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이 몰아친다.  

그것도 세무공무원들이 요구하는 서류를 복사 복사 복사 

수백장 수천장을 복사한다.

몰아치는 일 사이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요즘 너무 먹고 너무 지른다. 

어제 밤만 해도  

우리 동네 단골노점의 내장이 잔뜩 들어간 순대 삼천원어치와 

오징어 짬뽕 컵라면과 도시락형 김을 하이네캔 하나 버니니 하나와 먹어치웠다. 

지른 것을 말하자면 공간이 좁다. 

일단 홈쇼핑에서 샴푸세트를 질렀다. 

야근을 하고 12시쯤 집에 도착을 해서 티브이를 틀었는데, 

홈쇼핑에서 샴푸를 팔고 있지 뭔가. 

경험하지 못하면 후회할거라며 호들갑을 떠는 걸 멍하니 보고 있다 

어느 순간 내 하루 야근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의 샴푸를 지르고 만 것.. 

세타입의 각기 다른 샴푸라더니 써보니 비슷하고, 

맡아본적 없는 고급스러운 향이라더니 나는 마이 맡아봤던 익숙한 허브향 --;; 

아베다랑 바디샵 것을 마이 따라했더라.. 근데.. 질형만 비슷하지 성능은 못하다는 거 쩝.

또 회사에서 신을 슬리퍼도 바꿨는데 늘 시장에서 파는 싼 걸 사신다가 무려 삼만원!이나 하는 크록스 걸로 질렀다. 

이것도 뭐 어느 의사가 자기가 신어본 가장 편한 신발이라나 뭐래나 하는 뻔한 광고를 보고 나서 내 슬리퍼가 발에서 겉돌아 몇 번 넘어질뻔 한게 급 떠오르면서 여하간 그래서 질렀다.  

이건 또 받아보니 노란 테두리가 너무 선명해서 회사에서 슬리퍼 신고 다니는게 너무 티난다 제길 --;; 

그리고 봄 맞이 스카프 하나, 선글라스 하나 질러줬다. 

뭐랄까.. 음..  

멍 하니 앉아있다보면 스트레스를 이런 식으로 푸는 듯 하다. 

내 머리는 자극을 원하는데 할 수 있는 거라곤 회사에 앉아서 클릭클릭. 

배는 하도 나와서 엄지발가락이 보일까 말까 하고, 

계속 이리 살아야할지 고민해 봐야겠다.  

근데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고 

결혼할 때까지만 해야지 했던 일이 이제 끝이 안보이니 정말 지겹다. 

삼성을 생각한다의 온갖 배임행위들을 밥벌이라는 핑계로 저지르는 이유를 알 듯도 하다. 

정말 직장에선 머리가 싹~ 비워지는 듯 하다.  

아 궁시렁 궁시렁. 투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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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4-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집은 찾아볼래도 없구만 엄살은 ㅠㅠ

비싼 슬리퍼한테는 미안하지만요, 휘모리님. 양말이 더 예쁜데요!
나도 일요일에 나가서 봄맞이 스카프 샀어요. 두장. 헤헷.

뭐 우린 다 이렇게 살고있는거 아닐까요. orz

무해한모리군 2010-04-15 09:34   좋아요 0 | URL
저 정말 요즘 너무 이 일이 하기 싫어요.
다른 일을 해도 결국 같아진다고 스스로 다그쳐보지만 정말 싫어요 ㅠ.ㅠ

다락방 2010-04-15 09:40   좋아요 0 | URL
전 요즘 출근 자체가 싫어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게 끔찍해요. 오늘도 일어나서 잠깐 멍하니 침대에 앉아서 다 때려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대체 내가 무슨 영화를 보자고 힘든데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가 싶어서 말이지요.

결국 체념하고 씻고 출근하기는 했지만(별 수 없잖아요? ㅠㅠ) 아 정말 지긋지긋해요. 언제나 출근은 힘들었지만 요즘엔 더해요.

이 일이 싫은걸로 말하자면 저는 정말 지금 최강으로 싫어요.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서 꾸역꾸역 사는것 같아요. 다른 일을 해도 결국 같아진다고, 직장을 때려쳐도 어차피 돈이 필요하면 다시 다녀야 한다고, 저도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이고 있어요. 그냥 살어, 하면서요.

