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onlineif.com/main/bbs/view.php?wuser_id=new_femlet_series&u_no=48&no=15812 

그녀의 어머니의 <시집가서 명절쇠기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1. 시부모님 앞에서 절대로 잘난 척 하지 마라.(막내딸은 여자들이 존중받지 못한 세상에 개거품을 무는 여성운동가인데다가 나이까지 많아 고집도 세다. 둘 중에 하나만 해도 위태할 판인데 이건 뭐 치명적이다.)

2. 시어머니가 시키신 일만 해라.(집마다 명절 풍속이 다르니 일단은 배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괜한 도전 정신은 화만 부른다.)

3. 할 일을 하달받고 나면 항상 ‘네, 어머님’ 하라.(시어머니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있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 요새 것들은 어른들 말씀을 뒷등으로도 안 듣는데 우리 딸은 절대 그러면 안된다.)

4. 시어머니가 시킨 일을 할 때도 궁금한 건 물어보라.(명절 음식 쫌 만들어봤다고 맘대로 하면 안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봐야 후한이 없다.)

5. 친정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마라.(“우리집은 전을 대여섯 가지 부쳐요”라는, 단지 ‘팩트’에 불과한 것들도 단박에 양쪽 집을 비교하는 뇌구조를 작동시킨다.)

6. 아침에 빨리 일어나라.(시댁에서의 늦잠은 자멸이다. 낮에 졸려 한숨 자는 한이 있어도 일찍 일어나야 한다. 평소에 일찍 좀 일어나버릇 하라니까, 이 웬수야!)

7. 시부모님 앞에서 남편에게 존대를 하라.(~야, ~했냐, ~해라, 라고 평소 했던 대로 툭툭 튀어나올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라.)

8. 남편 동생은 반드시 ‘도련님’이라고 불러라.(손아래 사람에게 ~님 자를 붙여야 하는 불합리성에 울분을 토해도 너만 손해다. 진짜다. 힘들면 그냥 호칭을 생략해라.)

9. 시부모님 앞에서 시댁 식구들 흉보지 마라.(설사 시어머니가 다른 며느리 흉을 본다 해도 절대 맞장구치지 말고 웃음으로 때워라. 나중에 어머니가 흉본 이야기는 쏙 빠지고 니가 맞장구치면서 거들었던 이야기만 황천을 떠돌 것이다.)

10. 시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려라.(말로만 감사하다고 하지 말고 마음으로 감사해라. 이건 쫌 오래 걸릴 것이다. 결혼생활은 도를 많이 닦아야 하느니라. 그 도닦은 것을 결정적으로 시험하는 때가 명절이라고 생각해라. 감사하고 또 감사하라.)  

================  

 

오 난 정말 이런 감정노동을 이겨낼 수 없을 듯 하다. 

내가 엄청난 감정 육체 노동을 하는데 그게 '당연!'한 일이 되는 건 정말 짜증날듯 하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도 늘 내게 하는 말이 있으니, 

"딸 잘난 척 하지마라. 

니가 아는거 세상사람들 다 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왜 너처럼 안하는지 생각좀 해봐라. 

세상사람들 다수가 그리 사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왠지 설득력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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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2-17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도는 며느리 시어머니 관계 아니라도, 인간관계에서 눈치껏 지킬 수 있고, 지켜야할 일들 같은데요? ^^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05   좋아요 0 | URL
네 이 십계명은 참 좋아요.
그런데 명절에 남의 집 가서 일하는 거 쉽지 않을 듯 해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평가대상이 될거 같아서 부담스럽고..
그냥 음식 각자 해 가져와서 식사를 같이 하면 더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ㅎ 그리고 남자의 형제들에게 도련님 아가씨 막 이렇게 부르는 것도 싫어요 --

후애(厚愛) 2010-02-17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며느리한테는 세상에서 시부모님이 제일 어려운 분들 같아요.

