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엽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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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7-1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R.Y.B 는 버스색이 아니랍니다.^^

미네르바 2004-07-18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G.R.Y.B의 뜻이 무엇인지를 '지, 0, 0, 병'이라는 뜻을...^^ 한참 웃었습니다요.
서울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불편하겠어요.
그런데 다음엔 정말 무엇으로 국민을 괴롭힐 건지... 안타깝네요.

만월의꿈 2004-07-1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학교에서 보고는 친구들이랑 심하게 웃었다죠-//
예, 그렇죠. G.R.Y.B의 뜻은 '0, 랄, 염, 0'이이죠-_-;;
 

1. 처음

자전거를 배운 것은 국민학교 6학년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늦은 것은 학교에 들어가기전의 사건 때문이다. 자전거 뒤에 타고 있었는데 내리막길에서 바퀴살 속으로 왼발이 빨려들어가면서 심하게 다친 기억때문에 자전거를 상당히 꺼려했다.

처음 탄 자전거는 짐자전거이다. 그 묵중한 무게, 상당히 높은 안장, 하여간 쉽지 않은 대상이었다. 짐자전거는 그 당시의 키에 안장에 올라타서 타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사용되는 기법이 자전거 안장 밑으로 한쪽 다리를 집어넣어 몸과 자전거의 무게중심에 의존해 비스듬하게 타던 방법이다. 지금 이름을 붙이자면 가위타기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축구의 가위차기와 비슷한 자세라고 할수도 있으니까.   

그 당시의 클락숀은 태엽 형태였다. [ 찌르릉 찌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 한손으로 레버를 밀면 찌르릉 소리가 나던 방식. 지금은 보통 누르는 방식으로 소리도 다양하다.아마 지금  동요가 나온다면 [ 삐리리리리 삐리리리리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 정도가 아닐까 싶다. 노래가 성립안되는군.

2. 놀이

고향집에서 소금강까지 자전거로 2시간 거리였다. 중학교 / 고등학교시절 주말에 친구들과 자전거로 소금강까지 올라간후 하던 놀이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고 위험한 놀이였지만 그 당시 뭔가 신나고 자극적인 걸 원하던 시기에는 그런데로 재미있었던것 같다.

심한 경사와 구불구불한 커브길로 구성된 길은 올라가는데는 30분 정도 소모되지만 내려오는 것은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내리막길을 달리면서 브레이크를 잡지 않기였다. 순전히 발만으로 브레이크를 대신하면서 내리막과 커브길을 내려오는 것이다. 그 위험성에 비해서 사고는 나지 않았다. 딱 한번 친구 녀석이 커브길 밖으로 날라갔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던것 같다.

3. 망신

고등학교 시절이다. 친구에게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간 적이 있다. 친구가 딱 한마디 하더군. [ 자전거 약간 고장났거든. 근데 조심하면 괜찮을꺼야 ] 사건은 이 고장의 명확한 의미를 몰랐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에 고등학교 시절 좋아하던 여학생이 지나갔다. 바로 머리속에 발동하는 객기 (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정신없이 부리는 객기의 근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자전거 앞바퀴 들기였다. 시도는 훌륭했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고장이란 것이 바로 앞바퀴 고정 나사가 없는 것이었다. 천천히 조심하면 충분히 탈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화에서 우당탕 쿵탕하고 난후 바퀴만 굴러가는 장면. 만화에서나 가능한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세계에도 존재한다. 자전거 앞바퀴 들기를 시도하는 순간 눈 앞에 앞바퀴가 빠져서 저만치 굴러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 다음은 설명안해도 뻔한 사실 아니겠는가 우당탕 쿵탕 사람 구르고 책가방 구르고 도시락 구르고 자전거 구르고.... 아픔보다도 망신살에 잽싸게 도망쳤다. 그 여학생이 보았을 것을 생각하니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참후 앞바퀴를 둘러메고 나타나 허탈하게 노을 속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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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7-1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가 보기는 좋아도 그렇게 안전한 물건은 못되나봐요.
그래도 그 여학생 앞에서 실수했어도 얼마든지 좋은 인연을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그 여학생 잉크님 마음을 정말 몰랐던건지, 아니면 정말 마음에 없었던건지...
그래도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클래식>에 나왔던 조승우가 생각나네요. 그 배우 꽤 괜찮던데...^^

갈대 2004-07-1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부리는 객기에 대한 연구는 남성학 관련 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다른 포유류의 수컷들이 암컷들에게 자신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과 같은(적어도 비슷한) 심리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잉크냄새님에게 그것은 <필살 자전거 앞바귀 들기>였군요. 확실히 여성은 쉽게 할 수 없는, 남자의 힘과 균형감각 그리고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기에 잘만 되었으면 호감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예측하지 못한 자전거의 결점으로 인해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네요^^

