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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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유머로 이리저리 엉키더니 모든사물이 기본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진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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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8-1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벌써 사셨군요^^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14 08:24   좋아요 0 | URL
헉 이걸로 떼우려는 중인데~~
제대로 다시 노력해보겠습니다 ^^;;
 
진보의 재구성 - 어느 실천가의 반성과 전망
민경우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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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민족민주진영의 활동가중 한사람인 민경우씨가 많은 민족민주진영 활동가들에게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토론해보자고 손을 내밀었다.  

저자는 현재 민족민주운동진영내의 이론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제국주의하의 식민지반자본주의 논리는 금융자본의 시대, 서비스업 중심, 국내 대기업의 출현, 친미적 엘리트의 성장 등을 근거로 들며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운동은 과학이여야 한다. 과학이란 어제까지는 이를 아래위로 닦는게 좋다더니 또 요즘은 옆으로 닦는게 좋다는 식으로 수시로 변하는 법니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민중이 주인되는, 인간다운 삶을 꿈꾸기 때문이지 이런저런 이론을 실행해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운동은 대중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지, 활동가가 대신 해주는 어떤 것이 아니다. 몸대주기식 사업 작품에서 벗어나, 열심히 학습하고, 대중의 감성에 맞게 그것을 풀 줄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 대학에서 어쩌다 만난 선배한테 배운 걸 우려먹으며 지내려고 하는가. 이제 맑은 물 밖에 거기서 더 나올 것이 없다. 

   
  다른 나라, 다른 시대의 이론을 차용할 때는 한국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주체적인 관점을 가지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사회를 보면 주류는 너무 친미적이고 비주류 지식인 중 다수는 너무 유럽적이다.(p66)   
   

참 나도 귀 얇은 인간이지만 이 말은 사실인거 같다. 공부를 하되 외우지 말고 더불어 생각도 하고, 그렇게 믿어마지않는 대중과 이야기도 나누어 보아야 한다. 내 옆의 한사람을 설득할 자신이 없는 설익은 이야기로 이리저리 나뉘고 싸울일이 아니다. 

반미라는 일국적 관점에서 다자간의 국제 관계를 기초로 한 분석   

주류 운동진영이 실천에서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이면서도 대도시 생활인의 인식을 바꾸어낼 수 없었던 점은 현실을 양국관계로 국한하는 관점의 협소함 때문이다.(p85) 

언제까지 식민지반자본주의만 붙잡고 있을텐가? 

이론과 이론이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과학과 종교가 토론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적지 않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p93) 

학생운동을 중시한 점, 노농동맹에 기초한 통일전선, 정치군사적인 차원의 자주통일 운동 중시, 학습과 대중운동 중시, 지사적인 풍모와 금욕적인 생활태도의 강조 등은 모두 식민지 반자본주의론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하위 범주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고도화한 조건에서 이론을 그에 맞게 수정하거나 해당시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점이다. 그로 인해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억지스러운 실천이 거듭되어 대중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김대중-노무현 집권 10년간 운동진영은 정체와 퇴보를 거듭하게 된다. 다음에서는 이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p96)

민족은 과연 폐기해야 할 낡은 패러다임인가 

농민과 학생이 주력군이라고?  

1987~97년 민주주의의 확장과 내수 팽창으로 이 시기 대학을 졸업한 청년세대는 좋은 직장과 안정적인 보수를 누릴 수 있었지만 1998년 IMF 이후에는 그러한 가능성이 빠르게 닫히고 있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자면 1987년 6월 항쟁에서 승리하여 민주주의와 좋은 직장을 얻은 386세대가 민주주의를 보다 심화시켜 고용문제를 해결하자고 아랫세대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즉 학생에서 시민이 아니라 386세대에서 학생으로가 올바른 연대의 방향인 것이다. 그런데 왜 특별한 지적자원도 가지고 있지 않고, 사회적 경험도 별반 없는 대학생들이 정작 자신과 동료들의 처지는 돌아보지 않고 한사코 거리로 나오려고 했을까? 이는 자신들이 '선봉대'라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p109~110) 

숫자의 많고 적음보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시대와의 호흡이다. 시대에 맞지 않는 집단은 도태되게 마련이다. 2008년의 촛불세대가 20년 전 386세대와 명확히 다른 것은 의제의 중심이 고용과 등록금과 같은 경제적 문제라는 점, 개인주의와 집단적 활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 질서정연한 일방향의 조직문화가 아니라 수평적이고 쌍방향의 문화를 갖고 있는 점 등이다. 

