정말 멋진 일이구요.

저의 경우에는 읽으면 좀 느는것 같은? 느낌이 나긴..설마?...나는가? 느는가? ㅎㅎㅎ 에라...모르겠다..ㅎ
쓰는 건 아주 죽을때까지 그 자리를 맴도는 것 같습니다..역시 본질은 변하기 힘든가봅니다..ㅎㅎ
카알벨루치님 글 들여다보면서..나도 좀 늘어야될낀데...그래야 될낀데... 이러구 있습니다..으흐...

카알벨루치 2018-10-06 18:26   좋아요 1 | URL
본질은 그 본질이 아닌데용 ㅋ<열두발자국>읽으면서 이책 진도가 왜 이렇게 안나가나 싶었어요 그게 물리학 뇌과학 분야니깐 물론 정재승씨가 대중화시켰기에 쉽게 풀은건데 진도가 느린걸 보고 내가 문과출신이었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과학분야에 독서가 졸한 저의 처지를 발견했습니다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늡니다 김탁환씨가 그랬던가요 글쓰기는 노동이라고 ㅋㅋㅋ

stella.K 2018-10-06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완독 스타일에 워낙에 뜸을 들이고 읽는지라 그렇게
단 시간 내에 많은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책을 다 읽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물론 빨리 읽는 것도 재주긴 하겠지만.

그러고 보면 제가 책이라는 물건에 비교적 일찍,
너무 오랫동안 꽂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빠졌잖아요. 디자인도 사람 생김새 만큼이나 다양하고.
이런 예쁜 책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 저는 작가가 꿈이 아니었으면 이 물건을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 보다 좀 얍삽한데가 있거든요.ㅋㅋ

저도 어렸을 땐 인격의 완성을 위해 책을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보단 지성을 위해 읽겠죠.
지성을 가꾸다 보면 인격도 어느 정도 닦여질 수도 있는 거고.
물론 내가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해 가끔씩 물을 순 있지만
너무 그것에 붙들리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밥 먹고, 화장실 가고, 잠을 자는 것에 왜 그렇게 해야하는 거냐고
묻는 사람은 없잖아요. 육체를 위해 그렇게 하는 거라면
책을 읽는 건 정신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ㅋ

카알벨루치 2018-10-06 20:31   좋아요 1 | URL
사람마다 다 나름대로 독서법이 있는데 이 책 리뷰를 쓸려고 하니 독서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우린 죽을때까지 텍스트를 읽을 거지만 ~주말 편안한 휴식 취하소서!!!

2018-10-07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7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짜 나는 이런 스타일의 소설은 줄거리 요약도 잘 못하겠다. 흥미롭게 읽었는데, 도저히 리뷰는 어떻게 써야할지...나는 레샥매냐님의 리뷰를 보면서 절로 감탄을 한다. 어떻게 이 소설의 리뷰를 그렇게 잘 쓸 수 있는지....

난 이 소설의 줄거리가 궁금하면 여기로 가서 보고 음미할 것이다!

http://blog.aladin.co.kr/723405103/10260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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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5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0-0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가끔 그런 책이 있죠.
더구나 그게 협찬 받은 책이라면 뭐라도 써야하는데 대략난감이죠.
그런데 뭐라고 쓰겠다고 하면 찔끔 나오긴 하더라구요.ㅋ

카알벨루치 2018-10-05 14:35   좋아요 0 | URL
이거 도서관에서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인데 “어톤먼트”원작자 이언 맥큐언이 저자인데, 내게 생각할 여지를 안주고 잼나게 스토리를 전개하니 이언 맥큐언의 색다른 점을 볼 수 있어 좋긴 한데 스토리를 요약하려고 하니 그냥 거대한 벽앞에 선 느낌! ㅋ 협찬받은 책인데 쓸거없으면 허참...ㅎㅎㅎㅎ
 

글쓰기도 귀챦고 머리는 좀 식히고 싶고. 그래서 9월달에 얼마나 책을 구매했나 찾아보니 29권을 구매했다. 읽은 책이나 구매한 책이나 권수가 비슷하다! 선물한 책은 총 9권이네. 알라딘 부자되세욧!!!

 

 

 

9월에 중고로 구매한 책

 

 

-<라틴어수업>이랑 <정의란무엇인가>는 지인들에게 선물해버려서 중고로 구매했다. 빌려서 읽을까 늘 고민하지만, 도저히 빌려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

 

 

 

 

9월에 구매한 책들

 

 

 

 

9월에 구매하고 읽은 책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도 한가득인데...어쩔

 

 

 

9월에 선물한 책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전도서설교집인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이번 달엔 5명에게 선물을 했다.

알라딘에서 남은 포인트와 지난달에 도서관에서 받은 문상 이랑 이래저래 합쳐 나를 위해 쓰지 않고 지인들을 위해 썼다.

 

 

 

책이야기 말고, 글쓰는 것 말고 거기서 조금 벗어나고 싶은데, 페이퍼는 책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네....

 

 

 

9월에 가장 큰 소득은?

 

이거 너무 재밌게 읽은 것이고, 1권마다 다 리뷰를 적고 싶었는데, 그러다가는 기가 빠져 죽을 듯해서 반납했다.