미네르바 2004-07-17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의 그 객기가 성공했다면 생이 좀 달라졌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잉크님의 추억을 듣는(읽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에요. 즐겁게 살아오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에서 소금강까지 두 시간 거리를 자전거로 갔다... 참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자전거를 탔어요. 저희 중학교 체육선생님이 워낙 독창적이신(?) 분이라 여자 중학생 아이들에게도 의무적으로 자전거를 타게 하고, 시험까지 보았으니까요. 그 덕분에 지금은 자전거도 탈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혹독한 시련이 주어졌지요. 빌려서 탄 자전거 페달을 부셔트리기도 하고, 이웃집 오빠의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손등에 크나큰 흉터를 남기기도 하고... 그러나 그 결과 대학교 때 동아리에서, 어느해 어린이날, 여의도 광장에서 사이클을 탈 때, 여자 아이 중 유일하게 씩씩하게 사이클을 탔다죠?

호밀밭 2004-07-17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전거를 탈 줄 몰라요. 어렸을 때 언니 키에 맞춘 자전거를 아빠가 사 오셔서 페달에 발이 안 닿아서 못 배웠어요. 그리고는 그냥그냥 미루다 보니 배우지 못했고, 타려고 하니 겁이 나서 못 탔어요. 겁이 많은 편은 아닌데 자전거는 참 위태위태해 보여서요. 그 때 여학생 앞에서 타다가 넘어지시고 그냥 한 번 뒤돌아 보시지 그러셨어요. 의외로 그 모습이 좋아 보였을 여학생도 있었을 텐데요.

겨울 2004-07-17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맹이 시절에 오빠의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가 집 근처 논밭으로 굴러떨어진 기억이 여지껏 남아서 좀처럼 자전거를 타기가 쉽지가 않아요. 훵 뚫린 운동장이나 사람도 차도 없는 길에서는 그럭저럭 타고 달리는데 막상 실전에서 사람과 차들 속으로 달리는 일이 어찌나 무서운지요. 탈 것 같은데.. 라는 남들의 말과는 달리 자전거를 못탄다고 극구 부인해야하는 겁장이죠.

잉크냄새 2004-07-1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를 타보신 분들은 한번쯤은 굴러떨어진 경험은 있을것 같아요. 특히 좁은 시골길을 달리다 논두렁에 굴러떨어진 경험이 많죠. 예전에 서부영화에 나오는 말타기 묘기처럼 흉내낸다고 연습도 많이 했어요. 달리는 자전거에서 뛰어내렸다가 다시 달려가 뛰어서 올라타고, 뭐 이런 허접한 연습도 그 시절에는 꽤나 했답니다.

ceylontea 2004-07-19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전거 탈 줄 몰라요...
정말 배우고 싶은 건데.. 이젠 겁이 나네요...
 
더불어숲 - 합본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엽서 한장을 읽을때마다 책장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서 계셨을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찬바람을 맞았고 잉카문명 마추픽추의 폐허속을 거닐었습니다. 콜럼부스가 오욕에 가득찬 눈빛으로 서있는 우엘바 항구에서 새로운 태양의 그림을 우리의 과제로 남기신 태산의 일출로 마무리되는 여행 곳곳을 눈을 감고 따라갔습니다.

사람이 뿌리를 내리고 최선의 삶을 살아왔고 아직도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 나약하나 결코 무너지지 않는 삶의 모습을 명징한 사고와 냉철한 이성으로 하나 하나 엽서에 담았습니다. 강자의 논리로 지배되어온 과거의 문명속에 내재된 상처를 어루만지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의 방향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길위에서 하나의 가치에 치우치지 않는 동반의 의미를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도록 차분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이다 ]는 구절은 참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할 수 없이 한곳에 뿌리박고 그곳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나무입니다. 그러나 떠남을 어렵게 하는 것은 뿌리의 구속이 아닌 무쇠방과도 같이 우리를 둘러싼 타성에 젖은 사고입니다. 여행의 귀결이 결국은 돌아옴이라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어쩌면 현재의 우리의 상처를 둘러보고 보듬어 자신의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내는 일일 것입니다. 진주는 조개의 상처에서 나오고 샘물은 바위의 상처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진리일 겁니다. 그런 후에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고...

책을 읽는 내내 저의 사고의 그릇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지한지를 느꼈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을 담기에도 부족했고 그 작은 그릇마저도 차마 채우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 작은 그릇에 담긴 말씀으로 망막의 비늘 한조각이라도 벗겨져 더 맑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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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7-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참 잘 쓰셨네요. 옷깃여미며 겸손함을 담아...추천하고 갑니다.^^

미네르바 2004-07-1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여름 방학 때, <더불어 숲>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어 보아야겠어요. '진주는 조개의 상처에서 나오고 샘물은 바위의 상처에서 나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빨리 읽고 싶어져서 조바심이 나네요. 저도 추천 누를게요.^^

겨울 2004-07-1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절로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글들이죠. 길을 잃었다가 이정표를 발견한 그런 기분요.

icaru 2004-07-1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좋습니다.....아...더불어숲...잉크 냄새님의 인생에 남을 책...이 되었군요...