늘 농담인듯 얘기했지만, 사실 진심이 들어있는 말이에요. 돈 많은 남자 만나서 일 좀 때려치라는 말 좀 듣는거요.

알리샤 2010-04-15 09:4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휘모리님 저처럼 노는 이도 있어요. 힘드셔도 쫌만 참아보세요. ^^
와 휘모리님 완전 시크하네요!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말 예뻐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4-15 09:5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도 요즘 그래요. 근데 결혼해서 때려치우는 것도 경제력이 없으면 가정에서도 힘이 없더라구요. 거기다 책임질 식구들 까지 느는 것이니 외려 더 자충수인듯 하구요. 오죽하면 로또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알리샤님 정말 요즘처럼 부모님을 존경하게 되는 때가 없어요. 평생을 이런 고역을 참고 사셨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제가 하는 일이라는게 전혀 조직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 더 그런듯도 하구요. 앞으로 길어야 몇 년하면 떠나야 한다는 불안감도 원인인듯 해요. 아 심란합니다. 이래저래

머큐리 2010-04-1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위안 삼기에는 삶이라는게 정말 슬퍼지는...ㅋㅋ
봄빛은 찬란한데..바람 많이 부는 나날들이에요..^^

근데 선글라스를 쓰니 모르는 사람같다능~~ ^^;

2010-04-15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04-1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니 뭐 세무 공무원이 원하는 서류가 그리 많대요? 혹 뭘 원하남요^^

무해한모리군 2010-04-15 10:49   좋아요 0 | URL
세무조사 해당기간의 노무대장 전체, 수백채에 달하는 임대자산에 대한 계약서, 보증금 계약서 전체 이거만 해도 수천장에 부가가치세 불부합 자료 찾아줘야 하는게 수백장 --;; 뭐 이게 이틀사이에 처리한 일입니다 ㅠ.ㅠ

2010-04-15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6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0-04-15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르쿤요. 제가 다니는 교회에도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신데 월말 월초만 되면 버거워 하시고, 요즘들어 더 버벅대는 버퍼링 소리가 들리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바로 이런 일이었군요. 그분 하시는 일로 미루어 보건대 어떤 상황인지 대충 이해가 되네요. 지르고 먹고 머리가 텅 빌만도 합니다. 화이링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4-15 13:39   좋아요 0 | URL
회계쟁이는 다 이렇게 삽니다만 요즘 하도 지방세 감사에 중앙감사까지 몰아치니 정말 짜증이 나서요. 그게 아니라도 반복되는 꼼꼼한 업무에 좀 진절머리가 납니다. 다른 사람들 일도 이정도 어려움은 다 있겠지요? 머리론 아는데 고달프네요 ㅠ.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으샤!

L.SHIN 2010-04-15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도 오늘 샴푸셋 질렀...;;
그런데 휘모리님 사진 스타일 좋은데요? 응, 어디 내놔도 남 부럽지 않아~ ^_^
아..배고파..맛있고 제대로 된 순대가 먹고 싶다구요!

무해한모리군 2010-04-15 13:38   좋아요 0 | URL
제가 지른 이희샴푸가 아니시기를 --;;
신림 노점의 순대들은 얼마나 통통하고 맛있는지 몰라요.
제 단골집을 소개해 드리고 싶군요 ㅎㅎㅎ

앤님하는 맨날 촌스럽다고 뭐라 하는데요 ㅎ

L.SHIN 2010-04-15 22:14   좋아요 0 | URL
다행히도(?, 왠지 느낌상 그리 말해야 할 것 같은..ㅋㅋ)
댕기머리 골드샴푸 세트에용~ 몇 년 전 반해버려서 여지껏 쓰고 있답니다.
머리카락도 잘 안 빠지고..두피도 깨끗해지고, 뭐 이래저래 핑계를 대보긴
하지만, 사실 '특허품'이라는 말에 홀딱 넘어가서리..아항항항 ( -_-);

촌스럽긴요! 이쁘구만!
다음에 나 데리고 순대집 가줘요. 내가 쏠게요. 힛.

무해한모리군 2010-04-16 08:31   좋아요 0 | URL
그 유명한 댕기머리!를 사셨군요.
저는 샴푸도 생협걸로 죽 써왔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ㅎㅎㅎ
발명품!이기도 하군요 오호..