(중략) 

등록금 투쟁 등 학내투쟁도 하고 촛불집회 등 사회 참여도 하는 비운동권 총학생회와 기존 운동권의 유일한 차이는 '족보'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고, 비운동권 총학생회도 '이제 매년 자신들을 계승하는 총학생회 후보를 당선시켜 노선을 계속 유지한다'고 쓰고 있다.  

(p114) 

동시대의 과제는 이를 체현한 집단에 의해 제기되고 그들 자신의 각고의 노력과 투쟁에 의해 해결되는 것이다. 실업과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이 땅의 20대 또한 마땅히 그 길을 걸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시대적 과제를 정면에서 받아 안고 이를 돌파하고자 하는 포부와 통찰력이다. 이것이 있다면 적어도 사는 것이고 족보나 들이대며 숫자를 과시하는 집단은 버림받을 것이다.(p115) 

1년 넘게 줄기차게 진행되었던 농민들의 싸움은 여론을 흔들지 못한 반면 도시민의 시위는 이명박 집권 초기 정권기반을 뒤흔들 정도로 위력적이었다.(p117) 

대도시 여론이 한미 FTA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농민들의 저항에 연민(?)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P118) 

도시민에게 농의 중요성을 그들의 이해와 정서에 맞게 해설하지 못했다.

이제 도시 중소상인(도시빈민)에게 관심을 가질때다.  

어제의 농민이 오늘의 자영업이라는 지적은 대단히 타당한 분석이다.(p122)  

정규직 노동자들이 잘못한 것은 없다. 노동조합의 기본 임무는 고용과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의 기본 임무는 고용과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귀족 운운하며 정규직 노동자, 민주노총의 역할을 폄하하는 것은 정권과 대자본의 모략공세일 뿐이다. 그러나 해당 집단의 사회역사적 평가는 자신의 요구에 충실했느냐 여부와 함께 시대적 역할에 복무했는가에 의해서도 규정되는 것이다. 

19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이 노동조합 건설과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민주주의를 심화하고 저임금구조를 혁파하는 역할을 했다면 1995년 이후의 정규직 노동조합은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중서민 대중에 대한 분할지배 전략에 무력했다. (p128) 

이명박 정부에서 이 땅의 노동운동은 두 가지 차원에서 심각한 지점에 섰다. 하나는 이명박 정부의 강도높은 탄압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될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이다.(p133)

경제파국이 코앞이다. 2010 선거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상당히 발전된 보수엘리트 세력이라면 의회를 무대로 하여 전문가, 특권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제한적인 수준의 민주주의는 권력을 안정적으로 재편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박세일 등 보수세력의 이데올로그들이 자유주의, 법치, 엘리트정치, 대의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략) 

촛불은 선거와 무관한 1970~80년대식의 전민항쟁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아무 때라도 국민의 의사에 다라 보수 엘리트 집단을 국민의 의사에 복종시킬 수 있는 제도화된 직접민주주의를 요구한 것이다.(p164) 

한국에서는 수도권에 고도로 집중된 고학력 청년층이 첨단 자본주의 사회에 도전하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도시 빈민층을 중시하되 청년세대, 고학력 386세대를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p176) 

운동진영은 세 가지 점에서 중대한 한계에 봉착했다. 첫째는 조직역량과 대중적 동력 사이의 괴리, 둘째는 대중적 동력과 정치적 권위 사이의 괴리, 셋째 급변하는 정세와 전통적인 인식구조 사이의 괴리이다.(p180)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대중의 자발성이 극대화된 조건에서는 정보와 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을 해당 단위 또는 대중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층화된 의사결정기구를 간소화해야 한다.(p183) 

이를 위해서 주류 운동진영은 과도한 민족주의적 성향을 낮추고 고용, 교육, 주거 등 대도시 중서민 대중의 이해를 전면적으로 옹호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주정해야 한다.(중략) 

또 주류 운동진영 외에 여타 진영은 한국사회에서 통일과 민족문제,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이 갖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들여온 관념과 이론이 아니라 2008년 격동하는 투쟁의 현장에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보여준 집단적 열정에 호흡을 맞춰야 하며, 노자관계라는 도식을 넘어 고통 받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응당한 시선을 돌려야 한다.(p187) 

셋째, 신자유주의 양극화에 아래쪽에 속하는 비정규직, 자영업, 농민, 20대 대학생들의 저항은 대부분 소수화되거나 고립되었다.(p192) 

넷째 절박한 생활위협에 직면한 서민대중의 목소리와 참여가 적었다.(p194, 촛불의 특징) 

대중적이면서 간명한 기치를 내걸고 국민대중과 호흡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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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1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좀 진부해 보여서 패스시킨 책인데...역시 일독해야 하는건가? 휴~~

무해한모리군 2009-08-11 07:56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은 꼭 일독 안하셔도 될듯.. nl들에게 고하는 글 쯤 되니까요.
 