당첨 축하드립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04   좋아요 0 | URL
으흣 고맙습니다~

머큐리 2010-02-17 09:05   좋아요 0 | URL
뭐 당첨되셨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08   좋아요 0 | URL
독서지원금 5만원!이요 부럽죠 부럽죠 ㅎㅎㅎ

머큐리 2010-02-1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여자들이 여자들에게 더 냉혹한 면이 있다.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흠.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12   좋아요 0 | URL
그냥 '내딸이다'도 싫고 '가족'이다 라고 생각하지도 말고, 내 아들하고 사는 사람이다 이렇게만 생각해주실 방법은 없을까요?

부모님께 모든 자식이 너무 잘난게 늘 문제인거 같아요 ㅎㅎㅎ 우리 부모 세대는 헌신적으로 저희를 키우셨으니요. 기대는 실망을 낳고 ^^

전 우리집에서 명절 쳐다만 봐도 멀미납니다 --;;

기억의집 2010-02-17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렸을 때도 뭣 모르고 하라는대로 다하게 되는데
나이 마흔 넘으면 할말 다하게 되요(흐흐흐 제가 그렇거든요). 대신 벙어리 기간에 쌓인 스트레스 정말 만만치 않아요. 이젠 나이 마흔이 넘다보니 서로 늙어가는 처지이므로
시모에게 당당하게 말하죠. 수 틀리면 할 수 없는 거고.... 언제까지 참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아, 전 저의 세대에서 명절이고 제사고 다 없앨거에요. 욕 무진장 먹더라도.^^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39   좋아요 0 | URL
제가 경상도가 고향이예요.
저희 작은집(아버지의 둘째 동생네)은 며느리들을 명절에 집에 안보내줘요. 자기 딸 내려오니 형제들끼리 같이 식사한다고. 그 사람들도 자기들 집에서는 딸들인데 말이지요.
또 모든 가족 아이들 밥까지 다 차려주고 며느리들이랑 여자들은 아직도 다른 밥상에서 밥 먹어요. 일하느라 늦어져서 라는 명목으로 그것도 짜증나요.

Mephistopheles 2010-02-1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여자의 적은 남자라기 보다 같은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37   좋아요 0 | URL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나빠요.
남으 편.. 들이죠..
나는 여자형제들 만큼 남자형제들이 자주 모이기 힘든건 '가족에 대한 부담감'도 큰 거 같아요. 당연히 해야하는게 되면 되려 하기 싫잖아요 --

hnine 2010-02-1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니 틀린 말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며느리 십계명'이란 제목부터 웬지 반감부터 드는 것, 우리 나라 며느리들의 현실 아닐까 싶습니다.
제사 지내는 것은 우리 대에서 끝내고 나중에 우리 며느리에게는 제사, 명절, 이런 것은 다 본인들 의사에 맡기자고 남편에게 말했다가 당장에 반박 먹었습니다 ㅠ ㅠ...
생각해보니 또 그게 제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윗글을 쓴 사람, 며칠 전에 제가 서평단 도서로 읽고 별 두개 준 책 <남자는 초콜렛이다>의 저자이군요 ^^

무해한모리군 2010-02-17 09:38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아하하하 별 두개.
반짝이는 짧은 단상을 쓰더라도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전 연애를 다룬 에세이류는 전혀 안읽습니다. 그냥 연애도 인간관계다 라고 생각하는 쪽이라서요. 읽는다고 될거 같지 않아서 ㅎㅎㅎ

네 그 모든 감정노동을 며느리가 하는게 당연한게 참 싫은거 같아요.

라로 2010-02-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현명하신 어머님!!!!

무해한모리군 2010-02-17 18:21   좋아요 0 | URL
전 부모님은 늘 옳다가 모토입니다 ㅎㅎㅎ
마마걸?

dlahrrh 2010-02-1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 서재로는 처음 찾아와봤어. ^^

무해한모리군 2010-02-17 18:21   좋아요 0 | URL
오호~
어쩐 일로.. ㅎ
리뷰를 쓰다보니 제법 잡다구래한 곳이 되었어요.

