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김 성근-

지난 여름날
당신과 시장을 거닐 때면
항상 들르던
육교 밑 콩국 집

언제나
단숨에 삼키고
새침한 웃음을 웃던
당신을 보고
반 그릇을 더 퍼주시던
인정 많은 할머니

며칠 전
비가 몹시도 내리던 날
할머니 곁에서
당신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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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친한 친구와 저녁을 먹었죠. 당신을 알고 있던 그 친구가 당신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다 지나버린 이야기를 말이죠. 허허로운 웃음으로 몇마디 대답한후 술잔속의 그리움이 넘쳐버릴까 두려워 술잔속에 담긴 소주 한잔을 마셔버리고 화제를 돌려버렸죠.

아마도 당신과 나의 추억은 둘만의 것은 아닌가 봅니다. 콩국집 할머니처럼 그 친구의 빛바랜 흑백사진첩속에 당신도 서 있나 봅니다. 그 친구도 나를 보면 그렇게 아련한 모습으로 당신이 떠오르나 봅니다. 나쁘지는 않네요. 다가갈수 없는 아쉬움일망정 이렇게 당신을 추억함이....

제가 지금 해드릴수 있는 한마디...."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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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8-14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전히 둘만의 추억도 있겠지요.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이야기...
헤어진 사람에게 행복을 비는 것...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비록 아파도...

파란여우 2004-08-1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잉크냄새 2004-08-1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떠나간 이도, 떠나보낸 이도.... 모두 행복해야죠.^^

icaru 2004-08-1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어제는 다늦은 밤에...맥주 딱 두캔 걸치고 노래방에 가서는.... 실컷 대학시절 추억이 덩달아 떠오르는 당시의 노래들을 마구마구 불러제켰습니다.(요즘 노래방 통 사절입네다..즈음 유행 가요를 잘 몰라서...아...옛날엔 한 노래했던거 같은데...)

그 때 알던 그 친구들, 그 사람들... 아련히 떠올랐는데....
왜 나이든 분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종종 눈을 감곤 하는지...알것같았어요!!

잉크냄새 2004-08-1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을 회상했더니 오랫만에 모습을 나타내셨군요.
알라딘에서도 누군가 자리를 비우면 그분의 서재에 모여들어 주인장을 회상한답니다.