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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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형식의 이 절묘한 맞물림.내용의 깊이와 참신성을 두루 갖춘 밀도있는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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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0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별 다섯개짜리 책이라...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8-03 13:02   좋아요 0 | URL
저 테드창과 사랑에 빠졌어요.
사랑에 빠져서 후기도 못쓰는거예요 ~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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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적으로 자의로 타의로 노는 인간들이 문제라 한다. 

실업자, 청년백수, 프리터 등등 

기왕에 내가 꼭 그러려고 한 것도 놀아야 된다면  

여기 좀 놀아본 고미숙이 제안하는 노는 법을 한번 들어보자. 

그럼 놀려면 우선 무얼해야할까? 

세상에 백수가 한가하다는 것은 다 모르는 소리다. 

나도 좀 놀아봤지만 오라는 곳은 없어도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갈곳도 많은 법이다. 

그럼 놀기위해 제일 뭔저 할 일은? 

같이 놀 벗들을 구해야 한다.  

이 책에 소재가 되는 꺽정이도 혼자서라면 저렇게 재미나게 못놀았을 것이다. 
같이 놀면서 '잘헌다'하고 맞장구도 쳐주고, 
혼자서는 도둑질을 해도 좀도둑 밖에 못하지만 벗이 있어야 대도가 될 수 있는 법이다. 

놀 친구도 구했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에 따르면 배우면서 놀아야 한다. 

뭐 배운다는 게 꼭 집에 틀어박혀서 공자왈 맹자왈 하자는게 아니다. 라면을 하나를 끓여도 고수가 되도록 끓이고, 게임을 해도 몰두하며, 아플때 돈안들이고 치료 할 수 있는 침 뜸 등 자가 치료법도 익히고, 집수리 법 같은 것도 배워두면 좋을 듯 하다. 말하자면 돈주고 살형편이 못되니 내가 할 수 있게 배우고, 돈도 못버는 처지에 남한테 빌 붙으려면 몸으로 떼울 수 있는 이런저런 재주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배울 마음은 먹었는데 어디서 배우고 뭐 먹고 살지?

일찌기 부모님께 많이도 들은 찢어지게 가난하였지만 굶어죽는 사람이 없는 것이 왜인가?
임꺽정 소설을 보면 사돈의 팔촌, 옆동네의 옆동네 친구 한 다리만 걸치면 비빌언덕으로 만들어 지낸다. 그런데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놈이나 빌 붙는 놈이나 참 자연스럽다. 다 그렇게 살았던 것이다. 길가던 과객에게 하룻밤과 한끼밥을 주지 못하는 것을 수치중의 수치로 여겼던 우리 민족이 아닌가?  

그러니까 친구들과 주고 받아 배우며, 요즘 말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돈이 아니라 정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 애인만 내 인생을 같이 사는 동반자인가? 가족도 동료도 동네주민들도 다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서로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소통하고 나누며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낭만적 사랑만, 손바닥만한 처자식 집단만 소중하고 충실해야한다는 이 이데올로기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이 놈의 세상이 남을 자꾸 자기랑 상관없이 생각하니 끔찍한 범죄도 일어나고, 옆자리 동료가 비정규직으로 고통받아도 눈감고 이러는거 아니겠는가? 사실 나는 고향에 가면 진짜 인사잘하는 처자로 변신한다. 왜? 나이많으신 분들은 대부분다 친구 부모님이니까!!  

근근히 먹고 자유롭게 살자는 저자의 이야기는 시사점이 크다.
물론 평균적인 삶이 아닌 삶을 선택해 살아가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그래도 기왕에 놀고 있는 백수들이여~ 
나는 밥이 아니라 나를 돌아볼 시간을 택했노라 자위하며 살아가자. 

그리고 기왕에 노는 참에,
배울거리들을 한번 찾아보자. 

