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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꽤 오래된 귀걸이를 하고 나왔다.
대학 다니던 시절 사귀던 친구가
몇날 몇일 밤샘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일 선물로 해준 것인데
그때는 별로 이런 화려한 귀걸이를 좋아하지 않아서
(좋아했어도 티쪼가리 청바지 운동화 차림에 어울릴리가 없어서 --;;)
한 두어번 밖에 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충분히 고맙다는 말도 못해준듯 한데
새삼 미안하다.
요번 생일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에 들고오기 무거울 정도로 묵직한 꽃바구니를 선물로 받았는데
(사진참조. 회사에서 많은 사람이 구경 왔다)
단 하루만에 시들어가고 있다.
우리집은 생명체가 기거하기에 적당한 곳이 아니다.
어쨌거나 이번에도 멋쩍어서 충분히 고맙다는 말을 못해줬는데
꽃까지 말라가고 있으니 무척 난감하다.
거기다 나는 남자친구 생일을 은근슬쩍 넘기고 말았으니...
천성이 이래서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하니
벽보고라도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