무스탕 2010-02-1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아부지는 이미 제사,차례,명절 다 정리하셨어요. 그래서 울 친정은 제사,차례 안지내고 명절도 그 날 자식들 와서 먹고 치우고 끝!
저도 지금 생각에 나중에 며느리 맞이하면 설이고 추석이고 한 번은 오지말고 친정으로 가라고 하려고요. 그리고 그 때 전 놀러가고요. ㅎㅎ 과연 신랑이 따라줄까 의문이지만요 -_-

무해한모리군 2010-02-17 18:24   좋아요 0 | URL
저희 어머니는 절반으로 줄이시는데까지는 성공했는데 나머지는 반대가 많아서 더 줄이지 못하시더라구요.

친인척들도 다 동의해야하고 그게 그렇더라구요 쩝.
자식들 찾기 힘들다고 저희 아버지 화장한다고 했을때도 온집안이 난리가 났어요.

마녀고양이 2010-02-1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ㄷㅋㄷㅋㄷ... 전 집안이 조용한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2-17 18:25   좋아요 0 | URL
그게 저희 어머니가 말씀하신 남들이 다 그러는 이유겠지요? ㅎㅎ

순오기 2010-02-1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갑자기 휘모리님 본명이 딱 떠올랐어요.
우린 같은 오기였어요.ㅋㅋㅋ
마지막 어머님 말씀에 공감의 추천 날립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2-17 18:25   좋아요 0 | URL
택배를 내일쯤 받으시면 확실히 아셨을텐데요 아하하
갑자기 어찌 떠오르셨을꼬?

순오기 2010-02-18 17:21   좋아요 0 | URL
예전에 우리들의 하느님 택배했던 생각이 나서 기억이 떠올랐어요.
알라딘에 '오기 자매들'이 은근 많더라고요.ㅋㅋ
바쁜 중에 택배까지 신경 쓰느라 수고하셨어요, 고마워요~ 잘 읽을게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8 08:20   좋아요 0 | URL
아하! 으흐흐흐 정말 그 책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권선생님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읽을 수 있으니 그때마다 순오기님 생각이 날듯 해요 ^^

fiore 2010-02-17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결혼하기 싫은 이유란게 말이지요 말이지요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 어느정도는 감수할 수 있겠습니다만--;

무해한모리군 2010-02-17 22:21   좋아요 0 | URL
감당할 수 있다는 착각이 드는 거 아니구요 ㅎㅎㅎ

fiore 2010-02-18 00:16   좋아요 0 | URL
착각일 거에요 흐흐

2010-02-17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7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0-02-1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읽고 나니, 저는 직장에서도 충분히 시집살이를 하고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2-17 22:2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듯 합니다 ㅋㄷㅋㄷ
아윽 불쌍한 월급쟁이 ㅠ.ㅠ

꿈꾸는섬 2010-02-1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살이 정말 고되요. 그래도 십계명이 있으니 도움이 되겠어요.ㅎㅎ
그런데 5번 전 얘기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물어보시니...대답을 피하기도 어려워요.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2-18 08:23   좋아요 0 | URL
아휴 우리 엄마랑 사는 것도 힘든데 --;;
저희 어머니는 친언니한테 많이 물어보더라구요. 니네 시댁은 요런건 어떻게 하냐 이렇게 ㅎㅎㅎ
아무래도 평가하시는 눈으로 '내아들 굶기지는 않나'하는 눈으로 보실듯해서 부담스러울거 같아요.

비로그인 2010-02-1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보면 참.. 삶이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킬것도 많고, 에공..^^

무해한모리군 2010-02-18 13:24   좋아요 0 | URL
사람노릇이 쉽지 않은듯 해요.

자하(紫霞) 2010-02-1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보면 내가 결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9 08:22   좋아요 0 | URL
뭐 혼자 살아도 이런저런 고충이 있고 함께 살아도 그럴거 같고..
그 많은 문학들이 삶은 고통이라고 말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쿨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