고미숙이 하는 수유공간너머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곳을 기웃기웃해보면,
돈은 몰라도 밥은 좀 떨어지는 것 같더라. 

그리고 이 리뷰를 읽는 당신, 

나도 재미난 얘기들이 많은데, 

당신도 여기 철푸덕 앉아서 살아온 얘기, 재미난 얘기 좀 풀어놓으시죠~ 

그러면 친구 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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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2009-08-0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유쾌하게 읽었어요.
하지메 씨의 '유쾌한 반란'과 내용이 좀 비슷한 거 같네요.ㅎ~
휘모리님 우리 벗해요.^^;

전... 철푸덕 앉아서 얘기하시는 것 듣고 맞장구라도 쳐야겠어요.

꿈꾸는섬 2009-08-0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함께 철푸덕 앉아서 놀고 싶어요.^^

후애(厚愛) 2009-08-0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재미난 얘기는 없지만요.
그래도 살아온 얘기는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철푸덕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그리고 저도 휘모리님과 벗하면 안 될까요? ^_^

머큐리 2009-08-0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으면 철푸덕 앉아서 놀게 되는겨?? 읽어야 되겠네...

무스탕 2009-08-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상황같으면 철푸덕을 넘어서 퍼질러 앉을 상태입니다 ^^;;

무해한모리군 2009-08-0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이 멤버면 임꺽정 저리가라 재미나게 놀 수 있겠는데요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8-0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여긴 이미 다 친구시잖아요?
(은근슬적 막 먹자는 속셈 ^^;;)

카스피 2009-08-0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글을 보니 케이블 방송에서 본 백수 회장님이 생각나네요.실제로 존재하는 전백련(전국 백수 연합)회장이라는 40세된 분인데,백수임에도 비행기타고 일본에서 열린 세계 백수대회에도 참가하셨다고 하네요.정말 대단한 분이더군요 ㅎㅎㅎ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구광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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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체만큼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게릴라가 있을까? 
그의 일기장, 편지글, 자서전, 평전, 커피잔, 티셔츠의 그림, 술, 시계에 까지 박힌 그의 사진과 말들 우리는 그에 대한 정보의 과잉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런만큼 팝스타처럼 광적인 지지자들도 거느리고 있으며, 힐튼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안티도 거느리고 있다. 

이 책은 더이상 뽑아낼래야 뽑아낼 것이 없을 듯한 체의, 그것도 그의 삶에서 어찌보면 가장 고달팠을 죽기 전 마지막 2년간 그가 가지고 있던 자필 필사 노트에 관심을 보낸다. 그 자필노트에 적힌 파블로 네루다, 세사르 바예호, 니콜라스 기옌, 레온 펠리페의 시 69편을 통해, 광적인 독서가이자 시를 읽는 사람 체를 소개한다. 그는 무엇을 노래한 시를 삶의 마지막 동안 읽었는가. 

민중

   
 

채찍  
땀과 채찍
피에 물든
채찍,
주인에 의해
피에 물든 

니콜라스 기옌의 시 [땀과 채찍] 中, p83 

 
   

69편의 시의 많은 수는 당시 식민지 민중의 어려운 삶을 노래한 것이다. 체의 인생이 친구와의 오토바이 남미 전역 여행으로 크게 바뀐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그 여행중에 본 것은 아메리카 민중들의 비참한 삶이었다. 농장에서 착취당하던 흑인, 혼혈 노예들의 모습이다. 전세계에 무수한 베트남을 만들러 아프리카로 떠난 그가 이런 시들을 고른 것은 당연했으리라. 굶주림과 고난한 행군 속에서 자신이 누구의 편이며 누구를 위한 혁명을 하는지 한순간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아니었을까. 

라틴아메리카   

그가 필사한 시들 중에는 남미의 현실을 다룬 시들도 많이 있었다. 

끝없는 원주민 사냥과 백인 남성과의 결혼으로 대부분 정복자의 성을 달고 그들의 종교를 믿는 혼혈인 민중들, 정복자들은 내 조상의 살인자인 동시에 아비이기도 하다.   

   
  대사제님, 당신이 원하는 건 또 뭐예요?
우린 전쟁 뒤에 찬미가를 노래하고 또 뭘 계속해야 하나요?
우린, 신의 똥이에요!
자, 모두 반복해봐요, 똥이라고...... 또오옹!
 