아무래도 사진을 찍어주신 분의 애정이 묻어났나봅니다 ㅋㄷㅋㄷ
순대집이 아니라 노점입니다만 좋습니다.
일단 일요일은 안나오시고, 너무 늦게도 다 팔리니 적당한 때 오십시요~

기억의집 2010-04-1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참고 다녀야지요. 휘모리님, 넉달 고생하면 좀 편하다면서요.<---- 이 말 파란여우님 출판 기념자리에서 들었던 말이에요^^
어제 가글(이름이 뭐더라!) 주문해서 땡스투 갔을 거에요^^
이거라도 위로 삼으면서 회사 다니세요. 넷!
무너진 턱선, 오리지널이 이뻐서 괜찮아요^^

무해한모리군 2010-04-15 13:34   좋아요 0 | URL
그게... 세달이 지났는데 안끝나고 있어욧!!

턱선보다 배가 나와서 전에 입던 바지들이 점점 불편해지고 있어요 --
스판바지 고무줄 바지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

hanalei 2010-04-15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매 잘 나온 사진 보여줘 봐요.
'구한말식 찬가' 하나 더 써 줄께요.

무해한모리군 2010-04-16 08:33   좋아요 0 | URL
구한말식 찬가는 솔깃한데...
여기서 더 보이면 보일수록 미적관점에서 손해라는거..
일단 배도 가려야 하고 허벅지도 가려야 하거든요 ㅠ.ㅠ

Mephistopheles 2010-04-16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두번째 사진상으로 아무리봐도 아직까진 발끝이 보일 것 긑은데 말이죠??

무해한모리군 2010-04-16 08:32   좋아요 0 | URL
그게... 배를 깜장 옷으로 쉐도우처리했어요 ㅎㅎㅎ

마늘빵 2010-04-16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오늘 연차냈어요. 금요일이잖아. 금요일 하루쯤은 주말과 붙여서 놀아줘야한다규. 지금 출근하고 있는 이곳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염장!

무해한모리군 2010-04-16 08:32   좋아요 0 | URL
나 팀이 바뀌고 눈치보여서 꼬박꼬박 가던 연차도 못가잖아요 휴...

그래도 나는 내일 정동진 놀러간다~~~ 부럽죠? ㅎ

차좋아 2010-04-16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쓰는 것 만큼 재밌는게 없죠...(정말?) 갑자기 쇼핑하고 싶어지네요. 주말에 카트 가득 과자를 담아야겠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4-16 09:40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주제가 반성인데요 ㅎㅎㅎ

아가들 예쁜 봄옷은 어떠십니까?

아 이 글을 보며 과자 먹고 싶어하는 나란 인간은 --;; 전 꿀돼지인가봐요.

Jade 2010-04-16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1~4월간 하도 먹어서 5kg가 쪘어요 ㅜㅠ 저도 3월부터 학교 수업시간에 노트북으로 매일 하나씩 지르고 있답니다. 먹는것과 쇼핑이 요새 유행병인가 봐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4-16 09:39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제이드님 봄이 늦어지고 있어서 그런가봐요. 추우면 뭔가 먹고 싶지 않나요? 제이드님은 더 찌셔도 됩니다. 암암암.

gimssim 2010-04-1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글라스 멋집니다.
저도 그런 디자인으로 하나 마련할까 생각 중.
근데 너무 젊어보일까봐 걱정^^

무해한모리군 2010-04-19 08:3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요즘 유행하는 것들은 훨씬 알이 큰 것들이라 적당한 크기로 고르느라 고생했습니다. 어째 유행을 따라가지 않으려고 해도 순 그런것만 파니까요 ㅎㅎ

중전님 아주 젊어보이는 사진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야클 2010-04-1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양반들 그 복사물 대부분 제대로 보지도 않을텐데... 세무공무원과 복사지업계 간에 무슨 커넥션이 있는건 아닌지몰라. --;

무해한모리군 2010-04-19 08:36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 사람들도 열심히 일한것처럼 보일려고 그러는거 아닐까요? ㅎ

자하(紫霞) 2010-04-20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다들 너무 웃기심
아침부터 웃었네요~
휘모리님 힘내세요~

무해한모리군 2010-04-20 09:02   좋아요 0 | URL
이제 바쁜게 한풀 꺽이려고 하고 있어요 ㅎㅎㅎ

2010-04-25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6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