고우영의 다른 책들이 품절이라 중고로 구매할까 고민하고 있는데...<열국지>인가 <초한지> 그건 너무 야하다고 해서 애들 보기 민망할 듯 싶기도 하고....언젠가 읽겠지...

 

그리고, 가장 맘에 드는 책은(내용 불문하고)

이거 리커버판인데, 완전 너무 고급진 거 아닙니까? 이래서 리커버 리커버하는가 싶기도 하고, 특히 옆에 노트가 필사하기 딱 좋은 굿즈....문구류에 대한 욕심만 가득이네요! 이거 완전 뽀대납니다. 집안의 분위기가 훤하네 이라믄서....ㅋㅋㅋㅋ

 

 

10월의 고민?

 

10월 들어서 책을 안 질렀는데, 웬지 너무 허전하다. 이런 허전함은 뭐지? 책을 구매하고 오기를 기다리는, 바로 읽지도 않을 거면서도 웬지 책을 구매해야 또 책을 읽을 것 같은 느낌? 생기가 없다고 해야하나???....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책을 구매해야 독서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데 한 표입니까???

 

 

아....오늘 참 싱거운 페이퍼 씁니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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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8-10-04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부자십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10-04 18:20   좋아요 0 | URL
다 빚입니다~ㅎㅎㅎ

stella.K 2018-10-04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주로 묵직한 책들을 많이 사셨습니다.
저 많은 책을 박스에 담으려면 박스가 커야할 것 같습니다.
카알님도 다음부턴 세상틈에님처럼 언박싱 해 주세요!!

카알벨루치 2018-10-04 18:27   좋아요 1 | URL
나눠서 사서 괜찮습니다 그리고 영상 만드는거 노가다 입니다 전 그 시간에 책이나 한자 더 보고 커피나 한잔 더 할까 합니다 동영상 만드시는 분들 대단하십니다 편집노가다!!!

서니데이 2018-10-04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사고 많이 읽으셨군요. 이 페이퍼에는 없지만 필사도 많이 하셨을 것 같고요
책을 사는 만큼 읽게 되지만, 가끔은 읽을 수 없을 시기에는 조금 더 사는 것 같긴 해요.
카알벨루치님도 바쁘실텐데, 시간을 잘 활용하는 분이시군요. 부럽습니다.
어제 개천절 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카알벨루치 2018-10-04 19:2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참 마음씨가 고우십니다 그리고 저 그렇게시간활용 잘하는 사람이 아니니 그런 칭찬은 자진반납할께요(어디서 주워온 표현임)! 예전에 책읽을 시간도 엄두도 못냈는데 지금이 아니면 다시 잡을수없는 기회인듯해 조금 더 노력하고 있네요~오늘도 잘 마무리하세요!

레삭매냐 2018-10-04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달에 중고책으로 엄청 책을
질렀네요... 다 읽지도 못할 정도로.

물론 정리도 한편으로는 했지만 사는
속도를 읽는 속도도, 정리하는 속도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반성합니다.

그런데 오늘도 퇴근길에 한 권 업어
왔네요. 테리 이글턴 아재의 마르크스
이야기 ~

카알벨루치 2018-10-04 19:26   좋아요 0 | URL
저도 중고책 사는거 재미들여야겠어요 그거 좋던데욧! 식사 맛나게 하소서!

공쟝쟝 2018-10-04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 부럽다 2

카알벨루치 2018-10-04 21:58   좋아요 1 | URL
부러워하실거 없어요 그냥 지르고 허덕이면 됩니다 눈치도 잘 보면서...ㅜㅜ

공쟝쟝 2018-10-04 23:17   좋아요 1 | URL
조금씩 꼭 읽어나가여. 열려야만 의미 되는 이 과업들 ㅎㅎㅎ

psyche 2018-10-04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이 사고 많이 읽으셨네요. 저도 부러워요!!!

카알벨루치 2018-10-05 09:15   좋아요 0 | URL
책정리가 안되서 책장을 사면 좋겠다 싶은데 배송비 땜에 어쩔까 고민중입니다 책내용도 책도 정리가 잘 되야할텐데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 하지만 책만큼은 잘 안되나봅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blanca 2018-10-05 0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찜해두었던 책들과 많이 겹치네요. 에밀졸라의 <돈> 재미있게 읽었어요. 중고가 좋은 책이 많이 나오네요.

카알벨루치 2018-10-05 09:13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고전 매니아 아니신가요? ㅎ 저도 중고로 책 사보긴 첨입니다 북프리쿠키님 덕에 중고매장이 있는걸 알고 한번씩 들어가봅니다~

목나무 2018-10-05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어쩔 ㅋㅋ
그래도 느므느므 부러워요. ^^

카알벨루치 2018-10-05 09:12   좋아요 1 | URL
설해목님 부러우면 지는거~나도 어떻게 저렇게 샀나 싶네요 이번달엔 수양해야할 듯~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ㅎㅎ

2018-10-05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8-10-05 11:46   좋아요 0 | URL
자본주의 사회에서 책을 통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는 대가로 알라딘이 자체마케팅효과를 보고 있네요! 알라딘이 많이 고마와해야할텐데 그게 될까 싶기도 하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