레온 펠리페의 시 [역사의 이 거만한 대장] 中 p192
 
   

그래서 그가 필사한 시 중에는 기독교를 비판한 시들도 여럿있다. 일명 '기독교사업'이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을 죽음으로 몰았는지 똑똑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또 백인들의 린치에 의해 죽음을 당한 15세 흑인 소년을 기린 니콜라스 기옌의 시 [에멧 틸을 위한 비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흑인과 혼혈인에 가해지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도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듯 보인다. 그런 애정이 결국 그를 아프리카로 향하게 한 것은 아닐까?

'나와 함께 오르자, 아메리카 사랑이여'로 시작되는 잉카의 고대도시 마추픽추를 노래한 파블로 네루다의 마추픽추4(p146)에서 체는 정복자들의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위대한 남미의 토착문명, 그 속의 순수한 정신을 통해 남미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느꼈다. 그곳에서 체는  비록 현재는 정복자들에 의해 억눌려 있지만, 남미인들의 힘, 혁명을 이룰 수 있는 민중의 힘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군대를 향해 많은 승리를 만들어냈고 죽는 순간까지 저항했던 마푸체족의 영웅 라우타로를 그린 [센타우로에 대항하는 라우타로](p157)를 읽으며 그들의 저항과 승리도 기억했다.

사랑 

그러나 체가 온통 민중과 혁명이야기로만 자신의 노트를 채운 것은 아니다.  

   
 

파파 몬테로! 이제 알겠네 
그들이 산산조각 내버렸다는 걸 

오늘, 달이 종일 내 집 뜰 안에 떠 있어
날카롭게 땅을 파고들지 

그리곤 거기에 머물지
애들이 얼굴을 씻으며 달조각을 빼내려 하지만 
난 말이야, 이 밤, 베개 속에 넣어두려 하지 

니콜라스 기옌의 시 [파파 몬테로의 디너파티] 중 p110

 
   

 위의 시는 쿠바의 전설적인 춤꾼의 죽음을 기린 시다. 그 역시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풍류를 아는 남미의 사내였다. 

   
 

오늘밤 난 쓸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난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는 가끔 날 사랑했습니다. 

이런 밤이면
난 그녀를 품에 안았습니다.
가없는 하늘 아래
한없는 입맞춤을 했습니다. 

그 누구
그녀의 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눈망울을
감히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파블로 네루다의 시 [스무번째 사랑의 시] 중 p123

 
   

또한 그는 누구보다 낭만적이고 생과 사랑에 대한 열망에 가득 찬 사람이기도 했다. 그 자신 몇번의 낭만적인 사랑에 빠졌고 그것이 훗날 그가 공격받는 개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낭만적 충동, 사랑에의 충동에 가득찬 사람이기에 안정된 길을 버리고 혁명의 길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옆의 한사람을 충만히 사랑할 수 있는 자가 민중과 세상을 바르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우리는 숱하게 보며 살아왔다.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 인간다운 삶은 대단한 풍요는 아닌 듯 하다. 나를 인정해 주는 열심히 일할 일터가 있고, 일이 끝나면 가족과 동료들과 함께 시 한자락 노래할 낭만이 있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시를 읽는 혁명가가 꿈꿨던 세상이 오늘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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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9-07-1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가능한 꿈을 가진 자만이 혁명을 가슴에 품을수 있나 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7-12 21:35   좋아요 0 | URL
모두가 당연시 하는 것에 '왜'라고 묻는 선지자들 덕에 역사는 앞으로 나가는 것이겠지요.

네꼬 2009-07-1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우리는 숱하게 보며 살아왔다."


아, 리뷰 너무 좋으네요.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7-12 21:36   좋아요 0 | URL
네꼬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책은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었는데, 69편의 시들은 참 좋았습니다. 전편을 다볼수 있으면 좋을텐데 발췌라 아쉬웠답니다.

카스피 2009-07-1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는거지만 혁명가들은 일종의 낭만주의자들이지요.언제나 선두에 서서 혁명을 이끌어가지만 혁명이 완수되면 언제나 숙청되지요.일종의 토사 구팽이라고나 할까요 ^^;;;

무해한모리군 2009-07-12 23:51   좋아요 0 | URL
혁명은 중지될 수 없으니까요.
체제를 유지하는 몫은 다른 사람들의 역할 아닐까요?

비로그인 2009-07-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가들이 한달에 시집 한권만이라도 읽으면 세상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무해한모리군 2009-07-13 08:04   좋아요 0 | URL
욕심이 더덕더덕 붙어서 시가 읽히기나 하겠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