홍홍홍.. 저도 어서 읽어야겠어요..

잉크냄새 2004-07-18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 몽상님의 말처럼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글이란 표현이 딱 맞는것 같아요. 항상 깨어있으라는 표현도 어울릴것 같군요.

비로그인 2004-07-1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숲>..전 옆에 두고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었어요. 이 책은 책을 읽는 그 시간보다 그 속에 씌인 글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곱씹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그런 책이죠.
더불어 숲이 되길...바라면서요.

잉크냄새 2004-08-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랜 시간을 두고 교수님의 말씀을 곱씹으며 읽었답니다.
두고두고 되새길수록 그 맛이 더 우러나는 글들인 것 같아요.
 

파리가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누리는 것은 이처럼 언제나 기존의 관습과 관성을 일상적으로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惰性)이라는 사실입니다. 타성은 우리가 그것이 억압이나 구속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그것은 견고한 무쇠 방입니다.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감성이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 신영복 교수의 <더불어 숲> 中  p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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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7-1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숲>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시는가 봅니다. 아니면 내가 그런가...?!

호밀밭 2004-07-1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의 반대는 타성이다. 맞는 말이네요. 자유라는 말이 참 편안하게 들리네요. 이상하게 그 말이 참 멀리 있는 말처럼 들려요. 그냥 영화 속에 있는 말같고 세상 속에는 다른 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 저도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잉크냄새 2004-07-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타성에 젖어 사는한 자유는 없겠죠.^^
이 책 꼭 한번 읽어보세요. 참 괜찮은 책이네요.

icaru 2004-07-14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 <더불어숲>을 여적지 못 읽고 있는 저에게도 ~~ 적잖이 자극이네요...
사실 저...저 책 사놓고 읽어볼려구 수삼번 시도...

그러나...유럽의 역사와 역사기념물들이 깜깜인 관계로..자꾸자꾸 맥이 끊겨야 했다는....핑계아닌 핑계로 못 읽어온것에 대해 구차한 갈음을 합니당...헉...
 


나무

- 김재진 -

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욱으로 번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갈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세파에 치어 각양각색인
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
서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
이유없이 그냥 아름다울 때 있다
가파른 세월이야 지나면 그뿐,
코끝을 감고 도는
한 자락 커피 향에 두 눈을 감고
비 맞는 나무처럼 가슴 적시는
무심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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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7-1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알라덴 폐인의 병이 점점 심해지는 듯.... 문득.. 시인의 이름을 보니.. 수니나라님의 아들이 생각이 나네요... ^^

사람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좋은 시귀이네요... 가슴을 적시는...

호밀밭 2004-07-1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 시를 매일경제인가요. 거기에서 보고 좋은 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에서 보게 되네요. 서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 이유없이 그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좋네요. 마음이 착해지면서도 여유로워지는 시에요. 아침과 자기 전에 같은 시를 읽을 수 있다니 더 좋네요.

Laika 2004-07-1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낮에 한번 읽은거라...지금 읽는거라 느낌이 다르네요...빗속을 뚫고 집에 돌아와 심한 카페인 기운에 읽으니 더 마음에 와 닿아요..^^

잉크냄새 2004-07-1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들켰네요. 저도 오늘 경제일보에서 읽은 시인데, 가슴에 와 닿길래 옮긴겁니다. 역시나 주인장님들은 예리하십니다요~~~

박가분아저씨 2004-07-1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늘 보고 읽기만 할 뿐 답글을 못올려 미안한 맘으로 지내왔는데 오늘은 옛 지인의 반가운 시 한 편 읽고 갑니다.
김재진 시인은 대구 출신으로 대학에선 첼로를 전공했으며 저와는 더불어 한 때 진지했던 순간들도 있었답니다.
지금은 서울에서 전통찻집을 운영하며 자유롭게(?)살기도 하죠. 한 때는 불교방송국의 음악담당 피디였다가...하지만 그 모든 사족을 떨치고도 아름다운 시 한 편 자아알~읽고 갑니다.

미네르바 2004-07-17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욱으로 번질 때>

시의 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저는 이 글귀가 가슴에 와 닿네요. 해마다 수첩을 새로 적으면서(전 아직까지 그렇게 수첩을 적는답니다) 어떤 사람의 이름은 지워지고, 어떤 사람은 새로 추가되기도 하고... 그렇게 세월이 흐를수록 제 수첩에서 지워져간 사람들... 저 역시 누군가의 기억속에서(혹은 수첩 속에서) 지워졌겠지요.

잉크냄새 2004-07-17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가분님의 글 자체가 시적인 이유가 있었네요. 전 가끔 시인이 친구라면..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그런 친구분이 있다는 것이 부럽네요. 저도 [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욱으로 번질 때 ] 라는 구절이 참 가슴에 와 닿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